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송!

멋있는 활동가로서의 모습은 기백명이 앞 다퉈 증언을 설 테니 그만 울고 송의 사랑스러운 모습, 웃긴 일들을 떠올려보자..했더니 너무 많다. 그래 송은 그 와중에서도 재밌었어. 송이 많이 웃고 웃기며 살았다는 생각을 하니까, 여기 저기서 재밌는 것이라곤 탈탈 털어 모으고, 읽고, 그리고, 듣고, 웃던 송이 생각나니까, 그 순간 마음이 환해져. 그래 우리 송민영이 놀기 박사였지. 그 많은 활동들 다 해내면서도 틈틈이 놀기를 필생의 미션처럼 정말 투지를 갖고 놀던 우리 송! 늘 활짝 피어있었던 송. 활짝 피어 우리를 모두 담아주던 송.

대부분의 날들은 재밌었다, 그지? 그래, 물론 더럽게 재미없는 날도 있었지만, 또 무슨 생각으로 지나가는 줄 모르게 바쁜 날도 있었지만. 통장 잔고가 오십만원 일땐 정말 걱정없이 술 마셨고 오만원 있을때는 조금 걱정하며 술 마셨지. 일하는 친구들 만날때나 형편 좀 낫겠다 싶은 선배들 만날때는 가난해, 돈 없어, 뭐 사줄거야, 맨날 그랬는데, 그래도 최고 가난뱅이들끼리 회동할때는 돈 생각 않고 먹었잖아. 이래 망하나 저래 망하나 하고 하하 웃던 송 목소리.
송, 그렇게 말해줘,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울지만은 말라고, 송의 일기에는 즐거운 날도 많았다고. 팍팍한 일들이 많아도 그 와중에서도 웃을 일 많이 만들며 지내온 것이 송, 바로 이 어매이징한 사람이라고. 근데, 이 사람아, 너 때문에 과메기는 이제 다 먹었다. 박스채로 쌓아두고 네가 껍질을 벗겨 차려주던 그거 생각에.

술꾼도시처녀들이라는 만화더러 딱 우리 얘기라고 그랬었지. 연남동에 점점 눈 돌아가는 가게들이 들어설 땐 동네 터줏대감마냥 짐짓 팔짱끼고 한탄도 했고 그 와중에도 괜찮겠다 싶은 술집은 꽤 훑었다. 가경천, 홍제천 계절 놓치지 않고 개나리떼, 벚꽃 모두 송 네 눈에 담았고, 여름에는 모기 뜯기면서도 그 좋아죽는 편맥, 길맥 많이 했다. 겨울은 데모도 힘들고 그랬지만 역시 대충 괜찮았을지 몰라. 원래 같이 하면 뭣도 모르고 시간 잘 가니깐. 그렇게 하루 내내 구르다가 밤에 자려고 누우면 뻑적지근 아아 소리가 절로 나오긴 했지만. 호호 김나는 겨울 농성장에서 종이컵 예쁘게 쥐고 웃던 우리 송이 눈에 선하네. 아침에 일어나서 배병근이나 소영호 같은 애들이 기대에 부합하게끔 침낭을 거지같이 말고 있으면 이때다 우리 송은 나서서, 야 이게 뭐냐, 다시 하라고 핀잔을 주고, 근데 다시해도 그 모양 그 꼴. 어이없게 다같이 웃고 마는 그런 풍경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런 장면들은 기억인지, 꿈인지, 다만 너무나 돌아가고 싶구나.

세수 후 수건으로 닦다 또 생각이 나서 얼굴을 묻고 한참을 우는데, 언젠가 송이 했던 말이 생각나. '나, 울면 디게 못 생겼다'. 그래서 나도 울다 말고 어디 거울을 봤더니, 어휴 못생겼다... 역시 우린 친군가봐. 나 말고도 또 못생긴 얼굴로 울 사람들이 많이 떠오른다.
그러면 송이 어깨를 탁치며 말하겠지, 야, 어차피 하루 이틀 울어서 안돼. 그렇게 쉽게 안녕이 될 줄 알았냐? 쉬엄쉬엄해.

응, 알았어 마뇽, 우리는 천천히 울고, 오래 오래 너를 그리워할래. 다시 만날때까지 그 기억들을 소중히 안고 늘 꺼내다보며 오래 오래 송을 보고싶어 할래. 마음속에서 송을 작아지게 하지 않을거야. 다만 내 마음 속 예쁘고 소중한 우산 하나, 송 너를 때로는 접는 날도, 펼치는 날도 있겠지. 늘 같이 있을거야. 무엇도 송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으니까. 세상에 송은 하나뿐이니까. 이미 우리는 다 그렇게 엮여버렸으니까. 우리는 운명이니까.

나는 안녕이라는 말도 절대로 하지 않을거야. 송, 우리에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