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나야 진랑이

오늘 아침에 선전전이 있어서
홍대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어디쯤에 내렸어
이동네는 어디야 대체 이러면서 내렸는데
길이 눈에 익더라구
아니나 다를까
언니가 맛있다고, 근데 비싸서 자주 못가는곳인데
무슨 노조에 그림그려준 알바비 들어왔다며
한턱 쏘겠다고해서
윤영언니랑 셋이 신나서 갔던 그 가게 앞이더라

그 가게가 눈앞에 보이니
또 왈칵 눈물이 난다

'이렇게 맛있는것도 배부르게 먹을수 있고, 우리 부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은 삶같아'
'돈 많아서 맨날 양갈비 먹으면 맛없어~ 가끔 먹어줘야 행복하지~'
배부르게 먹고 가게 문을 나서면서 킬킬 거리며 나눴던 대화들도 떠올랐어
그 날이후 한동안
'우리 양갈비 가끔 먹을수있잖아! 그러니 우리 운동판 떠나지말고 같이 활동 열심히하자!'가 서로를 북돋는 말이었는데..
참 소박도 하다... 그치?
에잇 참....

생각나서 뒤적뒤적 찾아보니 그날 거기서 찍은 사진이 있더라.
언니 기억나?


내가 언니는 어깨가 정말 예뻐, 언니는 피부가 정말 좋아, 머리자른거 잘 어울린다 이런 얘기하면
멋쩍게 웃으며 나한테 예쁘다고 해주는건 너밖에 없다고 고맙다고 매번 그랬어. 근데 알지? 나 맘에 없는 말은 절대 못하는 사람인거. 언니는 정말 예쁜 사람이었다는걸 알았으면 좋겠다.

언니랑 춤추러 가면 주변에서 사람들이 니 친구 댄서야? 할만큼 춤도 엄청 잘 췄지..
반달눈을 하고 예쁘게 웃으면서 춤추던 언니가 눈에 선하다
한겨울 집회마치고 춤추러 가기로 한날
집회용 패션과 클럽용 패션, 그 중간쯤 합의지점을 찾는 옷을 입고 나오느라 애먹었다며 그러니 오늘은 더 열심히 놀아야한다고 했던 언니.

언니랑 텔레로 키보드 두드리며 주고받던 시시콜콜한 얘기, 누가 요즘 이렇다더라 하던 얘기, 끝없이 풀어놓던 내 푸념들, 연남동에 회의 있을때 가면 덤으로 언니 얼굴도 한번 보겠군 싶어했던 내 마음..
나에게 소소한 행복이고 일상을 버텨내는 작은 힘이었다는 걸 언니는 알까.

여행가서도 윤영이랑 술먹고 있는데
니얘기하고 있다고 사랑한다고 했던 언니 메세지가
자꾸 떠올라서 가슴이 무너진다
여행가서도 내 생각하네~하면서 혼자 속으로 엄청 좋아했었는데..
여행 다녀오면 하자던 송년회 땐
내가 맛있는거 사야지 했었는데
이게 뭐야 대체...


지난 삼일동안이 진짜 있었던 일이었나
자꾸 자꾸 생각해
많은 사람들한테 언니 얘기들었는데
뭐 이렇게 언니 손길, 마음이 안 닿은곳이 하나도 없을까 싶어서 그게 너무 속상했어.. 그리고 자랑스러웠어
감히 언니몫까지 열심히 살게라고 말 못하겠다 어떻게 언니만큼 할수있을까싶어서..
그치만 내 몫, 내 역할 잘 해나가면서 그렇게 언니 기억할게
하늘에서 많이 응원해주라

언니야 보고싶다
사랑해 많이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