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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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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새로운 담론을 위해 ①] 인천 옐로하우스 여성 상조회와의 인터뷰

기획팀 |


성매매,새로운 담론을 위해

성매매방지법 시행을 맞은 한달 간의 집중단속 기간도 끝나면서 언론에서 성매매 관련 기사들은 찾아보기 힘들어졌을 만큼 사회전반에 논의를 촉발했던 성매매를 둘러싼 쟁점은 이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 하다. 40일 넘게 단식을 하며 거리에 나앉아 생존의 권리를, 여성의 빈곤의 문제를 그리고 인간답게 살 권리를 요구하는 성매매 여성들의 존재 또한 그저 무시되고 있다. 그녀들인 결코 법적 금지라는 방안으로 지금 당장 해결될 수 없는 성매매를 둘러싼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포주에 의해 강요된 요구라는 의심어린 눈초리 혹은 성매매 금지를 반대한다는 위험천만한 발상을 견결히 경계하기 위해 사회는 그녀들의 목소리조차 들으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성매매 문제의 주체인 그녀들이야말로 성매매를 둘러싼 모순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이들이다. 지금껏 '음지'에서 살아온 그녀들을 인정하고 대화하는 것은 그간 사회에 팽배해있던 성매매를 둘러싼 편견과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낙인을 걷어내고 성매매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 인터뷰는 한국인권뉴스와 공동으로 여성대표 김보연(가명)씨와 진행한 인터뷰와 사회진보연대가 부대표 이지영(가명)씨와 진행한 인터뷰를 종합정리한 것입니다.]


공동취재팀: 인천이 집결지 시범지역 프로젝트를 받아들이게 된 계기는?

이지영: 19일에 청량리 집회를 하고 부산과 수원 대표가 여성단체인 여성연합(이하 여연)에 청원서를 내러 갔었어요. 성매매 방지법을 개정하려고 해도 여성단체가 주도적으로 해야되니까 대화창구를 만드는 게 좋을 듯 해서. 개정을 해도 여기서 개정하게 하자고 해서 부산 대표팀이 대화의 여지를 남기고 와서 20일에 기자회견을 했죠. 각 지역 회장들이 생각이 달랐는데 부산이랑 인천은 생각이 같아서 여성단체 조영숙 총장이 연락처를 준 걸 연락해서 같이 만나서 지금까지 진행을 하게 됐죠.

공동취재팀: 여성단체에서 말하는 어떠한 부분을 받아들여서, 대화과정을 밟고 프로젝트를 합의하게 된 것인지 말씀해주세요.

김보연: 처음 여연을 찾아갔을 때, 법을 청원을 할 때의 청원내용과 너무 다르게 통과가 되어버렸다고 이야길 하더라구요. 집회 때처럼 "아무런 대책이 없지 않느냐? 어떻게 생각하느냐" 했을 때, 여연에서 맞다 동의한다고 해서 그 말에 포커스가 맞추어졌기 때문에 우리가 이들과 등을 지고 집회를 하기보다는 이 사람들과 대화의 창구를 열어서 맞춰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우리 요구를 담은 건의서를 들고 가서 이야기를 했을 때, 결국 논의의 종착점은 성매매였어요. 집결지에 시범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또 마주친 게 성매매였어요. 우리가 계속 주장을 했던 게, (성매매가) 병행되지 않고선, 결코 이게 성공하지 못한다. 정부에서 말하는 탈성매매가 빨리 이뤄지지 못한다 해서 8시간 회의 끝에 그걸 만들어서 기자회견을 한 거라니까요. 계속 조율보고 해서. 우리의 요구사항 이만큼, 저쪽 이만큼 그런 기자회견을 한 거지 그쪽 의견만 끝까지 들어줄 것 같았으면 그렇게 안 했죠. 성매매를 하던, 탈성매매를 하든, 자활교육을 받든 모든 건 자유의사에 준한다는 문구를 삽입한 거죠. 정부가 이걸 지켜줘야 한다고 저희가 요구했여요. 기자들도 그 문구를 보고 병행론과 같은 뜻으로 읽었구요.

공동취재팀: 그런데 여성부의 입장은 당장의 탈성매매를 전제로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대화를 해오셨으니까, 여성부나 여연의 입장은 어떠한가요?

김보연: 여연 같은 경우는 지원 사업 받아들이고 처음 연계를 할 때, 기자회견 할 때, 저희들의 요구사항이라고 한 게, 탈성매매가 자율적이어야 한다, 병행되어야 한다. 지원사업을 받아들일 때 집장촌에서 그걸 병행하면서 지원정책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을 해서 받아들인 거고. 여성부에서는 여성부 장관이 입에서 그걸 받아들이겠다는 공식적인 발표를 안 해주는 거잖아요. 실제 여성부 장관의 생각이 어떤지는 판단이 안되구요. 그 사람은 현 법만 따라가는 사람이니까 우리한테 그런 빌미를 주진 않죠. 여연에선 병행론을 인정하지만, 여성의 비범죄화-법개정할 때까지 청원할건데, 그때 여성의 비범죄화를 주장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희는 여성이 비범죄화된다고 해서 구매자 처벌이 있는 한 집결지에서 (영업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근데 그쪽 말을 빌리자면, 현 법에서 여성의 비범죄화를 바꾸려면, 어차피 다 뜯어고쳐야 된다고 말하더라구요. 정확히는 말 못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정도구요.

공동취재팀: 시범지역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을 때, 인천 지역에서 업주들과의 어떤 선결조건 같은 게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이지영: 우선은 여연이랑 이야기가 오고갈 때는 업주들이랑 의논 같은 건 없었고 나중에 그렇게 하겠다고 이야길 했어요. 어떻냐고 물어봤을 때, 그런 생각이면 알아서 하라고 하더라구요. 우리 인천 지역은 부산도 그렇지만 9월 22일자로 선불금을 모두 탕감했어요. 선불금이라는 게 가령 우리가 집안 일 때문에 목돈이 필요하다거나 개인의 사채를 갚으려고 필요한 돈이든 업주한테 빌리는 돈인데. 이 선불금이 불법이라는 법도 있고, 업주들한테 이미지 상 불리하기도 하고, 이제껏 업주들이 아가씨들한테 많이 이익을 취했다면 이젠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도 있고 해서 업주들끼리도 얘기하고 토론하고 해서 선불금 탕감이 가능했어요. 업주들이 모두 다 돈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업주가 바뀌어야 악덕 포주 이런 것도 없고, 공생관계가 가능할 수 있지 않나 하는 거죠. 업주들은 선불금을 탕감한 게 손해를 보는 것이긴 한데, 그렇더라도 업주와 여성들간의 관계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매우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지역들도 우리 경우처럼 깨끗하고 정화된 그런 관계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공동취재팀: 그럼 선불금이 탕감되고 난 후 상황은 어떤가요?

이지영: 선불금이 우리를 묶어두고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선불금이 탕감된 후에도 남아있는 아가씨들이 많죠. 물론 30%정도는 여길 떠났어요. 빚을 탕감하고 처음에는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개개인이 사정이 있으니까 형편이 넉넉하지 않잖아요. 가정이 어렵고 집안 가계에 보태야 되는데, 자기한테 들어가는 돈도 있고 하니까 음성적인 데로도 많이 갔죠.

공동취재팀: 현재 프로젝트 진행 상황은 어떤가요?

김보연: 3월 22일에 성매매방지법이 발표가 되고 지은희 장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채기문 경찰청장이 발표하고 나서 이후에 성매매 방지기획단이 생겨서, 정부에서 작업을 쭉 했던 거예요. 법이 공포되기 전까지. 거기에 보면 2004년까지는 집중적인 특별단속, 2005년도에는 집장촌에 대한 법적으로 폐쇄한다거나 뭐를 법적으로 제정하는 거예요. 2006년에는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면, 집행 유예를 해주고, 전업을 유도한다고 했죠. 그리고 07년에는 재개발이 됐든 뭐가 됐든 어쨌든 폐쇄조치를 강제적으로 한다고 되어있는데. 저희가 여연하고 여성부하고 자꾸 대화를 하다가 저희는 자꾸 빠른 대책을 강구해달라 하니까. 발표가 11월 3일, 지은희 장관이 탈성매매 프로젝트 시범지역으로 선포를 해 준거죠. 선포를 했는데 그러면 거기에 상응되는 후속대책이 따라줘야 되잖아요. 근데 후속 대책이 마련이 못 되서 발표를 못하고 있는 거예요. 12월 6일에 여연에서 여성부 지정 상담소의 간판을 걸고 개소식을 했어요. 가까운데 여기서 200미터 정도 되죠. 현재는 상담이 활발하게 되지는 않아요. 현 상태로는. 예를 들어서 여기 들어왔으면 여성부나 여연이 됐든 사업계획을 공개를 해다오 하는데 사업계획이 없고. 둘째는 지네들이 여기 들어왔을 때, 병행하는 목적으로 공권력을 철수한다가 아니라 아가씨와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상담을 위해선 공권력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이게 선 이행이 안되고 있거든요.

이지영: 성매매가 나의 하나의 직장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상담소도 만들고 대화도 하려고 하니까 여긴 다른 지역보다 좀 혜택이 있지 않을까 해서 들어오는 아가씨들도 있어요. 그런데 아직은 현실적으로 진행되는 게 없죠.

공동취재팀: 이 프로젝트 사업에 25%정도가 참여하고 있다고 하던데요.

김보연: 25%라는 개념은 뭐냐면 거기에 예를 들어 한 500명 인원이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빠져나가고 유동인구가 있으니까 정확한 인원은 파악이 안 되는데. 사회복지기금인지 뭔지에서 60만원 생활지원금을 해주는 게 있어요. 그건 정부의 돈이 아니라 그거를 신청을 받은 거예요. 그게 인천 100명, 100명 지원신청 받은 걸 보고 한 25%가 탈성매매에 동참을 했다 하는 거죠. 실질적으론 그런 건 아니구요. 선제조건이 저희가 지원 신청을 할 때, 이건 여연에서 해주는 게 아니고, 인천 같은 경우 인천 여성의 전화라고 거기 여성단체에서 신청을 받아 갖고, 정부하고 상관은 없고, 탈성매매 조건으로 하면 신청을 안하겠다 했더니, 그거하고는 상관없다 우선 어려우니까 시민단체에서 주는 거니까 받아라 하니까 무조건적인 지원금으로 받았어요.

공동취재팀: 어떤 식의 프로젝트 사업이 진행되어야 할까요?

이지영: 우리 입장에서는 여성단체랑 돈을 잡았다는 것보다는, 대화 창구를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는 건데, 대부분이 몇 년 내에는 이걸 관두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러니까 생계를 병행해가면서 탈성매매를 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저희가 건의서를 낼 때, 여기 가까운 데에 자활센터를 지어서 상담도 받고 직업 교육도 받고 하겠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자활센터는 얘기가 없어요. 우선 12월에 시범적으로 상담소를 운영하고 내년에 사업계획을 낸다고 하는데, 내년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돈을 투자할 건지, 건물은 어디에 지을지, 임대를 할지 얘기가 되어야 하는데 계획이 없어요. 재활 센터는 쉼터도 우리가 아프면 와서 쉴 수 있게 있었으면 좋겠고. 재활 할 수 있게 배울 수 있는 공간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동안 저희가 안 배우고 싶어서 안 배운 게 아니거든요. 그런 데가 멀리 있기도 하고 번거롭고 짬이 안 나서 저부터도 그랬는데. 상담 받다 보면 다른 부분도 눈에 보일테니까요. 탈성매매를 막바로 하면 음성적인 데로 99%는 빠질 거예요. 정부 지원도 한계가 있고, 방 얻을만한 돈이라도 있어야 기술 배워서 직장 같은데도 다닐 수 있고. 그러니까 유예기간, 병행할 시간이 있어야 되요. 탈성매매든 자립이든 그런 걸 할 수 있는 기간은 개인 사정에 맞게 준비할 수 있어야 해요.

공동취재팀: 언론에서 보면 선불금이나 감금, 폭행과 같이 성매매에 대해 일면 선정적인 부분들만 부각시키는 부분에 대해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이지영: 저희가 집회하러 다닐 때, 기자들이 자기도 남자지만 성매매는 근절되어야 한다 이렇게 이야길하더라구요. 그런데 집회 나온 개개인 별로 이야기도 듣고 하니까 생각이 바뀌더라구요. 언론도 위에서 강압적으로 누르는 부분도 있었겠죠.

공동취재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이지영: 제가 말 안해도 다 아시잖아요. 성매매를 하는 아가씨나 성노동자들이 어느 정도 자립할 수 있고 그런 여건이 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 생계활동으로 병행할 수 있는 하에서 영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게 저희 희망사항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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