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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4.12.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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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정책실장 최준영회원을 만났습니다.

편집실 |

첫 눈이 오던 날, 문화연대 사무실에서 최준영 회원을 만났습니다. 새끼손톱에 바른 검은 매니큐어가 꽤 잘 어울리는 최준영 회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화운동'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고민을 만나보기 바랍니다.



Q. 안녕하세요?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최준영이라고 합니다. 언제부터 사회진보연대 회원이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언제부터 회원이었을까...문화연대에서 활동한지 만 3년 되었습니다. 사회진보연대 활동가가 문화연대 정책실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한다고 알려주어서 소개를 받고 문화연대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장난스레 낙하산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죠. 학생운동 할 때는 문화운동에 전혀 고민이 없었는데, 어쨌든 지금은 능력에 안 맞게 문화연대 정책실장을 하고 있습니다.

Q. 문화연대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문화연대는 80년대 주류를 이루었던 문화·예술운동, 즉 문선대식의 활동에 대한 비판, 그리고 예술가가 있고 수용자가 있는 이분법적 구분의 근대적 문화예술운동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넓게 '문화'를 해석해서,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양식의 모든 것으로 문화를 사고하고 있습니다. 정치·경제·문화가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예술이 중심이 아니라 대중들 모두가 스스로 문화를 창작·소통·교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화의 범위가 너무 넓어서 활동의 영역도 너무 광범위한데 이것이 문화연대의 특징이자 어려운 점입니다.
현재 문화연대는 위원회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 사무처를 두고 있습니다. 공간환경위원회는 광장·청계천 공간 재배치 문제를, 매체문화위원회는 미디어 관련 정책생산 및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문화교육위원회, 시민자치문화센터, 청소년문화위원회 등이 있습니다.

Q. 그럼, 문화연대 정책실장으로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요.

A. 저는 정책실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정책실은 체육, 관광, 청소년 문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정책실의 주된 업무는 위원회 활동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과 문화연대가 집중해야할 사안들을 기획·조정하는 역할입니다. 국보법, 파병문제 등 특정한 위원회의 전문영역은 아니지만 문화연대가 발언해야하는 부분에 대해 문화연대의 공식입장이나 성명서를 조직하는 역할을 하죠. 농담 삼아, 위원회 활동을 제외한 나머지라고나 할까요.

Q. 문화교육위원회나 청소년문화위원회는 무슨 활동을 하는지 짐작이 가는데, 시민자치문화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A. 지역문화운동을 고민하는 위원회로 소외 지역을 찾아가 문화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지역문화운동의 예를 들어주시죠.

A. 어떤 지역에서는 지역화폐운동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합·지역 내에서 사용하는 화폐를 만들었던 운동이죠. 외국의 예로는 스웨덴의 '민중의 집'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화 공공성을 얘기할 때, 모범이 되는 사례가 '민중의 집'인데 자립적 출범의 예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문화연대의 고민은 지역문화 시설과 공교육 연계방향의 연구에 관한 것입니다. 지역의 문화예술회관·문화센터, 박물관, 미술관 등 이런 시설이 학교·교육과 연계되고, 노동조합과 지역의 단체가 이를 거점으로 삼아 문화행사, 토론 등을 벌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노동조합·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서 지방자치단체나 기업이윤의 사회적 환원을 요구하면서 노동자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가족과 실업자를 포괄하는 노동자 문화센터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계획이 현실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구요.

Q. 현재 어떤 지역, 사업장을 막론하고 문예패가 남아서 활동하고 있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운동이 어려워진 만큼 문예패의 상황도 어려운 것 같은데, 말씀하신 지역문화운동의 고민을 운동으로 풀어갈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A. 현재 많은 문예패가 어려운 상황이고, 절대적으로 그 숫자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죠. 써클 문화의 복원을 통해 노동운동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화연대가 제안한 것이 '노동자 문화운동 네트워크'입니다. 노동운동, 조합현장에서 문화운동하는 분들과 문화연대, 그리고 젊은 예술가들의 소통이 필요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현실화해보자는 프로젝트입니다. 아직은 계획단계인데 실행은 내년쯤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실태조사를 벌일 생각입니다. 노동자, 노동자의 가족들이 어떤 문화생활을 하고 어떤 문화생활을 하고 싶은지 실태조사를 벌이는 것이 시작이 될 것 같습니다.

Q. 요즘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마 합법화 운동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영화배우 김부선씨 아시죠? 얼마 전 대마초 사건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그분이 현재 이심재판을 하면서 위헌소송을 낸 상황입니다. 이 사건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사실 원래 문화연대도 연중 정책사업으로 사회적 금기로 문화적 권리·취향을 침해·탄압 받는 것에 대해 하나씩 연구할 계획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문신이나 대마초, 성적 소수자의 문화나 독립문화와 같은 것을 하나씩 연구할 계획이었죠. 그런데 김부선씨 사건이 터져서 먼저 대마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대마 불법화는 개인적 문화적 취향과 기호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대마를 위한 변명'이라는 책도 나와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중독성·사회적 영향력으로 따질 때, 마약의 기준에서 술이나 담배보다 덜 해로운 것이 대마입니다. 그래서 대마는 합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대마사건이 크게 터지는데, 히로뽕과 관련한 수사는 조직사건과 연결되어 있고 경찰이 건드리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경각심의 차원에서 손쉬운 대마를 치는 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대마사건에 관계된 연예인들의 인권침해도 심각하다고 들었구요. 사실 알고 보면, 대마는 박정희 정권부터 불법이 되었습니다. 결국 최근의 일인 셈이죠. 미국도 60년대에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산업적 이해, 특히 섬유산업의 이해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직접 재배해서 입었던 대마 옷을 없애면서 화약섬유를 중심으로 생산량을 늘리려는 의도였다는 것이죠.
어쨌든, 지금 이 운동의 핵심은 대마는 히로뽕·코카인과는 전혀 다른 물질이라는 것입니다. 과도한 처벌은 중단되어야 하고 대마 합법화와 사회적 활용을 논의해야할 때라는 것입니다.

Q. 앞으로 활동계획은 무엇인가요?

A. 우선, 김부선씨 위헌소송 지지를 위해 시민사회단체, 연예인단체와 함께 12월 중 기자회견을 할 생각이고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Q. 문화운동가로서 앞으로 활동계획을 듣고 싶어요.

A. '문화가 운동의 대상이다'라는 말이 웃길 수도 있어요. 문화란 즐기고 노는 건데 말이죠. 딜레마죠. 하지만 90년대 접어들어 국가와 자본이 사람들을 문화적으로 지배하고 이데올로기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적 문화 이론으로 무장·저항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말하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대중의 욕망이 실현되는 장으로서의 문화, 대중의 자발성이 실현되는 장으로서의 문화가 동시에 있는데, 이를 넘나들며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것이 90년대 이후 우리의 과제인 듯 하구요. 개인적으로 문화연대 일이 상당히 재미있는데, 앞으로는 뭔가를 쌓아가면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전문성을 요구하게 되고, 기존의 사회운동과 문화연대에서 느낀 문화적 관점이 진보적 사회운동과 결합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구요.

Q. 마지막으로 사회진보연대의 운동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A. 사회진보연대를 좋아한다는 것을 전제로 말할게요. 문화연대 사람들한테는 늘 사회진보연대가 마음의 고향이라고도 하는데...사회진보연대 내부에선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하는지 모르겠으나, 내가 보기에는 정치적 입장을 내는 그룹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사회화와 노동, 성명서, 월간 사회진보연대를 다 읽으려고 노력을 하긴 하는데, 사회적 문제나 사안에 대해 너무나 명확한 잣대를 가지고 바라봐서 결론적으로 너무 환원론적이라고 생각될 때가 있어요. 예를 들자면, 결론적으로 신자유주의로 돌아가는 식. 맞는 말이긴 한데, 실질적으로 회원들이나 사회진보연대 입장을 보는 사람들이 움직일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많이 참여하고 싶은데 말이죠. 문화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사회진보연대 계신 분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싶습니다.

무리한 일정으로 피곤한 상황이었는데도 한 시간이 넘는 인터뷰에 기꺼이 응해주신 최준영 회원께 감사드립니다. PS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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