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안에 10년 역사 아카이빙 : 430 청년학생문화제

관리자
2021-04-30
조회수 1001

10분 안에 10년 역사 보기 : 430 청년학생문화제

 

노동절 맞이 430 청년학생문화제는 1994년을 시작으로 매해 4월 30일에 열려왔습니다. 왜 하필 4월 30일에 열렸을까요? 430청년학생문화제는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가 곧 시민 모두의 권리라고 생각하였던 대학생들이 노동절 전날에 모여 노동절 집회를 진행할 장소를 미리 지켜내기 위해 청년학생투쟁대회와 전야제를 벌인 것에서 유래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4월 30일 대학생․청년들의 전야제는 단순히 메이데이 장소를 지켜내는 것을 넘어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한 공간으로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 이후 학생들은 매년 430 청년학생문화제를 통해 노동자와 함께하는 것 이상으로 지금 시기 풀어 나가야할 한국 사회의 과제를 지적하고 나아갈 바를 제시해왔습니다.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는 2021년에도 4월 30일을 맞아 전국학생행진에서는 그동안의 430청년학생 문화제를 돌아보며 당시 한국사회가 마주했던 과제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코로나19 보건의료위기, 경제위기, 고용위기 온갖 위기라는 말이 넘쳐나는 시대, 부동산이나 금융자산 등 자산 보유 여부와 공공기관, 대기업 등 일자리 진입을 매개로 불평등이 심각해진 지금의 시대. 전국학생행진은 청년학생들의 목소리로 2021년 한국사회에 필요한 바를 말해보려 합니다.

 

2011 – 2014년 : 노학연대를 위해 대학에서 개최하다.

2011년부터 2014년 430청년학생문화제는 박근혜 정부의 노골적인 노동자탄압에 맞서기 위한 노학연대를 만들어내고자 했습니다.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구조조정 반대 투쟁에 결합하고 거대자본의 불합리한 경영을 비판해야 한국 사회가 바뀐다고 주장했습니다.


2011년, 청년, 민중의 심장을 뛰게 하라, 맥박 : 최저임금 현실화! 간접고용 철폐!

 

2011년 메이데이때는 ‘불안정한 일자리’ 문제를 사회적으로 제기했습니다. 2011년의 시작과 함께 일어난 홍익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며 불법 하청고용과 저임금이 판치는 세상에서 노동자와 연대하여 힘차게 투쟁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2012년 청년찾기 :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한 청년들의 진짜 정치!

2012년 메이데이 역시 쌍용노동자 해고노동자의 복직을 요구하며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를 향한 정리해고의 칼날에 맞서 싸웠습니다.

 


2013년 ‘이후’를 묻는다 : 먹튀자본, 부당노동행위로 폭주하는 한국사회에 제동을!


2013년에는 노동자 23명의 자살로 이어진 파괴적인 정리해고였던 쌍용자동차 사태를 통해 ‘먹튀자본’의 부당한 정리해고와 이를 묵인하는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외국 투자 자본은 먹튀 행각을 일삼으며, 이윤을 위해 노동자들의 삶을 앗아가고 있었습니다. 먹튀자본이 노동자와 한국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제기하고 노동자와 함께 자본, 정부의 사기행각을 막아내자는 결의를 다졌습니다.

 


2014년 인간이 인간을 돕는가 : 백만 노동자들의 삶을 위협하는 삼성 무노조경영 중단!

박근혜 정부가 조직된 노동자들에 대한 강력한 탄압을 선포한 것에 맞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 함께 투쟁할 것을 결의했습니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 원칙 아래서 신음하고 있는 노동자가 100만 명에 달하는 현실에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막아내며 ‘노조할 권리’를 지키는 사회적 의미가 있음을 주장하고 학생들이 이에 연대해야 함을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2015 - 2017년 : 제도권 정치에서 배제된 노동자, 시민의 권리를 외친 430 청년학생문화제

 


2015 - 2017년 430 청년학생문화제는 정치권의 논의에서 배제된 노동자, 시민의 권리를 외쳤습니다. 15년 430 문화제는 박근혜 정권의 노동법 개악 시도와 노조 탄압에 맞서 오랫동안 싸워온 노동자들, 맞서 싸워 승리를 쟁취한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했습니다. ‘우리는 찬란하게 일어선다.’는 구호를 통해 역사 속 수많은 운동의 실패가 순간의 패배일지라도 그 과정에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새로운 운동의 밑거름이 됨을 드러내고 그 과정에 청년학생이 기꺼이 동참할 것을 강조하는 뜻입니다.

 

2016년에는 ‘마침내 오늘을 위하여’라는 구호로 기성 정치권의 진영논리에 휘말리지 않고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연대하며 투표를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를 노동자와 학생의 연대로 가능케 할 그날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하는 자리였습니다. 당시 국회의원 선거 국면을 맞아 정당들의 진영논리를 중심으로 자신들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받는 시기였지만 16년 430은 청년의 투표 참여 이상을 넘어서 노동법 개악과 사드배치에 대항해 지금 한국사회에 필요한 노동권, 평화권을 외치는 자리였습니다. 그 방법으로서 노학연대를 제기했습니다.


16년 촛불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 국면에서는 촛불집회, 탄핵, 대선으로 이어지는 소란스럽지만 노동자, 시민의 권리에 대한 논의는 배제된 상황을 비판했습니다. ‘소란스러운 침묵을 깨자-청년학생 권리선언’이라는 구호는 청년들이 직접 한국사회에 필요한 권리를 외치겠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당시 박근혜에 대한 분노만 소란스러울 뿐 새롭게 열어갈 세상의 모습이 무엇인지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토론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7년 430에서는 소란스러운 침묵을 청년학생이 직접 깨고 새로운 사회에 필요한 권리가 무엇인지 토론의 장을 열고자 했습니다. 재벌의 정경유착대신 노동권을, 일터와 가정에서 여성의 이중부담을 해소하지 못하는 유연근무제 대신 여성권을, 사드배치 논의대신 평화권을 외쳤습니다.


2018 – 2020년 :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사회를 상상하는 430 청년학생문화제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430 청년학생문화제에서는 각자도생과 ‘나’만 남은 사회에서 눈을 돌려 더 넓은 곳으로 향해야 한다는 구호를 바탕으로 노동자-학생 연대를 강조했습니다. 2018년 메이데이에는 17년의 촛불혁명 이후 우리의 믿음과 달리 세상은 바뀌지 않았고, 청년학생들의 시선에는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동자들은 아직까지도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함을 지적했습니다. 청년학생으로서 노학연대의 정신을 살려 사회가 외면한 노동자들의 삶을 직시하고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마음을 ‘우리가 몰랐던 절반의 세상 / 우리가 만들어갈 하나의 세상’이라는 구호로 표현했습니다.

 

2019년 역시 비슷한 기조를 이어받았습니다. ‘빛으로 그리는 사람들’이라는 구호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각자 이해관계에 갇혀 편을 가르는 상황에서, 청년학생들 역시 이러한 ‘흑백’의 세상에서 벗어나 사회 전체로 시선을 돌리자는 의미였습니다. 2019년은 그 어느 때보다 학생사회 역시 각자도생의 논리에 침식되어가는 시점에서 노동자-학생 연대가 그 어느 시점보다 요원해보이는 시기였습니다. ‘단 한 번의 붓터치로 모든 세계를 다시 그릴 수는 없다. 다만 더 강하게 단결하는 우리만이 세계를 다시 그릴 용기를 낼 수 있다’라는 구호는 어려움의 시기에도 연대를 상상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이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제가 아닌 기자회견으로 대체가 되었습니다. 2020년에는 유례없는 감염병 확산 속에서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노동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을 직시하고, 특히 구조조정의 사각지대에 놓인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공항노동자들과 열악한 환경에서도 전염병과 최전선에서 맞서는 보건의료노동자들과 함께 학생들의 연대를 알리고자 하였습니다.

 


21년 430을 맞이하며 : 귀족노조와 불쌍한 노동자 사이 노학연대 길을 묻다.

 

지난 430 청년학생문화제를 돌아볼 때 430 청년학생 문화제는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시급하게 해결이 필요한 문제를 알려왔습니다. 그리고 어떤 노학연대가 필요한지 대안을 고민하게 하는 장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래야 할 것입니다.

 

지금의 노동자운동에 대해서 누군가는 귀족이라고 비판하고, 누군가는 열악한 노동자들의 상황을 보라고 말합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시민들 사이의 연대 대신 각자도생이 자리 잡았습니다. 귀족노조라는 단어와 지원이 필요한 취약한 노동자라는 단어가 동시에 존재하는 2021년. 새로운 노학연대를 고민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 코로나19로 더욱 벌어질 격차를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사업장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투쟁사업장이 발생할 때마다 뒤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지역으로 노동권을 확장할 방법이 필요합니다.

 

누가 더 절박한가를 두고 경쟁하듯 지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절박한 노동자들의 상황을 보며 어떻게 개별 투쟁이 각자도생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로 풀어낼지, 그러한 운동이 가능하도록 청년학생이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노동운동에 어떤 지점에 주목해야 할지를 고민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