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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9.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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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이즈회의 참관기

캐나다에서 에이즈를 말하다

권미란 |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너무 먼 당신, 에이즈

“에이즈환자를 문 모기에 물리면 에이즈에 감염될까요?”
여러분이 이런 질문을 받으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한번도 고민해본 적 없는데, 글쎄? 감염되지 않을까?”

그럼 이 질문은 어떤가요?
“에이즈환자와 같은 병실에 입원을 했다면?” 혹은 “에이즈에 걸린 어린이가 당신의 아이와 같은 학교에 다닌다면?”
좀 더 심각해지지요? 여러분의 머리는 다소 혼란스러울 것 같아요.


미국에서 최초로 에이즈가 게이(gay)에게서 발견되었을 때 이를 '게이 돌림병'이라고 불렀다. 미국은 가족주의와 가부장제를 옹호하기 위해 정상적인(?) 성정체성을 갖고 있지 않은 게이에게 '성적으로 문란하여' 결국에는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에이즈 발병원인을 규정했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에이즈에 걸리기 쉬운 집단을 '부도덕한 이들'이기 때문에 천형이 내려졌다는 식으로 공격했다. 부도덕하지 않은 나, 성적으로 문란하지 않은 나, 역시 성적으로 문란하지 않을 것이 확실한(?) 배우자, 애인. 그래서 나는 에이즈와 무관하다고 생각하고, 에이즈에 걸린 이들을 비난하는데 동참하고 있지는 않은지.

질병은 환자가 처한 사회적 조건과 살아온 모습을 반영한다. 하지만 흔히 개인이 '몸관리를 잘 못해서'라고 단정짓는 경우가 많고, 환자가 되면 ‘보호와 지원’이 아닌 '정상'생활에서의 ‘퇴출’을 당한다. 직장검진 전에 노동자가 혈압이 높게 나올까봐 청심환을 먹고 가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전염성질병의 경우 '세균, 바이러스를 나에게 옮길 수 있는'이라는 비과학적인 의심은 바이러스와 감염인을 동일시한다. 몇몇 전염성질병에는 도덕성을 결부시킨다. 한센병, 결핵, 에이즈=더러운, 천한, 가난한, 성적으로 문란한 자. 그래서 이들을 격리시키고 비난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게 된다. 특히 에이즈의 경우 사회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는 이들을 공격하는 수단이다.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여성, 성노동자, 흑인들이다.


캐나다에 간 이유

16차 국제에이즈회의가 8월 13일~18일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되었다. 2년마다 개최되는 국제에이즈회의에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있는 에이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관료, 국제기구 관계자, 제약회사, 과학자, 연구자, 정책가들이 모인다. HIV/AIDS 감염인들은 이 회의를 그들만의 잔치가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감염인의 관점에서 에이즈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하면서 투쟁의 장으로 만들어왔다. 이번 16차 회의의 주제는 '결정하고 실천할 때 Time to deliver'이다. 지금까지의 논의와 해결책을 실행하기 위해 책임을 져야할 때라고 주제가 결정된 것은 에이즈가 발견된 지 25년이 된 지금 에이즈확산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국제에이즈회의에서는 주요 의제 5가지에 대한 전시, 토론, 심포지움, 영화제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주요 의제는 에이즈 확산을 중단시키기 위한 연구 촉진, 치료와 예방을 확대하기 위한 인적자원의 유지와 증대, 감염인 개인과 공동체의 결합 증대, 답변을 진척시키기 위한 새로운 지도력 형성, 현장으로부터 배우기이다.

한국에서는 나프(Nopi Narara HIV/AIDS people)공동체,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한국 HIV/AIDS 감염인연대, 한국 HIV/AIDS감염인협회 등의 단체 및 개인이 최초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참여하였다. 우리는 토론토에 오기 전 한달 반 동안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주범이 무엇인지를 토론했다. 에이즈는 의학적으로 수혈, 성행위를 통해서, 그리고 에이즈에 걸린 산모에서 태아에게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가 감염되어 면역력이 약해지는 질병이고 사회적으로는 성차별, 인종차별, 성소수자 차별, 빈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의해 확산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질병이다. 따라서 이런 사회적인 요건들에 의해 가장 피해가 심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 에이즈발병률이 높다. 에이즈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해 요구하고 싸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것에서부터 우리의 토론은 시작되었다. 그래서 에이즈를 둘러싼 수많은 문제점들이 있지만 우리는 우선적으로 자유무역협정과 한국의 에이즈예방법의 문제를 제기하기로 하였다. 이것은 국내문제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염인의 관점에서 감염인의 방식으로 에이즈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의 에이즈환자와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된 16차 국제에이즈회의장에서 근본적인 에이즈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활동가들. 'HIV가 아니라 제약자본의 탐욕이 우리를 죽인다'고 외치는 감염인의 목소리는 초국적제약회사의 이익만을 염두해 둔 지금의 에이즈 예방/치료 정책의 문제점을 드러내준다.

예방과 치료 사이에서

국제사회는 에이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방과 치료를 두고 오랜 공방을 벌였다. 세계지도자라고 불리는 이들과 선진국 정부는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예방'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에이즈환자들은 G8국에 '당장 아프리카를 치료하라, 당장 에이즈를 치료하라'고 주장했다. 왜냐면 선진국 정부는 성소수자, 흑인, 외국인, 여성, 성노동자, 가난한 자들을 위해 돈을 쓰기 싫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예방정책은 국내거주자만을 관리하고, 에이즈에 걸린 이들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해서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를 퍼트리지 않도록 통제하기 위한 수준만큼 치료를 하는 것이다. 예방과 치료사이의 공방은 마치 ‘예방은 비감염인을 에이즈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개인적 조치이고’, ‘치료는 에이즈환자를 위한 것처럼’ 예방과 치료가 분리되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즉 에이즈를 예방하는 것과 에이즈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반비례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의 예방정책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에이즈환자의 인권을 침해하도록 했고, 그들이 유지하고자 하는 사회를 굳건히 하는데 적절히 이용되었다. 그들은 정치적으로 성공했다.

그들의 예방정책은 두 가지 공통점을 가진다. 첫째, 에이즈는 사스나 조류독감처럼 전 세계적인 질병이지만 국내거주자만 관리하려 한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 외국인에게 HIV검사를 강요하고 있다. 장기체류외국인이 입국할 때 HIV양성반응이 나오면 입국할 수 없고, 국내에 거주하던 외국인이 HIV양성이 되면 강제출국을 당하게 된다.

둘째, 한국정부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는 성노동자, 마약사용자,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여성 등을 비정상적이고 비도덕적인 존재로 규정을 하고 이들을 타깃으로 이들을 차별을 하는 예방정책을 펼치고 있다. 부시대통령의 에이즈예방정책이 대표적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데, '금욕, 순결, 그래도 안되면 콘돔을 사용하라'이다. 한국의 예방법에는 대표적으로 감염인이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성행위를 했을 경우 처벌하게 하는 전파매개행위금지조항, 감염인을 실명관리와 감시하게 하는 신고·보고 조항, 외국인, 성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제검진조항이 있다. 여러분이 성행위를 할 때 콘돔을 사용하는지 아닌지를 검사하고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처벌받을 수 있는 법이 존재한다면 어떻겠는가?


콘돔만으로 에이즈확산을 막을 수 없는 증거들

'개인의 잘못된 행위'나 '안전한 성행위를 하지 않은 개인의 실수(?)'만으로 에이즈의 확산을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남녀노소, 인종, 동성애자와 이성애자, 남반구와 북반구의 구분 없이 비슷한 비율로 에이즈가 발병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흑인이 더 많이 감염되고,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더 많이 감염되고, 비율로 따졌을 때 동성애자의 감염 비율이 높고, 여성이 감염의 온상지로 여겨진다. 흑인이, 동성애자가, 인도와 아프리카의 가난하고 덜 문명한 이들이, 성노동자들이 덜 윤리적이고, 덜 똑똑하고, 더 분별력이 없고, 덜 합법적이고, 비정상적인가?

2004년 7월 14일 UN에서 '여성과 HIV/AIDS: 위기에 직면'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보고서는 아프리카에서 결혼한 젊은 여성이 결혼하지 않은 비슷한 연배의 여성보다 더욱 위험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이것은 성불평등과 차별 때문이다. 특히 더 나이 많은 남편에게 콘돔을 사용할 것과 여성이 원하는 성행위를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문화적으로 남편이 있는 여성보다 과부가 치료에 관한 정보를 찾기가 더 쉽다고 한다. 발표자는 부시의 에이즈정책 '금욕, 순결, 콘돔을 사용하라(Abatain, Be faithful, Comdomise)'를 비판하면서 성평등과 여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없다면 국제적으로 에이즈에 대항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활동가는 부시의 정책에 대해 ’내 남편이 제일 위험하다‘고 표현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감염인의 58%가 여성이고, 15~24세의 젊은 여성은 같은 나이의 남성보다 HIV에 감염될 위험이 2.5배나 높다. 대부분 재산권이 없는 그녀들은 에이즈치료제를 사먹을 수 없다. 그녀들에게 재산권과 성평등이 보장되지 않는 한 그녀들의 안전은 보장되지 않는다. 아프리카에서 여성운동진영이 에이즈운동을 하고, 에이즈운동이 여성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유니세프는 'Children on brink 2004' 보고서를 통해 에이즈로 인해 고아가 된 어린이가 2%(1990년)에서 28%이상(2003년)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지역에서 2000년 이후 380만 명의 어린이가 에이즈로 부모를 잃었고, 2010년까지 1850만 명의 어린이가 에이즈로 인해 고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아시아는 아프리카에 비해 전체 감염률은 낮지만 전체고아의 수는 두 배이다. 2003년에 아시아에서 고아는 8760만 명이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4340만 명이다.
임신 중 에이즈치료제를 먹으면 수직감염을 예방할 수 있지만, 치료제가 공급되지 않아서 많은 아이들이 감염된 채로 태어나고, 이후에도 기본적인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을 세우고 있는 국가는 매우 희박하다. 개발도상국에는 감염된 어린이의 치료를 위한 간단한 가이드라인도 없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 용량에 맞춰 어린이가 먹기 쉽도록 에이즈치료제를 생산하는 제약회사도 없다. 태국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가는 '제약회사는 감염된 어린이에게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UNAIDS(유엔에이즈계획, the United Nations Programme on HIV/AIDS)에 따르면 감염된 어린이는 2003년 기준으로 북미에 500명, 유럽에 500명이다. 따라서 거대제약사들은 어린이 에이즈치료제가 선진국시장에서 큰 이윤을 남기지 못하기 때문에 관심이 없다. 활동가들은 어린이에 대한 치료와 지원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재정적 문제라고 말한다. 어린이 감염이 점점 증가하는 것이 그들 부모가 무지하고 부도덕한 행위를 해서인가?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FTA, 당장 에이즈를 치료하라

애보트는 아프리카를 아예 배제하고 에이즈치료제를 만들었다. 애보트가 생산하는 에이즈치료제 로피나비어가 냉장보관 형태로 만들어졌고, 로피나비어와 리토나비어의 가격이 비쌌기 때문이다. 수 년 전부터 에이즈환자와 의사는 에이즈치료제를 열에 안정한 형태로 만들 것과 약값을 인하할 것을 요구해왔다. 2004년 방콕에서 있었던 15차국제에이즈회의에서 애보트는 열에 안정한 형태로 만들 것을 약속했다. 그래서 애보트는 열에 안정한 알약형태의 알루비아 Aluvia를 출시했고, 8월 13일에 '개발도상국에서 로피나비어와 리토나비어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저소득국가와 중진국에서 연간 환자당 가격을 2200달러로, 아프리카와 최빈국에서는 연간 환자당 500달러로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애보트의 약속은 공허하다.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아프리카 지역의 환자에게 연간 500달러는 죽음을 부르는 가격이다.

에이즈치료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로슈, 애보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길리어드 등 몇 개의 초국적제약회사에 의해 판매되고 있고, 이들은 특허권을 통해 생산, 판매에 있어 독점적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격 또한 유럽과 미국에서 팔릴 수 있는 최대의 가격을 요구를 한다. 이들 제약회사 외에는 에이즈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아무 곳에도 없냐면 그것은 아니다. 인도, 브라질, 남아공,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짐바브웨 등 많은 국가에서 에이즈치료제를 국내에서 싸게 생산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공공제약회사를 통해서 혹은 강제실시를 통해서 혹은 인도의 복제약 수입을 통해서 말이다. 그런데 초국적제약회사는 FTA를 통해 특허권과 정보독점권을 더욱 강화하여 값싼 약을 공급하고자 하는 정부, 국제기구의 노력과 환자들의 투쟁을 무력화시키려 한다.

우리나라는 에이즈치료제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2000년 이후에 세상에 나온 약들이 많이 들어와 있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로슈의 푸제온이다. 푸제온은 2004년에 보험등재가 되었지만 로슈가 요구한 가격에 못 미치게 보험약가가 결정이 되어 아직까지 판매를 하고 있지 않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지역에는 1차 치료제조차 충분히 공급되고 있지 않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지역은 에이즈환자의 수는 엄청나지만 돈 없는 대륙이기 때문에 제약회사가 버린 땅이다. 따라서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한국 등 수준의 차이는 있겠지만 제약회사의 이윤에 의해 생명을 좌지우지 당하는 문제는 같은 맥락을 가지고 있다. 에이즈치료제의 필요성에 대한 결정을 환자나 의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제약회사가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에이즈 치료는 초국적제약회사의 이윤을 충족시켜 줄 것인가 말 것인가에 달려있다. 그리고 초국적제약회사를 상대로 하는 싸움은 한 국가내에서만 하기는 힘들다. 그런 점에서 에이즈치료제에 대한 환자들의 투쟁은 국제적이어야 하고, 국제연대가 중요하다.

그리고 FTA는 의약품의 공급, 약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의료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에이즈치료제가 무상공급이 될 것이라고 안심할 수도 없다. 민간보험이 활성화되면 에이즈환자는 더욱 의료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게 된다. 지금도 에이즈환자는 민간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감염인 인권증진이 에이즈예방이다

에이즈를 '게이 돌림병' 혹은 부도덕한 이들에 대한 천형으로 여기는 인식은 에이즈문제를 에이즈에 걸린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묻지 않고, 에이즈환자에 대한 응징을 해야 하고 혹은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주범을 통제해야한다는 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나는 에이즈와 무관하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 에이즈에 걸린 사람들을 비난하는데 동참하게 만들었다. 결국 한국정부를 비롯하여 많은 국가에서 에이즈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예방정책을 펼치고 있다.

에이즈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답은 이미 에이즈환자들에 의해 제시되었다. 성평등과 여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없다면 국제적으로 에이즈에 대항할 수 없다. 성노동자에게 인권과 노동권을, 마약사용자에게는 깨끗한 주사기공급과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 당장에는 모든 이에게 의약품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 값싼 복제약을 자체적으로 생산하여 무상공급하도록 해야 한다. 에이즈환자에게 어떤 치료제가 필요한지 결정하고 국제적으로 공동의 연구개발을 하여 그 결과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전 세계의 에이즈환자들은 에이즈위기를 감염인의 관점으로 감염인의 방식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감염인 인권과 에이즈예방이 반비례한다는 입장은 에이즈를 더욱 확산시킬 뿐이다. 이제는 'HIV가 아니라 제약자본의 탐욕이 우리를 죽인다'고 외치는 감염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예방'의 사전적 의미는 탈이 나는 원인을 미리 제거하여 탈을 막는 것이다. 그러면 탈이 나는 원인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예방조치의 방향은 달라진다. 에이즈는 전 세계적으로 성차별, 인종차별, 성소수자차별, 빈곤,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원인 때문에 에이즈환자에 대한 차별과 낙인, FTA 문제, 초국적제약자본에 의한 생명권박탈 등의 문제가 전 세계 에이즈환자의 공통의 문제이다. 우리는 에이즈확산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을 감염인 인권증진이라고 부른다. 즉 감염인 인권증진운동은 에이즈를 확산시키는 사회구조와 차별을 바꾸는 투쟁이다.
주제어
여성 보건의료 민중생존권
태그
여성권 노동권 지역운동 여성노동자 페미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