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지상중계 | 2019.09.25

이주와 난민의 시대, 인종차별 없는 세상 이주민이 평등한 사회를 향해 함께!

2019 전국이주인권대회 참가기

정영섭(국제·이주팀)

모두 모인 대회

 
지난 8월 20-21일 서울 엑스퍼트연수원에서 이주민 권리운동을 위해 활동하는 전국의 여러 단체 활동가 200여 명이 모여서 전국이주인권대회를 열었다. 각 지역, 이주운동 각 영역에 여러 연대체와 네트워크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렇게 거의 모든 운동단체들을 포괄해서 한 자리에 모여 1박 2일 대회를 열기는 처음이었다.
 
대회 추진위원회 소속 연대체들은 다음과 같다. 난민인권네트워크, 단속추방반대! 노동비자 쟁취! 경기지역 이주노동자 공동대책위원회, 대구경북 이주노동자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 대전충청이주인권운동연대,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노동자 인권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공동대책위원회,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이주배경 아동청소년 기본권 향상을 위한 네트워크, 이주인권연대. 여기에 이주민 당사자 단체로서 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이주민센터 동행, 재한네팔인공동체, 한국이주여성연합회가 공동주최로 참여했다. 연대체에 참여하는 단체 숫자로만 보아도 백여 개가 넘는다. 5월부터 준비모임을 하여 3개월여 동안 제안서 작성, 각 단체 제안, 사무국 구성 및 프로그램 사전 설문 및 기획, 실무준비와 조율을 거쳐 대회를 진행했다.
 
 

왜 모였나

 
이주민과 난민의 권리 상황이 나날이 악화되고 있다. 작년 제주 예멘난민 논란에서 확인되듯이 혐오세력이 조직되어 공공연하게 오프라인에서 집회 등 활동을 하고, 정부는 ‘국민 우선’이라는 미명 하에 이주민에 대한 반대여론의 뒤에 숨어 이주민 억압을 조장하는 상황이다. 이주운동 진영이 이러한 인종차별 확대에 맞서 공동의 힘을 모아 대응하고자 하는 것이 대회의 일차적 배경이었다.
 
두 번째는 각 영역, 지역별로 활동하는 단체와 활동가들이 자기 이슈 중심성을 넘어 이주민 권리 전반을 종합적으로 토의하고 연대운동을 강화할 필요성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결혼이주민, 동포, 이주배경 아동의 증가로 이주민 운동의 영역도 세분화되는 한편, 관이 주도하는 다문화주의의 확산으로 인해 단체들이 정부 지원이나 위탁사업을 하며 운동성이나 저항성이 약화된 측면도 동시에 존재한다. 따라서 영역별 연대체, 지역별 공대위, 이주민 단체 등이 교류와 연대, 운동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세 번째는 활동가들의 역량 강화의 필요성이다. 이주노동자, 여성, 아동, 난민 등 각 영역의 이주민, 선주민 활동가들, 특히 이주민 활동가들의 주체역량을 확대하고 새로운 주체들을 발굴하는 것은 이주민 조직화와 세력화, 인종차별 철폐운동에 있어서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세 가지가 전국이주인권대회의 배경이자 목적이었다.
 

무엇을 논의했나

 

프로그램은 전체 토의와 분과/주제토의로 나뉘었다. 첫째 날 오후에 열린 분과/주제토의는 8개로서 그 제목들은, 난민혐오 및 난민법제 개정 대응/ 이주여성 폭력피해vs주체성/ 언제나 이주민, 가끔씩 아동/ 바다에 붙잡히다(선원노동자 권리)/ 다문화·민주시민·인권교육 등을 통한 시민인식 개선활동/ 지역조례 제정운동을 통한 지역운동/ 이주민의 건강권/ 재한중국동포사회, 이슈와 연대의 가능성 등이다. 논의된 자료는 9월내에 사후 자료집으로 묶여서 온라인으로 나올 예정이므로 이를 참조하도록 하고 분량 상 이 글에서는 전체 토의 중심으로 내용을 소개한다.

 
전체 토의의 주제는 1.인종차별과 혐오세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2.활동가의 목소리, 당신이 우리다 3.이주와 이주노동 등 세 가지였다. 첫째 날 오후에 열린 전체토의1에서는 각 연대체에서 영역별로 인종차별의 실태를 발표하고 10여 명씩 앉은 15~16개의 테이블별로 그룹토론을 하고 내용을 대자보로 정리하여 발표를 했다.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은 모두가 심각한 국면으로 보았다. 이주와 난민의 시대라고 하지만 오히려 각국에서 반이민 반난민 정책을 앞세우는 우익포퓰리즘이 세를 불리고 있고, 한국 내에서도 이러한 정서가 조직화되어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인종차별 혐오세력, 극우기독교세력 등은 난민을 가짜로 몰아가고, 이주노동자가 일자리를 뺏거나 소위 ‘불법’체류자가 범죄를 저지른다거나 하는 왜곡과 거짓을 일삼고, 이주민 관련 지역조례를 폐기시키려 하며 이주민에 대한 반대를 퍼뜨리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것은 중요한 시대적 과제인데, 그룹별로 나온 의견들은 다음과 같다. 인종차별을 체계적으로 생산하는 고용허가제, 출입국관리법과 같은 차별적 법제도 변화, 이를 위한 이주민 권리운동 강화, 당사자 운동의 활성화, 인종차별을 포함한 차별금지법 제정, 신인종주의 혐오 발언과 인터넷 정보 대응, 시민교육 확대 등 활발한 토론을 통해 여러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과제들을 향후 연대활동을 통해 구체화하고 실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날 오전에 열린 전체토의2에서는 활동가들의 일상과 고민을 재치 있게 담은 자체 제작 뮤직비디오 상영과 참가자 전체 줌바댄스로 시작해서 활동 연차별로 그룹을 나누어 토론을 했다. 0-2년차, 3-5년차, 6-9년차, 10년차 이상의 네 그룹으로 나눠 활동상에서의 경험과 고민을 나누고 발표했다. 0-2년차 그룹에서는, 무지의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새싹을 키우는 농부의 마음으로 다가와 달라, 이주민 활동가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결되지 않는 상담 케이스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받는 초보활동가의 발걸음에 동반해 달라 등의 의견이 있었다. 3-5년차 그룹에서는,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전문성에 대한 열망이 있다, 법과 제도의 한계에서 오는 절망이 있다, 3년만 넘기면 10년이다, 꿀팁 전수가 필요하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6-9년차 그룹에서는, 재미는 없는데 대신할 사람보다는 함께 할 사람이 많이 필요하다, 재미보다는 사명감, 보람 등이 동기가 된다, 식사시간만큼은 상담 전화를 받지 않는다, 상담 사건 해결에 있어 항의와 중재가 다 필요하다, 다시 힘을 내야 한다 등의 의견들이 있었다. 10년차 이상이 절반 정도로 참여자 가운데 가장 많았는데, 상처나 아픈 몸, 동지가 별로 없는 것 등을 묻지 말고 오히려 영광을 물어 달라는 것, 활동과 삶이 붙어 있는 것이 우리 정체성의 하나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서 연대와 활동을 풀어가자, 성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자 등의 의견들이었다, 연차가 오래된 이주민 활동가들의 경우, 활동을 통한 성취감, 내국인 활동가들과의 협력에서 얻는 에너지 등이 지금까지 동력이었다, 스스로 받은 차별 경험을 새로 오는 이주민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차별에 대한 분노도 동력의 일부분이다 등의 의견을 말했다. 서로가 가진 고민을 진솔하게 나누고 비슷한 상황임을 공감하며 토론 속에서 새로운 동기를 찾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둘째 날 오후에 열린 전체토의3에서는 고용허가제의 사업장 이동제한 철폐 방안, 각 지역에서 이주노동자 역량강화와 주체화를 위한 활동 사례, 더 많은 노동자들이 단체와 노조, 공동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발표하고 토론하였다.
 
사업장 이동 제한은 이주노동자에 족쇄를 채워 사업주에 종속시켜 실질적인 강제근로를 하게 만드는 제도인데 이를 폐지하기 위해 10.20 전국이주노동자대회와 같은 이주노동자들의 대중행동, 사업장 이동제한 철폐를 위한 위헌소송 등을 진행하여 이번에는 반드시 폐지하자고 하였다.
 
이주노동자 역량강화와 주체화, 참여 활성화에 대해서는 경기의 지구인의정류장과 크메르노동권협회 사례, 대구 성서공단노조의 리더 노동교실과 대구경북 리더모임 사례, 울산이주민센터의 여러 경험에서 얻은 교훈인 대중행동 참여를 통한 노동자 의식 제고와 활동 사례, 부산 필리핀커뮤니티센터의 다년간에 걸친 필리핀공동체 조직화 사례, 이주노조의 지역별 교육, 지역순회 집회, 상담을 통한 노조가입 등의 활동사례, 최근에 지역 이주노동자 권리 활동을 위해 결성된 광주전남이주노동자인권네트워크 사례, 각 산별과 지역에서 이주노동자를 조직하고 또한 전략조직 사업으로 접근해서 활동해 온 민주노총의 활동상황과 고민, 향후 계획 등을 발표하였다.
 
그룹별로 여러 의견이 나왔고, 민주노총경주본부 부설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이 다음과 같이 종합을 했다. 사업장 이동제한 폐지투쟁은 고용허가제 폐지 및 노동허가제 쟁취 투쟁 속에 위치 지어져야 한다는 것, 이주노동자 역량강화를 위해 노조 조직화가 대안이지만 사실 이주운동 내 분야가 다양하고 활동 스펙트럼도 넓어서 이에 대한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이후에 3중의 멤버십으로 접근하면 좋겠는데 그것은 출신국가별로 조직이 용이한 이주노동자 공동체, 노조활동에 동의하고 의지가 있는 이들은 산별과 지역의 노조에 가입해서 활동하자는 것이다. 산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기에 산별 소속도 하고, 지역에서 생활의 근거지에서 자주 만나면서 어울리고 활동할 수 있기에 지역 노조에도 소속되자는 것이다. 사실 이주노동자 독자 노동조합인 이주노조와 지역노조로 내국인과 이주노동자가 함께 하는 대구성서공단노조가 있고 산별로는 금속노조 일부 지회, 건설노조 일부 지부, 공공운수노조 일부 업종 등에 이주노동자 조합원이 있다.
 
위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산별노조의 역할을 더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에 이주노동자가 많고 노조 조직화를 위해서 산별노조가 의지와 계획을 가지고 인력과 재정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27만의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 이외에도 중국과 구소련국가 출신 동포들인 24만 방문취업제 노동자, 다수가 노동하고 있는 결혼이주민과 유학생, 난민과 난민신청자, 대다수가 가장 열악한 노동을 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등 전체 이주노동자가 150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산별노조가 조직화 사업을 훨씬 강화할 필요가 크다.

도약을 위하여

 
여러 긍정적 평가가 있었다. ‘이렇게 전국의 활동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논의하고 교류한 것 자체가 의미 있다’, ‘사안이나 영역별로 단체 간에 온도차가 있고 의견이 다르기도 했는데 차이를 좁힐 수 있었다’, ‘연대를 더 확대 강화하고 운동을 해나가기 위한 공동의 과제를 다시금 정리하고 선언했다’, ‘목적으로 했던 부분들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 등. 다른 한편에서는 ‘활동가 간의 교류의 장이 부족했다’, ‘주제가 많고 빡빡해서 충분한 논의가 어려웠다’, ‘더 많은 이주민 활동가들과 함께 하지 못했고 평등한 참여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 등의 비판적 평가도 있었다.
 
물론 한 번의 대회가 바로 운동의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인종차별 상황과 운동의 상태를 진단하고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며, 공동으로 운동해야 할 과제를 정리하고, 연대의 장을 만든 것에 일단 좀 더 의미를 두면 좋을 것 같다. 이주노조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대회 인사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이주민 이주노동자의 인권, 노동권 쟁취를 위해 투쟁하는 단체이고 활동가들입니다. 이틀 동안 뜨겁고 재미있게 토론합시다. 그리고 그 결과를 가지고 더 나은 평등세상을 위해 함께 연대하고 싸워나갑시다.” 또한 선언문의 제목처럼 “이주와 난민의 시대, 인종차별 없는 세상 이주민이 평등한 사회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주와 난민의 시대, 인종차별 없는 세상 이주민이 평등한 사회를 향해 함께 가자!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2019 전국이주인권대회 선언문



우리는 모든 이주민의 보편적인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활동해 온 이주인권 활동가들이다. 이주 노동자, 여성, 동포, 아동, 선원, 난민 등 한국사회에서 이주노동자이자 이주민으로서 일하며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억압과 차별에 저항하고 함께 사는 사회구성원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이주민 권리 운동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이주민을 둘러싼 현재 상황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심지어 악화되기도 하고 있다.
 
이주민은 ‘최저보다 낮은’ 노동조건을 강요받고 있다. 이주노동자는 고용허가제 하에서 내국인이 하지 않는 일을 하며 실질적인 무권리 강제노동을 계속하고 있다. 사업장을 그만두고 옮길 자유조차 박탈당해 사업주에 종속되어 있다. 퇴직금은 출국 후에 지급받게 되어 있고 사업주가 숙식비 강제 징수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이런저런 꼼수로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하는 등 가장 기본적인 임금에 대한 권리조차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내국인 산업재해는 줄어드는 추세인데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자는 늘어나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에 더해 위험의 ‘이주화’가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고용허가제, 방문취업제, 어선원, 동포비자, 특정활동(E-7), 연예·흥행(E-6), 결혼이주여성, 유학생 등 노동하는 이주민 노동자는 사업장 내외 차별과 악조건에 놓여 있으면서, 인종주의와 계급문제가 얽혀 가장 열악한 계급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얼마 전 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영상이 충격을 주었는데 훨씬 오래 전부터 결혼이주여성은 성차별 인종차별이 결합된 폭력과 차별에 시달려 왔다. 체류자격을 배우자에게 종속시키고 자기 의사에 따른 안정적 체류를 부정하는 정책은 결혼이주여성을 구조적으로 취약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주아동 특히 미등록 이주아동은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해 의료와 교육에 대한 기본적 접근권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난민들 역시 까다로운 심사, 극히 낮은 인정율, 미미한 생계지원, 구직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난민으로 인정받을 권리와 생존권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더욱이 체류비자가 없는 미등록 이주민들은 난폭한 강제 단속추방의 위험을 늘 안고 살며 강제단속으로 다치고 심지어 목숨을 잃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한국사회에서 이주민이 겪고 있는 법·제도적 인종차별이며 노동착취, 성차별이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공공연한 혐오, 인종차별 언행이 커지고 있다. 이주민 2세에 대한 잡종·튀기 발언,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차등지급 주장과 법안 발의, 난민과 무슬림에 대한 혐오 선동과 반대 집회, 이주민 단체 앞 위협 집회, 지역 인권조례 저지 등 왜곡된 ‘국민 우선’과 국가주의 아래 인종주의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인권존중을 표방하고 출범하였지만 2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이주민 권리에 있어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후퇴하기까지 하고 있다. 예멘 난민 논란을 거치며 ‘가짜’ 프레임을 수용하여, 가짜난민을 가려낸다며 난민 인정을 어렵게 만들 난민법 개악을 시도하고 있고 ‘먹튀’ 건강보험가입을 방지한다며 지역가입 이주민이 감당 못할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 고용허가제의 근본적 변화는 외면한 채 노동자의 고통을 연장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지원이 과도해 역차별이라며 차별적 시선을 재생산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행태는, 권리보장은 미흡하고 제약과 부담은 계속 늘리며 인종차별과 혐오에 대한 대결은 회피하는 모습으로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며 이주민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행태가 지속되어서는 안된다. 저출산 고령화 심화, 노동인구 감소, 사람의 이동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주민의 권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인종차별을 철폐해야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 아닌가. ‘국민공감’이라는 핑계를 대며 이주민에 대한 억압과 차별을 유지, 확대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
 
세계적으로도 현재가 이주와 난민의 시대라고 불리지만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경제불평등, 실업, 빈곤, 복지축소의 책임을 체제나 지배 권력자들이 아니라 이주민, 난민에게 돌리는 트럼프주의, 우파 인종주의 세력이 득세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시대일수록 모든 이주민의 보편적 권리를 위해 행동하여 인종차별 없고 평등한 사회를 향한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국이주인권대회에 모인 우리 활동가들은 서로의 연대를 더 강하게 하고 더 많은 이주민과 선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하며 인종차별 앞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하나, 인종차별과 혐오를 철폐하고 이주민의 보편적 권리를 위해 연대를 강화하고 활동한다.

하나, 사업장 이동의 자유와 대안적인 이주노동 제도, 이주민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활동한다.

하나, 이주여성의 안정적 체류 보장을 실현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없애기 위해 활동한다.

하나, 동포 이주민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동등한 권리 실현을 위해 활동한다.

하나, 난민법 개악을 막고 난민으로 인정받을 권리, 강제송환금지와 생존권 보장을 위해 활동한다.

하나, 이주아동의 보편적 출생등록, 의료, 체류, 교육 등 기본권 보장과 보호를 위해 활동한다.

하나, 건강보험 개악 등 이주민 차별을 없애고 사회보장에 대한 권리 실현을 위해 활동한다.

하나, 미등록 이주민 강제 단속추방 및 구금에 반대하고 합법화 정책을 위해 활동한다.

하나, 이주민의 스스로의 역량 강화와 사회적 지위 향상, 영향력 확대를 위해 활동한다.

 
2019년 8월 21일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전국이주인권대회 참가 활동가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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