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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5-6.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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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용 임금 노동시간 실태

경제위기로 악화되고 있는 고용과 임금 조건

박하순 | 공동운영위원장
2008년 4/4분기부터 심각해진 경제위기로 인해 노동자들의 고용은 악화하고 있고 임금은 감소하고 있다.

고용동향

고용상황부터 살펴보자. 통계청의 최근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우선 실업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3월 현재 실업자는 95만 2천 명으로 실업률 4.0%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9월 72만 2천 명, 3.0%에 비하면 숫자로는 23만 명이 늘어났고 실업률로는 1.0%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표1] 참조). 남자 실업률은 4.5%, 여자 실업률은 3.1%이다.
그러나 이런 실업률은 현재 열악한 고용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경제활동참가율(15세 인구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거나 취업을 하기 위해 구직활동 중에 있는 사람의 비율)이 대폭 떨어지면서 실업자(경제활동인구 중 취업하고 있지 않은 사람)로 분류될 인구가 비경제활동인구(가정주부, 학생, 일을 할 수 없는 연로자와 심신장애자,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자 등이 포함됨)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1997-98년 아이엠에프 경제위기 이전에 계속 상승해오던 경제활동참가율은 경제위기를 계기로 대폭 떨어진 뒤 위기 이전 추세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것이 이번 경제위기를 계기로 경제활동참가율이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커녕 또 다시 한 단계 하락하여 아이엠에프 위기 당시의 수준보다 더 낮아져 2009년 3월엔 60.2%를 기록하였다. 아이엠에프 위기 직전인 1997년 62.5%에 비해서는 2.3%포인트가 하락하였고, 아이엠에프 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2004년 62%에 비해서는 1.8%포인트가 하락하였고, 61.7%를 기록한 2007년에 비해서도 1.5%포인트가 하락하였다([그림1] 참조).
당연히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었다. 2009년 3월 비경제활동인구는 1,587만 5천 명으로 2008년 3월의 1,535만 명에 비해 52만 5천명이 늘었는데 이는 15세 이상 인구증가 규모인 47만 3천명을 넘어선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은 무려 152만 9천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만 3천 명이 증가하여 16.7%의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특히 20대와 40대에서 “쉬었음” 범주의 증가율이 각각 20.3%, 27.8%로 매우 높다. 사정이 이렇다면, 20대 실업률이 8.7%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마저도 과소 추계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40대 실업률 역시 마찬가지다. 구직단념자는 17만 1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 1천명이 늘었다. 결국 비경제활동인구와 실업자 증가로 인해 취업자가 급격히 줄고 있다. 2009년 3월 취업자 수는 2,311만 명으로 2008년 6월 2,396만 3천 명에 비해 무려 85만 3천 명이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수 비율을 나타내는 고용률이 57.9%로 2008년 10월 60%에서 무려 2.1%포인트나 하락하였다.

한편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에서 취업자 수 감소가 현저하고, 성별로 보면 남성은 전년 동월에 비해 4만 6천명이 감소한 데 비해 여성은 무려 14만 9천 명이 감소하고 있어 경제위기가 도래하면서 여성들이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해고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성들의 일자리 감소는 제조업에서 12만 2천 명,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에서 9만 8천 명 발생하고 있다. 한편 취업자 수가 늘어난 산업도 있는데 사업/개인/공공 서비스업에서는 전년 동월 대비 25만 8천 명이 늘었고, 이 중 여성취업자 증가가 16만 9천 명, 남성취업자 증가가 8만 9천 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저임금 또는 낮은 소득의 불안정한 일자리로 추측이 된다.
사정이 이렇다면 앞에서 언급된 여성의 낮은 실업률은 여성의 열악한 고용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가사, 육아 범주의 증가에 의해 여성의 높은 실업상태가 은폐되고 있고, 사업/개인/공공 서비스업에서의 취업증가 역시 여성의 열악한 고용상황을 가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실업률은 증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현재의 고용상황, 특히 여성의 고용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6.0시간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시간 감소하였다. (취업시간은 노동자, 자영업자, 무급가족종사자의 취업시간을 다 포함한 것이고, 노동자의 취업시간은 근로시간이다. 참고로 상용노동자 5인 이상 사업장 소속 전체노동자의 근로시간은 2008년 4/4분기에 39.8시간이다.) 산업별로 주당 평균 취업시간과 감소폭을 살펴보면, 제조업은 46.9시간으로 2.3시간 감소했고, 도소매음식숙박업은 50.4시간으로 1.6시간, 건설업은 44.5시간으로 1.3시간 감소하였다. 한편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295만 4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8% 증가하였고, 이 중 18시간 미만 취업자는 90만 5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9% 증가하였다. 그리고 54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656만 3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3만 2천명이 줄었고, 비율로 보면 14.7%가 감소하였다.

임금과 노동시간

임금과 노동시간의 현황을 살펴보자. 노동부의 <’08년 4/4분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임금근로시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임금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체 노동자의 2008년 4/4분기 월평균 명목임금은 266만 1천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가 하락하였는데 상용직 노동자의 명목임금은 1.7%, 임시직 일용직 노동자의 임금은 9.4%가 하락하였다. 그리고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임금 상승률은 6.4%가 하락하였는데, 상용노동자의 실질임금은 5.9%가 하락했고, 임시일용노동자의 실질임금은 무려 12.9%가 하락하였다.
한편 사업체 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에서의 임금감소율이 크고, 임시직 일용직 노동자에서는 특별히 30-99인 규모에서의 임금감소율은 무려 27.8%에 이른다. 이 그룹에서의 임금은 66만 1천원에 불과하다. 산업별로 보면 열악한 곳도 있는데 운수업의 임시직 일용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수준은 36만 5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1.8%가 감소하였고, 기타공공서비스의 임시직 일용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수준은 52만 5천원으로 무려 42.7%가 감소하였다.
한편 임금구성별 변화를 상용노동자의 명목임금을 통해서 살펴보면 정액급여는 5.1%가 상승하였는데 초과급여는 9.4%가 감소하였고, 특별급여는 22.4%나 감소하였다. 잔업 및 특근의 축소로 인한 임금감소가 심각하고, 상여금 및 성과급 축소로 인한 임금감소는 특히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 노동자들의 2008년 4/4분기 주당 노동시간은 39.8시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시간이 감소하였고, 비율로 보면 3.4%가 감소하였다. 상용노동자의 노동시간은 2.4%가 감소하였는데 소정실근로시간은 0.9% 감소, 초과시간은 15%의 감소를 보여 초과근로시간이 대폭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임시직 일용직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전체적으로 21.9시간으로 전년 동기 25.7시간에 비해 주당 3.8시간, 14.8%가 감소하였다. 이들의 노동시간은 절대적으로 매우 적다. 사업체 규모별로 보면 30-99인 규모에서의 노동시간은 18.6시간에 불과하다. 산업별로 임시직 일용직 노동시간을 보면 운수업의 경우 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6.9시간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무려 78.8%가 감소하였고, 기타공공서비스의 경우 20.8시간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가 감소하였다. 교육서비스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0.6%가 증가하였는데도 12.0시간에 불과하다.
고용관련 통계에서 당연히 취업자로 분류가 되는 임시직 일용직 노동자는 노동시간의 감소로 인한 임금감소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물론 완전 실업자까지 고려한다면 노동시간 감소와 그로 인한 임금감소는 더욱 심각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제위기 초입단계에서 노동자들의 고용상태가 매우 열악해지고 있고 임금 감소가 심각한 상태다. 임금감소는 현재 노동시간 감소를 통한 초과급여 감소와 상여금 및 특별급여의 감소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이후 특별급여의 삭감은 더욱 심각할 것이고 임금동결, 신입사원 임금 삭감 등 정부정책으로 보건대 정액급여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여 전체 임금감소는 더욱 심각해 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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