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를 보내는 길에서 울지 않으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고 어느정도는 성공한 것도 같아요. 정말로 아주 짧은 어떤 순간들을 빼고는 울지 않았으니까요.

저는 울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돌아오겠다는 어떤 말들을 남기긴 했지만, 반 쯤은 거짓말이었어요. 아니 솔직해지자면, 반보다는 조금 더였어요. 선배의 짐을 나눠들기는커녕, 짐을 모두 선배와 선배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던져두고 도망쳐버린 사람이예요.

그래도 마지막 남은 염치를 겨우 붙들고, 그 앞에선 울지 않으리라 굳게 마음먹고 갔어요. 온전히 그 슬픔을 받아안고 살아가야 할 사람들 앞에서 제가 감히 어찌 울겠어요. 추도식을 채 마치지도 못하고 탄 택시 안에서야 겨우 줄줄 눈물을 쏟아낼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같은 학교 후배도 아니었고, 곧 떠날 사람이란 걸 알면서도 살갑게 대해줘서. 따뜻한 말 한마디, 술 한 잔을 건네줘서. 선배가 만들어준 그 시간이 아니었다면 지난 5년 따위 아무려면 어때하고 아무런 미련도, 죄책감도 없이 훌쩍 떠나버렸을지도 몰라요.

가기 전에 연남동에 한 번 들르라던 그 말을 끝내 듣지 않은 게 너무 후회돼요. 그냥...떠날 사람이란 생각에 연락하기가 부끄럽기도 하고 멋쩍기도 해서 그랬어요. 선배는 그런 사람 아닌 걸 알면서도. 누구보다 따뜻하고 또 쿨하게 잘 다녀오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지금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네요. 선배의 그 큰 빈 자리를 백분지 일도 채울 수 없는 사람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아주 작은 틈이나마 막으며 살게요.

이젠 편히 쉬어요 선배..

아, 깜빡한 말이 있는데 당신은 내가 아는 모든 사람 중에 가장 춤을 잘 추는 사람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