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0.11.10호

갈월동에서

편집실 | 사회진보연대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김대중 정부는 역대 다른 정권보다도 사회복지 문제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도입과 국민연금제도의 확대실시를 놓고 김대중 정부의 치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시행을 놓고서 보수언론에서는 '복지병'이니 시기상조니 하면서 우파적인 시각에서 사회복지정책의 문제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비판은 거꾸로 김대중 정부의 개혁적(?) 성향을 더욱 돋보이게 할 뿐 민중들의 생존권의 실질적 보장과는 거리가 먼 비판이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 민중들의 실질적 삶이라고 생각됩니다. 여전히 60%가 넘는 비정규직, 실업 노동자들이 있고, 구호만 높은 국민연금, 의료보장제도의 개혁은 우리 민중들에게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복지예산이 증액되었다고 하지만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은 60% 이상 높일 계획입니다. 연기금의 재정파탄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연기금 운영의 주식보유비율을 높인다고 합니다.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의 계획은 없으면서 본인의 노력으로 자활의지를 가지라고 강요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논리는 민중의 사람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복지의 원의미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국가가 책임져야할 몫을 국민 개개인과 시장(market)으로 이전시켜 오히려 개인부담만 증가시킨다는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을 넘어 실질적인 삶의 향상을 일구기 위한 민중운동진영의 고민 또한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특집은 김대중 정부와 시민운동진영의 사회보장정책의 문제점을 현실적으로 진단하고 이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대안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으로 기획하였습니다.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고민의 출발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번호는 또한 아셈반대투쟁에 대한 평가글을 집중분석으로 실었습니다. 아셈반대투쟁을 놓고 벌써부터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습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거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투쟁과정속에서 민중운동진영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과제가 또한 무엇인지 진지하게 그리고 조목조목 평가할 수 있도록 몇편의 글을 구성하였습니다. 모쪼록 아셈반대투쟁에 대한 평가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호부터 '사건속의 논쟁'을 새로이 연재하기 시작하였으나, 필자가 몇주 동안 심한 몸살감기를 앓고 있어 부득이 이번호는 쉬기로 했습니다. 독자여러분들게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하며 동시에 환절기 건강에 소홀함이 없도록 했으면 하는 당부의 말을 함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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