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0.10.9호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

편집실 | 사회진보연대
이승만이 한국 땅에 돌아왔을 때입니다. 오랜 망명생활로 국내기반이 약했던 이 친구가 돌아와 처음 한 말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였습니다. 친일관료건, 좌건, 우건 모두 함께 조국을 건설해야 했기 때문에. 하지만 종국에는 '좌'와 '민족주의자' 그리고 '노동자' '농민'은 제외됩니다. 이 작은 땅에서 이런 농간에 속은 때가 한두 번이었는지….

6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1960~ 1970년대 개발독재기간 내내 우리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류의 이야기들을 듣고 살아왔지요.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양상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적어도 1950~ 1970년대에는 노골적으로 소외시키지는 않았는데, 1980~ 1990년대 그리고 2000년 지금까지 경제위기를 앞세워 '정리해고'다 '파견근로'다 하며 노골적으로 배제시킵니다. 이런 현상은 단지 이 나라의 현상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적으로 통합을 앞세운 '발전주의'가 '차별과 배제'의 선을 분명히 하는 '신자유주의'로 자태변화를 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앞서 이런 현상에 대해 금융자본의 세계화에 따른 결과라고 진단내린 바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투쟁을 중심으로 기획해보았습니다. 이제는 어떤 투쟁이 가능한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어떤 투쟁들이 벌여져 왔었는지 검토하고 투쟁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ASEM 개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반세계화 투쟁에 대한 여러 쟁점을 검토하는 것도 매우 유용할 것입니다. 이에 특집으로 '신자유주의 세계화반대 투쟁의 현재와 쟁점'을, 정세초점으로는 'ASEM2000회담과 민중운동의 대응'을 기획하였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외 글들은 저희들이 미처 고민하고 있지 못하는 여러 쟁점을 예리하게 추스리는 글들입니다.

"모아 놓으면 뭉치고, 흩어 놓으면 번진다" - 이 종

30여년 동안 전향테러와 격리수용에도 굴하지 않고 양심을 지키셨던 비전향 장기수분의 이 마지막 싯구절에서 '세상은 단지 저들의 뜻만큼 되지는 않는구나'하는 소박한 희망을 가져봅니다.

-사회진보연대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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