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근거 없는 비난과 적반하장 책임회피 그만하고 노정교섭에 응하라!
- 억지, 왜곡, 무책임으로 일관한 이기권 장관 공공‧금융부문 총파업 기자 브리핑
 
9월말 공공‧금융부문 파업을 앞두고 열린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기자브리핑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의지를 조금도 발견할 수 없었다. 오로지 근거 없는 비난과 책임 떠넘기기, 불법 처벌 협박만이 있었다.
공공운수노조는 19일 정부에 공문을 보내 26일 2차 노정교섭을 개최할 것을 요구하고 국회에 중재 역할을 요청하는 등 교섭을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야당도 정부여당에 파업 이전 대화를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비난과 협박으로 파업 철회를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등 불통과 무책임 행보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의 이 같은 행태에 심각한 유감의 뜻과 강력한 경고를 보낸다.
 
이기권 장관은 최악의 고용사정을 ‘노동개혁’ 지연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정부도 인정하듯 고용사정 악화는 조선업‧해운업 구조조정의 여파 탓이 크다. 이미 오래 전에 예견된 문제였고 적절한 정부 정책이 선행되었다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 시간도 있었고 방법도 있었다. 노동계는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에게 손실이 사회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효성 있는 고용안정대책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고용안정이 아닌 임금삭감과 쉬운 해고, 비정규직 확대 등 기승전‘노동개악’에만 매달리며 황금 같은 시간을 소진했다. 그 결과가 외환위기 이후 역대 최고의 청년실업이다.
정부는 13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며 공공기관에서부터 임금피크제를 강제로 도입하였으나 결과는 참혹했다. 임금피크제 도입률이 높았던 대기업의 경우, 신규채용 규모는 작년에 비해 13.5%나 줄었다. 결국 노동개혁은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했음이 확인되었다. 그런데 정책 실패의 책임을 노동계에 떠넘기려 하다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이기권 장관은 임금체계 개편이 노사의 법적 의무라고 주장한다. 작년에는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정년연장시 임금피크제 도입이 의무라며 억지를 부렸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공공기관은 임금피크제가 도입 실시 중이다. 그런데 다시 임금피크제만 가지고는 안 되고 성과연봉제 등 임금체계의 변경이 의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장관이 법의 자의적 해석을 넘어 새로 창조하는 지경이다.
국민은 정부에게도 사용자에게도 임금체계와 같은 노동조건을 일방적으로 강요할 권한을 주지 않았다. 정부야말로 국민이 정부에 부여한 책무에 정면으로 반해 권력을 휘두르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장관은 노사대화를 주문한다. 하지만 정부가 대화를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이다. 폐해가 극심하여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지고 있는 성과연봉제라는 극단적 임금체계 외에 다른 선택지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노사의 교섭이 불가능한 게 문제다. 단체교섭을 무력화하고 일방적 수용만을 강요하는 불법 지침부터 철회되지 않으면 어떤 교섭도 불가능하다.
노사정 대타협 정신 운운도 허구적이다. 지난해 915 노사정합의 자체도 심각한 문제가 있지만 임금체계 변경은 노사자율로 하자는 합의조차 정부가 먼저 파기하지 않았는가?
 
불법 행위 엄정 대처 협박도 빠뜨리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도 이번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지는 못했다. 필수유지업무, 무노동 무임금 엄정 적용만 강조했다. 어떻게든 교섭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도록 중재 역할에 총력을 기울이지는 못할망정 파업 방해하는데 만 급급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모든 법적 절차를 거친 노동법에 의해 적법한 파업이다.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는 것이 법과 원칙이다. 오히려 정부는 이사회 불법 강행 등 정부와 사용자의 불법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노동자의 정당한 파업에는 "법과 원칙"마저 무시하겠다는 것인가.
무엇보다 이기권 장관 본인이야말로 불법적인 양대 지침을 발표하고 노조 동의 없이도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이 가능하다는 발언으로 법과 원칙을 무너뜨려 온 장본인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가 올바르게 지적했듯 법적 근거와 타당성이 없은 2대 지침을 발표하고 이를 현장에 강요함으로써 노동법의 기본 질서를 어지럽히고 불법을 조장해 왔다. 합법적 파업을 불법 파업으로 매도하는 발언 중단하고 인권위 권고대로 2대 지침부터 철회해야 한다.
 
정부의 주장처럼 공공부문이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강요하는 성과‧퇴출제는 격차를 키우고 일자리의 질을 떨어뜨릴 뿐이다. 공공기관의 꼭대기부터 밑바닥까지 모든 구성원을 국민을 상대로 한 돈벌이 경쟁, 비정규직을 늘리고 쥐어짜는 비용절감으로 내몰아 비정규직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정부는 근거 없는 비난과 책임 회피, 불법 행위 처벌 협박 중단하라. 당장 불법 지침 철회하고 노동조합과의 교섭에 나서라. 만약 정부가 끝까지 불통과 무책임으로 일관하여 9월말 공공부문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그 모든 책임은 정부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