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여성폭력과 여성혐오 없는 날들을 꿈꾸며

오늘 11월 25일은 “세계 여성폭력추방의 날”이다.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은 도미니카 공화국의 독재에 항거하다 죽임을 당한 세 자매의 죽음을 추념하여, 1981년 라틴 아메리카의 여성들이 가진 모임에서 11월 25일을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로 정하여 지켜오며 시작되었다. 이후 1991년 여성폭력추방을 위해 활동하는 세계 각국의 여성운동가 23명이 미국 뉴저지에서 모여 시작한 “세계 여성폭력 추방주간”으로 그 의미와 활동은 확대되었다. 올해도 시작된 “세계 여성폭력 추방주간(16 Days of Activism Against Violence Against Women)”은 11월 25일부터 12월 10일까지로 전 세계적으로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암담하다. 이러한 지속적인 활동이 계속되었지만 여전히 여성에 대한 폭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1월 1일 태국에서 온 여성 이주노동자가 직장 동료인 한국인 남성에게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고, 올해 상반기에는 여성 혼자 왁싱샵을 운영하다가 남자 손님에게 살해를 당하기도 했다. 일상에서도 공중화장실에서 혹시 몰래카메라에 찍힐까 두려워 해야하고, SNS나 단톡방에서 여학생을 성적 대상으로 삼으며 인권을 유린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일터의 성차별도 마찬가지다.
경찰청 데이트 폭력 피의자 검거 현황자료를 통해 드러난 데이트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은 지난 2016년 8367명이다. 2017년 상반기만 해도 4565명이라는 수치를 보이며 여성 폭력의 현실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해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던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한지 1년이 넘었다. 이를 둘러싼 사회적 심각성과 해결방안이 토론되기도 했지만 연일 여성을 향한 살인과 폭력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여성폭력은 피해자와 가해자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다. 여성을 향한 폭력과 혐오를 멈춰 야만의 시대를 넘어 평등의 시대, 희망의 시대로 가기 위해서라도 능동적인 여성의 목소리를 귀 기울이고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바꿔나갈 수 있도록 함께 해야한다. 오늘부터 시작된 “세계 여성폭력 추방주간”이 매년 벌어지는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없어지고 성평등과 인권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2017년 11월 25일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