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국제동향 | 2019.08.30

미국이 만든 전쟁 희생자들의 투쟁에 연대하기

원수폭금지2019년세계대회 국제회의 발표문①

에밀리 루비노 평화행동 뉴욕 주 지부 정책지원국장
Emily Rubino, Director of Policy and Outreach,
Peace Action New York State, U.S.A.
 
※ 원수폭금지세계대회 참고 기사: <핵무기 없는 평화롭고 공정한 세계로!
- 원수폭금지2019년세계대회 참가기①> 
 
제가 미국의 상황에 대해서 할 이야기 중에 여기 계신 여러분이 모르실 만한 것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미국이라는 국가는 노예제도와 대량학살을 바탕으로 세워졌고, 국내외에서 폭력을 계속 자행해왔습니다. 미국은 전 세계 7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 800개 이상의 군사기지를 두고 있으며, 이러한 기지의 존재는 미국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또 다른 형태입니다.
 
미국은 항상 폭력적이고 군국주의적인 나라였지만,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평화를 향한 우리의 길은 훨씬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백인 우월주의와 우익 이데올로기가 명백히 부상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가 전 세계에 공격성을 드러내고 기존의 조약을 무시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한 가지 사안에만 집중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어렵습니다. 기후 위기, 미국 남부 국경 위기, 성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공격, 그리고 이란과의 전쟁 위기. 이것들은 우리가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긴급한 과제들 중 일부일 뿐입니다. 트럼프는 변덕스럽고 혐오스러운 행동으로 우리의 힘을 빼놓으려 하지만, 우리는 지칠 줄 모릅니다. 우리의 싸움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시작된 것이고, 그가 퇴임한 후에도 계속될 것입니다.
 
평화행동 뉴욕 주 지부는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이는 끝없는 전쟁을 종식시키고, 이란과 전쟁에 돌입하는 것을 미리 막고, 예멘이 겪고 있는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중단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물론 핵무기를 철폐하기 위한 노력도 늘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핵무기를 폐기하기 위해 공동체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교육 자료를 만들고, 정치인들과 접촉하고, 시위를 조직하고, 선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예멘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규탄하는 에밀리 루비노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청년의 참여입니다. 평화행동은 현재 뉴욕 주 전역에, 제가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20개의 대학 캠퍼스 지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학생들에게 캠퍼스 내에서 평화를 옹호하고 더 많은 동료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필요한 교육, 자원, 도구들을 제공합니다. 저와 함께 일하는 학생들은 미국 국내의 사회 정의 투쟁과 국제 평화 문제를 연결 지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평화 운동이 성장하고 확장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지점입니다. 우리가 항상 집중하는 작업은 미국의 외교 정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내는 것입니다. 피폭자들이 이끌어 온 반핵 운동에 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항상 미국이 만든 전쟁과 폭력의 희생자들의 투쟁에 연대합니다.
 
평화행동의 청년 조직가 모임(2017년, 워싱턴DC)
 
평화운동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관련된 다른 사회운동들과 강한 연대관계를 계속 구축해야 합니다. 이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논리로 우리의 운동에 동참하도록 만드는 것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나서서 행동으로 다른 운동들을 지원해야 합니다.
 
뉴욕 시에서는 2020년 NPT 재검토회의 대응과 뉴욕 원수폭금지세계대회 개최의 준비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플로우셰어스 여성 이니셔티브를 통해 받은 보조금으로 새로운 캠퍼스 조직화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이 보조금 덕분에 우리는 학생들을 평화행동의 연례 학생대회에 초대해 집중적인 반핵 교육을 실시하고, 학생들이 이 교육 내용을 동료들에게 다시 전달할 수 있는 캠퍼스별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 (일본의 피폭자들이 주도하여 전 세계의 핵무기 폐기를 촉구하는) 피폭자 국제서명 운동의 확대, 핵무기 선제공격 금지 입법 추진1), 그리고 ICAN이 진행하는 각 도시별 ‘비핵 선언’2), ‘위기 직전에 벗어나기’ 캠페인(Back from the Brink Campaign)3), ‘돈을 옮기자’ 캠페인 (Move the Money Campaign New York City)4) 같은 시 차원의 지역 운동을 포함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에는 핵무기금지조약(TPNW)5)에 대한 대중적 교육이 많이 필요합니다. 미국이 핵무기금지조약에 참여하지 않았고, 주류 언론이 이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핵무기금지조약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돈을 옮기자 뉴욕 시 캠페인’(Move the Money – NYC)
 
우리 앞에는 큰 과제들이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회운동의 단결과 우리의 집단적인 힘으로, 언젠가는 평화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원수폭금지세계대회에서 발표 중인 에밀리 루비노
 
평화행동(Peace Action)은 미국 전역의 각 주에 지부와 계열사를 두고 있는 미국 최대 규모의 풀뿌리 평화운동단체다. 2018년에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평화행동은 미국의 대외정책이 세계에 지속적인 분쟁을 낳고 있음을 비판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평화적 지원, 대량살상무기 위협 제거, 국제 공동체와의 협력에 바탕을 둔 미국의 새로운 외교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타 국가에 대한 선제공격에 반대하며 중동 전역의 끝없는 전쟁에서 미국의 군대와 군수업자들이 철수할 것을 촉구한다. 평화행동 뉴욕 주 지부는 12개 지역 지부, 20개 대학 캠퍼스 지부를 두고 있다. 예멘연대(Yemen Solidarity), 녹색경제연합(Alliance for a Green Economy), 코리아 피스 나우(Korea Peace Now), 평화와지구(Peace & Planet) 같은 연대체들과, 뉴욕 지역의 다양한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1)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미국이 먼저 공격을 받지 않는 한 선제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권한을 제한하는 '선제공격 금지 입법'이 추진 중에 있다.

2) ICAN(핵무기폐기국제운동; International Campaign to Abolish Nuclear Weapons)은 UN총회에서 핵무기금지조약 채택을 이끌어 낸 공로로 201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국제단체다. ICAN이 세계 각지의 지자체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선언 운동은 해당 지자체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합의하고 선언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 시는 핵무기가 전 세계에 끼치는 중대한 위협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주민들이 이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 권리가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고의적이든 우발적이든 핵무기의 사용은 인간과 환경에 치명적이고, 멀리까지 퍼지며, 장기간 지속되는 영향을 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2017년 UN이 핵무기금지조약을 채택한 것을 크게 환영하고, 우리의 정부에 이 조약에 지체 없이 동참할 것을 촉구합니다.”

3) ‘위기 직전에 벗어나기’ 캠페인(Back from the Brink Campaign)은 인류를 절멸시킬 핵 전쟁의 위험이 가시화되는 것을 우려하여, 미국의 핵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캠페인이다. 2017년에 참여과학자모임(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UCS), 사회적책임을위한의사회(Physicians for Social Responsibility, PSR) 이 처음 제안했다. 미국이 핵 정책을 개혁하기 위해 취해야 할 다섯 가지 조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우리는 미국이 핵 전쟁을 예방하기 위해 다음 조치들을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
① 선제적 핵 공격 옵션의 폐기를 선언할 것
② 미국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검토 없이 행사할 수 있는 핵 공격 권한을 폐기할 것
③ 일촉즉발 식으로 운영되는 미국의 핵 경계 태세를 해제할 것
④ 미국 핵무기 전체를 개량화․현대화하려는 계획을 취소할 것
⑤ 핵무기 보유국들 간의 검증 가능한 협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핵무기를 폐기할 것

4) ‘돈을 옮기자 뉴욕 시 캠페인’(Move the Money – NYC)은 뉴욕 시 의회 결의 747A-2019를 통과시키기 위해 2019년 초부터 모인 40여 개 단체들의 연대체다. 결의 747A이 통과되면, 뉴욕 시는 연간 연방 재량 예산의 60%를 전쟁, 핵무기 및 전 세계 수백 개의 기지에 사용하는 미 국방부의 비대한 예산에 공식적으로 반대하게 된다. 이 예산은 참전군인, 대중교통, 보건의료, 공립학교, 저렴한 주택 및 기타 중요한 공공 서비스에 대한 경비를 절감하여 나온 것이다. 747A의 통과는 심도있는 공청회를 통해 국방부가 주민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돈을 빼앗고 있는지를 판단하도록 할 것이며, 뉴욕 시는 의회가 편파적인 지출 우선순위를 뒤집고 국민들의 긴급한 필요보다 전쟁 비용을 우선순위에 놓은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을 촉구할 것이다.

5) 핵무기금지조약(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 TPNW)은 2017년 7월 7일 유엔 총회에서 122개국의 찬성(반대 1, 기권 1)으로 통과됐다. 핵무기금지조약은 핵무기의 완전한 제거로 나아간다는 목표로 핵무기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첫 번째 국제적 합의다. 가입국은 핵무기의 개발, 시험, 생산, 비축, 배치 전달, 사용, 사용 위협을 금지한다.
핵무기금지조약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50개국의 서명과 발효가 필요한데, 2019년 8월 30일 현재 서명국은 70개국이며 발효국은 26개국이다. 핵무기를 공식적으로 보유한 5개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과 실질적인 핵무기 보유국으로 평가되는 4개국(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 9개국은 서명에 동참하지 않았으며, 또한 한국, 일본 등 미국의 핵우산에 포함된 국가도 불참을 선언했다. 한국 정부는 2017년 10월 10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핵무기 금지조약에 관해 “핵군축이 개별국가의 안보 현실을 고려하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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