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사회화와 노동

사회진보연대 주간웹소식지


제 2014-5호 | 2014.06.16
첨부파일
sola_140616.pdf

함께 갑시다. 정동진으로!

정책선전위원회


흔들림 없는 투쟁으로 다시 열린 교섭

지난 10일(화) 사측이 교섭재개 의사를 전달해왔다. 지난주 월요일(6월 9일)을 기점으로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농성대오가 줄어들 것이라는 사측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오히려 더 많은 조합원들이 집결하여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확대되는 연대와 우리에게 우호적인 사회여론 또한 점점 더 삼성을 궁지에 몰고 있다. 때문에 사측 교섭단은 이전보다 진전된 안을 제시하며 교섭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중앙쟁대위가 교섭재개를 공표하며 말했듯, 타결에 이를지는 아직 누구도 알 수 없다. 핵심쟁점에 대해 제출된 포괄적 안을 넘어 세부쟁점들을 논의해가야 한다. 어렵고 힘든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리의 단결된 투쟁은 지금껏 앞날을 단정할 수 없었던 미지의 싸움을 여기까지 만들어왔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동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조합원 모두가 능동적으로 토론하고 판단해간다면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노조하기 전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다”

지금껏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투쟁은 하나의 ‘기적’을 보여줬다. 지금껏 민주노조운동이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했던 삼성에서, 객관적·주체적으로 불리하고 취약한 조건 속에서도 힘겹게 전진해왔다. 삼성의 갖은 노조파괴 술책을 겪으면서도 1500여 명의 조합원이 유지되고 있는 그 자체가 가장 의미 있는 성과이자 민주노조운동이 함께 지켜야 할 소중한 씨앗이다.
많은 조합원들이 입을 모아 “노조하기 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몇 달째 30,40만 원의 월급을 받고도 투쟁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다. 삼성도, 우리도 이제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다. 엔지니어를 노예 부리듯 하던 시절은 갔다. 100% 건당수수료제로 엔지니어의 삶을 불안정하게 만들었던 임금체계에 파열구가 나기 시작했다. 아무리 부당한 지시라도 ‘까라면 까야했던’ 관행도 무너뜨렸다. 개별적 성과 중심의 업무에서 늘 몸에 배어있던 ‘경쟁적 사고’를 깨고 동료들과 함께하는 과정 속에서 생긴 서로에 대한 ‘믿음’은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희열이었다. 노조한 이후 달라진 ‘나, 그리고 우리의 모습’에 대한 자부심은 조합원뿐만이 아니라 민주노조운동에 참여하는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성과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두발로 우뚝 서기 위해 가장 중요한 마지막 한 고비가 남아있다. 다름 아닌 임단협 체결이다. 임단협 체결의 의미는 분명하다. (1) 삼성에서 민주노조로서 최초로 역사적인 단협을 체결하는 것이고, (2) 2012년 4월 이후 최악이 된 임금체계를 노조 주도로 개선하는 첫 삽을 뜨는 것이고, (3) 이제 현장에서도 노동노예가 아니라 당당한 조합원으로 사장이나 팀장과 만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러한 성과는 향후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확대해나가기 위한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며, 나아가 삼성노동자들을 조직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될 것이다.

42Km 마라톤은 마지막 10Km에서 승부가 갈린다.

우리의 단결력과 투쟁력이 곧 교섭력이라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중앙쟁대위는 지난 금요일 서초 농성대오 앞에서 “다음주 월요일 더 큰 대오로, 하루 밥 값 2000만 원으로 우리 힘을 보여줍시다!”라고 했고 조합원들은 서초동을 쩌렁쩌렁 울리며 “투쟁!”으로 답했다. 많은 분회장, 대의원들이 이번엔 더 많은 조합원이 집결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함께 시작한 투쟁, 끝도 ‘함께’ 하자. 이번주 파업대오의 기세는 투쟁의 승리를 앞당길 것이다.
염호석 열사가 마지막 순간을 보낸 정동진은 해가 뜨는 곳이다.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듯이, 투쟁 승리가 목전에 있는 지금이 어쩌면 가장 어려운 시기다. 마지막까지 힘차고 즐겁게, 그리고 우리의 공통된 꿈을 가슴 속에 뜨겁게 간직하며 싸워나가자. 대중조직이기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견과 갈등을 슬기롭게 조율하며, 동료에 대한 사랑을 끝까지 잊지 말자.
지난해 7월 14일 출범 이후, 하루도 쉼 없이 괴물 같은 삼성자본과 당당히 맞서왔던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이다. 그리고 이제 막판 국면이다. 42Km 마라톤은 마지막 10Km에서 승부가 갈린다. 염호석 열사에게 달려갈 정동진 기차표를 준비하고, 온 힘을 다해 마지막 순간에 임하자. 사회진보연대도 물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할 것이다.



주제어
노동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