사회진보연대


국제동향 | 2019.05.09

중국의 신용이라는 수수께끼

빅터 시(캘리포니아주립대 정치경제학과 교수)

 

중국의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2019년 3월 10일에 발행한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미중 무역갈등 이후 중국의 경제상황 및 리스크 요인 평가>에서는 중국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민간부채 부실화와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꼽았다. 중국경제의 위기 가능성을 두고 ‘회색 코뿔소’라는 표현이 종종 등장한다. 이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무시되는 위험 요인을 뜻한다. 최근 <뉴 레프트 리뷰>에 실린 기사를 간추려, 이러한 위험 요인이 등장한 역사적 배경과 현실을 독자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원문 바로가기: 뉴 레프트 리뷰, 115호, 2019년 1-2월호 )
 
 

 
 
“중국은 거대한 외환보유고를 통해
은행예금, 화폐공급, 대출을 확대했다”
 
 
질문: 당신은 중국 금융, 경제의 주도적 분석가로서, 중국의 부채 문제를 처음으로 규명하고, 측정하였다. 중국은 어떻게 경제적으로 부상할 수 있었는가?
 
답: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중국이 주요수출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궁극적으로,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숙련된 노동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이는 1970년대 후반 이후 탈집단화의 영향이다. (즉 농업의 상업화, 농촌 산업화 등.) 소련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수입대체산업화를 통해 대체로 자급자족적 방식으로 산업도약을 달성했다면. 중국은 세계경제의 세계화 속에서 산업을 구축했다. 중국은 저렴한 노동(더하기 내수 생산자와 수출업자 양자에 대한 정부보조금, 저비용 대출)을 통해서 거대한 무역흑자와 외환보유고를 확보했다. 외환보유고로 인해 은행예금, 화폐공급이 증가했고, 대출이 확대되었다.
 
질문: 이미 존재하는 동아시아 무역·상품 사슬에 중국이 통합된 것은 어떤 역할을 했나?
 
답: 중국이 세계가치사슬의 부상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중국의 크기, 특히 저렴한 노동력의 규모. 1980년대 초반 이미 인구가 10억 명에 도달했다. 농촌에서 올라온 1.5억 명의 농민공이 있었다. 둘째, 중국의 부상은 정보기술의 거대한 진보와 맞아 떨어졌다. 정교한 국제적 통신, 운송 네트워크를 통해서 중국경제가 팽창할 수 있었다. 셋째, 세계화와 국제 자유무역협정(WTO, NAFTA 등).
 
질문: 중국정부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답: 경공업, 중공업 부문의 초민족적 생산자는 중국의 투입물에 의존하게 되었다. 중국은 세계가치사슬에서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고 팽창하려고 수십 억 달러, 수조 달러를 투자에 쏟아 붓고 있다. 중국의 조직 자본주의(organized capitalism)는 저렴한 토지,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 낮은 세금, 에너지 가격 할인, 저렴한 신용 등으로 이를 지원했다. 이 모든 측면에서 중국 정부는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수행했다. 지방정부도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상호 경쟁한다. 따라서 인프라 건설, 토지개발, 신용제공에 나서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중국 제조업이 기술 사다리를 오르고 있다.
 
 
“중국은 민간투자자의 달러 반출을
엄격히 제한하는 촘촘한 자본통제를 실시했다”
 
 
질문: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고가 대규모 신용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는데, 중국 통화에 대해 어떤 함의가 있나?
 
답: 중국은 수출을 통해 달러나 다른 나라 통화를 지불 받고, 은행에서 위안화와 교환한다. (노동자에 대한 임금 지급, 자본재나 중간투입물 구입을 위해.) 은행들은 중앙은행에서 달러를 위안화로 교환한다. 그 결과, 중국은행들은 인민폐 예금이 팽창하므로, 이를 비금융기업에 대출한다. 중국의 달러 보유는 달러 수요를 초과하며, 이는 인민폐의 달러 대비 시세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인민폐의 외환시세 상승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무엇보다 중국은 인민폐-달러 환율을 고정시키고 최소한의 변동만 허용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는 달러 수요의 부족을 커버하는 데 필요한 만큼 인민폐를 발행하여, 국제시장에서 위안화로 달러를 구매했다. 이를 통해 중국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수출주도 성장체제를 지탱했다. 중국 중앙은행의 개입이 없었다면, 중국통화의 시세 상승이 야기되었을 것이며, 나아가 중국의 민간투자가 그 달러를 이용해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는 중국 외부에다가 투자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민간투자자의 달러 반출 규모를 엄격히 제한했고, 촘촘한 자본통제 체제를 통해서 그들의 외환보유고를 급격히 축소시켰다. 이는 걷잡을 수 없는 자본도피를 방지했다. 따라서 중국의 달러 잉여와 달러 보유고는 (민간투자자가 아니라) 중앙은행의 수중에 있다. 중국 정부는 안전한 달러표시 미국 자산(장기국채, 단기국채, 또는 프레디맥이나 패니메이와 같은 미국 정부보증기관의 부채)을 구매함으로써 중국의 국제적 입지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 대한 엄청난 규모의 신용공급이 이루어지고, 미국의 이자율이 하락했다. 따라서 미국 소비자는 더 값비싼 통화(달러)를, 더 쉽게 빌릴 수 있었다. 그에 따라 중국수출품에 대한 수요가 상승하고,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더 증가했다. 즉 중국의 팽창을 위한 강력한 선순환이 작동했다.
 
 
“중국은 부채위기 없이 수입대체 산업화를 추구할 수 있었다”
 
 
질문: 그 함의는 무엇인가?
 
답: 이러한 자기추동적 과정에 따라, 중국은 해외로부터 돈을 빌려야 할 필요가 완화되었다. 경상수지 흑자, 해외직접투자, 핫머니 유입이라는 형태로 달러가 중국으로 유입되었다. 2000년대 중반, 중국의 무역흑자는 화폐공급의 거의 5%에 달했고, 중국의 성장잠재력을 크게 개선했다. 중국은 수조 위안을 새로운 신용으로 비금융기업에 투입했다. 해외부채에 대한 의존도가 최소수준이므로, 중국은 채무지불위기라는 위협 없이 수입대체산업화를 추구할 수 있었다. 같은 이유로, 중국은 인민폐에 대한 투기를 우려할 필요가 거의 없었다. 달러의 거대한 유입은 인민폐를 잠식한 게 아니라, 오히려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었다. 중국은 전후 수입대체 산업화가 직면하는 경향이 있는 고전적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고전적 문제란 자본재와 중간재 수입 비용의 증가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를 의미한다. [비교해 보자면, 한국은 1970년대 박정희 정부 하에서 중화학공업화를 추진하면서 경상수지 적자, 외채 위기를 경험했다.]
 
질문: 2008-9년 중국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금융위기에 진입했다. 중국은 30년간 지속했던 수출주도 성장으로부터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었나?
 
답: 금융위기로 중국의 수출이 급감했다. 중국의 호황 막판에는 상품수출이 연평균 20%씩 증가했다. 그러나 2009년에 –18%를 기록했다. 2010-11년 다시 25% 증가했지만, 2012-14년 7%, 2015-16년 –2%를 기록했다.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2008-9년 GDP의 8-10%로 정점을 찍었으나, 2011년 이후 2016년까지 2%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정부는 해외수요의 급감을 보충하기 위해 국내 수요를 장려했다. 케인즈주의 정책과 유사한 것이지만, 역사상 전례가 없는 규모였다. 원자바오 총리는 적극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2009-10년 동안 4조 위안(5,800억 달러) 부양책을 실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신용의 상당 부분이 실물경제보다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었다. 신용투입에 비해 GDP 증가가 상당히 미미했다. 2008-9년 위기 때, 은행은 자본화가 충분했고,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했다. 은행은 부양책의 첫 해에 대출을 30% 증가시켰다. 하지만 중국은 짧은 기간 동안만 이 경로를 따라갔는데, 축적된 경상수지 흑자가 신속히 고갈되고 수출 증가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예금이 있어야만 은행은 비유동성 자산에 대해 편안하게 부채상환을 연기해줄 수 있다. 중국은 훨씬 더 비우호적 조건에서 신용을 공급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중국은 무역흑자 감소로 인해
중앙은행의 신용창조로 대출을 지속해야 했다”
 
 
질문: 정권은 신용을 확대할 필요성에 어떻게 대응했나?
 
답: 중국이 상당한 규모의 무역흑자를 창출하려면 개발도상국의 신흥시장이 필요했지만 이는 불가능했다. 따라서 중국은 중앙은행의 신용창조에 의존하여 대출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다. 2008년 시점에 외환 순유입은 최고점에 이르렀는데, 12개월간 은행자산의 7%였다. 2012년에 이르러 외환 순유입은 12개월간 은행자산의 0.5%에 불과하게 되었다. 중국은 위안화 발행을 통해 신용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정치안정성(경제성장)과 금융안정성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는 기로에 서있다.”
 
 
질문: 이런 경로는 실제로 유지 가능한가? 어떤 문제를 예상하는가?
 
답: 중국은 고유한 모순에 직면했다. 필요한 것은 성장을 유지하고 세계생산사슬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것인데, 이는 더 많은 신용의 발행을 의미한다. 또 필요한 것은 인민폐의 가치 하락을 막고, 자본도피 압력 증가를 막는 것인데, 이는 이자율을 높은 상태로 유지하고 신용창조를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모순은 시간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2016년 시점에 중국은 2008년과 동일한 수준의 성장을 유지하려면 세 배 더 많은 신용을 필요로 했다. 중국 중앙은행의 중국 내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은 2010년 말 4조 위안에서, 2017년 11월 14조 위안으로 증가했다. 전체 부채는 2009년에 GDP 대비 163%에서, 현재 328%로 증가했다. 이 수치는 예측 가능한 미래 동안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이자 지불도 증가했다. 2017년 6월 말 시점에, 24개월간 이자지불 증가는 명목 GDP 증가를 8조 위안 초과했다. 대규모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없었으므로, 이자부담 증가는 다른 방식으로 조달되어야 했을 것이다. 차입 비용의 증가는 GDP(소득) 그 자체로부터 지불될 수 있는데, 이는 직접적으로 GDP 증가를 감소시킬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이자 지불은 새로운 대출을 통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는 전체 부채를 증가시킬 것이다. 따라서 중국 경제는 정의상 폰지 회사가 된 것이다. [폰지란 다단계 금융사기를 뜻한다. 즉 신규 가입자의 돈으로 기존 가입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경제가 이런 방식으로 부채를 축적하면, 인민폐의 가치 하락, 자본도피 압력 증가를 피하기 어려워진다. 자본통제의 벽에 틈이 생기면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발생한다. 반면에, 만약 중국이 국내 이자율을 올려서 신용의 증가를 감속하고 통화 가치를 올린다면, 자본도피 경향을 줄일 수 있으나, 국내 대출과 투자를 감소시킬 것이다. 중국은 정치적 안정성(이는 경제성장을 필요로 한다)과 금융안정성(이는 경제성장의 감속을 의미할 것이다) 중에서 반드시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진핑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어려운 선택이 될 것이다.
 
질문: 중국 정권은 어떤 정책대응이 가능한가?
 
답: 2012년 시진핑이 집권하여 부채확장을 감속하고, “뉴 노멀”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정부는 성장뿐만 아니라,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했다. 첫째, 신용팽창 속도의 감속시켰다. 중국은 이를 발표했지만, 실제로 달성했는지 여부는 완전히 불확실하다. 둘째, 중국은 팽창된 신용을 고정자본 투자에 쏟을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자산 가격 거품을 빼고자 시도했다. (특히, 토지, 부동산, 주식 등.) 셋째, 중국은 이자율 상승에 직면하여, 대출을 위해 더 많은 화폐를 보장해야 했다. 따라서 정부는 은행의 지급준비금을 감소시키고자 했다. 넷째,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서 무역상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추구했다. 이러한 정책 중 어느 것도 엄청나게 성공을 거두지 못했으나, 무역과 경상수지 흑자 수준을 안정화하는 데는 성공했다. 이러한 정책이 없었다면 대외흑자는 화폐공급에서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축소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 전망은 불확실하다. 향후 1-2년간 미국과 유럽경제가 감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럴 경우 중국의 무역과 경상수지 흑자는 감속될 것이다. 부채 주도 성장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질문: 시진핑 정부는 중국 엘리트와 얼마나 협조관계에 있나? 중국 엘리트는 최근 축적한 부의 강화, 개선을 우선시할 텐데, 이들은 ‘뉴 노멀’을 지지하는가?
 
답: 중국의 기적은 경악스러운 경제적 불평등을 야기했다. 2010-11년 도시가계의 가장 부유한 1%는 5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좌우했다. 이처럼 새로운 경제엘리트를 대변하는 것이 성공적인 정부의 최고 우선사항이었다. 그렇지만, 경제엘리트들은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 2012-13년, 실질이자율의 하락은 신용을 완화했다. 이는 인민폐에 가치하락 압력을 가했는데, 이는 국제적 관점에서 볼 때 중국 자산의 가치 하락을 의미했으며, 이에 상응하여 해외구매, 해외투자 능력의 하락을 의미했다. 중국의 새로운 부자들은 자산가치가 그렇게 폭력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지켜보지 않았다. 그들은 정부가 자본통제를 완화하도록 유도했을 뿐만 아니라, 비밀리에 자신의 자본을 수출하고, 자녀들을 미국으로 보냈다. 정부는 자본통제가 독립적 경제전략의 궁극적 방어선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정책공간을 확보하고자 했으나, 너무나 엄격한 통제는 피하고자 했다.
 
 
“중국 정부가 금융안정성을 추구한다면
중국의 신흥부자들은 자본도피 유혹을 더 크게 느낄 것이다.”
 
 
질문: 이는 어떻게 작동했나?
 
답: 처음에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최근까지 정부는 수완을 발휘해서 문제를 관리했다. 왜냐하면 은행시스템이 충분한 신용을 공급해서, 경제를 부양했을 뿐만 아니라, 자산가격 거품을 지탱했기 때문이다. 부유층은 해외보다 중국에서 금융자산 시장에 투자함으로서 예외적 이윤을 획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뉴 노멀’과 ‘디레버리징’(차입축소)은 다양한 자산의 거품을 빠지게 함으로써, 이러한 화폐창출 형태를 방해했다. 자산가격이 하락하자, 슈퍼리치에게 자산도피 인센티브가 생겼다. 이에 더해, 중국에 대한 투자는 부패 스캔들에 휘말릴 수도 있는 정치적 리스크를 수반하게 되었다. 중국 투자자는 더 안전한 해외에서 보통의 수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
 
질문: ‘뉴 노멀’은 처음에 대출과 부채 성장의 감속을 의미했다. 장기적으로는 어떤가? 정부는 무엇을 할 수 있나?
 
답: 금융적 관점에서 보면, 일본을 복사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정부는 거대한 수량완화와 함께 이자율을 제로로 내릴 수 있다. 이는 자본유출과 통화가치 하락을 야기할 것이다. 또한 대규모 정부채권을 발행하여 은행시스템의 악성 부채를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의 기업부채를 하룻밤에 없애버릴 수 있으며, 제로 금리를 통해 대규모 부채를 유지하는 게 가능하도록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면, 중국 화폐의 가치하락으로 인해, 수출이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이를 피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고, 중국경제의 달러 가치가 붕괴할 것이므로, 중국이 명목 GDP에서 미국경제를 추격하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다.
 
질문: 당신의 분석은 제조업의 세계적 과잉생산능력으로 인해 중국의 수출기반 기적이 끝났다는 것을 가리키는가? 당신이 제시한 이야기에서 과잉생산능력이라는 문제는 잘 어울리나?
 
답: 정부가 금융기관을 통제하지 않았다면, 민간자본은 제조업 산출과 수출을 희생해서 더 강도 높게 해외투자를 감행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계획 입안자들이 인프라 건설과 산업생산 능력을 우선시했으므로, 금융시스템은 이에 전념해야 했다. 이는 실제로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 과잉생산능력에 기여했을 것이다. 중국은 국내생산을 위해서, 선진자본주의에서 이미 구축된 고정자본 건설에 돈을 강제로 투입했다. 심지어 그 비용이 더 크더라도 그렇게 했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은 과잉생산능력을 체계적으로 산출함으로써 팽창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질문: 중국의 수출 위기를 과잉생산능력의 위기로 이해하는 게 적절한가?
 
답: 중국 국내경제에 관한 한, 과잉생산능력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중국체제는 더 많은 부채를 발행함으로써 수요 일반의 문제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은행은 손실을 입은 국유기업이나 국가지원 민간기업의 부실한 부채의 상환을 연기할 것이다. 이는 중국 통화에 가치하락 압력을 가할 것이지만, 이는 중국이 자본통제를 유지할 수 있는 한 영원히 지속될 수 있다.
 
 
“중국의 과잉생산능력은 수익성 하락을 야기해
자본유출 위험을 높일 것이다.”
 
 
질문: 그러나 신용에 대한 의존은 이윤이 낮은 기업의 도태를 막고 과잉생산능력은 투자를 가로막지 않겠는가?
 
답: 물론 중기적으로는 과잉생산능력이 자본유출을 막으려는 정책 결정가에게 점증하는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중국은 제조업에 대한 고정자본 투자에 강하게 초점을 맞춰왔는데, 더 많은 투자를 가로막을 정도로 수익률이 하락했다. 이는 산업 외부에서 대안적 투자를 모색케 했으며, 이는 인프라 투자 외에 부동산 투자에 집중되었다. 인프라 투자와 부동산 투자의 수익률도 하락하면, 해외투자 압력이 치솟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중국의 신용의존은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속한 기업의] 거대한 자본이동(dislocation)을 야기할 것인데, 자본주의 국가의 은행들은 과잉생산 부문의 손실을 입은 기업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부실기업의 채권자는 중국은행과 달리, 중국과 경쟁할 능력이 없는 기업에게 신용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수천 개의 기업이 문을 닫거나, 해외로 이동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으로.) 수백만 명의 노동자가 실업을 경험하거나, 주변적 일자리에 고용될 것이다. 과거 냉전기에는 이원론에 입각하여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양립불가능성에 관한 레토릭이 많았는데, 현재 [중국 외] 민간자본과 중국의 국가통제 자본 간에는 실제로 심대한 양립 불가능성이 존재한다.
 
질문: 중국은 실제로 자본주의인가? 실제로 그렇게 보이기도 하지만, 중국은 기업이 사업을 포기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며, 수익률이 어떻든지 간에 기업이 투자를 하도록 압력을 가하지 않는가? 자본통제는 어떠한가? 관료집단은 민간기업에 직접투자하지 않으면서 소득을 얻는 것은 어떤가? 국유기업은 자본주의적 규범을 준수하고 이윤을 우선시하는가?
 
답: 이는 까다로운 질문이다. 나는 중국이 ‘국가자본주의’ 시스템이라고 말하고자 한다. 민간가계가 수조에 이르는 금융자산과 물질자산을 통제하지만, 여전히 정부가 (금융부문과 실물경제 부문 양자에서) 투자 방향을 대부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중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대부분은 국가가 후원하는 프로젝트나 국유기업의 대출과 채권이다. 중국 가계가 부동산투자를 사랑하게 된 것도 정부가 토지와 주택을 상품화하겠다는 정책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중국이 엄격한 자본통제 정책을 구사하더라도
자본유출 가능성은 상존한다.”
 
 
질문: 당신은 인민폐 가치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반복해서 경고하지 않았는가?
 
답: (경제성장을 위한) 신용창출 필요성과 (금융위기를 피하기 위한) 통화안정성을 보장할 필요성 사이에 모순이 존재하며, 이러한 모순은 최근 더 강화되었다. 중국 중앙은행은 이미 2015년에 (비록 상대적으로 제한된 수준이었지만) 가치절하를 수행했다. 그러나 이는 2015년 가을, 2016년 초반, 거의 즉각적으로 거대한 자본도피 흐름을 야기했다. 이에 따라 2014-17년, 수조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 감소를 야기했다. 만약 미국 연준이 2019년에 이자율을 인상한다면, 중국은 더 위험한 위치에 처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재무부 채권의 이자율이 4% 이상으로 상승하고, 중국 은행예금과 정부채권이 3.5%의 수익을 제공한다면, 투자자는 중국으로부터 자본을 유출하려는 유혹에 저항할 수 없을 것이다. 2013년 이전에는 심각한 자본도피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여겨졌고, 2014년 중반 외환보유고는 여전히 화폐공급의 20%에 달했다. 하지만, 외환보유고의 감소, 화폐공급의 증가로 그 비율은 10%로 감소했다. 만약 중국의 가계와 기업이 그 10%에 해당하는 만큼 해외로 나간다면,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기본적으로 사라지고, 중국경제는 자본이동에 따른 위기에 심각하게 취약해질 것이다. 시진핑 정권은 이런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일련의 자본통제 조치를 취했다. 기업이 무역송장(거래상품명세서) 없이 인민폐를 달러로 교환하는 것을 제한했고, (과대, 과소하게 송장이 작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역송장의 진위 여부를 검사했고, 개인이 인민폐를 달러로 교환하는 것을 제한했고, 통화교환을 위한 지하은행과 역외교환소를 분쇄했다. 이러한 엄격한 조치는 최근 몇 년간 인민폐의 탈출을 제한했다. 그러나 해외무역과 해외여행이 존재하므로, 자금을 유출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거대한 가치절하가 발생하면, 그 결과가 파국적이지는 않더라도, 수년간의 마이너스 성장, 얼마간의 대외 디폴트, 자산가격 하락을 야기할 것이다. 통화에 대한 신뢰 위기가 이미 고도로 취약한 신흥시장의 국제적 패닉과 함께 발생한다면, 중국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시도가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 
 
번역: 임필수(사회진보연대)
 
주제어
경제 국제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