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4.1-2.42호

건설(지역)노조 투쟁의 의미에 대하여

김호중 서부건설노조위원장을 만나다

인터뷰:이상민 | 노동국장
서부건설노조의 천막 농성은 현재 53일차(1월30일)로 접어들었다. 아마 이대로라면 이 인터뷰가 실릴 즘에는 두 달이 넘어설 것이다. 그 만큼 이 투쟁이 검찰의 조직적인 수사에 의해 왜곡되었고, 건설일용노동자들을 조직하는데 물러설 수 없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건설노동자들이 명동성당에 처음 도착했을 당시에는 명동성당 측에서 텐트 치는 것을 반대해서, 수 주일을 노숙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건설노동자들의 탄압분쇄에 대한 의지와 먼저 와서 농성하고 있는 이주 농성투쟁단의 적극적인 지원, 사회단체들의 연대에 힙 입어 지금은 텐트를 치고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10월, 검찰이 앞서 말한 것처럼 건설노조활동가들이 사측과 교섭을 통해 전임비를 확보했는데, 이를 사용자에 대한 금품갈취와 협박이라고 사실을 날조했다. 이 날조된 사실을 근거로 건설노조를 탄압하고, 현장활동가들을 구속?수배하는 과정이 이 투쟁의 발단이다. 이 투쟁은 이른바 노가다로 불리는 200만명에 가까운 건설일용노동자들이 자본의 상시적인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무방비에 저항하는 투쟁이고, 비정규직 투쟁을 조직화할 때, 자행되는 정권의 탄압에 대항하는 투쟁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싸움의 깊이를 알기 위해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동지들을 방문하고, 그 중 한 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이 투쟁을 처음부터 계속해서 전개하고 있는 서부건설노조 김호중위원장과의 인터뷰이다.

◎ 건설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현황
건설일용노동자들은 현재 200만명정도로 추정된다. 정부에서 의료보험 대상자가 240만명, 고용보험 대상자가 180만명정도라고 하는데, 이렇게 보면 약 200만명정도 된다고 본다. 그중 80%인 160-170만명 정도가 일용노동자인 비정규노동자이다. 건설현장은 잘 알려져 있듯이 다단계 하도급구조이다. 우선 임금체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일용노동자들은 가장 고통을 받고 있다. 구조적인 하도급구조의 최저입찰제에서 업체들은 이윤을 확충하기 위해 인건비 착복을 다반사로 한다. 또한 일용노동자들은 다단계 하도급구조에서 고용이 어떻게 되어 있는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사용자들은 고용에 대하여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따라서 고용불안은 일상적이고 실업이 항시적으로 일어난다. 또한 일용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당해도 회사에서 은폐하기 일쑤고, 공상처리를 해도 십장에게 떠넘기기 일쑤고 책임을 안 지려 한다. 또한 노동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보통은 10시간 이상을 노동한다고 보면된다.

◎ 건설노조의 조직화경로와 현장사업은 어떻게 전개
건설회사는 건설현장을 개설하면 주변의 일용노동자들을 끌어당긴다. 그러면 현장활동가들은 건설현장에 가서 임금체불, 근로조건, 복지시설 등을 상담하고, 이 문제 해결에 앞장선다. 외국의 경우, 건설현장이 개설되기 이전에 교섭을 체결하는 데 반해, 한국의 경우 20-30%의 공사가 진행되었을 때 현장을 방문하여 교섭을 진행하다. 건설회사를 상대로 협약을 체결하는데 그 내용은 용역 사용을 금지하고, 노조나 노동부 시청에서 소개하는 무료취업알선센타를 통 할 것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 해고제한, 전임자임금, 식수, 샤워장, 화장실 등의 복지시설, 노동조합교육, 노사협의회 등을 협의한다.

◎ 건설노조의 탄압의 배경
건설현장만큼 사용자들의 비리와 부조리가 일상화되어 있는 곳도 없다. 또한 현장에서는 열악한 근로조건과 근로기준법조차 대부분 지켜지지 않는다. 하지만 건설현장이 몇 년 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건설일용노동자들의 집단적 투쟁이 시작되고, 조직화되어 가고 있다. 이번 탄압은 건설현장의 일용노동자들이 바뀌는 흐름에 대한 제동의 시도이고, 일용노동자들의 조직화에 대한 두려움의 반증이다.

◎ 건설노조의 원청교섭(시공사)의 의미
한국의 건설회사는 자본력과 기술면에서 굴지(대림, 두산, 롯데, 포스코, 현대, LG, SK 등)의 원청기업과 취약한 하청기업이 공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취약한 하청업체는 다시 하도급을 준다. 이 하도급은 다시 팀별로 일용노동자를 고용한다. 하도급을 최종에 받은 업체가 맨 마지막에 관할하지만 고용보험과 휴게실, 화장실 등 복지문제, 노조의 현장출입교육 등은 원청의 관할이기 때문에 원청과의 교섭은 피할 수 없다. 건설노조의 조사에 의하면 원청과 검찰은 현장소장이나 관리과장들에게 현장활동가들로부터 협박 압력을 받았다고 자백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 비정규노동조합의 대표적인 노동조합으로서 비정규직노조와 연대의 고리
건설현장의 일용노동자 중 60-70%가 기능공이며, 30-40%가 비기능공이다. 비기능공들은 건설현장과 타산업, 청소용역으로 이동하면서 노동을 하고 있다. 우선 내부적으로는 이들의 문제를 풀고, 조직화하면서 안?밖으로 연대를 추진해야 한다.

◎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노무현대통령의 공안탄압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2003년 한해 수많은 탄압을 자행하였지만, 결국 자본측은 (대)기업노조와 많은 부분 협상을 했다. 하지만 중소?비정규직노조에는 그야말로 탄압일변도였다. 일례로 안산시화공단에 있는 금창공업은 사용자들의 비리와 노조탄압에 대한 조직적 개입이 드러났음에도 현재 3명의 노동자들을 구속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또 얼마만큼의 노동자들이 구속되었던가. 정책적으로 보면 대사업노조에게 비난의 말을 많이 했음에도 당근까지 섞어서 주는 꼴이고,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비정규직의 대거양산과 무권리로써 자본의 입장을 철저히 보호한 한해였다고 본다.

◎ 공안탄압에 대한 향후 투쟁계획은?
첫째는 자본과 정권이 이 기회에 현장활동가들을 건설현장에서 ?아 내려고 하는데, 우리는 꾸준히 현장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두 번째로 천막투쟁 농성은 지속될 것이고, 세 번째는 건설자본을 분리해서 집중적으로 타격 할 것이며, 네 번째로는 건설(지역)노조의 과제이며 목표인 것이기도 한데 전국에 산개해 있는 노조들을 통합해서 산별노조를 추동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탄압의 핵심인 원청업체의 사용자 책임을 기필코 밝힐 것이다.

◎ 현장활동가 활동을 개시한 노조로서 이제까지의 의미
이전까지 노조는 상담활동과 일자리 알선, 친목을 통해 일용노동자들을 주로 조직해왔다. 하지만 현재는 현장활동가들과 함께 현장내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사회적으로 고발하고, 투쟁을 통해 건설일용노동자들이 조직화되고 있다. 이미 여수, 포항, 전남동부지역은 파업을 통해 지역을 마비시킨 경험을 갖고 있으며, 그러한 경향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라 본다.

◎ 천막농성을 전개하면서 느끼는 점
현장사업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현장사업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천막이라는 공간이 농성하기는 괜찮을지 모르나, 정리하고 작업 할 수 있는 공간은 되지 못한다. 현재는 평균 10명 이내의 노동자들이 농성에 결합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연대단체에게 하고 싶은 말
처음에는 공안탄압 분쇄에 초점을 맞춰 투쟁하고, 원청업체는 비켜가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건설현장 내에는 (하도급)일용노동자가 원청업체를 노조의 협상대상으로 포함시키지 않으려는 경향이 존재한다. 하지만 좀 전에도 말했듯이 교섭의 대상은 원청업체라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관점을 올바르게 유지할 수 있도록 원청업체의 사용자 책임성 문제를 명확히 해주고, 지지연대투쟁 바란다. PSSP
주제어
노동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