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08 입장문] 연세대는 청소·경비 노동자들과 책임있게 대화하라!

지혜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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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는 청소·경비 노동자들과 책임있게 대화하라!

 

노동권 vs 학습권이라는 허구적 쟁점

 

5월 연세대 재학생 3명이 청소·경비 노동자를 고소했다. 노동자들의 집회로 인한 소음이 수업 들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6월에는 업무방해 및 집시법 위반으로 형사소송, 학습권 침해로 인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트라우마로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청소·경비 노동자의 투쟁이 학습권을 침해한다며 법적 대응을 취한 것은, 학교라는 공간을 왜곡되게 이해한 것이다. 학교는 학생의 학습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학교는 학생 외에도 그곳을 일터로 삼는 수많은 노동자가 함께한다. 노동자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사업장 내에서 노조 활동·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또한, ‘등록금을 낸 것은 학생’이라며 학생이 학교 교육의 소비자로 축소되는 것도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소비자로 축소되는 순간, 대학이라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로서의 역할은 흐려진다.

 

청소·경비 노동자의 투쟁은 노동자와 학생, 노동권과 학습권의 대립이 아니다. 이러한 관점은 문제의 정확한 원인을 회피하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은 원청인 학교가 청소·경비 노동자와의 교섭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으며,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것이다. 청소·경비 노동자의 집회가 문제가 아니라, 청소·경비 노동자의 집회가 이어져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학교가 문제이다.

 

학교가 해결에 나서라는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요구는 타당하다.

 

허구적 쟁점이 반복되는 동안, 연세대학교는 "원청이라 개입할 수 없다."며 여전히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겪어 온 문제는 원청인 학교가 의지를 가져야 해결될 수 있다. 학교가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며,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고용된 용역 업체는 노동자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부당해고를 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기 때문에 원청인 학교가 제재를 가했어야 했다. 그러나 학교는 이를 외면했을 뿐만 아니라 경쟁 입찰이 원칙임에도 기존 용역 업체와 수의계약했다.

 

학교는 학내 청소·경비 노동자와 그에 연대하는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는 연세대뿐만 아니라 현재 학내 청소·경비·주차 노동자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모든 학교에 해당한다.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202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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