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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0.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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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새로운 학생운동

리자 페더스톤 | [The Nation]5월 15일자
"노동착취공장의 옷을 입느니 차라리 발가벗고 다니겠다"

"우리 대학은 위기에 처해있다."
노동착취공장에 반대하는 동료 활동가들과의 모임에서, 펜실베이니아 대학 3학년생인 내티 패소우가 말했다. 패소우는 지난 2월초 펜실베이니아 대학 총장실을 24시간 점거하여, 이 대학로고를 새긴 의류 생산업체의 노동착취적 조건에 항의한 이 대학 13명(나중에는 40명으로 늘어났다)의 학생들 가운데 한 명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학생들은 노동착취공장 반대 학생연합(USAS) 소속의 학생 수백명과 함께, 대학 당국이 기업의 후원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노동감시기구인 공정노동연합(FLA)에서 탈퇴해 노동권수호협의회(WRC)에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었다. WRC는 남반구의 노동자권리옹호 조직들과 학자, 활동가들과 긴밀한 협력하에 있는 학생들이 건설한 기구로서, 기업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대학 당국은 처음에는 마지못해 정중한 태도로 학생들을 만났다. 학생들과 함께 한 회의에서 주디스 로딘 총장은 이 대학의 래리 그로스 교수와 동행했는데, 그는 베이비붐세대 출생자로 대학에서는 좌파적 관점을 가졌다고 잘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자신도 "학생이었던 시절에 그런 적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학생들에게 학교 당국을 좀더 신뢰해 줄 것을 요청하고 점거전술을 비난했다. 로딘 총장은 2월 29일까지 특별조사단을 통해 이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조사단의 신속한 결정을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자신에게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절차를 존중해 줄 것"을 권고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학생들이 대학 총장과 협상한 과정을 살펴보면, 그들이 총장의 약속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했다. 학생들은, 수없이 최종기한을 지키지 않고 또 다시 일방적인 최종기한을 내놓을 대학 당국을 신뢰할만한 이유가 없음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들은 총장실 점거에 돌입했다) 국제뉴스마다 이 소식이 소개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이 기타, 레코드, 탬버린을 동원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휴대폰을 계속 울려대며 8일 동안 항의를 계속하자, 로딘 총장은 FLA로부터 탈퇴하겠다며 학생들의 요구를 반쯤 수용했다.(특별조사단은 학생들에게 완전한 승리를 안겨주지는 않겠다는 의도로 지난 4월초 WRC 탈퇴여부를, 올 늦은 봄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학생들의 행동 중 가장 주목받을 만한 점은 이번 행동이 고립되거나 이상주의에 물든 즉자적 폭발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번 행동은 올해 노동착취공장에 반대하는 점거농성으로는 단지 첫 시위였을 뿐이다. 뉴욕주립 올버니, 튤레인, 퍼듀, 그리고 매칼레스터 대학은 물론 미시건, 위스콘신, 오리건, 로와, 켄터키 대학 등도 4월 중순까지 뒤를 이어 같은 행동에 들어갔다. 점거농성이 이들의 유일한 전술은 아니었다.

퍼듀 학생들은 11일 동안 단식농성을 벌였다. 다른 학생들은 이보다는 덜 과격한 전술을 택했다. 2월 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노동착취공장 반대 그룹인 경제정의를 위한 학생모임은 "노동착취공장의 옷을 입느니 차라리 발가벗고 다니겠다"라는 제목으로, 원하는 사람에 한해 누드파티를 벌였다.
3월 말, 같은 원칙에 입각해 좀더 재기 넘친 표현방식이 등장했는데 12명의 시라쿠즈 대학 학생들이 발가벗고 자전거를 타면서 캠퍼스를 돌아다녔다. 이러한 항의시위는 공동으로 협의한 노력의 성과였다. 3년 전에 결성되었으며 현재 200개 이상의 학교에 지부를 두고있는 노동착취공장 반대 학생연합(USAS)은 서로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모든 의사결정 과정은 메일링리스트와 웹사이트에 의해 좀더 용이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제를 이용해 학생들은 행동을 선전하고 정보를 퍼트리며 집단적인 행동을 조직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이 시애틀에 간 이유는

이 운동의 최대 성과는 (시애틀 이전에 가장 괄목할만하게) 2십5억달러에 이르는 대학 의류산업에 있어서 노동조건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학의 라이센스 정책만이 최근의 기업반대 선동의 타겟은 아니다. 올해 UC 데이비스에서 버몬트 대학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은 세계화 토론회를 개최하고, 4월 IMF·세계은행 연차회의에 대한 시민 불복종운동을 계획했다. 또한 의류회사 GAP의 노동정책에 항의하는 것은 물론, 대학 식당에서 스타벅스를 몰아내기 위해 활발한 캠페인에 착수했다. 눈덮인 1월 보수적인 버지니아 주립대학에서는 20명의 학생들이 이 대학이 맥도날드(이 학교는 거대 패스트푸드기업인 맥도날드가 학생식당을 20년간 독점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와 계약을 맺은 것에 항의하며, 이틀 밤을 총장 직무실 밖에서 지새웠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학생들과 웨슬리언 대학의 학생들은 대학 노동자들의 더 나은 임금을 요구하면서 점거농성을 벌였다. 그리고 3월말 수백 명의 학생들이 생명공학의 잠재적인 공포를 표현하기 위해 추하게 일그러진 종이 꼭둑각시를 들고 나와, 유전자 조작에 대항하는 보스턴의 카니발 축제에 참여했다.
1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아마도 미국의 경제 좌파에게 결핍되어 있었을 삶의 기쁨(joie de vivre)과 더불어, 대학 학생들은 기업지배에 저항하기 위해 잘 조직되고 깊이 사고하며 사실상 과격한 저항에 점점 더 많이 참여하고 있다. 이 학생활동가들은 지난 몇십년 동안 있었던, 그 어떤 학생 급진세력들보다 격렬하게 국제적·국내적 빈부격차를 비난하고 있으며 기업이 지배하는 세계가 민주적인 책임감을 결핍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전통적으로 정치적인 학교인 에버그린, 미시간, 위스콘신 대학에 다니고 있지만 이 운동은 이들 대학들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올 겨울 가장 극적이었던 행동 중 일부는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주립대학, 존스 홉킨스 대학처럼 항상 보수적이었던 대학에서 일어났다. 지난 4월말 이 글을 쓸 때 학생들은 몇 가지 의미있는 기업반대 항의시위를 매주 벌이고 있었다. 그것을 운동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렇게 성급한 것도 아니고 순진한 낙관주의도 아니다.

이들 학생들은 지난 11월 시애틀에서 스타벅스 유리장에 돌맹이를 던져 유명해진, 두건을 쓴 무정부주의 학생들과는 (표면적으로나 전술적으로) 거의 다르다. 이 운동은 위계주의에 반대하는 정신을 가지고 있다. 가령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노동착취 반대 그룹은 모든 의사결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다. 그러나 무정부주의자 집단과는 다르게 기업반대운동 조직의 학생들은 지도자와 대변인을 가지고 있다.(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운동이 계속해서 추진력을 발휘한다면, 더 많은 지도자와 대변인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다행히도 각각의 주요행동은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고 새로운 지도자들이 빠르게 출현하고 있다.(가령 내가 2월초에 있었던 시위 현장을 방문했을 때 펜실베이니아 지부에서는 소수파였던 일부 학생들이 이미 그 조직 내에서 공식적인 지도부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이 투쟁들의 많은 부분은 고등교육의 기업화와 관련되어 있다. 대학들은 점점 더 사기업처럼 운영되고 있고 사기업과 언제나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데이비드 L. 컵의 "새로운 대학", 4월 17일을 보라). 예를 들어 4월 중순에 있었던 노동착취공장 반대의 일환으로 전개된 한 점거시위에서, 오리건 대학의 학생활동가들은 기업과 학교간의 수많은 연결관계를 설명한 대학시설순회(그 곳 중 하나는 나이키 회장이자 최고경영자의 이름을 딴 필 나이트 도서관이었다)를 조직했다.

'민주주의와 교육을 위한 180/운동'이라 불리는 한 전국 학생단체는 위스콘신 대학에 본부를 두고 어떤 다른 단체보다도 이 문제와 다른 것과의 연관관계를 지속적으로 명료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심지어 세계무역기구(WTO) 정책이 고등교육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해 토론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학생들의 투쟁들(수업료 인상, 의류 판매,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투자, 학생회관 내의 맥도날드, 대학 세탁노동자들의 권리, 학내 식당의 사기업 투자, 혹은 멕시코에서 파업중인 학생들과 연대투쟁)은 거의 대부분 기업행위자로서의 대학 현실에 초점을 두고 있다.


노동착취 '발목잡는' 노동권수호기구, WRC

대학들이 학생들의 요구에 굴복해서 WRC에 가입할 것인가를 둘러싼 전선은, 이제 펜실베이니아 대학과 위스콘신 대학을 포함해 수많은 대학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WRC에 소속되면 의류 생산과 판매에 있어 엄격한 행동규범을 요구하고 임금, 공장 소재, 노동조건에 대해 전면적이고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한다. WRC는 그 운영에 있어서 기업의 어떠한 역할도 거부하고 있으며 대학 행정당국, 학생, 그리고 인권학자와 인권활동가들로 구성된 위원회에 권력을 부여함으로써 학생들이 원하는 (기업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일종의 대학 의사결정과정의 초기모델을 제공한다. 그것은 또한 지금까지 학생활동가들의 토론조건을 규정했던 모델이기도 하다. 소위 '최고경영자들(CEOs)'이라 불리고 싶어하는 대학 행정당국자들이, 어떤 경우에 있어서는 평화적 시위자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조치를 허용하면서 왜 그렇게 격렬히 봉쇄하려 들었는지는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한 때 학생들의 요구를 거부했던 많은 대학들이 이후 한발 물러난 것은 학생 조직가들의 수완과 에너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올 봄 점거시위의 물결은 4월 초 WRC의 창립회의를 앞두고 신중히 시기를 맞춘 것이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점거시위가 있기 전에는, 실질적으로 의류 판매계약을 거의 갖고있지 않은 몇 개 대학만이 새로운 조직에 속했었다. 현재는 47개 대학이 소속되어 있으며 WRC 창립회의에는 40개 대학의 학생과 행정당국이 참여했다. 이 회의가 열리기 전날 캘리포니아주 전체 10개 대학은 이 조직에 가입했으며 이 행사를 위해 뉴욕에 대표를 보냈다. 몇몇 대학은 어떠한 점거농성 없이도 참여했으며 깨끗이 항복함으로써, 명예가 손상되는 것을 피한 것이었다.

"많은 대학이 점거시위도 없이 WRC에 참여했는데, 이는 그들이 언젠가는 그 곳에도 점거시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마리아 로우퍼가 말했다. 그녀는 WRC의 간사 활동을 위해 하버포드 대학에 다니다 잠시 휴학을 한 노동착취공장 반대 활동가이다.
사실 학생활동가들은 대학 당국자들을 수세로 몰고갔다. 4월 7일 (대학이 학생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한 것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나온 학생 시위자들은 공항에서 오리건 대학 총장과 만났고, 총장은 무척이나 당황하여 짐을 팽개친 채 화장실로 몸을 숨겼다.

같은 날 훨씬 더 심했던 것은 WRC에 온 양복을 입은 대학 당국자들이 자신들 내부에서 "조직하기" 위해 달려오는 광경이었다. 많은 대학 당국자들이 WRC에 가입압력을 받았고 그들은 이 새로운 감시기구에 대해, 자신들이 원하는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대학 당국자들은 창립총회에서 운영위원회에 보낼 자신들의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었지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들은 현재 시카고에서 대학 당국자들의 회의를 가진 후 올 봄 말에나 대표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로우퍼는 말했다. "학생단체(USAS)는 많은 힘을 가지고 있었다."

산업부문 또한 점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96년 클린턴 행정부가 기업대표들과 일부 인권단체들과 함께 만든 FLA의 고위간부들은, 캠퍼스를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에게 이 기구의 좋은 취지를 확신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WRC와 다르게 FLA는 산업부문이 자체의 감시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최저임금조항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WRC의 창립총회 전 주에 FLA를 지원하고 있는 나이키는 브라운 대학의 WRC 가입에 반대하면서 이 대학과의 계약을 취소했다. 나이키는 WRC를 "발목을 잡는(gotcha)" 감시시스템이라고 부르면서 계속 비난했다.

"나이키는 다른 대학들을 위협하기 위해 브라운을 이용하고 있다"고 브라운 대학의 노동착취공장 반대 활동가 니콜라스 리빌은 WRC 회의에서 말했다. 더 최근에는 오리건 대학의 체육관 건립을 위해 3천만달러를 약속한 나이키의 필 나이트 회장은, 이 대학이 WRC 가입을 발표한 이후 분개하며 이 후원 약속을 철회했다.


'정체성의 정치'에서 연대의 운동으로

학생 활동의 최근 역사에서 경제학이 새롭게 강조되는 것은 상당한 변화를 말해주는 것이다. 10년 전에는 많은 학생조직들이 있었지만 그것은 파편적이었고 고립적이었으며 인종적, 성적 소수자와 여성들에 대한 억압과 맞서 싸우면서 일부, 그리고 대부분은 비판자들이 불렀던 "정체성의 정치"에 초점을 두었다. 그들이 존경받을만큼 (그리고 많은 대학에서 사회적 관계를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일만큼) 그들 사이에 연대의 장면은 거의 없었고 그들은 흔히 대학 밖의 삶과는 거의 연관을 맺지 않은 고립된 섬과 같았다.
그 정치적 운동은 끝이 났다.

몇가지 이유를 말하자면, 좀더 넓은 세계에서 조직된 페미니즘이 소강상태에 놓여 있고, 주류 게이 운동은 현재 군복무할 권리, 결혼, 증오범죄 법제화(학생들의 이상주의에는 말하지 않는 온건한 목표들)와 같은 쟁점에 초점을 두고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제적 좌파(특히 노동운동과 갑자기 출현한 세계자본에 대한 저항)는 수적인 면에서나 전망의 면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학생들의 기업반대 운동은 노조들과 강력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새로운 세대에게 주목할 만한 헌신성을 보여주고 있다. 2월에 있었던 펜실베이니아 점거농성 동안 다양한 노조지부에서 거의 매일밤 학생들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했다.
"시애틀 시위를 통해 노조들은 학생들이 진지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정의로운 노동의 권리와 함께하는 일자리의 운영위원장 시몬 그리어는 설명하고 있다.

위스콘신 대학이, 평화로운 시위를 벌인 54명의 학생들을 끌어내기 위해 경찰을 불렀을 때 철강노련위원장 조지 베커는 행정당국의 "폭압적 조치"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1990년대 초반에 있었던 투쟁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사실상 학생운동은 때때로 기업반대 운동을 통해 급진적 해방운동과 같은 1970년대 초반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지도부가 여성이고 여성주의적 분석은 운동의 초점을 잡는데 많은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예를 들어 노동착취공장 반대 활동가들은 흔히 대부분의 노동착취공장 노동자들이 여성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동성애 혐오증에 반대하는 투쟁이 학생들의 진보적 의제에서 거의 사라졌지만, ACT UP과 Queer Nation과 같은 1990년대 초반 학생단체들의 전술은 분명하게도 새로운 학생 활동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기업반대 운동은 인종주의 반대 운동일 수 있는 잠재적인 요소를 제공하고 있다. 미시간 대학의 법학부 학생이자 미시간 대학 유색인종 학생동맹(SCC)의 성원인 파라 몽고우는 "(노동착취공장은) 명백하게 유색인종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유색인종은 노동착취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비록 많은 핵심 조직가들이 남아시아 출신이긴 하지만 노동착취공장 반대 운동은 대부분 백인에 의해 조직되고 있다.
유색인종 학생들에 의한 조직화는 상승 중에 있지만 기업반대 단체들과의 관계가 쉽지만은 않다. 일부 유색인종 학생들은 그 중 부분적인 이유가, 백인 활동가들이 권력자들로부터 더 좋은 대우를 받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난 2월 미시간 대학에서는 인종주의 은폐 사회에 대해 항의하는 SCC 성원들이 노동착취공장 반대 조직처럼 동시에 점거농성을 벌였고, 대학당국이 몇 주 동안 자신들을 무시했으면서, 백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단체는 총장과 즉각 면담할 수 있었던 사실에 분개했다.

역사적으로 흑인과 노동자계급의 대학인 노스캐롤라이나 센트럴 대학 2학년 학생회장인 저스틴 히긴스는 지난 2월 그 지역 WTO/IMF 반대 학생동맹에 참여했는데 그는 워싱턴D.C에는 가지 않을 계획이었으며 시애틀에 가지 못한 것도 그리 안타까워하지 않았다. 그는 "만약 (시애틀에) 흑인 학생이 있었다면 고무총이 아니라 진짜 총이 등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학 내에서 그리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경제적 정의에 관한 캠페인은 훨씬 다양한 인종으로 섞여있다. 가령 대학 수업료 인상에 맞서싸우는 사람들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노동운동진영과 학생운동의 관계는 학생운동이 백인 일색으로 주도되는 것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운동의 초기단계에서는,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거의 대부분 압도적으로 유색인종으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대학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존스 홉킨스 행동에 관여한 흑인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역노조가 점거시위에 참여하자 흑인 학생단체들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다른 대학에서는 기업반대 활동가들과 감옥개혁운동 활동가 사이의 다인종동맹이 출현하기 시작하고 있다(이 동맹에 있어서 힙합 음악의 역할에 관해 쓰고있는 "대학의 힙합 정치" 16쪽을 보라).

4월 초 10개 대학의 학생들은 500여개의 대학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소덱스호-매리오트를 타겟으로 캠페인을 벌였다. 이 기업은 민간 사기업이 운영하는 감옥의 최대 투자자일 뿐만 아니라, 최근 노사관계위원회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점거농성을 벌인 뉴욕주립 올버니 대학 학생들은 노동착취공장 관련 요구에 덧붙여, 소덱스호-매리오트가 민간 감옥에 대한 투자를 철수하고 노동 관행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대학 당국이 식당운영에서 손을 떼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함께 주장했다.
1990년대 초중반 학생들의 '정체성의 정치'가 갖고있는 문제점 중 하나는 지지자들이 지나치게 한정되어 있는 대표성에 대한 강박관념이었다.(동성애혐오증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은 단지 동성애자들뿐이었고 유색인종만이 인종주의에 대해 말하는 식이었다) 그런 1인칭 정치는 함께 일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가들의 능력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공동의 지반을 발견하는 데에도 심각한 저해지점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 여성주의운동으로부터 도출된)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이 시기 학생운동의 전제는 현재 기업반대 운동의 핵심가정, '즉 우리는 소비자다', 우리는 개별적으로 자본의 약탈에 의해 유린당하고 있다는 가설을 설정하는 데 토대를 놓았다. 학생들이 처음에 노동착취공장 반대운동에 동참하기 시작한 이유는, 자신들 일상생활의 한 부분인 생산품의 이면에 있는 착취를 발견하고 그 상황이 매우 끔찍하다는 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2학년생이며 USAS 성원인 루파 고나는 "우리는 우리의 옷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한다.

스타벅스(4월 중순 공정무역커피를 구입하라는 압력을 받은 바 있다)와 유전자 조작 식품에 학생 대중교육은 구매력에 초점을 두고있다. 소비자 경험은 학생들 사이의 권력 차이를 강조하는 것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것이다. 도처에 널린 (대학)로고의 이면에 가려진 노동착취공장의 끔찍함을 드러내는 것은 전복적인 성격을 갖는다. 특히 그러한 로고들이 가하는 최면에 철저히 빠져든 문화에서는 더욱 그렇다. 로고와 브랜드의 목적은 상품 숭배(로고와 브랜드가 박힌 옷을 좋아하지만 입고있는 옷이 만들어지는 조건에 대해서는 문제제기하지 않는다)일 뿐이다.

그러나 나오미 클레인이 그녀의 책 "로고반대 : 유명브랜드 상품화를 겨냥하며"에서 논평하기를, 이미지에 있어서의 기업 이미지를 거래하는 것은 특히 이들 이미지가 더러워질 때는 쉽게 손상된다고 말했다. 유명하지 않은 정보통신 기술회사는 멕시코 노동착취공장에 자사 자료입력 사업을 조용하게 명시할 수 있지만 디즈니, 스타벅스, GAP과 같은 회사들은 다르다. 소비자들의 정서와 마음에 각인된 그들의 유명함으로 인해 활동가들은 그들의 나쁜 행위를 대중화하는 데 훨씬 쉽다. 다른 동시대의 기업반대운동가들(가령 전세계 황금아치 하에서 파괴시위를 하고 항의를 벌이는 사람들)처럼 학생들은 거대 기업에 저항하기 위해 그 기업의 캐치로고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해왔다.

그리고 나이키 공격처럼 "우리는 대학 그 자체가 학생들이 소비하는 하나의 브랜드이자 로고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노동착취공장 반대운동을 노련하게 벌여온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3학년생 토드 푸가치는 말했다. 대학, 특히 명문 대학이나 유명한 스포츠팀을 가지고 있는 대학들 또한 이미지에 의존한다. 맥도날드가 미시간 대학 식당 운영권을 욕심내도, 그 로고가 착취와 기업의 탐욕을 상징화한다면 결국 라이센스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학생운동의 딜레마

여전히 브랜드를 표적삼는 것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동시대 자본주의가 우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방식 중의 하나는 우리 모두를 (시민이나 노동자, 혹은 활동가로서 보기보다는) 소비자로서 규정하는 것이다. 기업반대 운동의 중대한 문제는 정치를 쇼핑 차원으로 한계지우지 않고 어떻게 좀더 광범위한 대중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단순히 분개하는 소비자로서는, 그들이 그렇게 효과적이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점차 깨닫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4학년생이자 USAS 조직가인 로리 아이첸봄은 나를 만날 때 올드 네이비 빨간색 양털옷을 입고 나왔는데, 그녀는 모든 의류기업들이 노동착취공장의 노동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류산업에 대한 보이콧은 큰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녀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예일 대학 노동착취공장 반대 학생모임의 성원인 소라브 사커는 "그 점이 바로 우리에 대해 가장 크게 오해하고 있는 점이다. 사람들은 '우리는 GAP의 옷을 안 입을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의식을 뛰어넘어 노동자와의 연대를 향하여 기업반대 운동의 점차적인 발전에 결정적이며 광범위한 구조적 변화는 UNC의 푸가치가 논평하듯이, 남반구 뿐만 아니라 미국 노동운동 진영의 노동자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만약 WRC가 학생들의 희망대로 발전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착취없는(sweat-free)' 브랜드들에 대한 "훌륭한 살림꾼 스타일"이라고 인정해주는 것을 뛰어넘어 노동자들과 노조에게 의류산업에 있어서 좀더 강력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견해들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학생들이 급진적인 전망을 가지고 기업반대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끔찍한 이야기에 쏠릴 뿐이지만, 전체 시스템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기 시작했다"라고 마리아 로우퍼는 말했다. 학생들은 또한 자신들이 대학에 대해 완고하게 행동할 때, 그리고 자신들이 행동했을 때만이 학교가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급진화된다. 예일대학에 근거한 전국 조직인 기업개혁을 위한 학생동맹(STARC)의 대변인이자 예일대학 1학년생인 데이비드 코슨-노웰즈는 자신이 속한 이 단체가, 실제로 예일기업(예일대 이사회에는 프락터&갬플 최고경영자가 포함되어 있다)에 책임있게 투자할 것을 설득할 것이며 그 이유는 "우리가 옳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캠퍼스 근처에 있는 커피숍에서 있었던 집단 토론에서 학생/노동자 행동동맹(SLAC) 소속의 학생들과 USAS의 예일 지부(좀더 오랫동안 행정당국과 투쟁을 벌여왔고 좀더 대립적인 전술을 채택해온 그룹) 학생들은 분명하게도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예일 SLAC의 활동가인 4학년생 로리 킴밍톤은 대학 행정당국들에 관해 "그들은 될 수 있는 한 아무것도 하려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2학년생이자 STARC의 지도자인 다니엘레 린저 이것이 바로 그 경우라는 것을 인정했다. 그녀는 STARC이 USAS보다 "개혁에 대한 좀더 보수적인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할고 있지만 "우리는 더 새로운 조직이고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갖는 이 방식을 아직은 폐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살펴봤을 때, 이 새로운 운동에 대해 최소한 신중하게라도 낙관적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라고 전체 세대에게 가르치고 있다. (잠시 쉬었다가) 자본주의에 대해서 말이다"라고 키밍톤은 말하고 있다. 그녀는 카페 테이블 건너 STARC 활동가들과 나의 공책을 흘끗보면서 경쾌하게 웃었다. "이런, 이건 말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 이 글은 인터내셔널뉴스 97호에 전재되었으며, 중간제목은 편집자가 편의상 붙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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