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의 역사, 성찰의 기록』 출판 기념 토론회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성찰하고 혁신해야 하는가”
1. 들어가며
2025년 12월 18일 민주노총 15층 교육실에서 사회진보연대 주최로 “한국 노동운동 1987~2025, 다시 시작하는 질문들”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투쟁의 역사, 성찰의 기록』(이하 책) 출간을 기념하여 한국 민주노조운동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2025년은 민주노총 30주년과 구로동맹파업 4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약 50명의 참가자들이 밤 10시까지 토론 자리를 지켰다.
발표는 저자인 박준형 공공운수노조 교육센터 ‘움’ 사무국장이 맡았으며, 토론에는 안정화 노동포럼 ‘나무’ 대표, 박근태 금속노조 전 부위원장, 최복준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이 참여했다. 이번 토론회는 민주노총 내 노동운동 혁신 논의가 실종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노동운동사를 돌아보며 다시 진지한 평가와 향후 과제를 모색한 자리였다.
왼쪽부터 안정화 노동포럼 ‘나무’ 대표, 저자 박준형 공공운수노조 교육센터 ‘움’ 사무국장, 사회를 맡은 이소형 사회진보연대 조직실장, 박근태 금속노조 전 부위원장, 최복준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
2. “항쟁과 승리의 서사”를 넘어 “노동운동의 책임”을 물으며
1) 내재적 비판을 통한 역사 평가
발표를 맡은 저자 박준형 국장은 “올해(2025년)가 민주노총 30년, 구로동맹파업 40년이 되는 해이자, 당시 투쟁하셨던 많은 분들이 노동운동을 끝내고 은퇴하는 상황”이라며, 노동운동사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책 출간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민주노총이 발간한 『민주노총 30년사(1995~2025)』(이하 『30년사』)가 조직 스스로 자신의 역사를 정리한 “정사(正史)”라고 평가하면서도, 자신의 책이 이를 보완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시도로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말은 2025년 11월 11일 『30년사』 출판기념회에서 조돈문 30년사 감수위원이 한 발언을 빌린 것이다. 그는 “이번 30년사는 민주노총의 ‘정사’”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앞으로는 외부자, 제3자의 시각에서 민주노총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30년사』와 구별되는 이 책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저자 박준형 국장은 『30년사』의 주를 이루는 “항쟁과 승리의 서사”와 달리, 이 책에서는 현재 한국 노동문제에 대해 “노동운동의 책임은 없는가, 있다면 어떤 책임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제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30년사』는 발간사에서 “노동조합의 존재마저 부정당하던 암흑의 시대, 민주노총의 역사는 피와 땀으로 새겨온 투쟁의 기록”이라고 민주노총 역사를 규정한다. 즉, <억압 → 저항 → (부분적) 승리>, 혹은 <시련 → 극복 → 성장>이라는 서사를 제시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모든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만 둠으로써 노동운동을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 또한 과거 노선·전략의 타당성을 검토할 기회를 잃게 만들고, 초기 선택이 이후 발전 경로를 제약하는 ‘경로의존성’에 함몰되게 한다.
이 책은 노동운동을 주요 행위자로 상정하고, 시기별·쟁점별로 노동운동이 어떤 기준에 근거해 스스로 판단을 내려왔는지에 주목하는 ‘내재적 비판’을 시도한다. 저자 박준형 국장은 “우리가 처해 있는 자본주의 구조와 행위 주체로서 노동운동의 선택,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가 누적되어 현재의 상태가 형성되었다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구조(자본주의) + 행위(운동 전략) + 결과(격차 심화)→ 현재 결과>) 이러한 접근은 노동운동을 객관적 평가대상으로 보아 그 전략의 타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성찰할 수 있게 한다.
한편, 저자 박준형 국장은 “노동운동으로 포괄되지 않는 노동자 대중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화두를 던졌다.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이미 조직된 노동조합조차도 전체 노동자계급을 온전히 대표하지 못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대기업 정규직-중소기업-비정규직-특수고용-플랫폼 노동>으로 이어지는 노동시장의 다층 구조에서 대체로 상층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내재적 비판’의 서술 방식에서도 미조직 노동자들이 여전히 ‘외부’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어떻게 포착해낼 것인가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다만, 책에서는 핵심 문제의식인 ‘노동자 간 격차’의 대안 중 하나로 ‘연대임금’을 제시하는데, 이를 ‘조직 노동 내부’의 격차 축소에 그치지 않고 미조직 노동자를 포함한 ‘전체 노동자’의 격차 축소로 확장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 박준형 국장이 스스로 고백했듯, 이 작업은 회고적·사후적 평가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는 토론자들이 제기한 “대안이 무엇인가, 혹은 과거로 돌아갔을 때 다른 어떤 선택이 가능했겠는가”라는 질문에 공감하면서도, 역사책이라는 특성상 구체적 대안은 향후 과제로 남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테넷>(2020)의 대사 “일어난 일은 일어난다”를 인용하며, “그때 어떻게 했어야 된다는 것보다 그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이해하고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할지, 또 그것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2) 주요 쟁점들
저자 박준형 국장이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평가하는 핵심 지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노협은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사회운동노조의 원형을 보여주었으나, 민주노총 건설과정에서 그 역사적 유산이 제대로 계승되지 못하면서 민주노총 운동의 근본적인 한계가 형성되었다. 둘째, 1987년 노동자대투쟁을 원형으로 형성된 ‘기업별 전투적 경제투쟁’은 1990년대까지는 성공 공식으로 작동했으나, IMF 외환위기 이후 변화된 경제 조건에서 오히려 임금격차 확대를 방치하거나 그것에 일조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셋째, 산별노조 운동은 전노협 운동이 추구했던 격차 축소와 계급적 연대의식이라는 정신을 계승했으나, 실질적인 산별 노사관계를 형성하여 기업별 교섭 관행을 타파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넷째, 노동자 정치세력화 운동은 과거 서노련, 인민노련 등이 지향했던 정치적 노동자운동과 단절된 채, 사회경제적 노동자운동의 의회 대응이라는 한계에 머물렀으며, 그 결과 2010년대 이후 민주당과의 야권연대로 귀결되었다.
(1) 전노협에서 민주노총으로 전환의 의미
저자 박준형 국장은 “전노협이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사회운동노조의 경향을 보여주는 원형적 성격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① 투쟁 주체로서 조합원의 형성과 이와 연계된 학습·조직화의 전통 ② 지역노동조합협의회(지노협)로 대표되는 지역 기반 노동운동의 전통 ③ 노동운동 단체들을 노동조합의 틀 속으로 통합하려는 전노협의 특징이 결합한 결과다. 특히 그는 ‘지역 기반 공동투쟁’이 임금격차를 축소하고 계급적 연대의식을 형성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후의 산별노조 운동은 바로 이 격차 축소와 계급적 연대의식 강화라는 정신을 계승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저자 박준형 국장은 민주노총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전노협의 3가지 특징이 유실되었다고 본다. 조직적 변화(지노협 중심 → 산업별·업종별 조직 중심)뿐 아니라 노선적 변화(노동해방, 평등사회 → ‘노동자의 정치·경제·사회적 지위 향상’과 ‘전체 국민 삶의 질 개선’)도 있었다. 전노협의 역사적 유산이 민주노총에 제대로 계승되지 못하면서, 현재 민주노총의 근본적 한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그 책임을 오롯이 주체들의 선택 문제로 돌리지는 않는다. 중소제조업 기반이 약화되며 전노협의 기반이 침식되는 한편, 대기업 노동조합과 공공부문 노동조합이 성장하는 객관적 조건도 있었기 때문이다.
(2) 기업별 전투적 경제투쟁의 양면성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임금격차 문제에 대해 저자 박준형 국장은 “민주노총도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이는 “기업별 노조 체제가 만들어낸 의도하지 않은 결과”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정착된 ‘기업별 전투적 경제투쟁’은 1990년대까지는 노동자 전체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성공 공식’이었다. 당시 고성장하던 한국 자본주의와 대기업 임금인상이 ‘낙수효과’로 작동했던 상황 덕분이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며 구조적 제약이 형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운동이 기존의 기업별 노선을 고수하면서 기업 규모별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3) 산별노조 전환에 대한 평가
저자 박준형 국장은 산별노조 운동이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긍정한다. 한창 산별노조 운동이 활발했던 2000년대는 물론, 2010년대에도 일부 업종·부문에서 초기업 교섭이 발전하며 의미 있는 사례들이 나왔다. 기존 산별노조(금속노조·보건의료노조 등)들도 전략 혁신을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저자 박준형 국장은 “전반적인 한국 노사관계가 산별 노사관계를 형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정권과 자본의 반대에서만 원인을 찾을 수는 없다. 대기업에서 내부노동시장이 발달하면서 노사 모두 산별교섭을 회피하는 가운데, 대기업 지부의 기업별 교섭 관행이 유지되어온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산별노조라는 조직형식은 이뤘지만 기업별 노조주의가 대세로 지속되었다. 이로 인해 비정규직 조직화나 불법파견 투쟁조차 결국 기업별 노조주의의 한계에 갇히는 결과를 낳았다.
(4)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평가
저자 박준형 국장은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현장을 조직하는 정치운동, 운동으로서의 정치운동이라기보다 선거 대응에 집중해 국회의원 의석 확보를 목표로 하는 운동”이라 평가했다. 이는 결국 “의석을 얻기 위해 민주당 하위 파트너가 되는 야권연대로 귀결”되었고, 심지어 2020년 총선 이후에는 위성정당 참여라는 극단적 결과로 이어졌다.
저자 박준형 국장은 이러한 실패의 기저에 과거 서노련, 인민노련 등 정치적 노동자운동과의 단절이 있었다고 본다. 이후에 민주노총이 추진한 2000년대 이후 진보정당 운동은 ‘사회경제적 노동자운동의 의회 내 대응기구’라는 협소한 성격을 띠게 되었다. 1996~97년 총파업 당시 의회 내 협상을 기성 정당에 의존하는 한계를 겪으며, “노동자 국회의원 한 명만 있어도”와 같은 담론이 확산되었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정치세력화(국민승리21, 민주노동당)가 추진된 것이 그 성격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자 박준형 국장은 “오늘날 진보정당의 위기는 그와 함께 성장해온 민주노총의 위기를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진보정당의 위기는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를 비추는 거울인 셈이다. 그 위기의 핵심은 계급대표성 상실에 있다. 민주노총에 대한 계급적 지지가 침식되면서,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 역시 동반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노동자 정치세력화 전략은 산별노조 건설과 함께 2000년대 기업별 노조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노총 내부에서 합의된 전략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산별노조와 진보정당의 ‘양날개론’ 전략이 사실상 붕괴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은 과거의 전략을 선언적으로 반복할 뿐, 새로운 전략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저자 박준형 국장은 지금도 관성처럼 남아있는 ‘기업별 전투적 경제투쟁’(그 원형은 1987년 노동자대투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한국 노동운동사 속에 존재했으나 망각된 ‘사회운동노조적 경향’(그 원형은 1985년 구로동맹파업)을 다시 복원하고자 한다.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렸고, 무엇을 바꾸지 못했는지 탐색하며 노동운동의 혁신과제를 발굴하고자 하는 것이다.
저자 박준형 공공운수노조 교육센터 ‘움’ 사무국장은 오늘날 한국의 여러 노동문제에 노동운동의 책임도 존재한다며, 이를 성찰하고 2020년대에 맞는 새로운 대안 전략을 모색하자고 촉구했다.
3) 역사적 계기들
저자 박준형 국장은 한국 노동운동의 역사적 전환점을 네가지 계기로 정리한다. 1) 1985년 구로동맹파업과 1987년 노동자대투쟁 2) 민주노총 건설, 1996-1997년 총파업과 1998년 노사정 합의, 정리해고 저지 투쟁 3)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놓친 전환의 기회 4) 2020년대 이후의 국면이다. 이 가운데 경로가 형성·변화하는 시점인 ‘결정적 국면’은 2) IMF 외환위기 이후와 3) 세계금융위기 이후이다. 2020년대 이후에 세 번째 변화의 계기를 맞이하기 위해 노동운동의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1) 1985년 구로동맹파업과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일반적으로 1987년 노동자대투쟁은 모든 민주노조운동의 원형을 형성한 ‘빅뱅’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저자 박준형 국장은 “1987년 노동자대투쟁에 주목하는 만큼 1985년 구로동맹파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노동자대투쟁으로 분출한 에너지는 강력했으나, 자칫 경제주의적 요구에 머물 위험이 있었다. 반면 구로동맹파업과 그 이후 정치적 노동자운동, 지노협·전노협 운동은 그 에너지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자 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이 운동들은 사회경제적 노동자운동이 제기하기 어려운 사회변혁 과제를 제시하면서 동시에 격차 축소와 계급적 단결을 지향했다.
저자 박준형 국장은 “민주노총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내부 혁신도 필요하지만 외부 자극도 필요하다. 한국 노동운동에서는 정치적 노동자운동, 지노협·전노협 운동에서 그러한 노동운동에 대한 개입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조합의 내부 혁신과 더불어 사회운동, 정치운동의 힘이 함께 필요하다는 것이다.
(2) 민주노총 건설, 1996-1997년 총파업과 1998년 노사정 합의, 정리해고 저지 투쟁
저자 박준형 국장이 이 시기 가장 핵심적인 쟁점으로 꼽는 것은 “총파업에서 막아내려 했던 정리해고를 비롯한 노동법 개악이 불과 1년 만에 결국 민주노총의 합의로 관철되는 과정”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저자 박준형 국장은 주류적 해석에서 벗어나 1996~1997년 총파업과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의 대응을 하나의 연속된 흐름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민주노총 건설로 대표되는 노동운동의 변화와 신자유주의의 전면화 과정을 종합적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1995년 민주노총 건설은 김영삼 정부가 신자유주의 노동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노사정 타협’을 시도하는 과정과 맞물려 있었다. 총파업 투쟁 직후 이듬해인 1998년 노사정 합의를 통해 정리해고제 등을 비롯한 노동법 개악이 도입되었다. 당시 민주노총은 IMF 외환위기와 신자유주의 도입이라는 거시적 변화를 충분히 분석하지 못했고, 일관된 대응기조를 세우지 못한 채 혼선을 보였다. 그는 이를 두고 노동운동이 신자유주의 공세를 지연시킬 힘은 있었으나, 이를 근본적으로 저지하거나 대안적 체제를 수립할 역량은 부족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후 “민주노총 차원이나 산별 차원의 대응이라기보다는 대기업 노동조합들의 정리해고를 저지하는 투쟁”이 주로 진행되었고, 그 결과 대기업에서는 신규채용이 억제된 채 기존 고용이 유지되는 반면, 새롭게 외주화된 부문에서는 일상적인 해고와 구조조정이 반복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저자 박준형 국장은 이러한 과정이 기업별 노조 체제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지점이었다고 분석한다. 민주노총 역시 전체 노동시장에 가해진 충격에 대해 정리된 입장과 일관된 대응전략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보였다는 것이다.
(3)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놓친 전환의 기회
이 시기는 신자유주의 개혁의 한계와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가 노출된 시기였다. 노동운동은 1998년 IMF 위기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자 간 격차 확대를 막는 새로운 대응이 절실했던 시점이었다. 동시에 기업별 노조 체제를 넘어서는 대안으로 민주노총 내부에서 대체로 합의된 전략이었던 ‘산별노조·진보정당’ 노선의 한계가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자 박준형 국장은 민주노총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새로운 대응을 하기보다, 1998년 위기 이후 대응을 거의 복사한 것처럼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당시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저지 투쟁은 기업별로 전개되었고, 동시에 진행된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 투쟁 역시 제조업 부문의 투쟁과 유기적으로 결합하지 못했다. 결국 전체 노동시장 차원의 정책이나 대안은 제시되지 못했다.
한편, 2011년 서울시장 선거를 계기로 야권연대 전략과 ‘반보수전선’ 흐름이 급속히 부상했다. 민주노총이 이러한 전략을 지지하면서 진보정당은 점차 민주당의 하위 파트너로 전락하게 된다.
(4) 2020년대 이후
저자 박준형 국장은 2020년대 이후를 전환의 계기로 꼽은 건 일종의 “희망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 사회가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행운을 누렸으나, “2020년대 이후 저성장 혹은 제로 성장, 정치양극화와 포퓰리즘, 민주정의 위험이 전면화”하면서 그 행운이 저물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더 늦기 전에 ▲ 연대임금 실현을 통한 노동자 간 격차 해소 ▲ 기업별 투쟁 지양과 산별노조 및 총연맹 중심 체계 강화 ▲ ‘범민주진보’ 이데올로기를 넘어선 노동자운동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 ▲ 이러한 혁신을 추진할 새로운 운동 주체의 형성이라는 혁신 과제를 제안하며 대안 모색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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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쟁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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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전노협에서 민주노총으로 전환의 의미 - 투쟁 주체 형성, 지역 기반 연대, 정치적 노동자운동과의 결합이라는 전노협의 유산 상실 - 조직적 구조 변화와 동시에 노선적 변화 ② 기업별 전투적 경제투쟁의 양면성과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임금격차 문제 - 기업별 전투적 경제투쟁이 만들어낸 ‘의도치 않은 결과’ - IMF 외환위기 이후 상황 변화에도 ‘성공 공식’을 고수하며 임금격차 발생 ③ 산별노조 전환에 대한 평가 - 노동자계급의 단결을 추구한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산별 노사관계를 형성하지 못함 - 기업별 노조주의가 지속되며 내부 장애요인으로 작동 ④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평가 - 정치적 노동운동과의 단절, 사회경제적 노동운동의 의회 내 대응 전략이라는 근본적 한계 - 계급대표성 상실은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이 동시에 겪는 위기의 원인 ⑤ 그 외 주요 쟁점들 o 문재인 정부 시기에 대한 평가: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민주노총의 실패 o 오랜 관행 혹은 관성 : 정세 인식의 실패와 관성적 대응 o 비정규직 운동에 대한 평가: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에서 멀어진 현실을 인정해야 o 사회적 대화에 대한 ‘트라우마’: 조정과 타협의 과정보다 철수를 선택하는 패턴 고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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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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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1985년 구로동맹파업과 1987년 노동자 대투쟁 ② 민주노총 건설, 1996~97년 총파업과 1998년 노사정 합의, 정리해고 저지 투쟁 ③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놓친 전환의 기회 ④ 2020년대 이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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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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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임금 실현: 기업별 임금극대화 → 노동자 간 격차 축소 - 초기업 교섭 중심: 기업별 전투적 투쟁 → 산별노조·총연맹 중심 - 새로운 주체 형성: 1987년 세대의 관성 → 새로운 세대 노동자의 조건에 기반한 운동방식 - 새로운 정치적 노동자운동 복원: 민주당 연대/종속, 진보정당 위기 → 독자적 정치노선, 현장에 기반한 정치·사회운동 |
3. 거시적 시야로 노동운동 의제를 형성하자
첫 번째 토론을 맡은 안정화 대표는 저자 박준형 국장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면서도, 자본주의 구조에 대응할 수 있는 노동운동 의제 설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정화 대표는 먼저 저자의 분석이 노사관계와 노동시장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노동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분배, 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르는 국가·자본·노동의 관계를 조망하는 거시적 시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동자 간 격차 문제는 상품 생산과 자본과 노동 사이의 분배 이후에 발생하는 문제이므로 노동자 간 격차뿐 아니라 노동과 자본 간 격차, 더 나아가 자본 간 격차까지 시야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안정화 노동포럼 ‘나무’ 대표는 노동운동이 자본주의의 구조적 추세에 대응할 수 있는 폭넓은 의제를 형성해보자고 주장했다.
또한, 안정화 대표는 노동운동이 자본주의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때로는 “왜소한” 작용에 그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구조적·근원적 추세를 바꿀 만큼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안정화 대표에 따르면, 한 사례로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이윤율은 크게 하락하고 노동생산성은 급증했다. 이 시기 성별·학력별 임금 격차는 줄어든 반면,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는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이는 국가가 주도한 제조업의 위계적 하청계열화와 1987년 체제의 노동운동이 결합한 결과다. 이처럼 노동운동은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체이기에, 자본주의 궤적의 변곡점과 성격을 정확히 분석하여 의제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프1] 근원적 추세들의 궤적: 1987년 노동자대투쟁 변곡점
(출처: 안정화 노동포럼 ‘나무’ 대표 토론문)
[그래프2] 시간당 실질노동생산성 추이
(출처: 안정화 노동포럼 ‘나무’ 대표 토론문)
이러한 주장은 경제적 조건과 계급투쟁의 동학을 종합해 노동운동을 분석하는 저자 박준형 국장의 문제의식과 궤를 같이한다. (<구조(자본주의) + 행위(운동 전략) + 결과(격차 심화)→ 현재 결과>)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자본의 대응과 노동의 ‘기업별 전투적 경제투쟁’이 맞물리며 의도치 않게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를 유발했다는 진단도 일치한다. 당시 재벌 대기업은 신규채용을 억제하고 최신 자동화 설비에 투자해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저부가가치 중간재 생산을 중소기업에 외주화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을 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별 기업별 노조 중심의 임금 극대화와 기업 내부의 임금 평준화 정책은 결과적으로 기업의 시장지위 또는 기업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 확대”(책 68쪽)로 귀결되고 말았다.
안정화 대표는 저자 박준형 국장의 분석을 보완하며 산별교섭과 기업별 전투적 경제투쟁 문제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먼저, 산별교섭과 임금체계 문제를 결합하여 사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임금체계의 내용 그 자체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에 이견이 거의 없지만, 산별노조가 이러한 임금체계를 조율하는 ‘집단적 기제’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두고 견해가 엇갈린다. 그는 산별교섭이 실패한 과정은 곧 임금체계 조율에 실패해온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정화 대표는 저자 박준형 국장이 비판한 ‘전투적 경제주의’ 문제에 동의하면서도, “전투적 경제주의라는 이분법이 현실을 충분히 묘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노조는 여전히 개별 사업장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경제주의’를 추구하지만, 과거와 같은 ‘전투성’은 약화되었다. 오히려 현재 집회 대오의 주력을 형성하고 있는 “녹색 조끼, 분홍색 조끼” 노동자들(녹색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분홍색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의 상징색을 지칭), 즉 하청·비정규직·여성노동자들이 매우 ‘전투적’인 경제투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동시에 2010년대 이후 대규모 조직화와 초기업 교섭을 새롭게 주도하는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그는 개별사업장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하청, 간접고용, 플랫폼 노동자들처럼 배제된 노동자들이 전투적 투쟁을 선택했을 수밖에 없지 않았겠냐고 지적했다. 따라서 “투쟁과 교섭이 별도로 이원화되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안정화 대표는 2010년대 이후 교육공무직, 대학 청소노동자 등의 초기업 교섭 사례에 주목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운동이 성과를 내는 것은 굉장히 예외적”임에도 이러한 긍정적 사례가 있으니 희망을 가져보자고 제안했다. 또한 대다수 노동자들이 속해 있는 2차 노동시장, 외부 노동시장에 주목해 이들을 위한 새로운 의제를 발굴할 때 한국 노동운동의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초기업·산별교섭이나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가 ‘전투적 경제투쟁’과 무관한 것처럼 이분법적으로 사고하지 말자는 안정화 대표의 지적은 곱씹어볼 대목이다. 실제로 2010년대 이후 조직화에 성공한 노조들은 매년 대규모 임금투쟁을 전투적으로 전개하고, 그 성과를 동력 삼아 조직을 확장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열악한 노동 조건에 처한 노동자들에게 경제투쟁을 통한 가시적 성과가 노조 가입의 가장 강력한 유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저자 박준형 국장은 비정규직 투쟁이나 정리해고 투쟁 등 전투적 투쟁이 불가피한 상황이 분명히 존재함을 인정하면서도, “전투성의 방향이 무엇인가, 특히 총연맹·산별에서는 어떤 대안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남겼다. 개별 노조 수준에서는 생존을 위한 전투적 투쟁이 불가피할 수 있지만, 총연맹·산별노조는 단순히 투쟁을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 구조적·제도적 대안을 형성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전투성’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기보다 궁극적으로 노동자 간 단결 형성을 위해 어떤 전략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4. 구조적 한계를 돌파할 노동운동의 역량을 강화하자
두 번째 토론자인 박근태 금속노조 전 부위원장은 노동운동 내부자의 시각에서 저자 박준형 국장의 주장을 꼼꼼히 검토했다. 그는 책을 보고 완성사노조의 산별노조 전환 결의(2006년), 한미 FTA 정치총파업(2007년), 중앙교섭 성사투쟁과 실패(2008년), 세계금융위기(2007년~2008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투쟁(2009년)으로 이어졌던 격동의 임기 시절을 떠올렸다고 회고했다. 그는 임기 말에 조직의 사기가 높았고 활동도 매우 열심히 했는데 왜 실패했는지 고민하다가 “방향이 잘못된 것이었다. 전략의 문제였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노동운동의 전략 재검토를 제안한 이 책에 반가움을 표했다.
박근태 전 부위원장은 전노협이 민주노총으로 전환된 과정은 주체적인 선택이라기보다 “한국 노동운동을 대표했던 전노협이 그 중심적인 지위를 잃어가는 과정”으로 평가했다. 정권과 자본뿐 아니라 중소기업 중심에서 대기업 위주로 변모한 산업구조라는 객관적 조건이 전노협의 쇠퇴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전노협을 주도했던 활동가들이 기존 노선을 유지하면서 민주노총 건설에 합류하지 않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사실상 다른 선택지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본다.
또한 저자 박준형 국장이 지적한 기업별 전투적 경제투쟁의 문제점에 동의하면서도, 당시의 시대적 조건 속에서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기업별 노조에 연대의식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는 기업별 노조주의의 폐단이 본격화된 시점은 IMF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자 박준형 국장의 주장처럼 노동조합이 긍정적 방향으로 전환에 실패한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부정적 방향으로 ‘타락’했다고 보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박근태 전 부위원장은 설령 전노협이 추구했던 ‘지역 기반 공동투쟁’이 지속되었다 하더라도, 기업별 지불 능력 격차가 확대되는 객관적 조건 속에서 기업별 노조가 주류가 되는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별노조가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기에도 현실적 제약이 컸다. 산별노조가 지역 중심성을 확보하려면 특정 산업이나 노동시장이 해당 지역에 밀집되는 등 특수한 조건이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전략 선택 문제도 존재했지만, 거시적 산업구조 변화가 몰고 온 흐름을 역전시킬 만큼 노동운동의 힘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다음으로 박근태 전 부위원장은 한국 노동운동이 산별노조 전환 과정에서 두 차례 결정적 선택을 했다고 분석했다. 1차 선택은 지역 중심의 전노협에서 산업·업종 중심의 민주노총으로 전환한 것이고, 2차 선택은 완성사 노조 산별전환 당시 기업지부를 인정한 것이다. 결국 두 차례의 결정적 고비를 거치며 노동운동이 기업별 노조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 없으며, 향후의 대안 역시 이러한 현실을 냉정하게 전제한 가운데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 뼈아픈 지점은 금속노조 산별 전환을 추진하던 당시, 정작 활동가들조차 기업별 노조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조합원을 설득하며 내세운 주된 논리는 ‘산별노조가 기업별 노조보다 더 강력한 힘으로 지켜줄 것’이라는 호소였다. 이는 활동가들 스스로 산별노조를 “기업별 노조의 확장판”으로 인식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개별 사업장 수준의 교섭·투쟁과 산업 차원의 노사관계는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 가령 현대자동차 자본과 노동조합의 관계와, 산업 전체 차원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이 행사하는 막강한 영향력에 대응해야 하는 금속노조의 역량은 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차이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없이 산별 전환 논의가 추진되었다는 지적은 주의 깊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
박근태 전 부위원장은 완성차 자본을 산별교섭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충족되어야 했던 두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 사업장 수준에서 완성사 노조의 힘이 자본보다 강력해야 하며, 둘째, 이 노조가 산별교섭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두 조건 모두 충족되지 않았다. 2008년 무렵 이미 산별교섭 성사가 불투명함을 확인했음에도 본격적인 전략 수정은 수년이 흐른 뒤에야 이뤄졌다. 따라서 향후 산별교섭에 대한 고민은 이러한 조건을 역전시키기 어렵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금속노조가 2008년 경제위기 대응을 계기로 전략 전환을 시도한 적도 있었으나, 내부 반발과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투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결국 좌초하고 말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근태 전 부위원장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해서도 현실적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사회경제적 노동자운동의 의회 대응 기구’에 머물렀다는 저자 박준형 국장의 비판에 공감하면서도, 민주노총의 본래 의도 자체가 바로 그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정치적 노동자운동 세력이 쇠퇴하고 사회경제적 실익을 중시하는 세력이 민주노총을 건설한 상황에서 나타난 일종의 필연적 결과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조합원들이 진보정당은 물론 민주노총조차 지지하지 않은 채, 민주당 지지로 쏠리는 현실은 노동자 정치세력화 노선에 분명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박근태 전 부위원장은 저자 박준형 국장이 제시한 혁신 과제에 동의하면서 구체적인 방법론을 덧붙였다. 먼저, 임금 격차 축소를 위해 시장임금을 강제로 낮추는 방식은 노사 모두 동의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차라리 증세를 통한 재원 마련과 사회적 임금 확대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초기업·산별 교섭에서 이해당사자들이 더디더라도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는 의제로 산업전환 문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결론격으로 사회운동노조의 핵심은 결국 ‘대안 형성’에 있다며, 이를 위해 ▲ 지적 능력과 소통 능력의 고양 ▲ 산업과 산업전환에 대한 이해를 노조내부에서 축적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박근태 금속노조 전 부위원장은 거시적 구조 변화를 무겁게 인식하고, 이를 역전시킬 수 있는 역량을 노동운동이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태 전 부위원장의 토론은 저자 박준형 국장보다 객관적 조건의 제약을 더 무겁게 인식한 현실주의적 평가로 볼 수 있다. 저자 박준형 국장의 주장처럼 한국 노동운동의 전략적 실책을 인정하면서도, 당시의 객관적 조건이 낳은 불가피성을 더욱 분명하게 짚어냈다. 핵심은 노동운동이 거시적 구조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을 역전시킬 만한 실질적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특히 수출 대기업 중심으로 산업지형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노동운동이 내린 여러 선택은 결과적으로 기업별 노조 중심성을 더욱 강화하는 기제로 작동했으며, 이를 극복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냉철한 진단은 노동운동에 적지 않은 과제를 던져준다. 노조 임원을 역임한 토론자가 던진 “제발 산업에 대해서 공부 좀 하시라”는 호소는 참가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도 했다.
다만 저자 박준형 국장이 전노협의 유산을 강조한다고 해서 과거 전노협 모델을 그대로 사수했어야 했다거나 ‘지역 중심 공동투쟁’만이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전노협이 주도권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객관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상실된 전노협의 유산을 돌아보며 민주노총 운동을 변화시킬 단서를 찾고자 했다. 즉, 전노협이 추구했던 ‘격차 축소와 계급적 단결’이라는 정신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 박준형 국장은 산별노조 운동이 이러한 정신을 일부 계승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산별노조가 전반적인 한국 노사관계의 틀을 바꾸는 데 실패했고, 대기업 내부 노동시장이 발달하면서 노사 양측 모두 산별교섭을 회피한 측면에서는 노동운동의 책임도 있음을 분명히 한다. 이런 맥락에서 산별노조를 ‘기업별 노조의 확장판’으로 여겼던 한계를 지적한 박근태 전 부위원장의 비판은 저자 박준형 국장의 문제의식과 맞닿는다.
5. 노동운동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대중을 조직하자
마지막 토론을 맡은 최복준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산별노조와 진보정당이 갇혀 있는 협소한 기반을 대중의 세계로 과감히 확장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먼저 저자 박준형 국장의 책을 두고 “굉장히 용감하게 잘 썼다”고 평했다. 『30년사』와 같은 주류적 평가와 달리, 노동운동이 역사 속에서 내린 선택의 결과를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노동운동의 책임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최복준 실장은 노동운동이 한국 사회에서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위치에 있음에도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물론 노동조합 내부에서 권력과 가까운 인물은 여전히 소수이다. 그러나 배출한 국회의원 수, 정책 결정에 대한 영향력, 사회적 의제 설정 능력 등을 고려할 때 노동운동은 더 이상 수동적인 약자라고만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노동운동은 책임을 회피하며, 대중의 비판을 ‘원치 않았던 공격’, ‘보수 언론 탓’으로 돌리는 방어적 태도에 머물러 왔으며, 사회적 난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발언권이나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지도 못했다.
최복준 실장은 이 과정에서 노동운동의 역량이 더욱 약화되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정치에 더 의존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과의 야권연대는 노동운동의 정치 의존성과 이를 포섭하려 한 보수정당의 ‘통치기법’이 맞물린 결과다. 노동운동 일각의 ‘당 중심 노동운동’ 흐름 역시 이러한 정치 의존성을 보여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과거 정치운동 과정에서 노동조합을 ‘동원의 대상’으로만 여겼던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며, 이러한 평가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조합원 방어가 사회적 연대로 확장되지 못하고 조직된 자들의 이해 방어로만 굳어질 때 노동운동이 격차 심화의 한 축으로 기여했다”라고 저자 박준형 국장의 문제의식을 요약하며, 산별노조·진보정당 ‘양날개론’ 전략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노조와 진보정당이라는 두 날개는 “서로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갔어야 했으나”, 오히려 비판적 목소리가 사라지면서 서로의 한계를 고착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특히 진보정당은 선거 득표는 물론 노동운동의 인적·조직적 네트워크와 같은 자원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노동운동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고 있다. 그는 이를 ‘공유한 자원의 딜레마’라 명명했다. (그는 덧붙여, 민주당의 포섭과 국민의힘의 ‘노조 때리기’까지 고려하면, 노동조합 자원은 오히려 보수양당이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운동 진영은 변화하는 정세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데 실패했고 전략적 전환은 지체되었다.
사회적 대화 논쟁 역시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최복준 실장은 표면적으로는 과거의 트라우마가 쟁점인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정권과의 관계 속에서 무엇을 가져오고, 무엇을 내줄지”만을 따지는 ‘거래’의 프레임으로 퇴행했다고 비판했다. 노동운동이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면서 대중적 신뢰는 더욱 떨어졌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야권연대를 통한 의석 배분에 더욱 노골적으로 매달리는 악순환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복준 실장의 결론은 명확하다. 파편화된 대중의 삶을 분석하고 노동운동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세대, 지역, 산업에 따라 나뉘고 하청·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영세 자영업 등으로 나뉜 복잡하고 다층적인 대중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를 무시한 채 조직된 조합원의 이해만을 기준으로 세계를 바라본다면 노동조합의 대표성은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노동운동은 조합원 방어라는 수동적 목표를 넘어 ‘연대의 확장’을 위해 정책과 교섭의 우선순위를 재배치해야 한다. 노조와 진보정당 역시 일시적 선거연대가 아니라, 사회경제 구조를 바꾸는 장기 전략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그는 사회적 대화는 ‘거래’가 아니라 초기업·산별교섭을 보완하는 ‘구조개혁’의 틀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노동운동이 수동적 위치에 머물지 않고, 우리 사회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쟁에 주도적이고 책임감 있게 나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최복준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은 노동조합과 진보정당이 서로를 제약하고 있는 딜레마에서 벗어나, 노동자와 대중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전략으로 전환하자고 주장했다.
노동조합과 진보정당이 변화한 정세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채, 노동자·대중의 삶을 대변하는 데 실패하며 축소재생산의 길을 걷고 있다는 최복준 실장의 분석은 타당한 지점이 많다. 특히 ‘공유된 자원의 딜레마’로 인해 서로에 대한 비판이 잦아들고 혁신이 지체되었다는 지적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저자 박준형 국장 역시 진보정당의 위기는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고 진단한 바 있다.
다만 저자 박준형 국장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사회적 대화에 관련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최근 노동운동 일각에서 민주노총을 기반으로 진보정당을 재건해보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박준형은 “민주노총이 전체 노동자들을 대표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다시 국회의원을 확보하는 것만을 목표로 할 경우 야권연대로 가지 않을 수 있는 구조가 존재하는지”를 쟁점으로 제기했다. 즉, 민주노총이 계급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기존처럼 ‘사회경제적 노동자운동의 의회 대응’을 반복하고자 한다면 또다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따라서 그는 그간 단절되었던 ‘정치적 노동자운동’의 전통에 주목하여, “민주노총 내부에서 조합원의 정치운동, 혹은 활동가들의 정치운동”을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보았다.
저자 박준형 국장은 새로운 대안을 중심으로 사회적 대화를 시도해보자는 최복준 실장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민주노총이 계급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나 내부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정년연장, 주 4.5일제 등 조직노동자들이 비교적 관심을 갖고 있는 의제들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틀을 주도적으로 설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민주노총이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의제를 형성하고 내부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6. 종합 토론: 현장의 고민과 실천적 대안
발표와 지정 토론 이후 이어진 자유 토론에서는 ▲ 구체적인 대안 ▲ 노동조합의 역량 강화를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이 논의가 펼쳐졌다.
50명에 가까운 참가자들은 구체적인 대안, 노동조합 역량 강화 방안을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을 이어나갔다.
김훈녕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노무사는 격차 축소를 위해 하층 노동자의 조직화와 처우 개선을 위한 전략을 추진한다면, 정규직 대기업 노동자들과는 어떤 전략을 함께 모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박영진 전교조 기간제교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교사라는 직종의 특성상 산별노조가 필연적인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학교 급별로 교사들의 이해관계가 달라지면서 입장이 파편화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또한 인구 구조 변화와 AI 확산 등 교육현장을 뒤흔드는 변화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민주노총 차원의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복준 실장은 임금 이외의 노동과정의 쟁점, 즉 인력기준이나 교대제와 같은 문제에 주목해 상층 정규직 노동자와 하층 노동자 사이의 공통 분모를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또한 한국에서는 직무 분석이 단순히 임금체계 개편 논쟁과만 연결되는 경향이 있지만, 오히려 노동의 과정으로서 직무를 분석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노동자 간 공통점을 확인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정화 대표 역시 “최종재는 산업 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이지 사업장에서 개별 직무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산별교섭이 산업 전체의 부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조정하는 기제로 작동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근태 전 부위원장은 산업 전환기에 완성사와 부품사의 역할이 상이하다는 점에 주목하여, 이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완성사 노조와 부품사 노조의 과제도 구분해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산별노조답게 가치사슬을 따라 연대를 조직하고, 여기서 완성사 노조가 더 적극적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지엠지부, 금속노조 인천지부, 부품사 지회가 함께 구성한 ‘한국지엠 공급망 연석회의’는 완성차 노조와 부품사 지회 간 연대를 모색하며 신뢰를 형성하고 다양한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대안 형성 역량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오기형 금속노조 정책국장은 그동안 노동운동이 특정 이상이나 당위를 지키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온 과정이 있었다며, 과거의 그러한 ‘교환’들이 과연 불가피했는지, 다른 선택지가 있었던 게 아닌지 면밀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평가를 토대로 ‘전략 수립-실행-평가-재검토’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노조 내부에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수 금속노조 인천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현장에서 교육과 토론이 사라진 실태를 짚었다. 교육 시스템은 형해화되었고, 입장을 정립하기 위해 밤새 토론하며 준비하던 과거의 치열함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과 토론 문화의 재활성화를 통해서만 노동운동의 희망을 일궈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박근태 전 부위원장은 “가장 기본적인 출발은 역량이 취약할 때 보폭을 좁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대한 도약을 한번에 이루려 하기보다 가능한 수준에서 작은 성과를 축적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에겐 아직 충분한 역량과 자원이 있다며, “다음에 평가할 때는 자축하는 역사”를 나눠보자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안정화 대표 역시 노동운동의 역사에서 실패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비관에 빠지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저자 박준형 국장은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한 삼성 초기업노조 사례를 언급했다. 초기업노조는 이제까지 민주노조 운동이 추구해온 조직형태였다. 그런데 이 사례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삼성전자의 글로벌 초과 이윤을 성과급 극대화를 통해 분배받기 위해 조직규모를 확대한 경우로, 그동안 민주노조 운동이 초기업 노조를 통해 추구하려했던 방향과는 매우 다르다. 그는 “노동운동이 새로운 사회적 운동을 잘 조직하지 못하면 그런 식으로 기억될 수 있겠다”고 지적하며, 노동운동의 성과를 지켜내는 한편 새로운 대안을 조직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지식인과 활동가들부터 새로운 노동운동의 흐름을 만들어 갈 공론장을 더욱 활발히 구축하자고 제안하며 토론회는 마무리되었다.
7.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혁신논의를 이어가자
이번 토론회는 오늘날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격차 심화에 노동운동의 책임이 있음을 확인하고, 과거의 전략적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의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참가자들은 저자 박준형 국장이 제안한 ▲ 연대임금 실현을 통한 노동자 간 격차 해소 ▲ 기업별 투쟁 지양과 산별노조 및 총연맹 중심 체계 강화 ▲ ‘범민주진보’ 이데올로기를 넘어선 노동자운동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 ▲ 이러한 혁신을 추진할 새로운 운동 주체의 형성이라는 과제에 공감대를 이루며, 노동운동 혁신이 더 이상 지체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특히, 실천적 대안들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진전된 점이 주목할 만하다. 격차 축소를 위한 연대임금 실현 방안과 관련해 다양한 제안이 제시되었다. 산업 내 노동자 간 격차 축소를 지향하는 산별교섭, 거시적 직무 분석을 통한 객관적·합리적 기준 마련, 가치사슬 구조에 기반한 노동자 간 연대 등 시도해볼 만한 실질적인 과제들이 논의되었다. 또한 노조 내부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정세와 산업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고 ‘전략 수립-실행-평가’의 선순환을 구축해보자는 제안도 의미 있었다. 다만, 노동자 정치세력화나 사회적 대화와 같은 쟁점에 대해서는 향후 더 많은 토론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번에 거대한 도약을 이루려 하기보다, 작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를 차곡차곡 축적해 나가는 일일 것이다. 노동운동의 책임을 정면으로 직시하는 용기를 바탕으로 혁신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지식인과 활동가들이 머리를 맞대어 새로운 노동운동의 흐름을 만들어 갈 공론장을 형성할 때, 노동운동은 비로소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역사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