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11.11-12.1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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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_지역과현장_류인근.pdf

탄압과 분열 공작에 맞선 지역 연대운동 강화가 최우선 과제다!

류인근 | 평등과 연대를 위한 민중행동 집행위원
올해 역시 정권과 자본의 공격은 노동자민중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광주전남지역 또한 손배소, 고소고발, 징계해고, 단협해지 등 노동조합 탄압의 칼날은 여지없이 노동자에게 휘둘러졌다. 한국쓰리엠지회는 2009년 금속노조 가입 이후 아직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포스코 자본의 무노조 전략에 따른 포스코 도급업체의 조직폭력배 동원 조합탈퇴 협박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작년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에 이어 올해 복수노조 시행은 오히려 금속노조 보워터 코리아지회, 금호타이어지회 등에서 현장의 갈등과 분열로 나타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금호고속지회는 민주노조를 건설하였지만, 회사의 탄압과 지회 불인정으로 교섭조차 힘들었다.
그러나 정권과 자본의 탄압, 현장투쟁 조직의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 최저임금 투쟁을 통해 최저임금 문제를 지역 여론화하였고 지역 연대운동의 새로운 정형을 만들었다. 또한 금호타이어, 기아자동차 광주지회, 포스코, 현대하이스코에서의 비정규직 불법파견 집단소송을 진행하며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 투쟁을 진행하였다.
2011년에 지역에서 진행된 여러 투쟁 중에서 금호타이어 도급화 저지 투쟁, 불법파견 집단소송 투쟁, 최저임금 투쟁은 지역 노동자운동의 혁신과 지역 연대운동의 단결과 강화를 이룰 수 있는 주요한 투쟁이었으며, 현재 진행형인 투쟁이다. 이러한 투쟁을 개략적으로 되돌아보고 향후 과제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금호타이어 투쟁, 조합원의 분노를 모은 단결된 투쟁이 절실하다!

2009년 12월 금호 자본과 경영진의 부실경영, 문어발식 사업 확장, 계열사 간 지급보증과 급변하는 타이어 시장의 대처능력 부족 등으로 촉발된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이후 현장은 마치 죽음의 공장을 떠올리게 하였다. 관리자의 현장탄압과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조합원은 활력을 잃고 시름시름 앓고 있었다. 마치 노동조합이 없는 무노조 사업장처럼 노동재해가 발생해도 조합원이 하소연하기조차 힘들게 되었다.
2011년 3월 9일 금호타이어 회사 측의 일방적인 스프레이 공정 도급화 추진에 금호타이어지회의 집행간부 및 조합원들은 현장 기계가동을 중지시키며 현장투쟁을 진행하였다. 그동안의 억눌렸던 저항이 폭발한 것이다. 이미 지회는 ▲퇴직금 보전 방안 ▲식사교대 수당 ▲타임오프 논의 ▲소음성 난청 판결에 따른 작업환경 개선 ▲최저임금법 위반에 따른 호봉 재조정 ▲201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재교섭의 6대 요구안을 제시하며 회사에 교섭을 요청하였지만, 회사는 교섭일체를 거부하고 있었다. 지회가 공정 도급화를 저지하자 회사는 지회 간부 7명을 ‘기계가동중지 및 업무방해’로 해고 통보하였다.
이에 금호타이어지회는 3월 17일 ‘2011년 교섭 승리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하였다. 투표는 재적 조합원 투표율 93.19%, 찬성 찬성율 78.09%로 가결되었다. 3월 25일 지회가 하루 전조합원 경고파업을 진행하자, 회사는 바로 직장폐쇄를 공고하였다. 지회는 경고파업 후 현장에 복귀해 회사 측의 성실한 답변을 요구할 예정이었으나, 회사는 현장에 출근하는 조합원들에게 파업 불참 확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며 강경일변도로 지회를 압박하였다. 이후 지회는 출근거부 투쟁을 통해 ‘직장폐쇄 철회와 확약서 강요 중단’을 촉구하였다. 이후 지회는 29일 예정된 확대간부 파업을 철회하고 주간 근무부터 정상 출근하였다. 지회가 교섭과 대화를 통한 직장폐쇄와 확약서 서명요구 중단 및 임단협 문제해결을 촉구한 것이다. 이후 직장폐쇄는 철회되었지만, 파업불참 확약서 서명과 관련하여 이에 서명한 조합원과 서명을 하지 않은 조합원 간에 현장갈등이 발생하였고, 회사는 지회 간부 3명을 최종 해고하였다.
지회는 7월 지회 임원 조기선거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고, 현장조직력 강화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워크아웃 당시 사측과 합의를 한 집행부가 탄핵되고 조합원 총회를 통해 제명처리되었는데 금호타이어노동조합이라는 기업별 노조를 만들어 200여 명을 가입시켜 활동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이후 노동자들의 임금과 상여금 반납, 생산량 증가로 2010년 회사의 영업이익이 2,450억 원에 달했다. 노동자들이 희생하고 양보한 만큼 이제는 회사가 성실하게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역 여론도 강했다. 강운태 광주시장까지 나서 “채권단은 워크아웃 중단 운운하는 행태를 보이지 말고, 사측은 회사가 어려워진 데 대해 반성하고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귀 기울이고 성실하게 대화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라고 까지 말했다.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졸업과 상관없이 회사의 노동조합 분열과 탄압 책동은 지속될 것이다. 매해 수백 명의 정년퇴직 인원이 공정도급화로 인해 비정규노동자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민주노총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는 한국노총의 비정규직노조와 조합원 조직화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조합원의 분노를 조직하고, 단결을 통해 투쟁하는 것만이 노동조합을 바로 세우는 것이자 승리의 길이다. 이를 위해 지부와 지회만이 아니라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지역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 지역 공동대응으로 집단적 투쟁이 필요하다!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화’ 소송으로 일컬어지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집단소송이 철강업계로 번져, 5월 31일 철강업계에서 처음으로 비정규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집단소송이 진행됐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 노동자 16명은 원청사인 포스코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등’을 가리는 집단소송을 전남 순천지방법원에 접수한 것이다.
집단소송에 나선 노동자들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 삼화 산업과 덕산이라는 사내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로서 모두 크레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원청사인 포스코가 ▲하도급 업체에 대한 인력 노무공급 계약방식 ▲인원 및 공정별 도급비 산정방식 ▲원청 작성 작업표준서 지휘감독 ▲정규직과 혼재 작업 등에서 파견법상 파견노동자를 사용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집단소송을 제기한 노동자들은 모두 과거 파견법이 개정된 시점인 2007년 7월 1일 기준으로 2년 이상 노동하였다. 이들의 업무는 포스코가 생산하는 철강제품을 출하하기 위해 필요한 수입, 보급, 공간이적, 반입, 반출, 반송, 대차작업, 스크랩 처리, 출하 작업 등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내 사내하청 노동자는 6천여 명에 달한다. 포스코가 해마다 5~6조 원의 이익을 내고 미처분 이익잉여금이 30조 원을 넘는 것은 정규직의 50%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내하청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포스코가 순이익의 극히 일부만 투자하더라도 사내하청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외에도 광주전남지역에서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가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위장도급, 불법파견에 따른 정규직화 집단소송을 하였을 때 250여명의 조합원 중 110명이 참가하였다. 8월에는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에서 거의 전 조합원에 가까운 110명이 불법파견 정규직화 집단소송을 접수하였다. 전남대병원 비정규직노동자들도 불법파견 집단소송을 진행하였다. 현대 삼호중공업과 대불공단 조선업 사내하청 조합원의 집단소송 또한 준비되고 있다. 집단소송과 함께 지역에서 간접고용 철폐, 파견법 폐지, 불법파견 정규직화 상경투쟁과 지역순회 투쟁을 진행하였다.
간접고용 철폐 및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소송은 법률투쟁으로 한정되어선 안 되며,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주체가 되기 위한 교육과 투쟁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금속노조 지부와 지회의 조직화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여론과 투쟁을 조직하기 위한 공공노조, 보건의료노조, 민주노총 지역본부 등이 함께하는 공동 대책위가 필요하다. 공동 대응은 산별의 힘을 묶어세우는 것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대적인 여론선전 사업을 통해 공단 등의 현장 조직화 사업으로 실제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함이다.

최저임금 투쟁, 지역연대 투쟁성과를 바탕으로 노동자 조직화 사업을 확대 강화하자!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저임금노동자인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곧 현장의 임금이 되고 있다. 특히 경제위기 속 대다수의 사업장에서 최저임금이 기준이 되어 임금을 산정하거나 인상률을 결정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저임금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고 생활임금 보장과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해, 2010년 3월 31일 최저임금투쟁을 기획 집행하며 지역 연대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한 광주지역네트워크’(이하 최임넷)가 결성되었다.
최임넷은 매년 6월말에 진행되던 최저임금 노동자대회 참석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2010년에 최저임금 선전전, 지방선거 정책질의, 생활임금 보장을 위한 최저임금 현실화 캠페인, 최저임금 현실화 촉구 및 대광주광역시 최저임금 지역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최저임금 현실화와 생활임금 보장을 위한 권리선언대회 및 지역 결의대회 등을 진행하였다.
2011년 최임넷은 2월 23일 ‘2011년 최저임금 투쟁 워크샵’을 개최하고 기간의 전국적인 공동투쟁과 지역연대투쟁의 성과를 모아 저임금 노동자를 조직하고 주체로 세우며 최저임금 투쟁의 지역연대 확대 강화를 위한 ‘(가)광주지역최저임금연대회의’ 구성을 제안하였다. 이를 통해 ▲광주지역 저임금 노동자 가계부 실태조사 및 기자회견 ▲최저임금 설문조사 및 만족도 조사 ▲최저임금 적용 실태조사 및 지역 최저임금 지도그리기 ▲광주시 산하 및 유관기관 그리고 각종 사업에서 최저임금 준수 강제, 위반 사업체의 경우 지자체 입찰 금지 등을 담은 2011년 최저임금 공동요구안 구성 및 발표 ▲(가)최저임금 현실화와 생활임금 쟁취를 위한 광주시민한마당 ▲차별철폐대행진 및 저임금노동자 권리선언대회 ▲최저임금 제도개선 및 조례제정운동 등의 사업을 계획하였다.
올 3월에는 민주노총 광주본부, 진보정당, 시민단체협의회, 청년단체, 학생단체, 여성단체, 광주전남진보연대, 민변, 인권단체, 종교단체, 청소년단체 등이 참여하는 ‘광주지역 최저임금현실화를 위한 운동본부’가 구성되었다. ‘운동본부’는 최저임금 지역 선전전, 신문기고 및 릴레이 성명서 발표, 청년단체와 대학생단체와 공동사업, 광주 경총 앞 천막농성, 5.1노동절 최저임금현실화 시민대회 등을 진행하였다.
지역 최저임금투쟁은 지역 언론의 조명을 받으며 저임금노동자의 현실과 최저임금에 대한 지역여론조성에 일정 정도 기여하였다. 또한 최저임금투쟁에서 지역연대의 토대를 마련하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성과를 남겼다. 한편 각종 사업과 투쟁을 최저임금 관련 단위 이외의 전 단위로 확산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최저임금 사안을 지역에서 공론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저임금노동자의 조직화와 투쟁 강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지역연대로부터 노동자운동의 혁신과 전진을!

2011년 광주전남지역에서 진행된 투쟁과 사업을 통하여, 지역 공동투쟁과 연대투쟁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자본과 정권의 탄압은 현재 개별사업장을 넘어, 지역 주요사업장을 타격하여 민주노총 지역본부와 지역 노동자운동의 약화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캐리어 에어컨과 금호타이어 사측이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을 통해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현장을 분열시키는 것은 개별사업장의 조합원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중소사업장 투쟁, 미조직비정규직 투쟁, 지역 사회운동 전반에 걸쳐 지역 공동투쟁과 연대투쟁을 조직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친다. 기간 공공운수노조 미래 환경 분회 민간위탁 철회 투쟁, 금호고속 민주노조 투쟁, 최저임금 투쟁에서, 또한 지역의 대중적 조직과 투쟁이 관건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12년 광주전남지역의 장기투쟁사업장 문제 해결과 미조직비정규직 조직화 사업, 최저임금 투쟁, 지역 사회운동의 연대강화 등을 위해서 그동안의 지역 연대운동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새로운 계획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에서부터 노동자운동의 혁신과 민중운동의 전진에 앞장서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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