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오랜만에 들렀다가
왠지 그냥 너무 속상해서 글을 남겨요.

언니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너무 착해가지고 언니를 원망도 못하니까
전 뭐 니가 뭔데, 소릴 들어도 좋으니까 저라도 써보게요.

언니의 삶은 활동가였으니까, 언니의 삶의 중심이었을 활동을 깊게 보게 되는 일이
어쩌면 언니가 누군가에게 가장 기억되길 원하는 방향이란 생각을 해요.

그런데 정작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같은 직장에서 꼭 필요한, 전임해온 사람의 부재가 얼마나 마음 아린 일인지
그렇게 언니가 걸어간 길의 흔적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는 일이
얼마나 무거운 일인지 예전엔 몰랐어요. 저는 그냥 지켜보는 사람일 뿐이니까요.
정말로 '남겨진 사람'의 일을 하는 게 어떤 건지 이제야 좀 어렴풋이나마 .. 짐작만 되요, 짐작만..

그런 건요, 눈물도 나지 않고 아프지도 않고 그냥 골똘히 생각하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다시 일로 돌아가는 거죠
그런 시간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을 잘 못해요. 나누기도 쉽지 않아요.

왜냐면 일하고 있는 사람은 슬픔을 느끼기 어렵거든요.
대부분 슬픔을 드러내는 건 일에 방해만 될거라고 생각하니까요
하루 온종일 정말 슬픈 일을 하면서도 감정이 들어설 자리가 없는 거에요,

그런데 그래서 더 보는 사람이 아려와요. 보는 사람이..
슬퍼질 수밖에 없는 일에 슬픔을 느끼지도, 드러내지도,
심지어 뭐 어떻게 터져나올 정도로 격하게 슬픈 건 아니니까 나누지조차 못한 채
계속 품을 수밖에 없는 거니까요. 정말 슬픈 일이에요. 정말로..

그러니까 언니는 왜 그렇게 좋은 사람이었어서
그렇게나 빛나던 사람이 주변 사람들 준비도 못하게 갑자기 사라져버려서
언닐 사랑하는 사람들이 언니가 빛나던 만큼이나 정말 더 아프게 만들고 그래요.. 진짜...

그걸 언니가 언니 스스로 어쩌셨겠냐 싶지만서도
그래도 그 덕분에 저도 언니 생각을 할 때마다 새롭게 다짐을 하게 되요
이번에는 어디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깊은 아픔들을 다시 새롭게 느끼고 있어요
제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제가 더 알아야하고 기억해야할 마음들이요..: )

아, 그리고 사회진보연대에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요.
아주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일이요.

언니를 아주 좋아하는 언니 후배가 정말 큰 용기를 냈어요.
꿈에라도 나타나서 응원해주셔야 되요, 그거 진짜 정말 힘든 일이걸랑요.
쉽지 않은 일이 될 거에요. 언니 후배한테 잊혀지지 않는 상처를 준 사람이
스스로 반성하고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사실 그 얘기가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왔어요. 언니한테 말해줘야 될 것 같아서.

또 올게요. ㅎㅎ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