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인천지부


인천 지부 활동


GM과 산업은행의 지엠대우 자금지원 협상

-먹튀자본 퍼주기가 아닌 총고용을 보장하라!!

인천지부

지엠대우는 연초부터 파생금융상품 손실과 수출부진으로 유동성 위기에 시달려왔다. 결국 결정적 위기에 봉착한 지엠대우의 자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리츠 핸더슨 GM CEO와 GM 경영진은 지난 14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면담을 가졌다. GM과 산업은행의 협상은 3조 1천억원의 환손실 처리 문제, 1조 9천억의 운영자금 지원 요청 문제, 4911억의 유상증자 참여 문제 등 거대한 자금 규모와 초국적자본과 한국정부의 책임공방 때문에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초국적자본과 정부를 향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져 이번위기로 생존권을 박탈당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산업은행 앞 결의대회 참가자들


GM-산업은행의 협상과 노동자운동의 대응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배제한 이번 협상의 기만성을 폭로하기 위해 지엠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롯하여 금속노조, 노동사회단체, 학생들이 ‘지엠대우비정규직 원상회복 및 총고용보장 쟁취 결의대회’를 산업은행 앞에서 진행했다. 여는 발언을 맡은 이대우 지엠대우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이번 협상에서 노동자 고용과 관련된 내용이 전무”함을 지적하며 “앞으로 지원될 자금이 모든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발언한 채규전 금속노조 인천지부 수석부위원장은 “2002년 노동자운동의 반대여론을 무시한 정부와 산업은행의 무리한 해외매각이 위기를 야기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노동자 구조조정만 생각하고 있다”며 정부 측의 고통전가를 비판했고, “기댈 곳 없는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정부를 바꿔”낼 것을 결의했다.

집회를 마치고 선전전을 하고 있던 4시 50분 경 프리츠 핸더슨과 GM 경영진이 차를 타고 산업은행 후문으로 들어왔고, 지켜보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GM의 부실경영 책임과 노동자 생존권을 외치며 차를 막아섰다. 하지만 대기하고 있던 산업은행 직원들에 의해 노동자들은 제대로 의사전달을 하지 못한 채 끌려나왔고, GM 경영진은 유유히 산업은행으로 들어가 협상을 진행했다. 지엠대우 위기의 원흉인 GM과 산업은행을 더욱 강력하게 타격하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한 지엠대우 정규직, 사무직, 비정규직 단결과 연대가 절실한 순간이었다.



사진:GM 경영진을 가로막고 항의하다 끌려나가는 노동자들


산업은행의 뒤늦은 책임추궁과 GM의 지엠대우 하청기지화 전략

협상 후 프리츠 핸더슨은 기자들에게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지만 실제 협상내용은 정반대였다. 산업은행은 GM의 먹튀행각을 방지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5년간 물량 보장 △라이선스 확보 △채권단 추천 최고재무책임자(CFO) 임명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건설적인 대화’ 이후에 나온 GM의 답변은 경쟁력 있는 라세티, 마티즈의 해외 생산, 시보레 브랜드 직수입, 연구개발비 축소 등 그토록 우려해온 ‘지엠대우의 하청기지 가속화’였다. 즉 선제적인 자금지원 대신 지엠대우 위기의 책임을 GM에 묻거나, 신축적인 공장운영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자본을 철수할 수 있다는 정치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자금회수, 유상증자 불참 등으로 대응하고는 있지만 초국적자본 통제가 불가능한 현 상황에서 이미 챙길만큼 챙긴 GM에게 얼마만큼 영향력이 있을지 미지수다.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으로 총고용을 쟁취하자!!

GM은 거대한 시장잠재력을 가진 상하이GM을 이미 소형차 전략기지로 상정해놓고 생산물량증대와 기술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오펠/복스홀의 매각으로 지엠대우 수출물량의 약 40%를 차지하던 GM유럽 판매망이 붕괴 직전에 있고, UAW와의 협약으로 16만대 이상의 소형차 물량을 북미지역에서 소화해야 한다. 결국 GM의 글로벌 네트워크 내에서 소형차 기지인 지엠대우의 위상이 하락하고, 장기적으로 기존 수출 물량 회복이 불투명하므로 결국 위기에 처한 지엠대우의 미래는 한국정부의 정치적 판단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자금지원을 통한 회생이든, 법정관리를 통한 독자회생이든 GM과 산업은행의 전제조건이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것은 지엠대우 전신인 대우자동차 뿐만 아니라 최근 쌍용자동차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산업은행 뿐만 아니라 보수언론조차 GM에 책임추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엠대우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의 복지부동은 향후 자신들의 생존권 투쟁에서 발목을 잡을 것이 분명하다. GM과 산업은행의 기싸움은 본의 아니게 지엠대우 노동자들에게 준비시간을 벌어주고 있으며 11월에는 정세적으로 중요한 GM대우 노조선거가 예정되어있다. 노조 선거를 통해 협상과정에서 기만으로 드러난 노사상생이 아닌 GM 자본에 대한 투쟁을, GM의 노동자 수탈을 묵인한 정부에 대한 투쟁을, 사무직-비정규직-정규직의 단결을 제고하는 1사1조직 투쟁을 조직할 때 지난 여름 쌍용자동차 동지들의 피맺힌 절규였던 총고용 보장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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