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더 이상 지체 없이 건설근로자법 개정안 통과시켜라
- 건설노조의 절박한 투쟁을 지지하자
 
 
지난 11월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이하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어려운 시기를 살아가는 노동자계급, 그 중에서도 가장 밑바닥을 감내하고 있는 건설노동자들은 또 다시 깊은 좌절에 빠졌다.
28일 건설노동자들의 마포대교 기습 점거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보수언론들은 교통체증을 유발했다고 비난하고, 문재인 임기 첫 불법집회라는 딱지를 붙이는가 하면, “마포대교 막은 시위 적폐” 운운하면서 가당치 않은 말로 건설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을 비하한다. 왜 비난을 무릅쓰고 기습점거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절박한 건설노동자들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민생 법안’을 처리해달라며 고공농성 해왔던 이유가 무엇인지 귀 기울이지 않는다.
 
사태의 가장 큰 책임자인 국회와 정부는 이 비극적인 상황에 대해서 조금도 책임지지 않는다. 절박한 노동자들의 요구를 정당 간 흥정의 대상으로 삼은 국회는 건설근로자법 통과를 결국 외면했다. 여당은 야당을 비난하고, 야당은 여당을 비난하고, 정부는 입을 다물고 수수방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시시때때로 강조하는 ‘노동존중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인지,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사회’로 나아갈 의지가 있기나 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 일용직인 건설노동자는 노동3권에서도, 사회보장에서도, 노동안전보건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국가와 사회로부터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어떠한 장치도 보장받지 못한 건설노동자들에게 퇴직공제부금은 사실상 유일하게 존재하는 사회보장제도다. 일반 노동자들의 퇴직금·퇴직연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나마 하루 4,000원씩을 적립한 후 퇴직할 때 받을 수 있어 건설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삶의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8년 하루 2,000원으로 도입된 퇴직공제부금은 20년이 지난 지금 4,000원에 불과하다. 2008년 4,000원으로 오른 후 10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인상되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특수고용노동자인 건설기계노동자들은 ‘사업주’라는 이유로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개선책을 담은 것이 현재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이다. 길게 말 할 것도 없이 국회는 즉시 통과시켜야 한다.
 
사회진보연대는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을 즉각 통과시킬 것을 국회에 요구하며, 건설노동자들의 생존권을 건 투쟁을 지지한다. 여기에 더해 저임금·불안정 노동자를 양산하고, 비정규직·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라는 왜곡된 개념을 만들어내고 확산시켜온 수십 년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현재의 비극을 낳은 근본 원인임을 지적한다. 건설근로자법을 비롯한 각종 노동 현안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는 말로만 ‘노동존중사회’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노동3권과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는데 의지를 보여야 한다. 건설근로자법 개정안을 즉각 통과시켜라!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권 보장하라!
 
2017. 11. 30
사회진보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