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12.1-2.1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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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파괴 공작에 맞서 민주노조 사수하자!

2011년 뜨거웠던 유성기업지회 투쟁은 올해도 계속된다

홍종인 | 금속노조 유성기업아산지회 지회장
2011년 12월 14일 금속노조 유성기업아산지회 노조사무실에서 홍종인 지회장을 만나 뜨거웠던 2011년 유성기업 투쟁 이후 현 상황과 쟁점에 대해 들어보고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던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앞 농성장을 방문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는 2011년 ‘밤에는 밤 좀 자자’는 요구를 사회적으로 의제화하면서 주간연속 2교대제를 알려냈고, 이후 지속되는 사측의 어용노조 지배개입과 민주노조 탄압 시도에 맞서 노동조합을 사수하는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운동: 2011년 투쟁 과정에서 노동안전부장으로 봤는데 최근 지회장이 되셨다. 지회장을 결의하게 된 계기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홍종인 금속노조 유성기업아산지회 지회장(이하 홍종인): 노동안전부장이었지만 구속된 동지들이 생기면서 지회에 공백이 있었고, 때문에 여러 역할을 해야 했다. 전체적으로 조합원들을 챙기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다 수배를 받게 되었고, 두달 넘게 수배생활을 하고 나서 현장으로 복귀했다. 복귀 후 7기 집행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투쟁과정에서 비대위가 지쳐있기도 했고 현장에서 세대교체를 하자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그래서 지회장 결의를 하게 되었고 조합원들은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조금 있으면 마흔인데 조합원들 평균 연령이 높은 편이어서 나는 막내 축에 낀다.

사회운동: 8월 말 현장복귀가 이루어진 이후 지회에서는 투쟁의 의의를 어떻게 정리하는가? 또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홍종인: 올해 투쟁 과정에서 애초에 사측과 합의한 내용들은 깨지고 사측의 시나리오에 의해서 어용노조가 신설되었지만, 주간연속 2교대제라는 이슈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면서 연대의 손길이 많이 와서 행복한 투쟁이었다는 평가다. 연대의 힘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 KEC나 발레오, 상신브레이크 등 직장폐쇄 후 민주노조 말살을 위한 사측의 작업이 들어오면서 대부분 사업장들이 무너졌다. 유성노조의 경우 이전의 역사와 조합원들의 단결로 지금도 아산 공장의 경우 전체인원의 2/3 정도를 조합원들이 지키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건강하고 중요한 노조들을 하나씩 깨면서 민주노조를 탄압해 왔는데 우리의 투쟁은 이런 민주노조 탄압을 뚫어낸 의의가 있었다고 본다.
현장복귀 이후 사측이 가족들에게 우편물을 통해서 회유와 협박을 하면서 조직력이 흔들리는 부분이 있었고 5월 22일 공권력 탄압 후에 복귀자 수가 상당히 많이 늘었다. 집행부가 구속되면서 조직체계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조합원들 전체를 조직해나가는 데 한계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회운동: 사측의 시나리오는 유성 자체만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현대차도 연루되었다. 원하청 관계의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홍종인: 우리가 요구했던 주간연속 2교대제는 월급제를 도입과 더불어 노동강도 강화 없는 주간연속 2교대제였다. 완성차에서는 부품사에서 먼저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실시하면 완성차에서도 시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를 막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노동조합의 불법행동을 유도해서 그 증거를 수집하도록 지시하기도 했고 주간연속 2교대제에 합의했을 당시 직장폐쇄하고 나서 어용노조를 신설하는 과정, 대량징계 과정이 모두 밝혀진 바 있다. 현대차 측의 개입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어용노조 가입을 50% 이상 확보하지 않으면 현대차에서 물량을 줄이겠다고 하고 있어서 유성기업 살리려면 어용노조에 가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을 정도다.
현대차에서 부품사에 공문을 보내서 유성투쟁에 결합하지 말라고 했고, 세정, 위니아 등 직납 사업장들에는 현대차에서 직접 사람을 보내 유성사태 관련해서 제지하는 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는 원하청 관계, 독점관계를 이원화시키겠다는 것으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독점관계를 이원화시키면 사측으로서는 물량이 줄어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어용노조를 통한 사측의 민주노조 분쇄 시도에 맞선 민주노조 사수 투쟁

사회운동: 지금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특별근로감독 결과 어용노조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재조사를 요구하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용노조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홍종인: 직장폐쇄 이전부터 현재 어용노조를 만든 사람들이 사전모임을 가졌었고, 직장폐쇄가 이루어진 5월 18일에 퇴근을 하면서 어용노조 조합원들이 ‘오늘 직장폐쇄가 단행될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어용노조에서는 사측에서 어용노조 설립 총회를 할 때 총회를 한 시간에 대해 잔업수당까지 포함해서 임금을 지급한다고 하면서 ‘설립총회에 참여하지 않으면 임금 적용을 못 받는다’고 하기도 했다. 우리 조합원들에게 어용노조 가입을 강요한 것이나 다름없다. 어용노조 조직부장 수첩에도 자신들이 어용이라고 써 있다. 수첩에 ‘어려울 때 용기 낼 수 있는 사람이 어용이다’라는 표현도 있고 징계나 손해배상 청구가 이루어지기 한 달 전부터 이를 언급한 부분도 수첩에 있었다. 이는 어용노조가 사측과 긴밀한 교감이 있었다는 증거들이다.
복수노조가 시행되면서 자율적으로 노동자들에 의해서 복수노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사측의 지배개입에 의해 어용노조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에서는 조사가 안 됐다. 특별근로감독의 주 내용은 단체협약에 대한 위반 사항, 임금 지급 위반 사항 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어용노조에 대한 조사는 빠져있어서 이 부분에 대해 재조사를 요구했다. 사측의 지배개입에 의해서 만들어진 어용노조라면 설립을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게 요구하고 있다.

사회운동: 어용노조가 신설되고 사측의 회유와 협박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현재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홍종인: 현장복귀 이후 사측이 강제적으로 교육을 강행했다. 우리는 노동조합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인 교육은 안 된다고 하면서 조합원이 거의 다 같이 결의를 해서 교육에 불참했다. 그 이후 사측이 대량징계를 단행했다. 그런 과정에서도 조합원들이 흔들리지 않았던 이유는 ‘민주노조가 말살되면 결국은 노동조합 자체가 무너지는 거다’,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이 사측에 대항해서 스스로를 대변하는 조직으로 만든 것이고, 그런 노조가 사라진다면 노동자들은 사측의 기계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측은 이미 대량 징계를 내렸는데도 불구하고 어제 3명이 또 추가 징계대상이 되었다. 우리는 노동조합을 지키기 위해서 지금까지도 싸우고 있다.
사측은 12월까지 어용노조를 과반수 이상으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고 관리부나 소속장들이 직접 금속 조합원들을 일대일 면담해서 어용 노조에 가입하라는 회유와 협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다섯 명 정도가 넘어간 상태지만 그래도 크게 넘어가지 않고 흔들리지는 않는 것이 사실이다. 어용노조가 편파적으로 지배개입을 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고 부당노동행위 관련해서 노동부에 확실하게 조사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원들이 오히려 서로 다독거려 주면서 ‘힘 내라, 우리 잘 하고 있다’, ‘이 인원 갖고도 충분히 사측과 싸울 수 있고, 이길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하는 분위기다.

사회운동: 현장에서 어용 조합원들과 조합원들 사이의 갈등은 없나?

홍종인: 상당히 심하다. 이 갈등을 어용에서 이용하고 있다. 우리 쪽에서 어용으로 넘어간 사람은 ‘배신자다’하고 따돌리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떠난 사람들을 다시 데리고 와야 한다는 생각들은 있지만 감정의 골이 깊은 상황이다.

사회운동: 시간이 더 필요한 일인 것 같다. 이와 관련해 조합원들을 상대로 한 계획이 있나?

홍종인: 오늘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는데, 어용노조가 사측과 결합해서 우리 조합원들을 저쪽으로 넘어오도록 회유, 협박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흔들리는 조합원들을 배척하기보다 오히려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니냐 하는 내용이 주다.
어용은 이미 임금협상이 끝났다. 일 1500원 인상, 성과급 120%로 타결이 되어서, 그 내용 가지고 계속 우리 조합원들에게 얘기를 한다. ‘연말에 돈 좀 가져가야 하는 거 아니냐’, ‘어용으로 넘어와야만 그 돈을 받을 수 있는데, 빨리 넘어와라.’ 4월부터 임금교섭 시작했으니 지금까지 소급적용되는 게 상당히 크다. 전체적으로 소급분에, 성과급, 보너스, 상여금, 월급을 다 합하면 상당한 금액이다. ‘노조에 문제있으면 그 돈도 못 받는 거 아니냐, 맨날 투쟁기금걷기나 하고, 모이라 그러고’. 어용의 소속장들, 부위원장이 직접 이런 식의 회유와 협박을 하고 다닌다. 어용 조합원이라는 사람이 관리자를 대동해 우리 조합원들을 만나면서 ‘내년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할 것이다. 그 대상자는 지금 징계대상자, 징계 받은 조합원들이 주다. 구조조정을 안 받기 위해서는 이쪽으로 넘어와야 한다. 넘어오면 징계 자체를 빼주겠다’ 이런 얘기를 서슴없이 하고 있을 정도다. 또 원래는 성과급 자체가 없었는데 어용이 생기면서 성과급이 들어오기도 했다.
우리는 아직 단협을 완료 못 하고 있다. 내일이 3차 교섭이다. 사측에서는 시간끌기 작전을 하고 있다. 그래야 우리 조합원들에게 성과급을 안 주고 어용 조합원들에게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운동: 현장 복귀 이후 내부 탄압, 회유, 협박이 상당히 강한 것으로 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 노조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버티고 있는데 그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나?

홍종인: 노동조합 무너지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조합원들이 잘 알고 있다. 현재 선전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집행부의 경우 현장 순회나, 아침 7시까지 출근해서 회의하고 7시 반부터 8시 반까지 정문에서 조합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그렇게 안 하면 조합원들을 잡을 수가 없다. 조합원들은 ‘추운 데 고생하는데 그만해도 된다’는 얘기도 많이 하고 따뜻한 베지밀이나 커피를 주기도 한다. 현장에서 노조 장악력이 후퇴하면서 지금 생산량이 상당히 많이 올라갔다. 사측이 요구했던 것 이상으로 아마 130% 이상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필요한 노동자 수가 줄어드는 상황이 되었다. 노동강도가 심해지면서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데 우리 조합원들은 사측 편에 있는 어용 노조가 구조조정 싸움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쪽에 있어봤자 구조조정 대상에서 빠질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어용 조합원들조차 ‘어용에서는 너무 회사 입장만 대변한다’는 얘기를 한다. 즉, 노동조합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어용노조로 간 사람들은 주로 정년이 얼마 안 남은 사람들이다. 회사에서 주는 대로, 성과급 등 받고 그 안에 나가자는 생각이다.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의 경우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

사회운동: 연대 단위들도 포함해서 구속자가 늘고 있다고 하셨는데 구속문제, 공권력 탄압에 대한 대응 계획은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

홍종인: 현재 건설노조, 금속노조 충남지역지부 등과 여러 방식을 논의 중이다. 1인 시위, 기자회견, 집회 등을 통해 문제를 알려내고 추가 구속이 없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충남지부 투쟁본부 통해서 전체적인 과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언론 작업을 많이 해야 한다고 본다. 이명박 정권이 노동조합 깨기를 전면적으로 시도한 것 아닌가. 그런데 ‘유성은 정면으로 정권에 대들었다’는 얘기가 경찰에서도 나온다. 유성에는 다른 사업장에 비해서도 공권력이 최단기에 들어왔다. 직장폐쇄 등 모든 게 신속하게 들어왔다.

사회운동: 사실 그래서 유성의 노조탄압이 이 그 전부터 시작됐던 경남 쪽의 튼튼한 노조들, 발레오, 상신 브레이크, KEC에 대한 노조 분쇄 전략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유성 조합원들은 그런 것들을 버텨 온 것이 아닌가. 이에 대한 조합원들의 자부심이 있나?

홍종인: 자부심이 대단히 크다. 사측에서는 노동조합이 자신들이 의도했던 시나리오대로 움직이지 않는 게 있어 오히려 당혹스러워 하는 부분이 있다. 12월 안에 어용 조합원들을 늘리려고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과반수 이상을 확보해야만 단일 창구 교섭에서 우리를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3월 말까지가 단협이니, 결국 단협을 해지하겠다는 얘기다. 그렇게 되면, 구조조정하고 자신들 마음대로 노동자들을 주무르려고 하겠다는 건데 그게 지금 마음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우리 조합원들이 아직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교섭권을 갖고 있다. 사측이 자신의 행위가 부당노동행위인 것을 빤히 알면서 조합원들을 어용노조로 데려가려고 하고 하는데 우리 조합원들은 그런 게 훤히 보이는 거다. 그만큼 우리 조합원들이 당당하고, 민주노조에 대한 의지가 있기 때문에 버티는 거 아니겠나. ‘더 이상 사측에게 당하지 않겠다’, ‘이번에 이렇게 뒤통수 맞고 나서 오히려 싸워서 이기겠다’ 이런 열의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본다.
(연말 사측은 다시 조합원 간 인간관계를 활용해 유성지회 조합원들을 협박해왔다고 한다. 유성지회 조합원에게 어용노조로 들어오지 않으면 그 조합원과 가족, 친지 등의 관계에 있는 노동자를 해고하겠다고 하면서 유성지회 탈퇴를 종용했다. 한편 2011년 말일까지 어용노조가 50%이상으로 확대되지 않자 사측은 2012년 1월 4일 시무식에서 관리자들에게 단협완료기간을 유예하겠으니 3월 말까지 어용노조를 과반수 이상으로 만들라는 지시를 했다.)

야간노동 철폐를 위한 주간연속 2교대제 요구

사회운동: 올해 투쟁을 통해 야간노동의 문제를 알려낸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잔업과 특근으로 상당히 많은 부분의 임금을 보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부분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도 있었을 것 같다.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한 요구를 모아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은데 어떤 준비과정을 거쳤나?

홍종인: 한 5년 정도는 준비했다. 조합원 총회나 대의원 대회에서 잔업 시간을 줄이고 나머지 수당을 통상 임금으로 포함시켜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더라도 임금이 크게 줄지 않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고 ‘밤에는 잠 좀 자자’는 것인 인간적인 삶을 위한 요구가 아니겠냐고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다. 사측과 임단협을 통해서 잔업을 90시간, 80시간 이렇게 줄여가면서 내부적인 기본급이나 생산임금을 올리려는 시도를 계속 해왔다. 나중에 월급제로 전환할 때 추가적인 요구를 하지 않더라도 기존에 받았던 수당이 통상 임금으로 들어가게 되므로 주간연속 2교대제 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런 준비를 하면서 임금저하 없는 주간연속 2교대제로 가자는 요구를 모아갔다.

사회운동: 최근에는 노동부에서도 주간연속 2교대제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노동부에서 기업들에게 주간연속 2교대제 안을 제출하라고 하고, 기업이 제출한 것이 반려되기도 했다. 노동부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판단하는가?

홍종인: 노동부에서 얘기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의 의의가 고용창출이라고 하는 것은 일정부분 맞다고 생각한다. 주간연속 2교대제로 가게 되면 설비를 투자하게 되고 그에 대한 인원을 충원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동의가 되는데, 문제는 노동강도와 임금이다. 노동부에서는 고용창출만 얘기하지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이후 노동강도가 심화되든 임금이 저하되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 지금 금속노조에서는 주간연속 2교대제가 완성차 위주로 가고 있는데, 현대차의 경우 2013년부터 도입한다고 한다. 금속과 노동부에서 얘기되는 주간연속 2교대제는 임금이나 노동강도에 대한 내용이 배제되어 있고, 야간노동을 없애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임금 체계 개선 없이 주간연속 2교대제가 도입된다면 임금이 저하될 수밖에 없고, 다시 예전처럼 잔업과 특근을 추구해서 임금을 보전하는 과정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국 기본급을 올려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야간노동의 건강 위해성을 얘기해왔는데 노동부에서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 야간노동이 발암물질 제2등급이고 뇌, 심혈관계의 여러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얘기를 한다. 그런데 노동강도가 강화되면 그에 따른 추가적인 뇌심혈관계 질환도 당연히 발생되는 거다. 결국 야간노동을 철폐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우리는 인간적인 삶을 위해서 밤에는 잠 좀 자자고 요구한 건데, 야간노동 철폐에 맞물려서 노동강도는 올려버린다면 결국 노동자들의 피로도는 축적되고 건강 위해성은 다른 방식으로 증가한다. 그렇게 되면 맞지 않는 주간연속 2교대제가 아닌가. 노동강도 강화에 대한 대안이 만들어지지 않는 주간연속 2교대제는 결국 무용지물이고 조합원들 스스로도 인정할 수 없다. 임금 체계가 그대로라면 결국 이전의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밖에 안 된다.
그리고 노동부에서 진정 고용창출을 하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주간연속 2교대제를 향후 다른 직종까지 확대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는 게 맞는데 지금 생산직만 대상으로 적용하고 UPH(시간 당 생산 수량)를 올리자고 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물량에 대한 부분은 설비투자 확대를 통해 보완을 해야 하는 것인데 여기에 대한 내용은 없다. 노동부 장관이 지금 주간연속 2교대제 관련해서 현장에 직접 나갔다는 것이 언론에 크게 났었는데 결국 대선을 겨냥한 행보 아니겠냐.

사회운동: 금속노조도 주간연속 2교대제를 이야기하는 데 금속의 경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홍종인: 금속의 경우 작년에도 이미 주간연속 2교대제는 언급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팀이나 세부 구상 노력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준비 안 된 상태에서 교섭에 들어가면, 사측에선 이미 안을 만들어가지고 나올 텐데 이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금속에서도 이를 시행하려면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하고, 이미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하고 있는 두원정공 같은 사업장과 이를 쟁취하려고 했던 유성기업 등 미리 준비한 단위와 같이 회의를 해야 한다. 완성차 위주로 갈 것이 아니라 주간연속 2교대제의 목표가 무엇이고 어떤 준비과정이 있어야 하며 요구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논의가 많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직까지 미흡하다. 또 완성차에서 주간연속2교대제를 위한 설비 투자에 3,000억 원(현대차의 경우)을 투자하겠다고 하는데 그것을 완성차가 온전히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부품사에 납품단가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바로 내년이면 교섭에 들어가야 되는데 이런 부분들이 우려스럽다.

향후 투쟁 계획

사회운동: 노조탄압 분쇄, 민주노조 사수가 당면한 과제지만, 현장 복귀하면서 주간연속 2교대제는 계속 가져가겠다는 얘기가 있는데 앞으로 투쟁 계획은 어떤 것인가?

홍종인: 용역을 동원해서 폭력을 자행한 사측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공권력과 부딪혔던 거의 모든 조합원들이 조사 대상이 되어 있고 추가 구속이 되고 있다. 유성투쟁에 결합했던 연대단위, 주로 건설노조의 동지들이 구속 대상자가 되어 있는데 여기에 대한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리고 내년 1월에 경찰들의 인사 고과 평가가 있어서 수사를 하면서 건수 올리기에 급급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전국적인 순회 투쟁을 통해서 추가 구속자, 주간연속 2교대제, 그리고 복수노조 시행 이후 드러나는 어용노조의 문제들을 알려내는 것이다. 민주노조 자체를 말살하려는 시도들에 대해서 대정부 투쟁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공감대 아래, 이런 문제를 알릴 수 있는 순회투쟁을 기획하고 있다.
한국노총의 경우도 복수노조 시행 이후 어용노조를 띄우면서 사측이 의도하는 대로 노조를 지배하려고 하는 부분들이 많이 드러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금속도 마찬가지다. 어용 성격의 복수노조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금속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민주노조를 사수하려는 주체들을 잃어버리고, 나중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는, 잃기 전에 계획과 투쟁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민주노조를 잃게 됐을 때는 지금 드러나는 대로, 노동자가 한낱 기계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자율적인 의지를 밝히고 노동3권을 지키기 위해서 단결하면서 투쟁을 조직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많은 동지들이 유성 투쟁 때문에 구속이 되었는데 그 동지들을 위해서라도 투쟁할 수밖에 없다.
1월 중순에 완성차 위주로 전국을 돌면서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해 알리고 전체적으로 복수노조 관련 브리핑도 할 예정이다. 천막 농성의 경우는 특감 관련해서 우리가 요구하는 사안에 대해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직 지역의 연대단위들이 많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1월에 투쟁 계획이 있을 때 많은 연대가 있었으면 좋겠다.

사회운동: 주간연속 2교대제 관련한 내용, 복수노조 시행 이후 어용노조가 신설되고 탄압이 들어오는 문제 등, 유성투쟁의 방향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이런 내용과는 약간 결이 다르지만 내년은 총선, 대선이 있어서 여러모로 복잡다단한 시기가 될 텐데 민주노총 차원에서는 지지 정당 문제와 관련된 갈등도 예상된다. 반면 그런 시기에 노동자들의 요구가 투쟁으로 잘 조직화된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정치적 시기를 어떻게 돌파하려고 하시는지 듣고 싶다.

홍종인: 지금 이명박 정권의 지지는 추락했다. 박근혜 중심으로 당명 개정해서 나온다는 얘기도 있고, 통합진보당 얘기도 있지 않나. 유성 관련해서는 어떤 정당이 들어서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본가는 어떤 정권이 들어서냐에 따라 전략을 달리 하기 때문이다. 지금 친자본적인 이명박 정권 하에서는 자본이 힘을 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노동자를 지지하는 정권을 만들어야 하는 거고, 그것을 같이 키우는 게 유성투쟁 승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권에서 공권력 탄압이 신속하게 들어왔다면 차기 정권이 어떤 정권이냐에 따라 이에 대한 문제점을 차기 정권에서 뒤집을 수도 있고, 과잉진압에 대한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내년에 선거 과정에서부터 노동권 관련한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 우리로서는 결국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을 요구해야 하고, 정당을 판단할 때 노동자성을 중심에 둘 수밖에 없다.
유성투쟁에 여러 정당과 시민단체에서 찾아왔었는데 자신들이 해주겠다고 약속한 것들을 지키지 않아 조합원들이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조합원들이 공공연하게 ‘이제 믿지도 말자’는 얘기를 한다. 그런 말을 할 정도면 조합원들이 지금은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고 해서 잘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본다. 정치인들은 당선이 목적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을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 물론 유성 문제를 책임지고 같이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밀어줄 수 있다.

사회운동: 유성투쟁에 결합했던 많은 연대단위들이 있었다. 연대했던 동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홍종인: 지금까지 과반수 이상 조합원들이 남아서 싸울 수 있는 것은 연대단위의 힘 때문이었다. 연대해준 동지들이 없었다면 밥 한 끼 먹기도 더 힘들었을 것이고, 광범위한 연대와 지지가 없었다면 생활고에 시달리고 버티기 더 어려워서 현장 복귀도 더 빨랐을 것이다. 연대의 힘을 믿고서 ‘이게 민주노조다, 우리는 함께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투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성사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유성자본은 지금도 자신들의 계획된 시나리오대로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한 현실에 대해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연대를 부탁한다. 또 우리가 다른 투쟁에도 열심히 연대하겠다.

사회운동: 마지막으로 『사회운동』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홍종인: 자본은 한 가지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윤이 목적이고 지금 그 걸림돌인 노동조합, 민주노조를 무너뜨리는 것이 자신들이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유성이 주간연속 2교대제 갖고 싸웠지만 복귀 이후 투쟁이 마무리된 것이 아니고 아직 진행 중인 자본의 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점을 독자들이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더불어, 함께 해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싸울 수 있고 함께 할 수 있다.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 부탁드리고, 참으로 고맙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참고> 유성지회 투쟁경과
유성지회는 2009년 임금단체협약교섭에서 2011년부터 주간연속2교대를 시행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11년 3월부터 세부사항을 논의하는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측은 묵묵부답이었고, 2011년 5월 18일 노동조합이 조합원 총회를 개최한 지 2시간 만에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5월 25일 아산공장에 경찰병력이 투입되었으며 500여 명이 연행되었고 조합원 100여 명이 검찰에 기소되었다. 유성지회는 5월 26일부터 공장 앞 비닐하우스에서 농성에 돌입하였다.
한편 7월 사측의 주도 하에 복수노조가 설립되었다. 8월 31일까지 전원 업무에 복귀하고 조합원의 노조사무실 출입을 보장한다는 법원의 중재안에 사측이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용역깡패를 동원해 노조사무실 출입을 통제했다. 10월 18일 사측은 106명의 조합원들에게 대량징계를 내렸으며 그 중 23명을 해고했다.
5월 투쟁 당시 용역이 차량으로 들이받아 부상당했던 조합원들은 대부분 현장 복귀를 했다. 한 명은 경추 골절이 있던 부위를 재수술해야 하고 추가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용역의 쇠파이프에 맞아서 두개골 함몰과 뇌진탕이 있었던 조합원들은 아직도 병원에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병원비나 임금은 커녕 다친 사람들마저도 징계와 해고를 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11월 10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근로자지위보전 및 임금지급가처분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사측은 해고자 23인에 대해 매월 300-400만 원을 지급하고, 해고자들의 노조사무실 출입을 보장하며, 이를 위반할 때마다 1천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사측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고, 이에 대해 유성지회는 법원에 강제이행을 청구한 상황이다.
11월 8일 노동부는 유성기업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시행하기로 결정하고 15일부터 25일까지 감독을 시행했다. 그러나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어용노조에 대한 조사가 누락되어 있어 유성지회는 12월 8일부터 유시영 사장 구속과 어용노조 해체를 요구하며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했다. 12월 26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유성기업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70여건의 위법행위가 적발됐다고 공식발표했다. 적발 내용은 노조 사무실 출입 방해, 조합비 일괄공제 거부, 장기근속자에 대한 부당대우, 조합원 교육시간 불인정, 방독마스크 미지급, 산재 은폐, 연장근로 위반, 퇴직금·상여금 미지급 등 노동법의 모든 영역을 망라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위반 사항에 대해 사법처리 및 과태료 10억여 원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유성기업지회는 안전보건법 위반에만 10억여 원이 부과됐으며 근로기준법 위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위반에 관해서는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았고 기업별노조와 사측과의 관계(어용노조)에 관한 부분이 제외되어 있다고 문제제기하였다. 연말에 노동부는 현장을 방문해 사측의 지배개입에 대한 조합원 면담을 진행했다. 유성지회는 복수노조 지배개입에 대해 추가로 제출한 고소장에 대해 노동부가 조사에 바로 착수하겠다는 확답을 받고 12월 30일, 23일간의 천막농성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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