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12월 2일 故송민영 3주기 추모행사에서 낭독된 임성우 님의 편지글입니다.

걸그룹 여자친구 아세요? 여자친구 노래 '오늘부터 우리는'. 발랄하고 즐거운 노래인데 문득 문득 마음이 허전해지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민영이 마지막 소식을 듣던 날 서울에서 청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혼자 청승맞게 울면서 듣던 노래기도 하고요. 2015년 걸그룹이 쏟아져나왔지만 그나마 선방한 노래라며 민영이가 선택한 걸그룹이었습니다. 민영이가 떠나고 딱 2달만에 2016년 2월2일 여자친구는 음악방송 1위 했습니다. 역시 민영이의 총명함은 어디서든 빛이 나죠.

2005년이었던것 같습니다. 민영이 생일날 학교 학생회관 복도에 둘러앉아 술 한잔 하면 생일 축하를 하는데 난데없이 저한테 생일 선물로 선거유세를 하라고 했습니다. 민영이 막무가내는 당해낼 사람이 없으니, 자연스레 유세용 단상까지 마련되고 전 아무도 없는 야밤 학생회관에서 총학생회 선거 때 했던 유세를 했습니다. 유세때 했던 마임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도 도대체 이해할수 없지만 그 덕분에 술자리는 재밌었습니다. 민영이랑 함께 한 술자리는 그냥 항상 재밌었습니다.

제 방에 티비 받침대로 쓰는 서랍장이 있습니다. 민영이가 청주에서 서울로 이사갈때 버린다길래 제가 주워다 썼습니다. 지금도 잘 쓰고 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그 서랍장에 옷을 넣으면 항상 그 옷을 거기다 뒀는지 까먹습니다. 1년에 한번쯤 대청소하면서 열어보면 아 이옷이 여깄구나 합니다.

민영이가 떠난지 3년이 됐습니다. 처음에 내가 민영이랑 이렇게 많이 친했었나 싶을 정도로 자주 생각이 났습니다. 어쩌다 생각이 나면 개인적으로 여기를 찾아와서 민영이 보고 가기도 했고요. 1주기, 2주기가 되면서 조금씩 생각나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이렇게 추모식이 있는 날 1년에 한번 생각나는 날이 오겠죠. 그래도 그게 슬프지는 않습니다.
서랍장에서 1년만에 까먹고 있던 옷을 찾으면 반가운것처럼 1년에 한번 민영이 생각이 나면 반가울겁니다. 여자친구가 음악프로 1위를 하면 민영이의 선택은 역시 옳았구나 생각이 들고 기분좋을겁니다. 재밌는 술자리 에피소드가 생각나면 문득문득 유세 선물이 기억나면서 재밌을겁니다. 민영이와 함께 일때 보다 즐거울지는 모르겠지만 민영이와의 기억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행복할겁니다.

오늘도 여기와서 민영이 만나고 가니까 또 기분좋습니다.
민영이가 없는 자리에 대해서 안타까워하거나 슬퍼하기 보다는 기분좋은 기억으로 채웠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