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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42호

[리포트] 대선자금과 노무현 측근비리 중간결산

김준우 | 회원, 기자
리포트. 대선자금과 노무현 측근비리 중간결산

드러난 흑막

불법대선자금의 전모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2002년 대선에서 당선한 노무현의 최측근들과 2등으로 낙선한 이회창의 최측근들 그리고 분당이전의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前대표와 前사무총장들이 모두 구속되거나 영장이 발부되었다. 현재 대선자금은 대검 중수부의 기업수사와 노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를 주요 축으로 해서 밝혀지고 있다. 기업수사의 경우 검찰에서 각종 그룹의 분식회계와 비자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선자금 및 각종 로비자금으로 흘러들어간 경로들이 밝혀지면서 본격화되었다. 또 노무현 측근비리 특검 과정에서도 속속들이 불법자금의 실체들이 드러나고 있다. 특검팀은 측근비리를 중심으로 조사를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대선시 자금창구를 맡았던 이들의 자금유용 문제를 쟁점화시키면서 대선자금 수사까지 파고들고 있다. 대선자금 중에서도 불법자금으로 분류되는 것은 여러 가지 경로를 거친다. 기업에 영수증 처리는 되었지만 선관위에 신고되지 않은 자금, ‘차떼기’를 필두로 하는 사용출처가 애시 당초 불법적인 자금, 자금의 전달과정에서의 ‘배달사고’등이 대표적인 유형이다. 현재 대선전후의 정치자금 뿐 아니라 경선과정에서의 자금까지도 수사의 범위에 포획되어있다.

이 땅에서 ‘헌정’이 시작된 이후로 우리가 직접선거로는 10번의 대선과 16번의 총선을 경험했지만 이처럼 선거자금이 여론과 법의 도마위에 올려진 기억은 경험해보지 못했다. 97년 대선의 소위 ‘세풍’도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의 성과(?)로 그 진실의 발견은 요원한 것이 되어버렸다. 이런 경험 탓에 검찰의 수사가 제 아무리 집요하더라도 밝혀질 실체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는 것도 세인의 인식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비리’,‘부패’,‘아무개 리스트’,‘횡령’등의 단어는 ‘그러려니’라는 말과 함께 무관심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자금 문제가 정치인들의 과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본과의 철저한 구조적 공모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또 현재의 대선자금 파동이 정치개혁의 중요한 상수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실체와 의미는 분명히 밝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기에 우선 대선자금 뿐만 아니라 지난 1년간 나라종금에서부터 시작해서 밝혀진 각종 비리와 정치자금의 형성과 유통 경로를 되짚어볼 필요성을 느낀다.

사건의 시발점 <나라종금 게이트>

주지하다시피 측근비리라는 형태로 불법자금이 드러난 첫 케이스는 나라종금이다. 나라종금 게이트의 문제는 자사의 퇴출을 막기위한 로비자금이 노무현 캠프에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에서 문제가 확대된 바가 있었다. 실제 나라종금은 비자금 230억원 정도를 조성하여 로비자금을 뿌렸으며 이와 관련하여 한광옥,김홍일등이 구속된 사건이다. 나라종금의 대주주인 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은 1998년 종잣돈 10억원을 벤처기업인 골드뱅크에 투자해 8개월 만에 3백4억원의 수익을 올렸었다. 그는 이 돈을 기반으로 99년 7월부터 2000년 8월 사이 자금담당 직원 최모씨의 22개 차명계좌에 2백68억원을 넣어 비자금으로 관리했다. 이중 33억원 가량이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에게 건너갔다. 전형적인 금융형 비리의 전형인 셈이다. 전방위 로비의 결과로 나라종금은 2차 영업정지 이후에도 한동안 생명을 이어갔고, 투입된 공적자금이 버려진 것이다. 검찰은 각각 1백55억여원, 16억여원(이상 당시 시가기준)에 이르는 김호준, 안상태씨의 은닉재산을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환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김호준 전 보성그룹(나라종금 대주주)회장은 98~99년 401억원을 분식회계한 뒤 금융기관에서 568억원을 부당대출 받고 나라종금에서 2천995억원을 불법대출 받았으며 미화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2002년 7월 구속기소 되어서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추징금 30만달러가 선고됐다. 또 안상태 전 나라종금 회장은 보성그룹이 97년 외환위기 직전 인수한 나라종금으로부터 2천955억원을 불법대출 받는 과정에서 상환능력 없는 보성에 대출해준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한광옥은 나라종금 대주주인 보성그룹 측에서 1억1천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 등)로 구속 기소되어서 징역 2년6개월에 추징금 3천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김홍일은 1999년 10월~2001년 12월 네차례에 걸쳐 1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었으며 박주선(민주당)은 동생 계좌를 통해 2억5천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영장청구가 된바 있었던 사건이다. 나라종금 게이트의 경우 본질적으로는 로비의 대상에는 민주당 구주류가 핵심적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 수사가 종결된 나라종금 게이트에서 ‘목적이 불분명한’(?) 정치자금이 노무현 캠프에 흘러갔기 때문에 측근비리 특검을 통해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노무현 측근 구속 1호인 염동연은(대선후보 정무특보)나라종금 대주주인 김호준씨한테서 2억88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었다.(현재 보석으로 나옴) 3억9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안희정은 불구속 기소된 것이 시발이 된 것이다. 나라종금에 대한 수사가 작년 봄 재개되면서 측근비리가 문제가 되었고 정치권 내부의 공방으로 특검이 진행되면서 현재에 이른 것이다.

노무현 캠프의 매카니즘

노무현의 측근비리 조사는 현재 특검을 통해서 수사가 진척되고 있다. 노무현의 측근비리는 집권 이후의 권력형 비리보다는 대선전후로 정치자금과 관계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지만 측근비리도 무시할 수는 없다. 늘어나는 측근들의 구속자 숫자와 밝혀진 혐의들로 노무현 캠프가 민주당 대선 경선과 2002년 대선을 겪으면서 필요한 정치자금역시 기업으로부터 후원에 의존했음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희망돼지’가 어설픈 선전문구에 불과한 것이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무현 캠프 즉 90년대 초반부터 노무현과 생사고락을 같이했다는 가신들은 대부분 수사의 대상에 올라와있다. 특히 안희정은 노무현 캠프의 실질적 재정책임자였다.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 선대위 정무팀장이었지만 동시에 비공식적인 재정책임자였다. 그 외에 염동연 전 대선후보 정무특보,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등이 노무현의 충실한 가신들이다. 다시말하면 노무현 캠프의 불법정치자금을 형성한 핵심군인 셈이다. 최근 구속되거나 수사 중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썬앤문 문병욱 회장등은 주요한 노무현 캠프의 후원인맥이다. 특히 태광 박연차화장의 경우 노무현과 각별한 인연을 맺어 왔는데 정부 출범 이후 박 회장의 셋째딸이 청와대 국정상황실 직원(8급)으로 채용되고 2003년 4월엔 노 대통령의 친형 건평(健平)씨의 경남 거제시 구조라리 땅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난 바가 있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박연차는 한나라당 재정위원이기도 해서 금 번 대선 때 특별당비로 10억원을 낸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는 점이다.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음으로 양으로 노무현을 지원한 패트론이라 할 수 있다. 그와 이기명 전 노무현 후원회장간의 땅 매매도 장수천 빛을 위하여 사용되었다. 그는 이상수 의원에게 대선전 현금 20억원을 빌려줬다는 사실을 자인한 것에서도 이는 드러난다.

노무현 가신그룹의 비리현황

노무현의 가장 핵심측근인 안희정은 대선당시 별도의 자금담당자였다. 열린 우리당의 충청도 준비위원장이 된 안희정은 현재 그가 시인하고 고소장에 거론된 건만 성명 불상자들로부터 6억원 수수, 선봉술을 통해서 강금원으로부터 4억5000만원을 수수, 이광재를 통해서 썬앤문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 삼성그룹으로부터 10억원을 수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안희정은 또 대우건설 쪽으로부터 경선을 앞두고 5천만원 대선을 앞두고 1억75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안희정은 강금원으로부터 장수천의 빛 면제 면목으로 19억원을 무상대여 받았다. 점입가경인 것은 대선이후 안희정이 작년 3월과 8월에 태광실업과 건설업체 반도로부터 각각 2억원씩 총 4억원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외에 작은 푼돈(?)까지 합치면 현재 안희정은 40억을 넘게 수수한 것으로 드러난 상황이며 50억 돌파가 멀지 않았다는 추측도 허튼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80년대 학생운동을 하면서 반미청년회를 이끌었지만 자신의 꿈이 집권당의 사무총장이라는 한 타락한 386의 현실이다. 안희정의 검은 돈은 강금원의 조카 계좌를 통해 관리되고 있었다고 한다.

최도술은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을 지냈고 대선당시에는 새천년민주당 부산시지부 선거대책본부 회계책임자였다. 그는 이영로를 통해 SK손길승으로부터 대선직후 11억원을 수수받았다. 현재 이 금액은 이씨에게 2억원, 최씨에게 3억9000만원, 그리고 전 장수천 대표 선봉술씨에게 2억3000만원이 건너간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확인된 8억2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2억8000만원의 행방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이 추적중이다. 이 사실은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폭로하면서 제기되었는데 정치권의 폭로전이 항상 허황된 쇼만은 아니라는 진귀한 케이스다. 물론 최도술의 비리 역시 이에 그칠 리 만무하다. 검찰은 청와대 총무비서관 재직 시절인 기업체들로부터 그가 삼성물산 2100만원, 현대증권 500만원 그 외 기업체로부터 47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혔다. 총무비서관 출신답게 불법자금을 받아 넣어둔 계좌는 청와대의 운영자금을 관리하는 계좌였다고 한다. 현재 그가 대선전후로 수수한 금액은 약 18억원 정도다. 지난 대선 당시 최도술이 부산책임자였던 만큼 부산지역 재계와의 유착관계도 포착된 상황이다. 부산상의 현재 회장인 김성철이 최도술에게 사무실을 무상대여 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성철이 운영하는 국제종합토건이 화의(和議)중인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대선직후에 부산상의 회장에 선출된 사실을 음미할 필요가 있다. 또 대선당시 부산상의 회장이었던 넥슨 회장 강병중은 부산지역 기업체로부터 대선자금을 모금해 정치권에 전달하는 창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도술은 넥슨 타이어에서 대선후 1억 남짓한 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일단 수사는 대선당시 주요 재정담당자였던 안희정과 최도술에 집중되어있다. 그러나 그 외에도 양길승,이광재,민병찬등이 수사의 대상에 올라와있다. 양길승 사건과 관련해 청주 ㅋ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를 중심으로 한 수사도 김진홍 특검팀을 통해 현재진행 중이다. 노건평의 처남인 민병찬은 병원을 운영하다가 부도가난 신용불량자지만 최근 2개월간 투자목적이 불분명한 펀드를 650억원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광재는 안희정과 함께 노무현의 오른팔로써 현재로서는 썬앤문과 관계된 1억원으로 수사를 받았고 염동연은 이미 나라종금등과 관련하여 구속되었다가 현재 보석으로 석방되어있다.

노무현의 친위 기업 <장수천>

각종 비리 사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장수천’등의 기업들은 우리가 노무현 캠프의 재정적 매카니즘을 이해하는데 간과할 수 없는 곳들이다. 노무현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수천’외 몇몇 기업은 우리에게 아직은 낯선 이름들이다. 이 기업들은 노무현의 최측근들이 1996-7년 무렵에 ‘노무현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우리들 그룹’을 창설(?)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수 사업부문으로 장수천(이후 워터코리아)과 판매회사인 오아시스워터, 자동차보험 판매 부문, 법률 사업부문, 컴퓨터프로그램 사업부문 등 4개 분야에서 수익사업을 벌여 ‘미래의 꿈나무 노무현을 키우는 종자돈’을 만들겠다는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결국 노무현의 측근은 dj의 동교동계나 ys의 상도동계와 유사한 가신그룹으로써 음으로 정치자금을 형성한 것이다. 당연히 장수천 혹은 그 이후 이름이 바뀐 회사들에는 노무현의 측근들이 포진해 있었다. 장수천의 사장을 지낸 선봉술은 노무현의 고향친구이면서 90년대 초반부터 노무현의 실질적인 재산관리였으며 최도술도 장수천의 이사였다. 안희정은 오아시스 워터의 사장을 역임했으며 실질적으로 이 프로젝트(?)의 장본인이다. 노무현의 비서관 출신으로서 부산상고 선후배들이 만든 ‘노무현후원회’ 사무국장, 부산상고 동창회 차장 등을 지낸 홍성태도 빼놓을 수 없다. 홍성태는 장수천의 대표로 있으면서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4년 후배인 썬앤문 그룹 문병욱 회장이 98년 4월에 설립한 생수회사 ㈜명수참물의 이사로도 등재돼 있었다. ㈜명수참물이 장수천의 서울 판매회사였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장수천을 두고 한국판 <워터게이트>라는 조롱도 있다. 조선일보의 표현이다.

전방위적인 청탁과 로비 <썬앤문>

세간의 고정관념과 달리 썬앤문은 통일교 관련 그룹이 아니며 송도비치호텔, 호텔 미란다, 라마다 호텔등 호텔관련한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는 관광전문기업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썬앤문 그룹은 노무현 캠프의 ‘중간급’ 후원자 정도의 위치였다고도 한다. 현재 언론과 민주당 김영환 의원등이 폭로한 바에 의하면 그 ‘중간급’인 썬앤문 그룹은 로비의 대가로 특혜 대출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내일신문이 입수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썬앤문그룹 계열사들은 지난 9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6개 시중 금융기관으로부터 모두 1316억2200만원을 대출받았다. 특히 이 가운데 84%에 달하는 1104억원이 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지난 2002년 4월말 이후 한해동안 집중 대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실제 썬앤문의 대출은 6개 금융기관에 그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외에도 국세청에 로비를 통해서 23억원의 세금을 감면받기도 하였다. 썬앤문 문병욱 회장은 지난 4월 세금감면 청탁과 함께 국세청 간부에게 5000만원, 전직 동두천 시장에게 3억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돼 지난 10월 1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으로 풀려난바 있다. 특히 감세와 관련하여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대목이지만 문병욱-노무현캠프-노무현-국세청장-국세청 간부로 이어지는 청탁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온다. 썬앤문 문병욱은 주되게 정치자금과 관련된 문제만 그럴 뿐이고 이제는 흔해 빠진 뉴스인 ‘횡령’‘세금포탈’등의 혐의가 덧붙여서 다시 구속된 상황이다.

현재 썬앤문의 구체적인 노무현 후원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문병욱이 이광재를 통해서 안희정에게 1억원이 건네진 것은 밝혀졌으나 그 외는 오리무중이다. 다만 노무현이 당선자 시절인 올해 1월께 문 회장을 초청해 식사를 한 사실은 확인되었으니 그 유대감을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노무현이 썬앤문의 고문 변호사였다는 것까지 감안해서 말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썬앤문의 로비가 비단 노무현캠프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역시 구속된 썬앤문의 부회장이었던 김성래는 민자당 충남금산 부위원장 경력을 내세워 한나라당 전담 로비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김성래는 최근 자신의 탄원서에서 대선을 앞둔 지난해 12월 3일, 문병욱이 한나라당 후원금 모금행사에서 이회창 당시 대선후보의 부인 한인옥씨를 만나 한 시간 동안 면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문병욱이 하루 동안 오후에는 노무현 후보 측근인 이광재를, 또 저녁엔 다시 한나라당 서청원 의원을 만난 사실도 밝혔다. 검찰이 밝힌 금액은 민주당 내에서는 이광재 1억 500만원, 여택수3000 만원, 신상우 전 의원 2000만원으로 다 합해 기껏(?) 1억 5500만원이다. 한나라당 의원 6명에 대해서는 더 조사해야 하는데 총액은 2억 8000만원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진실은 실로 알기 어려운 법이다. 그러나 대선을 즈음한 썬앤문의 정력적인 로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구)민주당의 불법정치자금과 부패비리

주지하다시피 대선자금이 노무현의 측근들에 의해서만 형성 될 리 만무했다. 열린 우리당과 민주당의 상호폭로전덕분에 민주당의 불법정치자금의 규모는 실로 방대해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노무현의 선대본장이었던 민주당 김경재 의원이 노무현 죽이기의 선봉에 있는 우스꽝스러운 현실을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애초에 민주당은 대선 후 발간한 대선백서를 통해 선거비용 총액은 274억1800만원이며, 정당 활동비를 포함해 지출 총액이 360억원에 그쳤다고 밝혔었다. 그리고 이후 이상수 민주당 사무총장이 계산에 차이가 있으며 민주당 대선자금 규모는 “국고보조금 250억원을 포함하면 모금액 토털이 390억원 정도”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 역시 허튼 선동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상황이다. 최근 민주당(분당이후)은 지난 대선 직전인 2002년 12월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자금 42억1900만원을 부산과 호남을 제외한 전국의 지구당에 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대선 지구당지원금 조사위원회’ 관계자는 2월 3일 “일단 최도술(崔導術)씨가 관리한 부산과 호남을 제외한 전 지구당에 대선 직전 500만원에서 1천만원의 긴급 자금이 내려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적어도 20억선은 탈법자금이라는 이야기이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자는 현역 의원만 열린우리당에 정대철 이상수, 민주당 박주선 이훈평 김운용 5명이다. 이상수는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선대위 총무본부장을 맡아 대선자금을 총괄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 대선때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은 10억원(한화), 6억원(금호)을 받은 것을 비롯해서 금액 중 일부를 개인 영수증 처리한 10억원(현대차). 10억원(삼성), 10억(SK)등을 모금했었다고 한다. 한화건설에서 10억을 수령하는 과정에서 이재정 전의원은 전달자로서 구속되었다. 검찰의 영장을 물리력으로 저지한 한화갑의 경우 검찰이 구속영장에서 "2002년 4월 김원길 의원(경선당시 한화캠 선대위원장)을 통해 하이테크하우징 측으로부터 대표 경선자금 명목으로 6억5천만원을, 2002년 2월에는 SK 측으로부터 대통령 후보 경선자금 명목으로 4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굳모닝 윤관열 게이트로 구속된 정대철의 정치자금 수수내역도 드러난 상황이다. 굳모닝에게 4억 2천만원을 수령한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는 현재 구속 수감 중에 있다. 그는 굳모닝에게서 수령한 금액 중 2억원은 대선자금에 쓰였다고 밝혔다. 그는 각종 후원금액 10억원을 이상수에게 전달했다고 밝혔으며 이상수 역시 이를 시인한 바 있다. 정대철은 하우테크하우징(대우건설 협력업체)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대우건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도 정치자금은 터져 나왔다. 미8군내 카지노와 강원랜드 VIP출입으로 물의를 일으킨 송영진 전의원이 뇌물 성격으로 2억원을 정대철이 3억원을 대우건설로부터 받았다. 대우건설은 후술하겠지만 한나라당 서정우 15억 그리고 전술했던 안희정 2억원 등 역시 전방위적인 로비를 해왔던 것이다. 그 외에도 직접적인 대선자금과는 무관하더라도 민주당 김방림이 작년 1월 특가법상 뇌물을 4억 2천만원 수수한 것으로 구속된 상황이었다. 이훈평 의원도 최근 제3자 뇌물 공사수주 청탁으로 구속되었다. 이훈평은 2000년 당시 국회 정무위 민주당 간사로 활동하면서 현대측으로부터 정무위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을 제외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뒤 D, W사 등 2개 건설업체가 각각 23억8000만원과 115억원 규모의 하도급 공사를 현대건설에서 수의계약으로 수주하도록 도와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제적인 스포츠계의 거물이었으며 동시에 국제적인 횡령범임이 드러난 김운용은 횡령, 배임수재로 40억원 가량이 드러나 구속되었다. 그는 세계태권도연맹, 국기원 등 자신이 총재를 맡았던 체육단체들에서 횡령한 것이다. 태권도발전에 써달라며 기업들이 낸 후원금은 물론 IOC가 배정한 올림픽 수익금까지 빼돌렸다고 한다. 박주선은 특가법상 뇌물로 나라종금, 현대건설 등 2억 8천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구속된 상황이다. 열린 우리당의 천용택도 군 장성출신 답게 군납비리 문제로 계속해서 별도의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전통의 강호 한나라당

특검을 쟁취 하기 위하여 최병렬이 나라를 구하기 위한 일념으로 단식을 했건만 차떼기로 오히려 입지가 좁아진 한나라당의 드러난 불법자금은 현재 600억원선이다. 그런데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려했던 이회창 자진출두라는 희극에서 실제 금액을 가늠하거나 알기 어려울 듯하다. 한나라당의 불법자금은 세인의 입방에 오른 차떼기, 장부떼기등이 가장 굵직한 물줄기를 차지하고 있다. 주연배우는 이회창의 최측근인 변호사 서정우와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을 역임한 최돈웅 의원이다. 서정우는 차떼기를 솔선수범한 인물로써 채권장부를 통해서 삼성으로부터 112억원을 LG로부터 150억원을 차떼기로 직접 수수했다. 참고로 LG에 150억원은 공식후원금 30억원을 제외한 것이다. 또 서정우는 현대차로부터 100억원을 현금으로 수수하였으니 총액 362억원이다. 현재 이외에도 서정우는 대우건설과 관련하여 보강수사가 진행중 이다. 최돈웅은 한나라당의 대선 자금을 위하여 기업모금을 주도했으며 서정우와 함께 공모한 경우외에도 SK로부터 100억원의 불법자금을 수수 받은 일이 드러나 구속되어 있다. 또 한나라당 선대본부장이었던 김영일은 한화로부터 불법 정치 자금 10억원을 받은 것을 비롯하여 금호그룹으로부터 받은 10억7천만원 상당은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회의원 신경식도 롯데에서 10억원을 받은 건이 드러난 상황이다.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 역시 한화로부터 불법 자금 1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서 구속되었다. 박상규 의원은 대우건설서 2억원을 건네받았은데 그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 구속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점입가경은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안영근의 충격고백이다. 안영근은 대선당시 한나라당 중앙당에서 자신의 지구당으로 도합 2억5천만원의 선거지원금이 내려왔다고 폭로하였다. 그의 주장을 2백27개 모든 지구당에 적용하면, 대선 당시 한나라당 중앙당이 지구당에 제공한 공식-비공식 지원금은 최대 5백67억5천여만원이고, 불법 지원규모는 2백95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대선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적지만 의원 비리-뇌물 사건은 끊이지 않고 드러나고 있다. 박주천 의원은 지난 2000년 9월 국회 정무위원장을 역임하면서 현대건설 김윤규 사장으로부터 정무위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을 제외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구속되었다. 박명환은 자동차 부품업체로부터 6천만원을 받은 것이 드러났으며 박재욱은 자신의 학교인 경북테크노외국어대학의 교비 107억원을 횡령하여 유용한 건으로 구속되어 있다. 박재욱의 경우 경산, 청도가 지역구인데 관할 지역의 시장, 군수에게 공천을 청탁받으며 10억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고 안상영 부산시장은 진흥기업으로부터 1억원의 뇌물을 동성여객 이광태(47) 대표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등으로 구속되어 수사를 받던 중 부산구치소에서 자살하였다.

흑막이 드러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선자금의 실체가 어디까지 규명될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 검찰의 수사범위는 한화갑 의원을 구속하면서 대선자금을 넘어서 예비대선격인 경선자금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찍히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경선도 규정된 금액만으로 치루기 불가능함을 고백한 바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민주당 경선에서 완주한 이는 노무현과 정동영뿐이니 총체적인 대선자금의 수사 폭이 어디까지 미칠지는 흥미로운 문제다. 민주당과 한나라당간의 상호간의 의혹제기에 이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이후의 폭로정국은 점입가경에 이르렀으므로 그 폭과 수위를 가늠하기가 더욱 어렵다. 최근 민주당의 최 일선에서 노무현과 대결하고 있는 김경재 의원은 평화방송에 출연, "몇 조원 규모의 펀드가 K신용금고 등에 있는데, 펀드를 관리하는 증권가의 B고 출신들이 1조원을 뽑아서 1주일간 돌려 시세차익으로 2천억원을 조성, 총선자금으로 보관중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실인 줄은 알 수 없으나 민경찬이 최근 2개월만에 모은 투자금 650억원도 총선용이라는 견해도 들린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니 보수정치계의 백전노장 jp가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의 규모는 900억원선 정도가 아니라 수 천 억원 선이라고 일갈한 것 역시 단순한 정치적 과장만으로 보기 힘들다. 지금까지 검찰에 의하여 밝혀진 두 진영의 불법 대선자금 규모는 한나라당 598억2000 만원, 노 캠프 65억7200만원선 이다.

최근의 수사들을 보면 대선자금수사를 통한 비자금의 실체가 확인되거나 혹은 기업수사도중에 불법정치자금이 확인된다. 결국 정치자금 형성의 방도가 (기업의 부실 혹은 확장)--분식회계등의 금융수법-비자금마련-정치권 로비(2002대선)의 공식임을 새삼스럽게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는 그룹의 존망을 위태롭게 할 정도의 분식회계가 있었던 SK경우만이 아니다. 언론에 따르면 현대차가 양당에 준 대선자금이 현대캐피탈을 통해 조성된 비자금이 아니냐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삼성의 경우 대선자금의 출처가 삼성전기가 납품업체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의 일부이며, LG 역시 LG홈쇼핑 주식을 부당 내부거래 과정을 통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겨 대선자금으로 제공했다는 의혹이 짙다. 정치자금 제공의 목적이 상대적으로 ‘보험성’이 짙은 4대 그룹 만도 이러한데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 재계는 요구하는 자들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정치권은 자신들이 오직 현행 선거형태의 희생양이라며 호도하거나 때로는 경우에 따라 몇 몇 문제 있는 개인들의 행태로 치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화을 중심으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만들어낸 정경유착의 방식은 이미 DJ정부 동안에도 모두 드러난 바다.

문제는 이 새삼스러운 수사 정국 뒤에 형성되(고자 하)는 이데올로기에 있다. 즉 선거 형태 자체가 문제였다고 주장하며 현재의 수사와 정치개혁을 결부시키고자 하는 지배세력의 정치개혁 논의다. 즉 문제 있는 개인들은 ‘물갈이’대상으로 분류하면 되고 보다 관건적으로는 왜곡(?)된 선거형태를 개조해서 구조적인 희생자(?)들을 줄이는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실제 이 번 수사는 정치자금 문제에 관한 시비를 매듭짓고 정치개혁을 추진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미에서의 ‘공작수사’인 것이다. 지금의 대선자금 및 측근비리에 대한 수사가 금융적 비리형태들의 매커니즘과 정경유착의 현재진행형을 보여주는 정치권의 ‘각성가’일리 만무하다. 헌정 사상 초유의 정치자금 수사를 통해서 노무현이 노리는 효과는 지난 1년 동안 답보상태였던 정치개혁의 쟁점을 극대화하는데 있다. 그 저의는 정치자금을 문제 삼아 ‘지구당 폐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미국식 원내 정당화를 본궤도에 올리는 데 있다. 예컨대 보수정치에서 ‘물먹는 하마’로 통용되는 지구당은 소요되는 과도한 정치자금을 지렛대 삼아 폐지되고 모든 사회적 쟁점들은 난무하는 TV토론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우리는 짧은 헌정사를 통해서도 정치개혁이라는 문구가 언제나 대중의 불만들을 억압하고 지배계급의 정치적 정당성을 수립하는 것으로 정리하고자 제기되었음을 상기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 전망 하에서 존재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의회’를 정치개혁의 장으로 바꾼다는 포부로 신자유주의 개혁세력을 재결집 시키는 것이 노무현의 카드인 셈이다. 정치(자금)개혁이라는 공약을 달성함으로써 신자유주의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정당성을 획득하기만 하면 그만인 것이다. 부패와 '도덕적 해이'가 재생산되는 정치-행정-사법구조의 혁신 또는 지배세력의 도덕성 재확립은 단지 부수적 효과일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노무현의 가신과 열린우리당-민주당, 한나라당의 대선자금과 부패비리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는 것만이 아니다. 정치자금 문제를 화두로 추진되고 있는 정치개혁이 내재하고 있는 진정한 쟁점을 폭로, 비판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그것이 중반을 넘어가고 있는 검찰의 수사와 정치개혁 논의라는 양 날개를 올바르게 마주하는 방식이다.PS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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