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겨울은 현대차 비정규직 점거 파업으로 다시 한 번 비정규직 문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기였다. 비정규직 문제가 한국 사회 주요 쟁점이 된 지는 10년이 넘었지만 올해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이 한국 사회에 제기한 질문은 몇 가지 점에서 남달랐다.

첫째는 2010년 매출액이 30조가 넘고, 순이익이 5조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가 굳이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그렇게까지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소극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로 인한 추가 비용은 연 1천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2009년 현대차가 자동차를 만드는데 직접 사용된 비용(매출원가)의 0.4%밖에 되지 않는 액수다. 순전히 이번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따른 비용 문제만 따지자면 오히려 현대차가 정규직화를 거부하면서 입은 파업 손실이 더 크다. 지불능력이 없는 기업이라면 그래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지만 현대차와 같이 지불능력이 충분한 기업이 이렇게까지 모질게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막는 이유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

둘째는 경제위기 상황으로 비정규직 대량해고가 이어지던 시기에 현대차가 어떻게 오히려 더욱 성장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것이다. 현대차는 한국의 두 번째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이야기되었던 2009년에 창사 이래 가장 큰 수익을 올렸다. 2009년 현대차는 순이익은 3조 원으로 오히려 위기 이전인 2008년보다 두 배나 컸다. 세계경제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인 2010년에는 이보다 더 많은 5조원이다.

셋째는 재벌 대기업들의 순이익 기록갱신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는 여전히 왜 이렇게 어려운가이다. 곳간에 넘쳐흐르는 돈에도 비정규직 차별 개선에 소극적인 현대차는 재벌과 한국경제 관계를 보여주는 한 단면일 것이다. 이 밖에도 창사 이래 가장 큰 이익을 올린 현대차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골치 아픈 여러 문제들을 만들어 냈었다. 올해 초부터 문제가 된 원·하청 불공정 거래가 대표적이다. 아무리 가진 놈이 더한다고는 하지만 한국 경제에 이렇게까지 문제를 일으키며 혼자 이익을 올리는 재벌에 대해 사회적 규제가 전혀 없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본 글에서는 현대차에 대한 몇 가지 분석을 통해 위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