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운동

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1.9.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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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의 이사와 새사무실

이상민 | 사무차장
8월 9일이었다. 사회진보연대와 민중의료연합이 새로운 사무실에 둥지를 틀었다. 8월 23일 진보교육연구소가 같은 사무실로 이사를 와서 현재 갈월동 사무실은 투자협정·WTO반대 국민행동, 민중복지연대, 교육비평 등 여러 단체가 한 지붕 밑에서 생활하고 있다. 시끌벅적했고 무더위에 서로가 지쳐 있었지만, 무사히 이사를 하고 나서 시작된, 동지들의 하계휴가는 어느 해보다도 달가운 시간이었다. 더욱 큰 사무실로 이사를 와서인지 정리가 덜된 사무실엔 휴가 때문에 활동가들의 모습마저 보이지 않아 한동안 썰렁했다. 그렇지만, 다시 모인 사회진보연대 동지들로 북적되는 사무실은 하루에도 유동인구 100여명 정도의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다. 흩어져있던 각 단체들이 모인만큼 책임있는 자세로 공동운영에 각자 일조를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북적되는 사람들로 산만해지기 쉬운 사무실풍경으로 인해 이전까지 갖고 있었던 끈끈한 연대의 기풍만큼은 잊지 않고 활동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反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심장으로!
창립초기 사회진보연대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가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비판적 관점과 꾸준한 연구를 해왔었다. 노동의 불안정화와 신자유주의 정책인 구조조정 개혁체제가 담고있는 모순과 문제점들을 계속적으로 알려내고 그에 따른 실천들을 감행해 왔다.
IMF이후 김대중 정권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병행·발전·구축하겠다고 온 국민에게 호언장담하였다. 하지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와 다르지 않다는 모순적 사실들이 얼마 안 가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김대중 정권은 집권 3년 반이 지나, IMF빚을 1년이나 조기상환했다며 스스로 자축하고 교만스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세계 단기 외채1위라는 현 경제위기의 모순은, 그 미소가 4천만 민중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미소가 전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김대중 정권이후 추진된 초국적자본에 의한 해외매각, 은행통폐합, 기업 구조조정과정에서 희생된 노동자들의 설 자리는 그 어느 곳에서도 없었고, 오히려 정권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파견법을 제정하여 노동의 불안정화를 체계적으로 양산하였다. 올해 구조조정과정에서 내쫓긴 해고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되찾으려 했던 시도들은, 대우자동차파업을 정점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계약직이나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는 비정규노동자들 또한 그들의 목소리를 조직적으로 담아내기 시작하였다. 이런 정세흐름에 맞추어 사회진보연대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에 따른 노동의 불안정화분쇄와 공공성 구축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운동사회와 민중진영의 정책적·실천적 대안들을 제출하고 있다. 또한 현재 정부와의 협상을 우선시하는 협조주의와 주5일 근무제, 공무원노조 일부인정 등 민중운동진영 내에서 판치는 개량주의에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에겐 이들 협조주의, 우경화된 개량주의에 단호히 대처하여 현 정세의 계급적 본질을 명확히 규명하고 민중들의 투쟁에 앞장설 反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심장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이에 사회진보연대 동지들의 전진하는 모습을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한계는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다!
의식적이고 끊임없는 사상투쟁, 원칙에 입각한 조직운영, 민중운동진영에의 개입과 실천이 전체 민중운동진영의 전선운동에 복무하는 길이다. 그래도, 사회진보연대에 몸을 담은 지 얼마 안되는 나로서는 사회진보연대에 허전한 몇 가지 지점이 존재한다.
우선 현장에 대한 고민의 부족이다. 사회진보연대가 입장의 충실함과 정세의 계급적 본질을 올곧게 바라보고 있더라도, 현장활동가들이나 대중들과 깊은 호흡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이것은 단순히 느낌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현장대중과의 긴장감 확보는 현재 사회진보연대 운동이 한 단계 상승하는 데에도 중요한 열쇠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회원들에 대한 정책적·사업적 내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올 초 사회진보연대에 들어오면서 심각하게 느꼈던 것이기도 하다. 모두가 느끼는 심각함임에도, 회원들에 대한 사업이나 정책적 배려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지금까지 사회진보연대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의 꾸준한 관심 때문이었으며, 덕분에 만3년의 시간을 지나올 수 있었다. 문제의식을 느껴오다가 '작은 실천부터'라는 것을 깨닫고 시작된 온라인 회원소식지는, 앞으로도 꾸준한 소통매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회원들의 기고와 회원인사글 등 회원참여사업은 앞으로 회원들에게 전달되는 온라인 회원소식지 이외에, 회원들에게 다가가는 강좌사업 등 대중사업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느낀 우리 안의 극복지점은 내부소통의 문제이다. 사회진보연대는 타 조직에 대한 배려와 헌신적 연대, 노동(자)운동에 대한 끊임없는 정책적 지원, 연대적 실천의 과감함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에 비하여 내부적 소통과 문제의식을 환류하는 작업은 많이 부족하다. 이것은 조직운영, 기풍 등과 꼭 결부되어 있다고 할 수만은 없는 사회진보연대 동지들의 결속력 강화를 위한 고민이다. 이것은 무엇이 딱 대안이라고 말하기 힘든 고민이라서 현재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이다.


새 술은 새 장독대에 담아야 제 맛
이사하면서 집행위원 MT를 가고, 또 바로 휴가기간이어서 바람같이 지나간 8월 한달이었다. 사회진보연대는 하반기 한국경제위기에 대한 민중진영의 대응과 부시 방한 반대투쟁을 중심으로 핵심투쟁을 배치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회원사업으로 역사강좌사업을 기획 중이다. 예상하지 않은 돌발사고들과 내부 활동가들의 뜻하지 않는 병(病)사고가 있긴 하지만, 주춤거릴수 있는 내부를 가다듬어 하반기 사업들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이를 계기로 한 단계 성숙한 사회진보연대를 만들 수 있어야겠다.
사회진보연대는 다가오는 12월4일에 단체창립 만3년을 맞이한다. 조직이 만들어지고 3년이 지났다면, 사상이 좀 더 굳건해지고 조직의 나아가야 할 바가 명확히 보인다고 하였다. 운동선배들로부터 내려오는 이야기인데, 그냥 옛 이야기로만 치부해버릴 수 없는 고민과 역사적 흔적이 담겨있는 말인 듯하다. '신자유주의에 맞서 민주적, 계급적 대안을 창출하고 노동자 민중의 연대를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는 사회진보연대의 창립이념에 맞게 전진해왔는지 되돌아볼 시기이다. 이번 이사를 계기로 이를, 제2의 창립이념으로 삼아 민중운동진영에서 한 단계 전진하는 사회진보연대가 되도록 질주해야 할 것이다.


<편집자주> 이 글의 필자인 이상민 사무차장님이 글을 쓰고 바로 다음날 뇌출혈로 긴급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편집이 진행중인 현재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되었다고 합니다. 모쪼록 사무차장님의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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