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오늘 논평 | 2016.11.12

애국심이 필요하다?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조선일보> “[강천석 칼럼] 愛國心이 필요하다”에 대한 비판

<조선일보 칼럼> 愛國心이 필요하다

대통령이 외교·국방 영역을 맡고 국회가 선택한 국무총리가 내정(內政) 전반을 책임지는 역할 분담 체제가 현재의 헌정 위기를 건너는 잠정적 대안(代案)이 될 수 있다. … 대통령에게 인사권·수사·정보기관 지휘권을 집중시킨 5년 단임제 헌법은 이번 사태로 확실하게 파탄이 났다. 검찰이 정치를 대신하고 언론을 탄압해 국가의 조기(早期) 경보 시스템을 파괴했다.…이 낭떠러지에서 대통령이 애국하는 결단으로 몸을 던져 국민과 마음을 합하면 어느 당파(黨派)도 대세(大勢)를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아전인수가 지나치다. 강 고문이 이야기하는 언론탄압은 송희영 전 주필의 대우조선 뇌물 수수 사건을 지칭하는 것 같다. 친박과 조선일보 사이 정치적 갈등이 배경인 것은 맞다. 하지만 송 전 주필 사건은 조선일보 역시 부패한 박근혜 시스템의 일부라는 것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조기 경보 시스템이 파괴된 게 아니라 부패한 기득권 세력의 진흙탕 싸움 중에 진흙 일부가 튕겨 나간 것뿐이다.
거국 내각과 소폭 개헌은 조선일보가 최순실 게이트 초기부터 밀고 있는 대안이다. 그런데 따져보면 국회 총리, 개헌은 빈껍데기고 비박 보수 세력이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어보자는 것이 속내다. 국회 추천 총리가 내치를 책임지자는데 우리 헌법은 대통령이 내각을 임명하게 되어 있다. 박근혜가 2선 후퇴를 한다 해도 개헌이 끝나지 않는 한 법적 임면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조선일보는 우리 국민이 박근혜가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다시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가? 아니면 법적 근거도 없이 총리가 막무가내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중권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조선일보 역할 분담은 실상은 근거가 빈약하다. 또한, 현재의 헌정 질서를 다시 무너뜨리는 것이기도 하다. 박근혜가 하야하면 이후 과정은 헌법적 규정에 따라 분명해진다. 강 고문이 이야기하는 박근혜의 애국심은 보수 재집권의 길을 열어달라는 것이다.
오늘 광화문에서는 1987년 6월 10일 이후 최대 규모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 대한민국에 필요한 건 지금 애국심이 아니라 민주주의다. 시민에게 절실한 건 보수 재집권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박근혜 체제를 뿌리째 뽑아내는 민주주의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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