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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2.1-2.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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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테러리즘 전쟁의 2단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의도는 무엇인가?

김용현, 장한일 | 한반도팀
부시 미대통령은 올해를 "전쟁의 해"로 선포하고, 이제 미국의 보복전쟁이 제 2단계(Phase Ⅱ)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공식화했다. 2단계라 함은 말 그대로 확전(wider war), 즉 전쟁의 범위를 넓힌다는 것을 가리키는데, 확전의 이유(혹은 명분), 대상(국가 또는 지역), 규모와 기간 등이 어떠할 것인가를 두고 미국 내외에서 상이한 예상들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러한 논란에 미국이 하나하나 모두 응대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공식적인 입장들을 종합해보면, 아직 빈 라덴과 그의 조직 알 카에다가 완전히 소탕된 것은 아니며, 그 네트워크 조직들이 "있을 것으로 확신되는" 국가(지역)들과 향후 미국에 위협이 될 만한 테러조직들이 번성하고 있는 지역으로 군사력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복(!)전쟁이 아닌) 대테러리즘 전쟁(war on terrorism)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며, 테러조직들을 뿌리째 제거하지 않는 한 끝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국가도 테러리즘을 전쟁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이미 '불가능한 작전'이며, 또한, 약 100여일 간 미국이 수행한 아프간에서의 군사작전이 성공적이었는지에 대해 그리 '승리적인' 평가를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즉, 표면적으로 미국은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지원해 왔으며 동시에 이슬람교에 기반을 둔 인권탄압 통치를 자행하던 탈레반 정권은 몰아냈지만, 이것이 미국이 애초에 내건 전쟁의 명분(어느 순간에 보복전쟁에서 대테러리즘 전쟁으로 변화되었다)을 완벽하게 만족하게 하는 '진정한' 성과였는지는 의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확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에 대한 갖가지 의문들과 이견들이 어쩌면 당연하게도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종종 빠지게 되는 질문 중에 하나가 바로, 왜 미국이 9·11 이전에는 어떠한 조짐도 보이지 않다가 (마치 테러를 기다렸다는 듯) 군사적 행위를 확장하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은 지난 9·11 사건 이후, 가해자와 피해자가 역전된 형국, 즉 애초에 어찌되었든 미국은 피해자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군사적 폭력의 가해자(게다가 어떤 '구린' 속내를 갖는 것으로 보이는)로 어느 순간 변신해 있는 것이다. 또한 최초의 군사행위는 분명 보복의 성격이 강했지만, 어느 순간 '세계경찰'로서 미국의 역할(물론 자임한 것이기는 하지만)을 십분 발휘하는 듯한 테러리즘의 근절이라는 좀더 세계적인 성격으로 빠르게 전환하였다(그래서일까? 언론에서도 더 이상 보복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가 없다).
어쨌든, 이러한 미국의 현재 행보에 있어서 결정적인 것으로 보이는 것은, 미국이 그동안 구축했던 질서들이 9·11을 기점으로(이것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상당히 균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관계가 상당히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상당한 실세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압둘라 왕자가 점차 노골적으로 미국 반대의 의견을 표하고 있고, 최근에는 아예 사우디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려는 제스츄어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게 중동개입의 유리한 거점이었던 사우디와 관계의 균열은 당연히 놀랍고도 두려운 상황임에는 틀림없다(이러한 심정을 반영하는 듯, 부시는 파월 국무장관을 사우디로 급파하였고, 파월은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올 때까지" 사우디에서 떠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좀더 두고 봐야 할 문제겠지만, 미국의 이번 확전은 이러한 상황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즉, 미국의 확전은 사우디를 압박하거나 대체하려는 시도들 모두이거나 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특히 확전의 대상국가에 소말리아와 예멘, 수단이 거론되는 것이 이러한 판단을 하는 이유인데, 이 세 국가가 사우디와 국경이나 관계의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점 때문이다. 예컨대, 예멘은 그간 이슬람 운동이 과격한 테러주의로 경도되지 않고 개방적으로 서양에 국가를 개방함으로써 성공한 쇼케이스 국가였는데, 최근 과거 소련의 지원을 받아오던 게릴라집단들의 세력이 확장되고 있는 상황이며, 소말리아는 미국이 이미 개입하여 사우디와 마찬가지의 중동개입의 전초기지로 삼으려 했던 국가였지만, 실패했던 국가였다. 특히 소말리아는 사우디를 잃게 되면 차선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또한 지적되어야 한다. 물론 여기에 미국의 명분은 모두 빈 라덴 및 알 카에다와의 연계가능성이다.

어쨌든 미국이 확전으로 갈 것은 시간문제인 듯 하다. 미국의 반테러리즘이라는 세계적 명분 속에 확실한 '중동정복'의 야욕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두편의 외국 글을 옮겨보았다. 하나는 미국의 대테러리즘 전쟁에 준동하여 팔레스타인에게 반인권의 군사행위를 일삼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한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확전의 대상중에 하나로 꼽히고 있는 소말리아에서 미국의 군사행위의 역사와 이후 전망에 관한 글이다. 본격적인 확전의 양상과 그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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