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국제동향 | 2019.10.24

중국과 베네수엘라, 남남 협력인가, 새로운 종속인가?

엠마 미리암, 윈항 토, 로드리고 아쿠냐
[역주] 최근 국제정세를 조망할 때 두 가지 중요한 질문이 있다. 중국의 팽창주의는 ‘제국주의’로 규정할 수 있는가? 베네수엘라는 ‘21세기 사회주의’의 모범으로 칭송을 받았지만, 왜 베네수엘라 경제는 처절한 몰락을 경험하고 있는가? 이번 <사회운동 포커스>는 두 가지 질문을 묶어주는 중국-베네수엘라 관계라는 문제를 검토하는 글을 소개한다.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경제 관계를 분석하는 저자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남남협력을 우선시하지만, 중국 기업은 기존 제국주의 국가의 기업행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중국의 석유 기업은 일종의 ‘콜 옵션’을 통해 유가 하락의 위험 부담을 베네수엘라에 지우고 있으며, 또한 베네수엘라 석유의 상당 부분을 자국이 아닌 타국(미국)에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에 제공되는 중국의 차관은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는 중국기업에 되돌아오는 ‘부메랑 원조’라는 성격을 띠는데 이 역시 과거 중심부 국가가 주변부 국가에 제공한 개발 원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덧붙여 베네수엘라에서 인프라 건설에 참여하는 중국기업은 억압적인 노사관계를 실행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중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기술이전이나 연구개발 투자를 실행한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과 다르게 ‘남남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평가가 과연 적절한지 여부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과거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중심부 국가가 개발원조와 함께 기술이전을 전혀 실행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일 관계를 보더라도, 일본은 1970년대 중일 국교 수립과 함께 ‘기술협력’을 실행했다.)
 
한편, 역사적으로 베네수엘라 국가가 메이저 석유 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하며 ‘석유 지대’를 최대화하는 데는 상당히 능란했지만, 자원을 관리하고 산업을 육성하고 복잡한 조세체계를 운영하는 능력은 매우 부족했다는 평가는 적절해 보인다. 또한 석유산업으로 인한 베네수엘라 통화의 과대평가로 인해 수입품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과대평가가 된 통화가 석유 이외의 수출 부문에는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도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 즉 이러한 조건은 수입대체 산업을 육성하기에도, 수출지향 산업을 발전시키기에도 어려운 이중적 제약을 형성했다는 뜻이다. 그로 인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좌파든, 우파든 간에 석유 지대의 최대화에 관심을 기울일 뿐, 경제구조의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는 상대적으로 무심했다는 말이다. 본 글의 출처는 다음과 같다.
 
Emma Miriam, Yin-Hang To, and Rodrigo Acuña, China and Venezuela: South-South Cooperation or Rearticulated Dependency? Latin American Perspective, Issue 2, March 2019.
 
 
 
중국과 라틴 아메리카의 경제 관계는 2000년대 초반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으며, 이 기간은 이른바 ‘핑크 타이드’과 일치했다. (핑크 타이드는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국가에서 나타난 좌파의 연쇄적인 선거 승리를 말한다) 특히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는 관심을 모았는데, 과거 차베스 정부가 미국과 북반구 선진국에 대한 종속적 관계를 종식하는 수단으로 남남 협력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는 중국에 초점을 맞추어 수출시장을 다각화하고자 했다.
 
중국이 이러한 관계를 석유 부문을 넘어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라틴 아메리카의 신(新)종속이론 이론가들은 중국과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신(新)채굴주의’(neoextractivism)라고 규정했다. 즉 중국의 자본이 미국이나 유럽의 자본을 대체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라틴 아메리카의 반(反)신자유주의 좌파 정부가 자연자원 채굴에 대한 역사적 의존을 지속했다는 역설이다. 신종속 이론가들은 좌파 정부가 그러한 자원 수출 의존을 수사적으로는 반대했지만, 워싱턴 컨센서스의 논리는 대중국 자원 수출이 이끄는 ‘상품 컨센서스’(Commodities Consensus)로 대체되었다고 주장한다.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는 얼마만큼이나 남남협력에 기초한 것인가, 그리고 얼마만큼이나 세계적인 정치·경제적 불평등[종속]에 기초한 것인가?
 
 
 

개관

 
중국-베네수엘라(이하 중-베, 또는 베-중) 외교 관계는 1974년 6월 28일 수립되었는데, 이는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의 첫 번째 대통령 집권기(1974~1979)였다. 이 기간에 베네수엘라 외교정책은 외부지향적이었고, 남반구 국가들과의 강력한 연계를 추구했다. 이 기간에 석유 가격이 매우 높았고, 이는 재정지출 증가에 기여하는 동시에 미래 석유 이윤을 담보로 한 부채의 급증에 기여했다. 1974년부터 1999년 차베스의 선거 승리까지, 중-베 관계에서 핵심적 사건은 베네수엘라 국가 석유회사인 베네수엘라 석유공사(PDVSA)의 ‘개방’ 기간 동안, 공동 석유탐사에 관한 쌍무협정을 서명한 사건이었다.
 
1999년 중-베 무역은 미화 2억 달러 규모였으나, 9년 후 (이때는 차베스 시대(1999-2013)에 속한다) 그 규모는 50배, 즉 미화 100억 달러로 증가했다. 2014년 베-중 무역은 미화 1,698억 달러에 달한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베네수엘라의 대중 석유 수출은 1일당 14,000배럴에서 1일당 400,000배럴로 증가했고, 2011년에 베네수엘라는 중국의 석유 수입국 상위 10개국에 포함되게 되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개발은행(CDB)은 베네수엘라의 경제사회개발은행(BANDES)에 미화 400억 달러를 빌려주었다. 2016년에 이르러 대출금은 미화 650억 달러 이상으로 팽창했으며, 이는 중국 CDB의 라틴 아메리카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2013~현재)하에서도 중요한 무역상대국이었다. 2015년에 베네수엘라는 1일당 약 700,000배럴을 중국에 수출했다. 중국은 2007년 이후로 베네수엘라의 개발 프로젝트에 미화 620억 달러를 투자했다. 2014년 중국 정부는 베네수엘라를 ‘포괄적 전략파트너’로 승격했다.
 
중-베 관계는 외면적으로는 두 가지 상보적 특징을 지닌다. 즉 중국의 에너지 안보 추구, 베네수엘라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석유에서 싹을 틔우려는’ [즉 석유 수입으로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욕구. 1978년 경제개혁 이후로 중국경제는 세계의 제조업 공장으로 탈바꿈했고, 원자재, 특히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중국 국영석유공사(CNPC)가 중국 내에서 약간의 석유를 생산하지만, 중국은 외부 에너지 원천에 크게 의존한다. 이러한 수요는 중국을 우선 이웃 자원 부국으로 이끌지만,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호주로도 이끈다.
 
2000년대 동안,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중국이나 여타 지역에서 수요가 증가하자, 다수의 자원 부국은 2008년 금융위기가 낳은 경기침체 효과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2010년대 초반 이후로, 중국에서 과잉 산업생산능력, 북아메리카와 여타 지역에서 비전통적 에너지 [예를 들어 셰일 가스] 생산이 증가하자, 세계시장의 과잉을 낳았고, 그 결과 광물 가격이 하락했다. 다수의 자원 부국에 이는 무엇을 의미했나. 즉 채굴 활동의 상당한 증가는 제조업과 같은 노동집약적 부문의 약화를 동반했다는 것이다. 이는 높은 자원가격을 동반하는 인플레이션 효과를 통해 발생했다. (경제학자는 이를 ‘네덜란드병’이라고 부른다. 즉 자원부문의 활황이 자원부문의 소득 상승을 야기하고, 비(非)자원 수출 부문과 비교역 부문의 지체로 인해 노동력이 자원부문으로 집중된다) 중국이 에너지 수요를 통해서 세계시장 참가를 늘리자, 이는 다수의 외부지향적 자원 부국의 취약성을 악화시켰다.
 
‘네덜란드병’은 순전히 경제적 문제이며, 정부의 개입은 이른바 ‘왜곡’을 교정할 수 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자원, 특히 석유는 북반구의 선진 산업국에도, 남반구의 포스트-식민지 국가 양자에도 존재하지만, ‘네덜란드병’은 주로 북반구보다는 남반구에서 고통의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왜 ‘네덜란드병’이 비역사적으로 고찰될 수 없는지, 단순히 기술적 문제로 격하될 수 없는지 말해준다. 역사적으로 석유 수출국은 매우 높은 수준의 외부적 개입의 목표물이었고, 이는 외국 민간기업의 개입이든, 아니면 그러한 민간기업을 대신하는 외국 민족국가의 개입이든 간에 그러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이러한 외부적 개입은 [베네수엘라식] 국가 제도를 형성했으며, 석유에 대한 문화적 태도를 형성했다.
20세기 대부분 동안 베네수엘라 정부들은 석유 소득을 증가시키고 이를 비자원 부문에 재투자함으로써 ‘네덜란드병’의 효과를 개선하고자 시도했다. 호황기 동안 정부가 농업과 산업부문에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부문의 발전은 계속 지체되었고, 기본 소비재에 대한 수입 의존을 야기했다. 1999년, 반(反)기득권을 표방하며 새롭게 선출된 차베스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정치제도를 재편성하고자 했다. 이러한 재편성의 배후에 있는 사고는 활황과 불황의 반복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러한 반복은 석유에 대한 외부 수요에 베네수엘라 경제가 극단적으로 의존한다는 사실과 관련을 맺고 있었다. 베네수엘라와 중국의 쌍무협정은 얼마만큼이나 베네수엘라가 더 다각화된 경제로 진보하도록 도움을 주었는가, 그리고 얼마만큼이나 과거 외국자본과 맺은 협정의 연장일 따름인가.
 
 

남남 협력인가, ‘부메랑 원조’인가?

 
비자원 경제활동(예를 들어 인프라, 기술, 농업)에서 중-베 협력은 세 가지 제도를 통해 촉진되었다. 즉, <중국-베네수엘라 고위급 복합합동위원회>(MJC), <중국-베네수엘라 공동기금>(JF), PDVSA. MJC는 쌍무협상을 촉진한다. JF는 중국금융기관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베네수엘라 정부 기관이 중국기업에 이를 상환하는 메커니즘이다. PDVSA는 양국관계의 버팀목인데, 왜냐하면 중국의 융자금은 베네수엘라의 원유로 상환되기 때문이다. MJC가 체결한 협정은 중국기업에 베네수엘라 시장을 개방했고, CDB가 제공하는 관대한 저이자 융자금이 자금을 공급했고, CDB는 인프라 프로젝트를 위한 베네수엘라 정부 계약을 따내곤 했다. 이런 프로젝트에는 시몬 볼리바르 인공위성(미화 4.06억 달러 상당), 5개의 지하철 노선(2개 노선은 카라카스, 나머지는 로스 테케스, 발렌시아, 마라카이보), 쿠아에서 엔쿠르시하다까지 이어지는 철도, 아야쿠초 대원수 고속도로가 포함된다. 중국 정부가 다수 지분을 소유하는 의 자회사인 은 카라카스의 포트 티우나 주택 프로젝트 계약을 땄는데, 15.7억 달러에 상당하며, 116개 아파트 블록과 20개 공공건물로 구성되며, 13,000개 거주지를 제공하리라 예상된다.
 
통신회사 <알카텔 상하이 벨>, <화웨이 기술>, <ZTE 코퍼레이션>은 베네수엘라 국유통신회사 <CVG통신>과 베네수엘라에서 광섬유 네트워크를 개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2009년 ZTE는 베네수엘라산 모바일, 베르가타리오를 생산하기 위해 팔콘 주의 VTELCA 노동자협동조합과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8월, 중국 자동차회사 <체리 오토>는 아라구아에서 첫 번째 중국 자동차 공장을 열었는데, 베네수엘라 강 이름을 딴 두 종류의 자동차, 아라우카와 오리노코를 생산했다. 2017년 2월, 중국과 베네수엘라는 중장비 생산, 인프라 프로젝트, 화물수송, 차량·소비재·기타 소비재 수입에 관한 새로운 협정을 체결했는데, 이는 미화 27억 달러에 상당했다.
 
서구의 금융분석가는 미국의 신용평가사가 적용하는 방식을 활용해서, 중국의 전례 없는 규모의 대(對)베네수엘라 융자가 현명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독립 이후로부터 1990년대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국 가부도와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없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중국이 진정으로 이러한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중국가 장기적으로 석유공급을 확보해야 한다는 논리에서 볼 때, ‘석유연계차관’(oil-for-loans) 협정은 위험을 감축하는 수단으로 간주할 수 있는데, 그러한 협정은 본질적으로 미래 석유 가격의 변동에 대한 대비책(hedge)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중국과 베네수엘라 간 공급계약이 시간에 따라 변화했고, 2008년 석유 가격이 정점을 찍은 후로, 양국 간 협정은 최고가격과 최저가격이 설정된 콜옵션[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으로 교체되었다. 중국은 특정 기간, 특정 가격에서, 사전에 합의된 양만큼 석유를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니지만, 반드시 구매해야 할 의무는 없다. 이는 가격이 치솟을 때도 석유를 구매해야만 하는 중국의 위험을 완화한다.
 
중국개발은행(CDB)의 초기 미화 40억 달러의 융자와 연계된 3년간 공급계약은 PDVSA가 중국국영석유공사(CNPC)의 자회사인 중국연합국영석유공사(CUNOC)에 매일 10만 배럴의 석유를 공급하기로 명문화했다. 두 번째 계약은 2009년의 두 번째 미화 40억 달러의 융자금과 연계되었고, 유가가 배럴당 미화 60달러를 초과할 때 PDVSA가 매일 107,00배럴을 공급하고, 유가가 미화 배럴당 42달러 미만일 때 매일 153,000배럴을 공급하기로 했다. 따라서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협정이 지닌 특징은 선물이나 옵션과 같은 금융수단을 활용해서 세계 유가의 변동에 대비책을 세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양국 간 협정은 순전한 외채 누적은 아닌 셈이다.)
 
 
중국개발은행의 융자조건은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융자금과 연계된 조건과는 매우 다르다. 이러한 조건의 하나는 융자를 받는 국가가 중국개발은행의 개발 프로젝트에 관한 분석에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2010년부터 2030년까지 전략계획은 중국개발은행이 작성한 600쪽 분량의 책에 그 윤곽이 제시되었다. 이는 댐, 항구, 고속도로, 철도와 같은 인프라 투자에 초점을 맞춘 제안들로 가득 차 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너무나 큰 불만을 촉발한 신자유주의적 처방전과 비교해 볼 때, 인프라에 대한 조언은 [이행조건의] 부과라고 부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동시에, 장기적인 전략계획에 대한 조언은 중국에 의한 상당한 규모의 자금제공을 요구한다는 것도 우연이 아닌데, 그중 1/3은 인민폐로 제공된다. 그 결과, 베네수엘라 정부가 중국개발은행으로부터 경제사회개발은행(BANDES)을 통해 빌리는 돈은 베네수엘라 정부 계약이라는 형태로 중국기업에 되돌아가곤 한다. 이는 본질적으로 ‘부메랑 원조’인데, 이윤이 중국 본국으로 송금되기 때문으로, 이는 전통적인 원조 제공국의 행태와 동일하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6개의 중국 기업이 총 미화 116억 달러의 정부 계약을 체결했는데, BANDES를 통해 CDB에서 융자한 자금의 거의 1/4에 해당했다. CDB는 관대한 신용한도를 통해서 중국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참가하도록 밀어 넣은 적극적 참여자였다. 베네수엘라에서 신용한도는 총 미화 965억 달러에 달했고, 중국기업은 상당한 이윤을 획득했다. 중국 CAMC 엔지니어링 회사의 2011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인민폐 50억 위안(미화 7.94억 달러)의 수입 중 2/3가 베네수엘라의 농업,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온 것이었다.
 
베네수엘라의 관점에서 볼 때, 무역수지는 유리하지만, 교역조건은 불리하다. 양적인 측면에서 보면, 베네수엘라는 최근 석유 가격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무역흑자를 보인다. 베네수엘라의 재화, 서비스의 대중 수출은 2014년 미화 113.2억 달러, 2015년 68.8억 달러였다. 반면 중국의 대베네수엘라 수출은 2014년 미화 56.6억 달러, 2015년 53.1억 달러였다. 하지만 양국의 특정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입을 검토하면, 교역조건은 베네수엘라에 불리하다. 베네수엘라의 대중국 수출은 전적으로 석유이며(95~97%), 이는 광범위한 가격변동을 겪는 일차산품이다. 베네수엘라의 대중국 수출액은 유가의 극적인 하락(2014년 배럴당 미화 130달러에서 2015년 30달러로 하락)으로 인해 2014년과 2015년간 거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반면 중국의 대베네수엘라 수출은 주로 산업재로 구성되어 있으며, 2014년 56.6억 달러에서 2015년 53.1억 달러로 약간 감소했을 뿐이다. 여기서 위험부담은 중국보다 베네수엘라가 더 큰데, 왜냐하면 유가를 예측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역수지와 교역조건의 격차는 농업이나 광업과 같은 일차산업과 비교할 때 산업부문에 속한 기업의 시장구조가 과점적이라는 사실로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1차 산업 부문에서는 [독과점보다는] 경쟁이 우세하다. 장기적으로 보면, 교역조건은 자동차, 원거리 통신, 컴퓨터, 건설자재와 같이 베네수엘라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산업부문에 유리한 경향이 있다. 산업기업의 과점적 산업구조로 인해, 이 부문에서 생산능력의 향상은 이윤마진을 증가시키고 임금을 상승시키곤 한다. 그 결과 산업부문의 가격은 일차산업 부문의 가격처럼 하락하지 않는다.
 
 

중국의 ‘외향적’ 자본주의, PDVSA, 외채

 
베네수엘라에서 중국 민간기업의 행위와 협력에 기반을 둔 국가 간 협정 사이에서 나타나는 모순은 중국 정부와 민간기업이 상이한 두 행위자라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CDB 융자와 [정부가 지분을 지니는 민간기업의] 소유구조가 상당히 겹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부메랑 원조는 중국 정부의 외향적 패턴의 일부다. 즉 중국 정부는 중국의 최고기업이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다국적기업이 되도록 촉진하고 있다. 중-베 석유 협력은 외면적으로 중국의 에너지 안보와 남남협력을 전제로 한 국가 간 협정이지만, 중국 석유 기업은 시장지분의 증가를 추구하는 이윤 극대화 기업의 전형적 행동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러한 모순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는 베네수엘라가 수출하는 석유의 양과 중국이 실제로 받는 양의 격차다. 2011년 처음 석 달 동안, 3,770만 배럴이 선적되었으나, 오직 2,110만 배럴만 중국에 도착했다. 44%는 중국석유 기업이 미국에 판매했다. 나아가 베네수엘라 중질유를 탐사, 개발하는 CNPC와 중국석유화공(Sinopec) 간 합작회사는 중국의 에너지 안보와 상관이 없는데, 중국은 중질유를 정유할 정유 시설이 없고, 미국 정유사는 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덧붙여, 베네수엘라에서 출발하는 유조선이 미국에 도착하는 데 5일이 걸리고, 중국에 도착하는 데 40일이 걸리므로, 중국이 미국으로 운송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석유연계차관’ 공급계약협정은 보이는 것처럼 ‘윈-윈’은 아니었다. 쌍무협정은 MJC에서 체결되었고, JF를 통해 자금이 제공되었으나, 융자를 갚아야 할 궁극적인 당사자는 PDVSA다. 또한 중국과 베네수엘라 간 ‘옵션’에 기반을 둔 공급협정은 오직 중국을 위한 불확실성 대비책으로 보아야 하며, 베네수엘라는 가격하락에 따른 부담을 궁극적으로 감당해야 한다.
 
2001~2011년 사이, 사회프로그램에 대한 PDVSA의 재정기여분은 미화 3,400만 달러에서 396억 달러로 증가했는데, 이는 1,165%라는 천문학적 증가였다. 이 기간에 사회프로그램 총지출은 미화 1,237억 달러였다. (교육, 보건, 식품, 직업훈련, 주택, 인프라, 농업 등) 2007년부터 2011년 기간에만 PDVSA는 694.5억 달러를 사회지출에 공헌했는데, 탐사에는 단지 10억 달러를 지출했다. PDVSA가 그렇게 많은 자금을 사회프로그램에 지출한 핵심적 이유는 1980년대와 1990년대 동안에 발생한 ‘사회적 부채’를 상환해야 했기 때문인데, 이 기간에 빈곤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1980~1990년대 동안 PDVSA가 거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인색했다는 뜻] 하지만 PDVSA의 장기 재투자 문제나 CDB에 대한 무거운 채무 문제를 충분히 고려한 가운데 이러한 정치적 움직임이 이뤄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011년 1/4분기, PDVSA 생산의 1/6이 CDB에 대한 부채상환에 쓰였다. 석유장관과 PDVSA 회장이 차베스 대통령에 보낸 내부 메모에 따르면, 이는 곧 대중국 수출로부터 얻는 수입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미였다. 2011년 11월 PDVSA 회장 라미네즈는 중국으로부터 연간 미화 70억 달러 이상을 지불받는 방식으로 구성된 새로운 상환구조를 발표했다.
 
PDVSA 홈페이지에 소개된 사회공헌활동 소개
 
 
CDB의 융자조건이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보였지만, 상환구조가 이처럼 무거운 부담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PDVSA는 미국 채권자로부터 극히 높은 이자율로 대출을 받는 데 의존했다. (베네수엘라의 신용등급이 낮았기 때문에 이자율이 극히 높았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부터 대부가 미화 26억 달러에서 미화 349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베네수엘라의 달러 표시 채권 75억 달러어치의 판매도 포함되었다. 본질적으로, PDVSA는 부채를 발행하고, [PDVSA와 공급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공급자에 대해 지불을 체납하고, 배당지급을 연기함으로써 현금흐름의 부족을 보충했다. 2014년 3월, PDVSA는 [공급자] 핼리버튼에 미화 5.77억 달러를 체납했고, 슐럼버거에 5.84억 달러, 웨더포드에 2억 달러를 체납했다. (총 13.5억 달러.)
 
2014년 시점에 PDVSA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미국, 중국 채권자와의 부채 상황을 재조정하면서 어떤 낙관주의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의 석유 의존 경제는 석유생산 감소, 부도 가능성 때문에 위협을 받았다. PDVSA의 재무제표는 당기순이익이 2013년 미화 158억 달러, 2014년 90.7억 달러였고, 2016년에 고작 8.28억 달러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17년 동안, 석유생산 산출이 급격히 감소했는데, 1일당 170만 배럴까지 감소했다. 이는 1980년대 후반 이후로 최저치이며, 현재 석유 수출기구(OPEC)의 쿼터인 1일당 190만 배럴보다 적다. 10년 전, 정점에 이르렀을 때 석유생산은 1일당 330만 배럴이었고, 2016년까지도 꾸준히 260만~280만 배럴을 유지했다. PDVSA가 사회프로그램에 자금을 제공했던 것은 자체 투자를 희생한 것이었다. 탐사, 개발자금에 있어서 부채에 대한 의존, 특히 중국 채권자에 대한 의존은 미래 석유 수입을 담보로 한 대출이라는 점에서 큰 위험을 의미한다. 이와 유사한 과정이 페레스 정부 1기(1974~1978)에 발생했는데, 페레스 정부는 미래 석유 지대를 저당으로 잡혔고, 이는 거의 틀림없이 1980년대 부채 위기를 촉발했고, 1990년대 신자유주의적 조정의 시기가 뒤따랐다.
 
 

자원주권과 석유 의존

 
신채굴주의라는 평가는 그 핵심적인 특징으로 베네수엘라와 같은 라틴 아메리카 좌파 정부가 자원 특히 광물로부터 발생하는 이윤에 대한 국가통제를 강화한다는 점을 꼽았다. 채굴주의의 과거 모델, 즉 이른바 자유주의 모델에서 광업 부문의 사유화 촉진이 보여준 특징은 외면상 민간부문의 지배적 역할과 이른바 ‘작은 국가’의 부차적 역할이었다. 베네수엘라는 이윤분배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훨씬 더 강해지고, 겉보기에 훨씬 더 공평한 중국과의 쌍무협정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인 석유 의존을 넘어설 수 없었는가? 그리고 [중국의] “상품 컨센서스”를 넘어설 수 없었는가?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수입 재분배는 사회프로그램을 넘어서 경제의 비자원 부문에 대한 투자로 확대되었다. 농업 부문과 여타 비자원 부분에서 중소규모 기업을 통해 국내경제를 재조직화하려는 중요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중국과 베네수엘라가 맺은 쌍무협정은 미국이나 유럽과 맺은 협정과 질적으로 달랐는데, 민간부문 대 민간부문이 아니라 국가 대 국가로 맺은 협정이라는 점에서 그러했다. 또한 그 쌍무협정은 위성기술, 군사기술, 모바일 폰, 가전제품, 운송 관련 기술의 이전도 포함했다. 시몬 볼리바르 인공위성 개발 과정에 90명의 베네수엘라 전문가와 중국 개발자들과 긴밀히 협력했다. 정부가 위통(Yutong) 버스와의 합작하여 세운 회사는 연간 3,500대의 버스를 생산한다는 목표로 야라쿠이 주에 조립공장을 세웠다. 교역조건이 불리하고 베네수엘라가 과점적인 세계 산업시장에 진입하는 데 많은 장벽이 있었지만,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유치산업을 지원했고, 비자원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덧붙여 중-베 관계는 외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미국, 유럽과 베네수엘라가 맺은 관계가 달랐다. 2006년, PDVSA가 오멀젼(Ormulsion)의 생산을 중간했을 때 (오멀젼은 중국의 두 개 발전소를 위해 특수 설계한 특수 연료다) 중국의 대응은 강한 어조를 띠었지만, 민간 차원의 비판이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존중했는데, 이는 미국이나 유럽이 거의 보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왜 베네수엘라의 석유 의존이 계속되었는가?
 
우리는 당신의 유산입니다!
1998년 차베스가 처음 당선되었을 때, 석유는 수출의 68.7%를 차지했지만, 2014년에 96%까지 상승했다. 석유 가치는 2004년 미화 328억 달러에서 2014년 717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2012년에 정점에 이르러 936억 달러였다. 이러한 석유 가치 상승은 혼합기업과, MJC, JF의 관여 증가와 병행하여 나타났다. 차베스 시대는 비자원 수출의 다각화보다는 석유 의존의 증가를 목도했다. 석유 의존의 증가를 설명하는 한 가지 방식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산업부문의 과점적 경쟁이다. 일차산품인 석유가 산업생산의 핵심 투입물이라는 점에서 보면, 유가 상승은 산업재 가격상승을 야기한다. 따라서 유가가 상승하면 산업재 가격도 상승한다. 따라서 유가가 상승한다고 하여 베네수엘라의 교역조건은 필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 석유 수출에 따른 베네수엘라 통화의 역사적 과대평가는 곧 비자원 수출 부문이 더 값싼 수입품과 경쟁할 수 없음을 의미했다.
 
‘네덜란드병’이 비자원 수출부 문에 미치는 화폐적 영향으로 인해 [즉 베네수엘라 통화의 과대평가로 인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노력을 기울여도 이러한 부문은 생존을 위해 정부자금에 극도로 의존한다. 이는 농업과 기타 비자원 부문에서 중소기업과 노동자 협동조합을 촉진하려는 노력에 반영된다. 이런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은 경제 주기의 모든 측면에서 정부에 아주 많이 의존한다. 이러한 의존은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의 여러 좌파 정부가 관여했던 다수의 지역적 통합 프로젝트에서도 볼 수 있다. 이론적으로, 자본으로 변환되는 석유 채굴은 한 부문에서 다른 부문으로 쉬이 이전할 수 있어 보이지만, 이런 가정은 단기와 장기 간 불분명한 구분에 의존하며, 또한 공평한 경쟁의 장에 의존하는데, 이러한 경쟁의 장이 반드시 기술적 지식과 ‘규모의 경제’에서 나타나는 비대칭성을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
 
생산요소가 부문 간에 쉽게 이전한다는 통념은 완전경쟁의 세계에 속한 공정한 경쟁의 장이라는 신고전파적 가정에 기초를 둔 것이다. 그러나 세계 석유산업은 비대칭성과 시장 구조상의 과점성으로 가득 차 있다. 석유산업의 세 부분, 즉 상류(채굴, 수출을 위한 석유공급), 하류(수송, 정제, 화학적 변형), 교환(판매와 구매)이라는 부분 중에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첫 번째 상류 부분만 실제로 통제하는데, 이는 채굴과 수출을 위한 석유공급을 포함한다. 이러한 통제 역시 제한적인데, 석유 수요 대부분이 미국이나 캐나다와 같이 외부에서 주도되기 때문이다. 하류과 교환 단계는 CNPC, Sinopec, 로열더치셸, 엑손 모빌과 같은 최고의 초민족 법인기업이 통제한다. 이러한 초민족기업이 공급사슬의 거의 모든 측면을 연결하며, 이는 새로운 기업이 진입하는 데 중대한 장벽이 되며, 초민족기업이 가격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다.
 
중국이 베네수엘라와 맺은 관계가 깊어지는 것은, 세계시장에서 중국 석유 기업의 지배적 역할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베네수엘라 중질유의 다수는 여전히 미국과 유럽 시장을 향하지만,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 수요증가는 중질유 시장에서 수출증가를 야기했다. 이는 베네수엘라의 대미 석유 수출이 1990년대 후반 1일 100만 배럴에서 2015년 1일 80만 배럴로 감소한 사실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여전히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 대상국 1위이지만, 아시아 전체는 미국을 능가하며, 중국은 제2위 대상국이다.
 
중국 정부와 중국 기업을 두 개의 상이한 행위자로 인식할 필요성을 재확인해보자. 중국 자본과 베네수엘라 노동 간 관계에는 이미 긴장이 고조되었다. 중국 기업에 고용된 베네수엘라 종업원들은 더 낮은 지위를 맡게 되는 경향이 있다. 2011년 9월, 중국철도기술회사(CREC)와 계약을 맺은 티나코-아나코 노선의 노동조합 소속 베네수엘라 노동자들은 철로 일부를 점거하면서, 중국인 노동자가 아니라 베네수엘라 노동자에게 더 나은 지위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베네수엘라 노동자들은 CREC가 지역 노동법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고발했다. CREC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600명의 베네수엘라 노동자를 고용하기로 했으나, 아나코에서 2010년에 고용된 150명 중에서 오직 20명만이 남아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12년에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노동분쟁은 이를 혼란에 빠지게 했다. 2012년 베네수엘라 노동자연맹은 포트 티우나 주택 프로젝트에서 중국기업 CITIC 건설에 이미 고용된 3,000명의 중국인 노동자에 덧붙여 3만 명의 중국인 노동자의 추가 고용을 허가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나아가 2013년 1월 보도에 따르면, 주택 프로젝트에 고용된 중국인 노동자는 하루 14시간씩 노동을 하는데, 베네수엘라 노동법은 보통 8시간 노동 외에 4시간의 연장을 허용할 뿐이었다.
 
구조적인 경제적 요인이 베네수엘라가 석유산업을 넘어 발전하는 것을 막는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제도라는 요인도 중요하다. 베네수엘라 국가는 국제석유 기업의 상당한 개입과 동시에 형성되었고, 그에 따라 국가는 복잡한 조세체계와 자원관리를 관장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그보다는 초민족자본과 계약을 협상하는 데 훨씬 더 능란하다. 베네수엘라 국가형성에서 석유가 깊이 뿌리박힘에 따라 석유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석유는 우파, 좌파, 여타 정치 세력이 제기하는 모든 정치적 요구의 기저에 깔린 가정이다. 상호경쟁하는 정치적 요구를 논외로 한다면, 석유의 발견 이후로 국가가 석유로부터 얻는 수입을 최대화하는 바를 강조할 뿐, 조세와 같은 다른 수단으로 국가수입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은 거의 없었다. 지방제도 수준에서 의사결정에 대한 참여가 증가했지만, 이는 베네수엘라 경제의 핵심인 석유산업에 대한 의사결정으로 확장되지 않았다. 석유 이윤의 더 공평한 분배가 중요하지만, 그러한 분배에 대한 의사결정은 중앙집중적인 채로 남아 있다. 빈민구제 사회기관(misiones), 지방공동체 평의회(communal council), 지방공동체, 사회적 기업을 통해서 지방적 수준에서 자기 조직화가 폭발했고, 이는 1980, 1990년대 동안 사회적 조직이 붕괴한 후 집단적 능력이라는 감각을 창출했다. 그렇지만, 이는 베네수엘라 경제에 결정적 요인[즉 석유]에 대한 의사결정 참여를 동반하지 않았다. 석유 가격이 낮거나 2002~2003년처럼 석유산업이 사보타지를 단행했던 과거 시점처럼, 식량과 같은 기본 소비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위험은 매우 커졌다.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가 남남협력에 기초한 것인지, 아니면 과거의 종속적인 지정학적 관계가 재수립된 것인지 여부는 초점을 어디에 맞출 것인지, 즉 중국의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의 행동에 맞출 것인지, 아니면 양국 간 쌍무협정에 맞출 것인지에 달려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즉 중국기업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판매하는 문제나, 노동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주목할 정도로 증가했다. (비록 베네수엘라가 미국과 맺는 관계가 여전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하다)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즉 기술이전이나 개발 부문 투자에 관한 국가 간 협정을 고려하면, 남남협력이 핵심적으로 보인다.
 
 

결론

 
베네수엘라에서 중국의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은 미국의 영향력을 대체하지 않았다. 석유 의존은 중국-베네수엘라 관계에서 강화되었지만, 비자원 부문에서 유치산업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단지 ‘사회적 부채’에 관한 립서비스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 통화정책과 경제계획에 상당한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대 국가 수준에서의 베네수엘라의 대 중국 관계는 협력의 중요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비록 정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중국-베네수엘라 관계가 협력에 기초하더라도, 경제적 관계는 베네수엘라가 석유를 발견한 이래로 직면했던 장기적인 구조적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PDVSA와 중국 석유 기업 간 관계나, 중국기업이 베네수엘라 정부와 맺은 계약을 수행하는 방식은 중국이 세계 경제에 참여함으로써 나타나는 광범위한 변화를 반영한다. 즉, 세계 경제에서 중국기업은 이제 핵심 행위자이며, 베네수엘라와의 관계에서 중국기업의 행동은 미국이나 유럽 자본의 과거 행동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방공동체 부문에서의 일부 소규모 성공 사례를 넘어설 경우, 석유 지대(rents)를 대규모로 사회개발에 재분배한 시도는 제조업과 농업과 같은 비자원 부문에서 분명한 장기적 전략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기본 식량의 수입과 같이 소비재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불균형하게도 석유에 의존하는 현실은 지속하고 있다. 석유 소득을 관리하는 데 전문화된 제도적 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다각화된 경제를 지닌 민족국가는 대개 주민으로부터 세금을 거두고, 자원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을 향하도록 한다. 이는 베네수엘라 정부들이 달성할 수 없었던 과업이다. 현재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래의 석유 수입을 담보로 잡힘으로써 과거 정부가 범했던 오류를 반복했다. 석유가 제한적인 자원이 아니라 항상 주어진 것으로 간주하는 정치구조가 수정되지 않는다면, 베네수엘라 경제는 세계 석유 시장에서 나타나는 예상 밖의 변화에 계속 취약한 상태로 남아 있을 것이다. <끝>
 
 
 
 
덧붙이는 말

번역: 임필수 정책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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