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5.10.58호

네 번째 사회운동을 펴내며

임필수 | 정책편집국장
지난 9월 23일이 성매매방지법 시행 1년을 맞는 날이었다. 사회진보연대는 여러 단체와 함께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등장한 성노동자운동의 전망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호성희는 성노동/성노동자라는 이름을 둘러싼 그동안 논쟁에 대한 사회진보연대의 입장을 밝혔고, 이꽃맘은 그 날의 열띤 토론을 스케치 형식으로 전한다. 덧붙여 이 날 발표된 민주성노동자연대 이희영 대표의 글을 수록한다. 독자들은 글에 담긴 성노동운동 행동일지를 주의 깊게 읽어주길 바란다.
류미경은 세계사회포럼 프로세스의 하나로 지난 7월 에콰도르에서 열린 아메리카 사회포럼의 주장과 행동을 소개한다. 반전평화운동의 목소리를 담는 ‘전쟁을 멈춰라’에서는 한반도 핵 현실을 다룬 지난 호에 이어 세계적인 핵 경쟁과 핵 확산의 비극을 폭로하는 박준도의 글을 담는다. 또한 터키의 활동가 톨란 테무제는 지난 2003년 이라크 침략을 위해 미군이 터키 공군기지를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터키 반전운동의 투쟁과 승리, 그리고 국제전범재판을 진행하게 된 과정을 전하는 글을 보냈다. 안성민은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가 사회양극화의 진정한 원인을 무시하고 노무현정부의 위기관리 전략에 조응한다고 비판한다. 배명수는 울산 현대자동차 원?하청 연대투쟁이 불안정노동 반대 투쟁의 중요한 갈림길을 의미하며 현실적인 질곡을 타파하기 위한 시급한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한다. 또한 정희찬은 9월 19일 발표된 6자회담 공동성명의 불투명성을 지적하고 미국의 핵 독점과 군사적 주도권을 해체하기 위한 투쟁이 긴급하다고 주장한다. 얼마 전까지 세계사회운동총회 사무국에서 활동했던 디에고 아지는 브라질 룰라와 노동자당의 위기를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설명하는 글을 보내 주었다.
이번 호 ‘책 속의 책’에는 마르크스 경제학의 현재적 의의를 밝히는 뒤메닐과 레비의 글을 싣는다. 그들은 마르크스가 창안한 분석도구가 10-20년 전부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자본주의를 분석할 수 있는 강한 잠재력이 있으나 보충과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한다. 그리고 가치론부터 이윤율 하락의 역사적 경향과 구조적 위기, 자본의 과잉축적 등 마르크스 경제학의 핵심 개념들을 검토한다. 마르크스 경제학과 자본주의 분석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는 그들의 작업에 독자들이 주목하길 기대한다.

고 류기혁 동지의 죽음을 두고 회자된 이야기들 중에 가장 마음을 서늘하게 한 것은 ‘무감각해진다’는 말이었다.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에도 무언가를 할 수 없는 경험의 반복에 따른 무기력의 다른 표현일 듯하다. 갑작스런 정운영 선생의 부음을 듣고 가장 마음에 남았던 것은 완성되지 못한 <노동가치이론> 후속작 원고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의 작업을 누군가 이어나갈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안타까움이 덜 할지도 모르겠다. 남한 마르크스주의에 드리워진 어둠을 넘어 나와 같은 한 세대의 청년을 육성했던 선생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젊은 노동자의 죽음이 무엇으로 남을지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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