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미자동차노조의 현재가 한국 자동차 노조에 던지는 교훈

이상에서 보았듯이 미국의 자동차 노조는 영리한 척 조합원의 실리를 챙긴 듯 보였지만 결국에는 그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비조합원들에 대한 희생은 결국 자동차 노조의 힘의 약화로 이어졌고, 자동차 노조는 세계적 경제 위기 와중에 회사가 금융 투기를 통해 만들어 놓은 부실을 책임져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이러한 전미자동차노조의 교훈은 한국 자동차 노조에게 역시 의미심장하다. 현재 쌍용자동차에 대한 대규모 정리해고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대 기아 대우 자동차 노동조합은 여전히 자신의 고용 유지에만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 위기는 단 시간에 해결될 수도 없으며, 또한 특정 기업에게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다. 당장의 고용 유지를 위해 ‘조용히’ 숨죽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이는 더욱 큰 고통으로 닥칠 가능성이 크다.
이제 필요한 것은 내 사업장의, 우리 조합원의 고용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고용과 임금에 관한 표준을 대폭 상승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전노동자의 단결된 투쟁이다. 회사가 망해도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필요하며, 자본이 저질러 놓은 부실을 자본 스스로가 책임지게 만들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전미자동차노조는 강성했기 때문에 회사를 망하게 한 것이 아니라, 실리만을 추구했기 때문에 자본의 부실을 떠 앉게 된 것이다. 더욱 강한 투쟁이 왜 필요한지를, 더욱 넓은 연대와 단결이 왜 필요한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