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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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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에서 행해지는 부시 행정부의 전쟁 : 슬슬 펼쳐지는 쿠데타의 광경

세계 사회주의자 웹사이트 편집진 | 2001.11.7
번역: 노 선 호 (집행위원)

9월 11일 테러사건 이후, 미국은 정부 체계 그리고 경찰 및 군대와 대중들간의 관계, 법적인 구조라는 세 가지 부분에 있어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백안관은 의회의 구속을 받지 않는 국가안보국(Office of Homeland Security)을 설립하는 등 국내에서 막대하고 새로운 권력을 획득했다. 또한 해외 첩보 활동과 국내 치안이라는 오랜 기간의 대립을 해소하고 FBI와 CIA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반테러법을 통과시켰다. 이 결과 전방위적이고 정치적인 경찰 기관(political police agency)이 부상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함과 동시에 국내에서의 전쟁이라는 두 번째 전선을 천명했다. 미국 정부는 증거가 애매하기 짝이 없는 상황임에도 긴급 테러 경보를 발표해, 시민들을 불안과 분노에 떨게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의 대변인들은 무작위적인 경찰 수색과 도로 차단을 일상사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라고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으며, 국가방위군은 공항과 항만, 다리, 터널, 심지어는 국회의사당까지 정찰하고 있다. 인신을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 피고인에게 혐의를 통보하며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리 등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로부터 중동과 중앙아시아 출신의 이주민이 배제되고 있다. 국가 정보 당국의 도․감청과 금융거래 조사, 각종 정보감찰 활동이 허용되어 국민의 사생활 보호는 거의 해체되고 있다.
만일 현재 미국의 상황이 9월 10일에 펼쳐졌다면, 평균적인 미국민은 “이것은 내가 알고 있는 미국이 아니다. 이것은 경찰국가나 다름없다”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처럼 테러에 반대하여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전쟁이라는 명분 하에 민주주의에 대한 광폭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비참한 아이러니다. 그럼에도 부시 행정부와 그 조력자 민주당 그리고, 비굴한 공범인 언론은 다음과 같은 모순을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 미국은 20세기 동안 어느 시기에도 지금과 같은 정치 탄압을 가하지 않았다. 중무장 한 강력한 경쟁국가가 존재했던 제1차, 2차 세계대전과 냉전시기에도 오늘날과 같은 정부와 법적 구조의 급격한 재조정은 없었다. 그렇다면 소규모 테러집단,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에서 동굴에 기거하는 적을 대상으로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반테러법

시민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주요한 공격의 하나는 테러사건이 발생한지 5주만에 의회를 통과한 새로운 반테러법이다. 이 법에 따르면 이미 헌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는 정치적 발언과 활동까지도 테러로 규정한다. 이 법은 경찰당국에 비밀 조사, 유무선 도․감청, 테러 용의자에 대한 무기한 구금 등 엄청난 권력을 제공한다. 영주권자를 포함한 비시민권자는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한 이유로 재등록이 거부될 수도 있고, 당국에 의해 지목된 테러조직과 연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추방당할 수도 있다. 지난주 법무장관 존 애쉬크롭트는 정부가 지목한 테러조직의 수를 46개에서 74개로 늘렸다.
반테러법의 가장 위험한 조항의 하나는 해외 정보기관과 국내 정보기관 사이의 경계를 해소하는 것이다. 이제 CIA는 FBI와 정보를 공유하여 국내의 수사활동과 범인 기소를 FBI와 협조하여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FBI는 법원의 허가 없이도 재판 기간 동안에 수집한 정보를 CIA와 공유할 수 있어, 과거에는 금지되었던 국내 정보에 대한 해외첩보 당국의 접근이 보장되었다.
워싱턴 포스트지 11월 4일자 한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머리말이 실렸다. “정보거인이 탄생한다: 반테러법이 전대미문의 거대한 국가기구를 만들 예정”. 그리고 이 신문은 새 법안에서 도․감청 문제에 집중하면 오히려 정보 감찰 당국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법안의 다른 조항들의 관심이 희석된다고 언급하였다. 워싱턴 포스트지에 따르면 반테러법의 가장 핵심적인 측면은 정부 당국의 목적이 FBI의 주요한 활동을 범죄 수사에서 국내 정보를 수집으로 이전시키는데 있다는 것이다.
반테러법은 FBI의 범죄수사 기능을 해외 스파이와 국제적인 테러리스트에 대한 정보수집 기능으로부터 분리했던 일종의 개혁조치인 1978년의 해외 정보 감찰법(Foreign Intelligence Surveillance Act)의 기능을 되돌려놓았다. 워싱턴 포스트지에 따르면, 반테러법은 25년 전 정치 활동에 대한 국내 정보수집에서 통치세력의 권력 남용 문제로 혼란스러웠던 워터게이트 사건이후 수립된 법적 경계를 효과적으로 해소시켰다.
이와 같은 변화는 정보당국의 양적인 팽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경찰과 정보 당국의 영역과 범위를 광범위하게 확장하는 근본적인 재조정을 의미한다.
한편 최근에 정부 당국자는 주와 지방 경찰 권력의 법적인 제한을 제거할 것을 주장해왔다. 법무부 차관 래리 탐슨은 “사법부는 테러 용의자를 수사할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개탄하며, 지방 경찰당국에 대한 제한은 재검토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많은 지방 경찰 당국은 종교, 언론, 결사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을 보호하기 위해 확립된 정보 수집에 대한 제한과 규범을 훼손하고 있다. LA 경찰 위원회는 지난 10월, 1980년 초반에 채택된 정보 수집 제한조치를 완화하기 위한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또한, 반전 시위자나 진보적인 정치인,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수사 사실을 공개했다. 다른 큰 도시의 경찰 당국 역시 과거 ‘반공 특수대’에 의해 활용되었던 감찰 기능을 부활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국민을 상대로 한 국가테러

10월 29일, 미국정부는 미국과 이해관계를 함께 하고 있는 지역에 테러가 임박했음을 선언하면서 3주도 안되어 두 번째 긴급테러 경보를 발표했다. 법무장관 애쉬크롭트는 목표물이 무엇인지, 테러는 어떤 것인지, 테러범은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다가올 위험에 대한 주장을 뒷받침할 그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 또한 추정되는 위험에 맞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그 어떠한 지침도 제공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만 8천 개의 주 및 지방 경찰당국에 “가장 강도 높은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과 수상쩍거나 이상한 분위기가 있으면 즉각 FBI에 알리라”는 명령을 하달했다. 애쉬크롭트는 “지방이나 연방법에 의해 혹은 공공의 안정을 위해 추가 조치가 있더라도 국민 여러분의 인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고 말하며, 경찰과 국가방위군의 무단적인 수색과 FBI 조사와 같은 특별한 조치를 하도록 지시했다. 긴급테러 경고는 즉각 시행되었다. 국가 방위군은 주요 교통 센터와 상수도 시설, 핵발전소 등에 투입되었고 9월 11일 이래로 주요 공항을 순찰하고 있다. 한편 하원의장 리차드 게퍼드는 초당적인 지지에 힘입어 의회는 국회의사당에 무장 군인 배치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연방법원은 일반인의 재판 방청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부는 긴급 테러 경고는 시민을 보호하고 경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언제 그리고 어디에서 테러가 발생하고 있는가에 대해 어떠한 구체적인 정보 공개도 없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해야 것인가?
부시 행정부는 탄저균 사건을 빌미로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상황으로 몰아 갔다. 현재까지 수집된 유효한 증거는 주 정부 청사 폭파범인 티모시 멕베이와 같은 극우세력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으나, 백안관과 언론매체는 알 카에다 조직을 가장 위협적인 적으로 간주하면서 오사마 빈 라덴이 탄저균 테러의 범인이라는 헛소문을 끊임없이 흘리고 다녔다.
한편 행정부는 새로운 국가기구의 권력 강화와 국내적으로 탄압을 확대하기 위해 10월 11일과 29일과 같은 정기적인 긴급테러 경보를 활용하였다. 두 번째 경보를 발표한 10월 29일 부시 대통령은 첫 번째 국가안보 위원회를 소집하였다. 이 새롭고도 전례 없는 기구는 국가안보국 대표로 임명된 전 주지사 톰 릿지, 부통령, 법무장관, 국무장관, 재무장관, 교통장관, CIA와 FBI 대표로 구성되었다. 국가안보 위원회와 국가안보국의 권력은 모호하고 정확히 정의되어 있지 않은데, 이는 실질적으로 무한적인 권력을 부여함을 의미한다.
이 회의 직후, 부시 대통령은 애쉬크롭트가 책임자인 ‘해외 테러범 소탕반’이라는 또 다른 경찰권력의 창설을 발표했다. 이러한 팀의 창설은 테러범과 연계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주자의 미국내 유입을 금지하고, 학생 비자를 소지하고 있거나 신청중인 사람에 대한 단속을 용이하게 하는 새롭고 광범위한 정책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주민에 대한 대량 구금

이와 같은 광범위한 변화를 통해 9. 11 이후 국가 안보의 그물망이 확장하여, 현재 체포된 사람의 수가 1100명 이상에 이른다. 연방 관료들은 구금된 사람 중 얼마가 풀려났는가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지만, 사법부 대변인은 그들 중 다수가 여전히 구금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체포되는 과정은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정부는 이들이 누구인지, 어디에 구금되어 있는지, 왜 체포되었는지, 죄목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지 않다. 한편 많은 사람이 독방에 갇혀 있다. 어떤 혐의자는 가족에도 거취가 알려져 있지 않으며, 다른 이들은 변호사와 같은 법적 대변인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거나 변호사 접견이 거부되고 있다. 사법부는 왜 통제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사회단체와 몇몇 의원의 정보 공개 탄원을 거절했다. 국가안전연구센터의 대표 케이트 마틴은 “정부의 수사방식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사라져버린 사람들에게 취해진 방식과 매우 흡사하다”고 말했다.
두 차례의 긴급테러 경보 동안, 정부가 체포한 사람의 숫자는 급증하여 지난 몇 주 동안에 세배에 이르렀다. 긴급테러 경보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주 및 지방 경찰들로 하여금 감찰 활동을 강화하여 더욱 많은 혐의자를 체포하는데 있다. 세계 무역센터와 펜타곤에 대한 테러로 인한 대량 학살이 대량 체포의 구실이지만, 체포된 사람 중 어느 누구도 9월 11일 테러와 관련된 죄목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심지어 사법부조차 체포된 사람 중 10명에서 12명 정도가 비행기 납치와 관련 한 혐의가 있으나 아직은 증명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체포된 사람의 대다수는 체포 이유가 테러 조사와 관련되기보다는 다른 데 있다. 이는 이주민을 위협하고, 미국민이 군사독재를 연상케 하는 조치에 익숙하게 하는데 있다.

이중의 전선을 형성한 전쟁

정부 관료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채택된 반테러 조치를 임시적인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해 왔다. 10월 29일에 있었던 브리핑을 통해 국가안보국장 릿지는 “우리는 미국이 최고의 경계상태에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종종 경보태세를 발표할 것이다”라고 했다.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는 11월 1일자 워스텅 포스지의 칼럼에서 미국은 테러에 대항하는 끝모를 전쟁을 받아들여야 할 뿐만 아니라 과거 세기는 물론 현재 우리가 싸우고 있는 테러에 대한 새로운 전쟁과는 굉장히 다른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즉,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이라는 특정 국가를 상대로 하는 전쟁이 아닌, 끝도 없는 전쟁에 발을 내딛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에 의해 취해지고 있는 경찰국가를 향한 조치 역시 영원한 것으로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캐치프레이즈는 부시행정부를 통해 점점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중의 전선을 형성한 전쟁”. 지난주 긴급 경보를 발표하면서, 애쉬크롭트는 말했다. “나는 미국민이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음을 믿는다. 지금의 상황은 바다건너의 전선과 이곳 미국 내에서 또 다른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다음날 릿지는 “우리는 테러에 맞선 이중의 전선이 형성된 전쟁을 수행중이다”라고 말했다. 10월 31일 경기 부양 계획 통과를 주장하는 연설에서 부시대통령은 똑같은 주문을 되뇌었다,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전선의 한 부분을 이곳 국내에서 형성하고 있다.”
‘이중 전선을 형성한 전쟁’이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결코 설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9월 11일 이후 취해진 비이성적인 조치의 결과를 놓고 보았을 때는 국내에서의 전선은 매우 섬뜩한 함의를 갖는다. 곧 일어날 것만 같은 테러 위협의 공포와 히스테리를 창출해서, 정부 당국은 공안기관에 의해 체포된 사람을 증거가 있건 없건 간에 적으로서 규정하려 한다. 또한 이와 똑같은 조치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전쟁에 반대하거나, 정부의 여타 국내외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에게 사용될 것이다.

9․11, 전과 후

9월 11일 테러 사건을 계기로, 미 정부의 대응은 미국 역사에서 전례 없는 시민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가장 심각한 탄압을 낳았다. 이러한 대응이 세계 무역 센터와 펜타곤 테러에 맞서는 단순한 반격이라고 믿을 수는 없다. 이 조치는 지배 엘리트들이 오랫동안 추구해 온 것으로, 이들은 9․11의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석유자원이 풍부한 중앙아시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정치지형의 변화를 꾀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광폭한 변화는 2백만의 미국인을 감옥에 가두고, 수천 명을 사형장에 줄을 세우며, 경찰의 감찰활동과 도․감청을 확대해온 지난 20년 간의 민주적인 권리에 대한 정치적 반동과 공격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또한 대중적인 지지는 거의 없으나 공화당과 의회에, 이제는 백악관에까지 거대한 영향을 미치는 파시스트적인 우파세력의 등장을 동반했다.
최근 시민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맹공격이 단지 9월 11일 사건에 대한 대응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싶은 사람은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투표할 수 있는 권리라는 가장 기초적인 민주적 권리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으로 권력을 장악했다는 사실이다. 부시와 공화당은 전국적인 투표결과에서는 패배했지만 선거를 기만함으로써 권력을 장악했다. 우익세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대법원을 이용하여 매우 중요한 선거구였던 플로리다주에서 합법적인 재검표를 중지시킴으로써 대통령직을 확보하였다. 이처럼 기만과 음모를 통해 집권하게 된 현정부는 집권과 똑같은 방식으로 정권을 운영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미국 사회에서 가장 특권적이고 부유한 계층의 이해에 적합한 국내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부시 행정부에 거대한 위기를 야기하였다. 부시 행정부는 테러 공격 이전부터 내적 혼란의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정권의 빈약한 지지기반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지구적인 경제 위기의 심화 압력에 침식당하고 있었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다수당으로서의 입지를 상실했으며, 국제적으로는 적대국가 뿐만 아니라 동맹국가들마저도 부시 행정부의 공격적이고 일방적인 태도를 비난하는 가운데 점차 고립되어 가고 있었다. 9․11 테러 사건은 부시 행정부에게 정부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입증되지 않은 범죄 집단에 군사 공격을 가함으로써 대중의 지지를 모아낼 절호의 기회로 포착되었다. 또한 경찰 권력을 확장하고 재조정함으로써 점증하는 실업률과 경제 위기,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맞서 고조되는 사회적 투쟁에 대응하기 기회이기도 하였다.
부시 행정부가 미국 내에서 벌인 반테러 캠페인은 살벌한 경고라고 볼 수 있다. 2000년 11월과 12월 플로리다에서 있었던 정치적 혼란 이후, 언론에서는 다른 많은 국가와 달리 미국은 격정적인 정치적 혼란이 거리에서 탱크가 등장하는 것과 같은 충돌로 끝나지 않았다며 자신만만한 해설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현재는 거리에 탱크가, 국회의사당과 주요건물에 무장 군인이 활보하고 있다. 마치 쿠데타의 풍경이 슬슬 펼쳐질 것처럼 말이다.
미국의 부르주아 민주주의에 대한 전통적인 규범이 회의에 빠져 있다. 부시행정부는 기독교 우파나 총기소지 지지세력, 재향군인 세력 뿐 아니라 기업과 금융자본 세력의 핵심 부위에 만연해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경멸을 드러내고 있다. 이 세력들은 전제 정치를 세우려는 의도가 확고하다. 삼권분립이나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자율권이라는 개념은 행정부와 경찰권력을 방대하게 확장하는 시도를 통해 무시되고 있다. 10월 중순 탄저균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의회의 공화당 세력은 의회 활동을 무한정 중단하고, 부시 대통령이나 FBI, CIA 그리고 군부에 국내외적으로 자유로운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지지했다는 사실을 다시 언급할 필요가 있다.
한편 민주주의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공격은 공화당을 주도하는 극우 세력에 맞서 치열하게 반대하지 못하는 민주당의 무능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9․11일 사건이후 수 시간 내에 민주당은 정치적인 분열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며 백안관에 조건 없는 지지․지원을 천명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부시 행정부에게 보복 전쟁 수행에 대한 무한정의 권한을 위임했으며, 반테러법의 통과를 보장했다. 또한, 9․11 테러사건 발발에 대한 안보상의 허점을 조사하는데 반대하여 모든 책임을 테러범들에게 전가하는데 동조했고, 점증하는 경찰권력 강화에 대한 헌법상의 규제를 완화하는데 지지했다. 이러한 민주당의 정치적 붕괴는 극우 지배엘리트로 순응하는 과정의 최고 정점이라 할 수 있다. (클린턴 행정부에 대한) 공화당의 탄핵음모와 2000년 대선에서의 횡포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보호하는데 있어서 능력도 없고 의지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당장 정부의 공안 그물망에 잡힌 사람 대다수가 중동과 중앙아시아의 이주민이지만, 이러한 반민주적인 조치를 더욱 광범위하게 악용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광폭한 탄압은 금융 지배와 그 통치 방식에 맞서 미국 본토 노동자와 이주 노동자를 정치적으로 연대케 할 수 있는 노동자 계급의 투쟁을 통해서만 막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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