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역사관 청소노동자 해고 통보에 대한 성명서
 
전남대학교에서는 개교 60주년을 맞이하여 평생교육원을 역사관으로 개관하며 청소노동자를 해고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동안 평생교육원에서 일해 왔던 청소노동자 한 분을 근로 장학생 2명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근로장학생으로 대체하는 데 월 80만원, 청소노동자 월급 104만원이다.
전남대학교는 조형물을 세우는 데 1억 5천만원을 쓰면서도 한 달에 24만원을 아끼자고 청소노동자를 해고하려 한다.
역사관으로 개관하며 유동인구가 적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인데 이는 해고 사유가 되지 않는다.
전남대학교가 용역업체와 계약 한 문서에는 청소할 면적이 줄어들지 않는 한 노동자들을 해고할 수 없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절차에 따르면 용역업체에 해고 공문을 보내야 하지만 불법이기 때문에 구두로만 알리고 있는 것이다.
전남대학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의 수는 지금도 턱없이 부족하다.
광주 시청 건물 한 군데에 청소노동자 40명이 일한다.
반면 우리 학교는 학동 의대를 포함해 단 134명이 일하고 있을 뿐이다.
한 건물에 많아봐야 3명, 적게는 단 한 명이 일하고 있다.
이렇게 적은 인원으로 일하다 보니 청소노동자들이 다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현재 전남대 청소용역업체는 산업재해다발사업장으로 경고까지 받은 상태이다.
조합원들은 늘 몸에 파스를 붙인 채 일해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학교는 이번에 새로 건축하는 기초과학관에 청소노동자 단 두 명을 배치하려고 한다.
(바로 '최소 인력 운용'방침 때문이다.
청소용역지회에서는 세 명을 배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학교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이 열악한 상황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간접고용 때문이다.
청소노동자들은 3년 마다 모두 해고되고 또 다른 용역업체와 계약하는 번거로움을 감내해야 한다.
대학이 간접고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이렇듯 3년 마다 재계약을 하기 때문에 임금을 올려줄 필요도 없고 노동자들이 산업재해를 당해도 책임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용역 청소노동자들은 정규직 청소노동자와 비교해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임금이 무려 3배가 차이 난다.
청소용역지회 조합원들의 임금은 시간당 5010원, 월 104만원이다.
간접고용 때문에 원래 청소노동자 한 명에게 173만원이 책정되어 있지만 정작 노동자한테 오는 몫은 104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청소노동자들은 학교의 중요한 구성원이다.
이들이 없다면 학교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경영 논리에 따라 이들을 소모품으로밖에 대우하지 않는다.
각 건물에 최소 인원을 배정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
학교는 예산 삭감을 이유로 들고 있는데, 그렇다면 조형물을 건축하고 불필요한 보도블록을 새로 바꿀 예산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학교는 청소 노동자 해고 통보를 즉각 취소하고 노동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산업재해 방지를 위해 기초과학관 뿐 아니라 일하는 인원을 더 늘려야 한다. 더 나아가 지금의 불합리한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바꾸어 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