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문학 원고」
삼성이 만들 디스토피아의 노동자
- 삼성전자 AS 기사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조합을 지키기 위한 싸움
 
한지원(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
 
삼성이 만든 전자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한국에서 살 수 있을까. 쉽지 않다. 휴대폰의 60%, 텔레비전의 60%,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사전의 50%가 삼성 제품이다. 전자제품 없이 살 각오가 아니라면 한국에서 삼성과 엮이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의 비밀 중 하나는 애프터서비스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최고 강자 애플 아이폰은 불편한 애프터서비스로 한국에서만큼은 한 자리 수 시장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외국 가전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180여개의 서비스센터와 7천여 명의 애프터서비스 기사를 통해 전화 한 통이면 며칠 내 방문 수리까지 가능한 빠르고 편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한다. 1994년 삼성이 국내에서 엘지에 시장점유율 1위를 빼앗겼을 때도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것이 애프터서비스의 질을 경쟁 업체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이는 것이었다. 이건희 회장이 당지 직접 나섰다. 소비자권리선언이라는 이름으로 애프터서비스 부분에 대규모 투자와 혁신을 단행해 삼성은 2년 만에 시장점유율 1위를 되찾았다. 사실 냉정하게 보면 지금도 삼성이 애플, 소니, 엘지 등 경쟁업체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은 기술이나 생산이 아니라 서비스다.
 
쥐어짜기 위해 굶겨라.
 
그런데 논공행상에서 이 애프터서비스부분의 노동자들은 언제나 제외되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1~2월에 연말 성과급으로만 1조원 가까운 돈을 직원들에게 풀었지만, 삼성전자의 애프터서비스 노동자들은 성과급은커녕 1~2월을 보릿고개라 부를 정도로 수입이 줄어든다.
 
삼성이 경쟁력 최전선에 있는 애프터서비스 노동자들을 대하는 방식은 마치 ‘사냥개’를 다루는 것과 비슷하다. 사냥개는 굶겨야 더 사냥을 잘 한다. 배부른 사냥개는 사냥에 관심을 잃는다. 삼성은 매우 특수한 방식의 임금체계를 만들어 애프터서비스 노동자들이 최대한 많은 수리를, 그것도 매우 친절하게 하지 않으면 임금을 한 푼도 못 받도록 만들어 놓았다. 최저임금법도 근로기준법도 위반인 초법적 임금체계다.
 
삼성의 애프터서비스 노동자 임금 체계는 수리시간을 분(分) 단위로 측정해 급여를 지급하는 분급 체계다. 대부분 처음 들어봤을 것이다. 연봉제, 월급제, 일당제, 시급제는 들어봤어도 분급제라는 것은 대부분의 노동 전문가들도 처음 봤다고 이야기한다. 가전제품 방문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노동자가 집에 방문해 텔레비전의 케이블 접속 부분을 수리했다면, 삼성이 정해놓은 텔레비전 케이블 접속 부분 수리 시간 50분에 분급 225원을 곱해 11,250원을 받는 식이다. 한 명의 노동자가 할 한 달, 또는 일 년의 노동을 추정해 월급이나 연봉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수리한 시간만 급여를 주는 체계다.
 
이런 임금체계에서는 정말 황당한 일들이 발생한다. 첫 번째로 방문수리를 하러 가는 시간, 수리 전후로 고객과 상담하는 시간, 회사로 돌아오는 시간 모두가 무급처리는 된다. 오직 직접 노동시간만 분 단위로 임금을 계산하다보니 서비스업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간접노동이 모두 무급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애프터서비스 노동자가 20분 거리로 출장 가서, 40분 수리를 하고, 10분간 상담을 한 후에, 다시 20분 거리를 이동해 돌아와 10분간 다음 수리를 대기하면 그는 노동시간의 40%만 급여로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임금체계를 다른 업종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만약 티켓 창구에 이런 임금 시스템을 적용하면, 창구 앞에 고객이 없으면 무급이 되고, 티켓을 구매하며 이런 저런 문의를 해도 그 시간은 무급이 되며, 오로지 티켓을 발행하는 그 순간만 유급이 되는 체계가 될 것이다. 이런 급여체계면 모든 티켓 창구 업무 노동자들은 아마도 최저임금도 받기 힘들 것이다. 방송국의 카메라 기사에게 이 급여 체계가 적용돼도 재미난 일이 일어날 것이다. 카메라 기사가 촬영 장소로 이동하는 시간도 무급, 피디와 촬영 계획을 논의해도 무급, 그리고 오직 실제 녹화버튼을 눌러 테이프가 돌아가는 시간만 유급이 될 것이다. 한마디로 삼성 애프터서비스 노동자들의 임금체계가 황당무계하다는 것이다.
 
삼성의 애프터서비스 노동자들은 수리 건이 적은 11월~3월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고 수리 건이 폭주하는 5~9월은 주 70시간 가까이 근무를 한다. 기본급은 고사하고 법정 수당인 시간외근로 수당(잔업특근수당)도 없다.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노동자의 임금 명세표를 실제 분석해본 결과 월급여 최저액은 2월 83만원으로 최저임금 미만이었고, 최고액은 8월 342만원이었다. 급여차이가 네 배 넘게 난다. 성수기에 죽어라 일해서 11월~3월 보릿고개를 넘겨 사는 것이 이들 노동자의 1년 수입 사이클이다.
 
삼성이 월급제나 연봉제가 아니라 수리 시간 당 분 단위 급여체계를 만든 이유도 여기 있다. 애프터서비스 요청이 많은 시기에 노동자들이 불평 없이 잔업특근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비수기에 무지하게 짠 임금을 유지해야 한다. 마치 사냥개를 굶기듯이 말이다. 만약 성수기 수리 건수를 기준으로 고용을 하려면 지금보다 인원이 두 배는 많아야 할 것이다. 삼성은 애프터서비스 노동자들은 수리시간 당 임금을 받기 때문에 성수기 때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심지어는 더 늦은 시간에도 고객이 방문을 허락하면 수리를 하러 가야 한다. 에어컨 수리 도중 떨어져 발목이 부러졌는데도 깁스를 하고 여름 내내 일을 했다는 노동자의 증언도 있다. 비수기 때 살려면 여름에 이렇게 일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삼성이 이런 비상식적인 급여체계는 고강도 감정노동을 하게 만드는 강제 방식이기도 하다. 삼성은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고객만족도 평가를 수리 이후 전화로 묻는데, 여기서 불평이 나오거나 최고 점수를 받지 못하면 바로 페널티가 주어진다. 관리자가 벌로 근무시간 외에 강제로 고객만족 교육을 받게 하거나, 조회 시간에 망신을 주는 등 그야말로 반인권적 조치들이 취해지기도 한다. 거리가 멀고 수리 건이 없는 지역을 맡게 해 수입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삼성의 수리 기사들은 고객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고, 인격적 모욕을 하더라도 고객만족도를 위해 참아야만 한다. 만약 고정급이 정해져있고, 고용이 안정되어 있다면 결코 발생할 수 없는 일이지만, 수리 시간에 따라 급여가 책정되기 때문에 이런 감정노동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한 센터에서는 고객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관리자가 일부러 수리 건을 다른 사람에게 주어 월 급여가 19만원까지 떨어진 노동자도 있었다.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이 바로 삼성이다. 삼성의 방식은 쥐어짜기 위해 노동자를 굶기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초장시간노동과 초고강도 감정노동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 분 단위 급여체계를 만들고, 그것이 당연한 것인 냥 세뇌시켜 왔다.
 
90%를 배제하기 위한 10%의 포섭
 
이미 눈치 챘겠지만 저런 임금 체계를 직접 고용한 노동자에게 적용하기는 아무리 삼성이라도 쉽지 않다. 삼성의 애프터서비스 노동자 중 90%는 불법파견 된 간접고용 상태며 위와 같은 임금을 받고 있다. 삼성의 정규직 애프터서비스 노동자 중 상당수는 사실 간접고용 노동자보다도 기술 수준이 높지도 않다. 삼성은 작년까지 모범조를 센터 별로 만들었는데, 간접고용 노동자가 조장인 경우가 다수였다. 하지만 둘 사이 임금 격차는 매우 크다. 정규직이 월급제로 월 7백만 원이 넘는 평균임금을 받는데 반해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분급 방식의 급여체계로 평균 2백만 원 조금 넘는 돈을 받는다.
 
전체 수리 기사의 90%를 차지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를 관리하는 삼성의 방식은 충성도 높은 중간 관리자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현재 삼성은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는 108개 도급업체를 지휘하고 있는데, 이들 도급업체의 사장과 에스브이(SV)라 불리는 본사 감독관들이 중간관리자 역할을 수행한다.
 
도급업체 사장들은 자신들은 독립된 경영자이기 때문에 삼성과는 상업적 거래관계일 뿐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 말을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삼성 서비스센터를 수탁 운영하는 이들 업체들은 삼성이 정해놓은 지역에서, 삼성이 정해놓은 방식으로, 삼성이 접수받은 수리요구를, 삼성이 원하는 시간에 처리하는 역할만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건물도 삼성에서 받고, 장비들도 삼성에서 받는다. 물론 삼성전자 제품의 수리 요구만 처리한다. 애프터서비스 특성 상 별도의 영업이나 경영도 필요 없다. 한 마디로 인력파견업과 큰 차이가 없다.
 
흔히 바지사장이라 불리는 이들은 대부분이 삼성의 임원이었다. 삼성이 퇴직금 또는 위로금으로 센터를 떼어주는 식이다. 그런 만큼 삼성에 대한 충성심은 높고, 또 여기서 센터를 다시 회수당하기 전에 한 몫 챙겨야 한다는 조급함도 강하다. 삼성의 지침에 따라 노동자들을 병영적으로 통제하면서 삼성이 서비스 위탁 수수료로 내려주는 돈의 40% 가까이를 챙긴다. 애프터서비스는 비용의 대부분이 인건비다. 그리고 삼성이 도급업체에 주는 위탁수수료의 대부분도 인건비다. 하지만 도급업체의 바지사장들은 이 돈을 떼어 자신이 챙기고, 일부만 노동자에게 지급한다.
 
몇 달 전에 경남의 한 센터에서는 바지사장이 외근 기사들의 출장비를 수억 원 챙겼다가 발각되는 일이 있었고, 강원도에서도 휴대폰 수리 기사 몫으로 내려온 삼성의 돈 중 절반 가까이를 떼어먹은 것이 들통 나기도 했다. 파견업체 법정 수수료 상한선이 10%이고, 한국의 사업체 평균 수익률이 3~5% 사이인 것을 감안하면 삼성의 애프터서비스 도급업체는 엄청나게 고수익 사업체인데, 그 비밀은 그나마 삼성이 주는 돈마저도 중간에 바지사장들이 상당부분을 챙기는 것에 있다.
 
‘관리의 삼성’이 이런 것을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버려 둔다. 도급업체 관리를 맡고 있는 삼성의 에스브이들은 고객만족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바지사장들이 마구잡이로 해쳐먹는 것을 묵인한다. 왜냐하면 에스브이가 나중에 임원이 되고, 노후 자금을 마련할 때 찾는 곳이 바로 또 이 도급센터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지금까지 양상은 센터 바지사장은 3년마다 교체된다. 3년간 센터 사장을 하면 빌딩을 한 채 살 정도는 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삼성은 7천여 명의 간접고용 애프터서비스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바지사장과 에스브이에게 마음껏 중간 수탈할 권한을 주고, 대신 철저한 노무관리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소비자도, 노동자도 안녕치 못한 애프터서비스
 
한국에서 삼성전자는 일반적으로 제품가격에 포함되는 무상수리비(워런티) 외에도 방문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추가적인 AS비를 제품 가격에 포함시키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것이 같은 제품도 미국보다 한국에서 비싼 이유다.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이렇게 국내에서 제품 가격에 포함시켜 받는 AS비는 어느 정도 규모일까? 삼성전자가 한국에서만 추가로 붙는 AS비를 구체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언론보도와 삼성전자의 해명자료로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수는 있다.
 
먼저, 2011년 4월 삼성전자가 노트북과 스마트TV에 대해 밝힌 한·미 가격 비교 내역을 보자. RV511모델 노트북컴퓨터의 경우 부가세 제외하면 한국에서는 65만6천원, 미국에서는 59만5천원이다. 한국에서 6만 1천원이 더 비싸다. 삼성전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 제품 가격이 더 싼 이유는 미국에서는 6만5천원에 달하는 출장수리비를 따로 받기 때문이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한국에서 가격이 비싼 이유는 6만5천원의 방문수리서비스 때문이라는 것이다. TV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설명에 따르면 55인치 형 3D TV의 경우 한국이 미국보다 비싼 이유가 미국 가격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추가무상수리 및 방문서비스 때문이다.
 
해외와 국내의 가격차별에 대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장 큰 스마트폰의 경우 언론보도들을 종합해보면 한국에만 부가되는 AS비 비중이 다른 가전제품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출시된 갤럭시S는 미국보다 한국에서 36만원이 더 비쌌는데,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는 국내에만 적용되는 AS 때문이었다. 2013년 미래창조과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최대 30만원에 이르는 갤럭시노트3의 한국과 해외 가격차이가 논란이 되었는데, 이 역시 삼성전자에 따르면 10만원은 사양차이 때문이고, 나머지 20만원은 AS비와 유통구조 때문이었다.
 
앞의 추정치로 보면 삼성전자는 일반적인 무상수리비 외에 한국에서 해외와 달리 추가로 제품가격 중 10% 내외를 방문수리AS비 등으로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제품마다 이 비중이 다를 것이나 해외와 가격차이가 가장 큰 휴대폰이 국내에서 다른 제품보다 매출이 압도적으로 높아 AS비 비중이 낮은 제품들로 인한 오차를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소비자용 전자제품(DMC사업) 국내 매출 규모는 약 17조원인데, 제품가격의 약 10%를 AS비로 가정하면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제품가격에 포함시키는 AS비는 약 1조7천억 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소비자가 지출한 AS비는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소비자들은 무상수리기간 이후에 발생한 AS나, 무상수리 대상이 아닌 AS에 대해서는 별도의 비용을 삼성전자서비스에 지불해야 한다. 2012년에 소비자들이 삼성전자서비스에 AS비용으로 추가로 지급한 돈은 약 4천억 원이었다. 제품 가격에 포함된 돈과 별도로 지급한 돈을 합하면 대략 약 2조1천억 원을 삼성전자 AS비로 지불한 셈이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AS를 총괄하는 삼성전자서비스에 2012년 지급한 돈은 6천억 원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추가로 4천억 원이나 더 AS비를 받았어야 했음에도, 정작 삼성전자는 1조원이 넘는 돈을 AS비를 이익으로 챙긴 것이다.
 
삼성전자가 AS에서 이렇게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것은 소비자에게는 과도하게 비용을 부담시키고, 반대로 AS를 실제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위반이 일반적일 정도로 저임금으로 이용을 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도, 노동자도 모두 손해를 보고, 삼성전자만 큰 이득을 보게 된다. 이것이 삼성전자 AS 정책의 구조적 문제점이다.
 
“삼성을 바꿔, 삶을 바꾸자.” 시민 모두가 그렇다.
 
삼성의 애프터서비스 노동자들은 지난 해 7월 노동조합을 결성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7백여 명으로 시작해 현재 두 배 넘게 커졌다. 작년 10월 31일에는 천안에서 일하던 최종범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삼성의 노조탄압에 항거했다. 올해 1월에는 삼성 역사상 최초로 제대로 된 파업이 부산, 경남, 울산, 경기에서 연쇄적으로 이뤄졌다.
 
이 삼성의 애프터서비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며 외쳤던 것이 “삼성을 바꿔 삶을 바꾸자, 삼바삶바!”라는 구호였다. 자신들의 삶이 삼성의 무노조정책과 노동자 쥐어짜기 정책이 바뀌지 않는 이상 변화하기 힘들다는 외침이었다. 직장을 옮기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미 애프터서비스 업계 전반이 삼성이 만들어 놓은 체계로 바뀌었다. 동종 업계에서 삼성을 피해 살 곳은 없다. 삼성을 바꿔야만 살 수 있다.
 
이는 시민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이다. 만약 삼성이 만들어 놓은 분 단위 임금체계가 다른 사업장에도 적용된다면 우리나라 임금 수준은 모두 곤두박질 칠 것이다. 노동시간을 잘게 쪼개어 사용자가 임의로 다양한 근로를 무급화시킨다면 임금이 떨어지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이런 임금체계를 앞세워 기업이 필요할 때에는 초장시간근로를, 제품을 많이 팔기 위해 초고강도 감정노동을 시킬 수 있다면, 한국의 노동자 다수는 정년은 고사하고 제 정신을 지키고 살아가는 것도 힘들 것이다.
 
이것이 삼성이 지금 만들고 있는 디스토피아다. 삼성이 하면 모든 기업들이 쫓는다. 지금까지 그래왔다. 삼성을 바꾸지 않으면 시민들의 삶도 안녕치 못할 것이다. 삼성 애프터서비스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시민들의 연대가 절실하다.
 
 
약력
1977년 생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