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자본 세미나 때 먼길 광주까지 오셨었어요. 강연 때 연사님 옆자리에 앉아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하시던...어떤 일이든, 하시고 있겠구나, 강연 내용 서기이든, 광주에 오느라 차마 처리하지 못한 일이든, 그런 생각을 했어요. 뒤풀이...길진 않았지만, 활동하는 이야기들, 고민들, 메갈리아에 관한 단상들...그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했었어요. 정말 짧았지만, 아, 이분은 정말 오래 볼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여름 현장활동 때 출근선전 구로공단에서의 인사와 근황을 묻는 질문도 기억나요. 디마이너스리는 소설을 읽고 있다는 제 타임라인에 달렸던 선배의 댓글도 기억나요. 페이스북에 일러스트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있다며 연습하신 습작들을 올리섰을때, 아 나도 편집 때문에 일러스트 잘 하고 싶은데, 나중에 물어볼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했고, 제가 너무 좋아하던, 누가 만든 건지 몰라 포토샵에서 일러스트 캐릭터 부분만 따서 선전물에, 해상도가 낮아 다 깨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좋아서, 쓰기도 했던 여러 선전물들이 선배(라고, 제가 마땅한 호칭을 찾지 못하고 이렇게 불렀었던 거 같아요)의 손에서 나온 걸 이제야 알기도 했습니다. 저는 정말 조금밖에 알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그저 충격이었어요. 지금도 꿈인것 만 같아요. 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몇일 전엔 꿈에도 나오셨어요. 스쳐지나가다가 제가 알아보아서 너무 놀라서 인사를 하면서 악수를 했는데, 너무 진짜 같았어요. 역시 꿈이였구나 하는 안도감 혹은 꿈인걸 알아서 너무 슬퍼서 엄청 울었어요. 선배는 부고 소식에 있는 사진 속 모습처럼 웃고 계셨어요. 아주 잠깐의 시간을 나눴을 뿐인 저인데도 이렇게 무겁네요. 저는 저의 일상을 너무나 평범하게 선배의 부고 전과 많이 다를 바 없이 살아가고 있지만, 문득문득 심장이 무거워 집니다. 너무 고생하셨어요. 그곳에선 여기서 못잔 잠, 못마신 술, 못했던 말들 다 하시면서 쉬셨으면 좋겠어요. 안녕히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