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추모행사에서 읽은 글입니다.

기억과 다짐의 말씀을 드립니다.

민영이가 우리 곁을 떠나간 지 벌썬 1년이 지났습니다. 그 1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계절이 변할 때, 집을 나서고 들어갈 때,일을 할 때, 잠자리에 눕거나 깰 때, 혹은 꿈속에서 민영이는 문득문득 찾아옵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민영이가 커다랗게 자리잡고 있고 우리 머릿속에도 함께했던 기억들이 하나의 폴더처럼 간직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다 그러하시겠지요.
사람이 살면서 기억이라는게 그런 것 같습니다. 마음과 정신과 몸에 깊이 각인되어 평생을 함께하지요. 좋은 기억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민영이와 함께 한 나날이 저에게는 그리 길지는 않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동료로서 선후배로서 참 존경스러웠습니다. 다들 그러하시겠지요. 이야기를 더 깊이 더 많이 나누지 못하고 즐겁고 좋은 일을 같이 더 하지 못한 것이 통탄스러울 따름입니다. 항상 사람들을 잘 챙기고 궂은 일을 나서서 맡고 그림도 잘 그리고 춤도 잘추고 노동자들과 함께하려 노력하고 동료들과 친구 선후배들 사이에서 보배로운 존재였던 송민영. 그래서 저는 민영이에게 그리고 민영이를 알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미안하고 또 죄송합니다.

젊은 이별은 항상 가슴을 찌릅니다. 일찍 헤어졌으니 그만큼 일찍 만날 수 있을까요. 저는, 우리는, 이 이별 후에 어떻게 하면 민영이를 다같이 끝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요. 장례식장에서 어머니께서 제 손을 붙잡고 “우리 민영이를 끝까지 기억해주세요”라고 하셨던 말씀을 잊을 수 없습니다. “네 잊지 않겠습니다.” 어머니.

이제 우리는 기억을 다짐하고 다짐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래오래 기억하는 것은 현실에서 민영이와 함께했던 그 모든 일을 이어나가는 것이겠지요.
송민영 기금으로 민주노총 충북본부에서는 어렵게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회진보연대에서는 지역 활동과 교육 및 출판기금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처음 책은 민영이랑 함께 ‘노조할 권리’ 활동을 했던 것을 생각하며 만든 “너에겐 노조가 필요해”라는 책입니다. 전국학생행진에서는 굵직한 활동과 행사 기금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여러 방면으로 활동하는 곳곳에 민영이의 체취가 묻어나고 손길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우리와 같이 있음을 느낍니다.
또 한편 다짐합니다. 지금 이 사회에서 비상하디 비상한 시국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영이랑 같이 해야 할 일들을 남은 우리가 함께 해야 하겠습니다. 불의하고 부패한 권력을 무너뜨리고, 마침내 노동자 민중이 주인되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각자의 자리에서 해 나가겠습니다. 다짐합니다. 그 운동의 과정에서 사람이 사람을,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보살필 수 있도록, 몸도 마음도 건강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가는 길이 멀고 힘들 수 있지만 민영이와 함께 간다는 마음으로 늘 손잡겠습니다.

함께 따라해 주시는 것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민영아, 잊지 않을게” “너의 뜻 실천할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