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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3.7-8.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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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8교육비평_김학한.hwp

NEIS투쟁의 성격과 진행과정

김학한 | 전교조 정책기획국장
1. NEIS투쟁의 성격

전국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ational Education Information System, NEIS)은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가 삼성 SDS와 계약을 체결하고 추진해 온 것으로 노동자 통제와 고객 관리를 핵심으로 하는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Enterprise Resource Planning)시스템을 근간으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태생적 원리로 인하여 NEIS는 필연적으로 교원의 교육 활동 통제와 학생의 개인 정보 수집으로 인한 인권 침해를 동반하게 되었다.
특히 NEIS가 학교 내부에서 이루어졌던 교무/학사, 보건 영역을 통합하고 이러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16개 시․도교육청에 집적시킴으로써 학생들의 정보가 학교의 담장을 넘어 국가 정보로서 집적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NEIS를 통해 법률적 근거 없이 개인 정보를 수집함에 따라, 교육부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과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하게 되었다.

2.NEIS저지투쟁의 경과

NEIS 저지 투쟁은 2002년 9월 교육부가 NEIS를 도입하면서 시작되었고, 2003년 3월 개학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NEIS 저지 투쟁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5.12), 교육부와 전교조의 합의(5.26), 정부의 합의파기(6.1)등 수 차례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민주 진보 진영과 수구 보수 세력이 일대 격전을 벌이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1) NEIS 투쟁의 전초전(2002.9~2002.12)
교육부는 2002년 9월 NEIS를 전면 도입하려다가 전교조의 인증 거부 투쟁 (NEIS에 접속, 자료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한국전산원에 접속하여 인증을 한 뒤, 패스워드와 아이디를 발급 받아 16개 시․도교육청의 서버에 입력하도록 되어 있다. 전교조는 이 첫 단계인 NEIS 인증을 거부하는 것에서부터 NEIS 저지 투쟁을 전개하였다.)에 부딪혀 2003년 3월로 NEIS 시행을 유보하였다. 2002년 9월부터 12월까지 교육부와 협상이 시작되었으나 교육부가 NEIS에서 교무/학사, 보건 영역을 포함하겠다고 하면서 교육부와 전교조의 예비 협상은 결렬되었다. 이에 전교조는 12월 교육부에게 협상 결렬을 통보하였고 NEIS 저지 투쟁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결국 2002년 9월부터 2002년 12월까지는 본격적인 공방을 앞둔 진용짜기의 국면이었다고 할 수 있다.

2) NEIS투쟁준비기(2002.1~2월)
[NIES 폐기 투쟁에 대한 전교조 결의 + 인권, 시민 단체와의 연대의 시작]
NEIS 저지 투쟁은 2003년 1~2월 투쟁 준비기를 거쳐 3월부터 6월까지의 투쟁기로 접어들었다. 전국 임원 연수, 전국 대의원 대회를 통해 NEIS 폐기 투쟁이 개인의 정보 인권을 사수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였고, NEIS 폐기 투쟁을 힘차게 결의하였다. 다른 한 축으로 인권, 시민 사회 단체는 ‘프라이버시보호 NEIS 폐기 연석회의’를 구성하여 NEIS 폐기 투쟁 전선이 인권, 시민 운동 진영에까지 확산되게 되었다.

3) NEIS저지 투쟁기(2002.3~6)
[본격적인 투쟁 돌입기]
3월2일부터 전교조는 국가인권위원회 농성 투쟁, 학교 현장에서 인증 거부 및 인증 폐기 투쟁으로 NEIS 폐기 투쟁에 돌입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 농성으로 NEIS의 인권 문제를 사회적으로 부각시키고 인증 거부 투쟁을 통하여 NEIS가 가동되지 못하도록 투쟁을 전개하였다. 전교조는 3.27일 분회장 연가 투쟁을 통해 NEIS 폐기를 결의하였고 NEIS 중단을 요구하였다.
한편, 교육부는 분회장 연가 투쟁이 끝난 다음 날, 3.28일과 4.2일 편파적인 교육행정정보화위원회를 구성하여 NEIS의 전면 시행을 발표하였다. 마침 4.4일 발생한 보성초 교장 자살 사건을 기화로 수구 보수 세력과 교육부는 전교조에 대한 대대적 반격을 진행하면서, 인권을 지키려는 전교조의 NEIS 폐기 투쟁을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부쳤다.
NEIS를 기정사실화하며 NEIS를 학교 현장에 정착시키려는 의도임이 분명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전교조는 4.19일 전국 대의원 대회를 열어 NEIS 저지를 위하여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전조합원 연가 투쟁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하였다. 그리고 5.2일 위원장 기자 회견을 통해 연가 투쟁을 위한 전 조합원 찬반 투표 계획을 발표하였다. 5.9~12일까지 전 조합원 찬반 투표가 진행되었고 전교조 결성이래 최초로 치루어진 찬반 투표에서 70%의 조합원이 연가 투쟁에 찬성하였다. 이러한 찬반 투표의 결과에 따라 전교조는 5.28일 연가 투쟁을 발표하였다.

4) 투쟁의 전환점-국가 인권위 권고안 발표 시기
5.12일 NEIS 투쟁과 관련하여 중대한 발표가 있었다. 전교조는 2월에 국가인권위원회에 NEIS의 인권 침해를 진정, 접수하였는데, 5.12일 국가인권위원회는 3개월에 걸친 심의를 거쳐 NEIS가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결정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NEIS 27개 영역중 사행활의 비밀 침해 등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교무/학사, 입(진)학 및 보건 영역은 입력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권고하였다. 이는 인권 침해를 주장한 전교조와 시민 사회 단체의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었으며, 교육부 장관이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따르겠다고 이미 수 차례의 발표한 상황에서 교육부를 압박하는 결정이었다. 교육부의 약속대로라면 이 시점에서 NEIS에서 교무/학사 영역은 제외되고 학교 현장에서는 NEIS 이전 체제로 운영되어야 했다. 그러나 삼성 SDS와 결탁한 교육부 관료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따르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고 NEIS를 강행하려 하였다.
전교조는 5.16일 청와대 앞에서 위원장이 단식 농성을 전개하고 5.19일부터는 지부장들이 단식 농성에 동참하면서 5.28일 연가 투쟁을 준비하였으며 다른 한편으로 교육부와의 협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하였다. 세 차례의 협상을 거쳐 5.25일 밤 전교조 위원장, 교육 부총리, 이미경 민주당 의원, 문재인 민정 수석이 참여한 가운데 3개항을 합의하고 노정 교섭이 타결되었다. 교육부와의 합의의 주 내용은 고2 이하에서는 NEIS 이전 체제로 운영하고 고3의 경우 올해에 한하여 NEIS로 운영한다는 것이었다. 전교조는 이러한 합의를 바탕으로 5.28일로 계획되었던 연가 투쟁을 철회하였다.

4) 수구세력들의 집단화 시기
그러나 교육부장관의 발표가 있는 날부터 한나라당, 교총, 교장단, 교육감 등 수구 보수 세력은 인권 침해의 문제를 도외시한 채, NEIS의 강행을 주장하였다. 수구 보수 세력에게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과 전교조와 교육부 장관의 합의가 학생들의 개인 인권을 보호한 것이라기보다는 NEIS 시행에 찬성했던 교총의 패배, 교장단의 패배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이로부터 1주일간 교총, 교장단, 교육감들은 교육부 장관 퇴진 운동과 6.7일 연가 집회를 제시하면서 NEIS 시행을 요구하는 집단 행동을 전개하였다.
결국 6.1일 고건 국무총리가 참여한 정책 조정 회의를 거쳐, 교육부는 전교조와의 합의 파기를 결정하고 고2 이하에도 NEIS를 시행하도록 발표하였다. 전교조와 합의한 지 1주일만에 합의가 파기됨으로써 노정 교섭이 깨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으며 국면은 전혀 새로운 상황으로 반전되었다.
6.1일 전교조는 비상 중앙 집행위원회를 열고 교육부의 6.1일 발표는 전교조와 체결했던 노정 교섭의 파기이며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완전히 무시한 사태로 규정하고 5.26일 유보하였던 연가 투쟁을 6.20일 재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시민 사회 단체, 민중 단체는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하여 NEIS에서 인권 침해 영역의 삭제를 요구하였다. 인권 운동 활동가들은 6.18일부터 명동 성당에서 정보 인권을 침해 하는 네이스 강행 철회와 개인 정보 영역의 즉각 삭제를 요구하며 열흘간 노숙 단식 농성을 전개하였다. 이로써 NEIS 저지 투쟁은 민주 진보 진영과 수구 보수 세력 간의 밀릴 수 없는 싸움으로 발전되었다.

3. 그리고.. 지금! 아직도 진행중인 싸움-결코 패배할 수 없는 싸움이 있다!
작년 9월부터 전개된 NEIS 저지 투쟁이 9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NEIS 저지 투쟁은 정보화 사회에서 개인 인권을 지키는 투쟁이며 교원의 노동을 통제하려는 시도에 맞서 교육의 자율성을 지키는 투쟁이다. 그리고 이 싸움에는 향후 교육 개혁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수구 보수 세력의 반발이 숨겨져 있다. 따라서 NEIS 저지 투쟁은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야 할 싸움이다.
7.8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교육학부모회 등 43개 인권․교육․시민 단체와 정당이 망라된 '네이스(NEIS) 반대와 정보인권 수호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가 발족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학부모, 교사, 인권단체, 지역대책위 등 개별 단위에서 분산돼 진행해 온 모든 네이스 반대 운동 진영이 공대위를 중심으로 결집되었다. 전교조는 2학기에도 연가 투쟁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전개함과 동시에 법률적 대응을 계속 추진하면서 공대위를 비롯한 시민 사회 단체와 함께 NEIS 저지를 향하여 전진할 것이다. 또한 NEIS 투쟁 과정에서 높아진 교사와 학생의 인권 의식을 바탕으로 학교에서 학생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학교를 민주적 공동체로 바꾸어 내려는 투쟁 또한 계속될 것이다. PS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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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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