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핵전쟁 참화 부르는 극한 대결을 중단하라!
한미연합 전쟁연습과 북한 핵․미사일 실험 동시 중단으로 전쟁 위기를 해소하라!
 
 
북미 양국을 비롯한 관련국 사이의 대결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북핵·미사일 실험과 이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 미국 등의 독자 제재가 악순환의 고리를 이루면서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북의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조롱하면서 북에 대한 ‘완전 파괴’를 협박했다. 이는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목적으로 창설된 유엔의 정신과 유엔 헌장을 전면 부정한 폭거이다. 이에 뒤질세라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를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비난하면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할 것이라는 국무위원장 명의의 단독 성명을 이례적으로 발표하여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후 한미당국은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와 오키나와에 배치된 주일미군 F-15C 전투기 5∼6대가 23일 심야에 북한 쪽 동해 공역상에서 대북 무력시위 비행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미국 폭격기와 전투기가 북한 쪽 동해 공해상까지 비행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이제 곧 북에서도 이미 예고한 대로 미국의 대북 위협에 대응하는 초고강도 군사적 조치를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그 누구도 한반도에서 구조적으로 전쟁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객관적’ 정세 판단을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북미 양국의 최고지도자들이 직접 나서 극단의 감정적 대결을 멈추지 않는 데다가, 자칫 무력충돌을 야기할 수도 있는 극도로 예민한 무력시위를 실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태가 통제 불능으로 빠질 위험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전쟁은 우연적 요소가 결합되어 일어난 사례가 많기 때문에 북미간의 극단적 대결이 실제 무력충돌과 핵전쟁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 우리는 8천만 겨레의 생명과 재산을 볼모로 하여 벌이는 관련국들의 모든 말과 행동을 단호히 반대한다. 우리는 핵전쟁의 참화를 몰고 올 수도 있는 극한의 대결을 즉각 중단할 것을 관련 당사국들에게 온 겨레의 이름으로 엄중히 요구한다.
 
특히 미국은 한미 전쟁연습을 중단하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는 북의 잇따른 의사 표시와 이를 정식화한 중국의 쌍중단 제안을 일축함으로써 사태를 악화시킨 1차적 책임이 있다. 이에 미국은 북의 최고지도자와 북한 정권 제거를 목적으로 한 불법적인 전쟁연습을 중단함으로써 북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이끌어낼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사드를 포함하여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핵 군비경쟁을 심화시키는 미국의 핵 확장억제 전략과 작전, 전력과 MD 구축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 안보, 주권을 위협하는 사드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현재 조성되고 있는 한반도 전쟁위기는 근본적으로 북미간 적대관계, 즉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이에 맞선 북의 핵․미사일 능력 강화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한반도의 공고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북미간 적대관계를 해소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이를 토대로 동북아 비핵지대화를 이루고 궁극적으로 전 세계 핵무기 철폐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모든 관련 당사국들이 위기를 고조시키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한반도의 실질적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자신이 담당해야 할 책무를 신속하고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한반도 평화문제의 직접적이고 핵심적인 이해당사자인 문재인 정부는 더 이상 미국 입장을 대변하는 굴욕적 태도를 보이지 말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책임진 주체로서 한미 전쟁연습의 중단 선언이나 북미 양국의 특사 파견 등 주동적이고 창의적인 방안을 통해 현재의 전쟁 위기를 해소하는 데 적극적이고 책임 있게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한반도 및 동북아 핵 대결을 가속화하는 킬체인 전력, 핵추진 잠수함, 정찰위성, SM-3 등의 최첨단 전력 증강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이 길만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빌며 사드 철회의 마중물이 되고자 자신의 몸을 불사른 고 조영삼 님과 촛불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7.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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