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1년, 한국 정치 어디로 가나
권위주의 독재로 간다는 경고를 무시하는 극단주의
필자는 2025년 6월 3일, 21대 대통령선거일 직후 발표한 글, 「이재명 정부, 쟁점과 전망: 누가 정치권력의 견제자가 될 것인가」(《계간 사회진보연대》, 2025년 여름호)에서 새 정부 등장에 따라 주목해야 할 세 가지 문제를 꼽았다.
첫째, 3대 특검, 즉 내란특검, 김건희특검, 순직해병특검은 무엇을 염두에 두고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 그리고 왜 하필이면 특검이라는 수단을 선택했을까. 본래 특검은 야당의 무기다. 정부가 검찰과 경찰, 공수처 등 이른바 ‘사정기관’을 장악하기 때문에 야당이 마지막으로 호소할 수 있는 수단이 특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는 여당으로 위치가 바뀌었는데도 특검을 밀어붙였을까.
둘째, 검찰개혁, 즉 검찰청 해체와 사법개혁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어느 정도의 강도로 이어질 것인가. 대선 투표 전인 5월 1일, 대법원이 이재명 후보의 공식선거법 위반사건에 관해 2심의 무죄 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고등법원에 돌려보낸 파기환송 이후, 민주당은 사업부, 특히 대법원에 대한 공세에 시동을 걸었다. ‘조희대 특검법’을 회부하고,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권탈환에 성공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통해 궁극적으로 노리는 바는 무엇인가.
셋째, ‘대통령 직속 예산처’를 도입하려는 의도는 무엇이고, 이는 재정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또 “개미와 한 배 탔어요”를 외치며 상법 개정을 비롯해 인위적인 주가부양을 꾀하는 정부와 민주당의 정책이 지닌 위험성은 없는가.
2026년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맞이하는 현 시점에 필자는 이 세 가지 문제가 어떻게 되었는가 검토하고자 한다. 그리고, 3대특검과 사법개혁·검찰개혁 입법이 마무리되고 코스피가 5000, 6000을 돌파한 올해 1분기 이후의 정치국면을 살펴본다.
2026년 4월 28일, 왼쪽 현광판에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 중이라 표시되어 있다. 즉 국회 본회의 야당 의원 발언 중에, 여당 의원들이 전혀 듣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타 정당, 정치인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는 한국 정치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정치인들도 의회 밖 다른 곳이라면 이렇게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1. 3대특검에서 종합특검으로: ‘승자의 정의’ 아닌가
3대특검의 결과에 관해서는 지난해 말 기관지에서 2026년 정치전망을 다룬 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헌정과 민주주의는 복원되었는가」(김진영, 《계간 사회진보연대》 2025년 겨울호)에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표로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3대특검 각각의 성과와 논란을 따지는 일도 의미가 있겠으나, 큰 틀에서 볼 때 본질적인 문제는 이 모든 흐름이 일종의 ‘승자의 정의’(victor’s justice)가 아니냐는 것이다. 왜 그런가.
승자의 정의란 전쟁에서 승리한 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편파적인 사법 적용을 일컫는 말이다. (이 용어는 역사가 리처드 미니어가 도쿄 전범재판을 분석한 저서, 『승자의 정의』(1971)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그 특징을 꼽자면 이렇다.
△ 이중잣대: 패자가 저질렀던 행위는 비난받지만, 승자의 동일하거나 유사한 행위는 허용되거나 용서된다.
△ 선별적인 기소: 따라서 오직 패자만 전쟁범죄에 책임을 진다. 승자의 역사적 책임은 최소화된다.
△ 일방적 법집행: 판사와 법원, 재판의 규칙을 승자가 일방적으로 정한다. 패자는 자신에게 적용되는 법적 틀을 구성하는 데 아무런 발언권이 없다.
△ 역사왜곡: 판결은 공식적인 역사서술을 형성하여, 승자의 도덕적 우월성을 공고히 한다.
필자가 ‘승자의 정의’가 아니냐고 묻는 이유는, 지난 1년간을 되돌아볼 때 한국사회가 헌정위기로 치닫는 과정에서 한 극단에 서있던 민주당과 정치인 이재명 대표의 역할은 의도적으로, 철저히 지워졌기 때문이다.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도, 선고 요지에서 국회와 야당, 즉 의회 내 다수당인 민주당의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회는 소수 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한다”, “피청구인과 국회 사이에 발생한 대립은 일방의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될 정치의 문제다.” 즉 국회와 야당의 반성도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 집권기에 벌어졌던 사건들에 관한 명확한 진실 규명과 엄중한 책임 추궁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한국 정치가 정치양극화와 극단적 대립, 헌정위기 또는 헌정마비로 상승하는 데 현 집권세력이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현 집권세력은 이에 대한 반성이 전혀 없고, 따라서 당연히도 “패배자에게는 재앙이 닥치리라”(Vae victis), 즉 승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 (이 말은 전쟁의 패배자가 낼 배상금의 무게를 잴 저울의 추를 승자가 정했던 역사적 사건에서 나왔다.) 이는 앞으로 살펴볼 3대특검에 이어지는 종합특검이나, 사법개혁과 검찰개혁, ‘조작기소 국정조사’와 ‘조작기소 특검’(공소취소 특검)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2. 종합특검: 노골적인 정치특검으로 가는가
먼저 종합특검을 살펴보자. 종합특검법은 1월 16일 국회에서 통과되었고, 2월 6일 권창영 변호사가 특검으로 임명되었다. 인원은 특검 1명 외, 특검보 5명, 파견검사 15명, 특별수사관 100명, 파견공무원 130명으로 총 251명이며, 활동기간은 최장 170일이다.
현재 진행 중인 종합특검을 보면 상식을 벗어나는 장면이 연이어 벌어졌다. 4월 9일 김지미 특검보는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에 출연해 40분 넘게 특검의 수사 상황을 설명했다. 수사가 진행 중인데 특검 관계자가 유튜브에 나가 수사내용을 공개하는 것도 전에 없던 일이다. 또 사회자가 윤 전 대통령 소환 여부를 묻자 “빌드업 과정”이라며 “곧 원하는 장면을 보시지 않을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사 담당자라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일은 피해야 마땅할 텐데, 특검 관계자들은 아무런 거리낌도 없는 듯하다. 이를 두고 《한국일보》는 사설 “종합특검, 김어준 유튜브서 수사설명.. 중립성 시비 자초” 에서 “3대 특검을 비롯한 역대 모든 특검은 공식 브리핑 이외엔 개별 언론 인터뷰 출연을 하지 않는 원칙을 지켰다”며 “특검보가 여권 성향 매체에 나와 여권 지지자들이 박수 칠 만한 발언을 해서 반대 진영을 자극하는 것이 수사 공정성과 중립성 차원에서 무슨 도움이 되겠나”고 지적했다.
한편, 이에 앞서 종합특검은 쌍방울 대북송금 ‘진술회유 의혹’ 사건의 이첩을 검찰에 요구해 4월 3일 이첩 받았다. 이는 1차 특검에서 다루지 않은 사건이지만, 특검법에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상황을 보고받고, 은폐·무마·회유·증거조작·증거은닉 등 적법절차의 위반 및 수사기관의 권한을 오남용하게 했다는 혐의 사건”도 수사할 수 있다는 게 근거였다.
이 근거가 타당하려면 △ 수사과정에서 은폐·무마·회유·증거조작·증거은닉 등 적법절차의 위반, 수사기관의 권한 오남용이 있었고, △ 윤 전 대통령의 개입이 있었다는 상당한 정황이 있어야 한다. 조작이나 개입에 관한 정황이 밝혀진 것도 없는데, 사건을 이첩 받은 권창영 특검은 “국가권력에 의한 초대형 국정농단 의심 사건”이라고 단언했다. 특검이 본격적인 수사를 하기도 전에 섣부르게 사건 실체부터 규정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에 따라 이 역시 결국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의 공소 취소로 가기 위한 수순이 아닌가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며칠 후에는 종합특검 내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진술회유 의혹’ 수사를 총괄하는 권영빈 특검보가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과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경력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이화영 씨는 대북송금과 별개로 쌍방울에서 법인카드를 쓴 혐의로 수사를 받을 때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 변호인으로 권 특검보를 변호인으로 소개해주기도 하여, 두 사람이 각별한 사이가 아닌가 의심을 샀다. 권 특검보는 이해충돌 논란으로 결국 4월 16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종합특검은 5월 24일 기본 수사기간이 만료될 예정이고, 언론에 구속 0건, 기소 0건, ‘빈손에 각종 논란만’이라는 평을 들었다. 출발부터 예정된 결과였을 것이다.
3.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총체적인 사법부 독립성 공격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도, 앞에서 언급한 2026년 정치전망을 다룬 기관지 글에서 자세히 언급했다.
사법3법은 올해 2월 국회 문턱을 넘었다. 2026년 2월 26일 법왜곡죄가 신설되고(형법 개정), 2월 27일 재판소원이 도입되고(헌법재판소법 개정), 2월 28일 대법관 증원이 결정되었다(법원조직법 개정). 또 검찰개혁 관련 법률개정은 올해 3월 일단락되었다. 2026년 3월 20일 공소청법이, 3월 21일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었다.
이미 지난해 6월 5일에 검사징계법이 개정되어, 검찰총장뿐 아니라 법무부장관도 검사에 대한 징계를 청구할 수 있게 했고, 나아가 검사의 잘못이 의심될 때 법무부장관이 직접 법무부 감찰관에게 조사를 지시할 수 있게 했다. 이를 두고 “지금까지는 검찰에서 징계를 청구하고 결정은 법무부에서 하도록 역할이 나뉘어 있었는데, 법무부가 검사와 판사 역할을 같이 하게 되는 셈”이라는 평이 나왔다.
2025년 11월에는 민주당이 검사를 탄핵 없이 일반 공무원처럼 파면할 수 있도록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과 검사징계법 폐지안을 발의했다. 아울러 징계를 받은 판사, 검사 퇴직자의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변호사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민주당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을 ‘정치검사의 항명’이라고 규정하고 “검사의 반란을 가용한 법적, 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해 저지, 분쇄하겠다”며 이 법안들을 발의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빠른 속도로 이뤄진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이탈리아 사법부 개혁 국민투표 분석”(《사회운동 포커스》, 2026년 4월 14일)은 유엔 사법독립 특별보고관인 마거릿 사터스웨이트가 2024년 유엔 인권위원회와 총회에 제출한 보고서 「현대 민주주의가 직면한 도전과 사법 시스템의 독립성 보호」를 소개했다. 보고서는 정치권력이 사법부의 독립성에 가하는 다양한 방식의 공격을 유형별로 나누고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한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 상황과 비교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왜 사법부 독립성에 큰 관심을 두는가. 보고서가 말하는 것처럼 “인권, 법치주의, 민주주의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상호 강화적이며,” 이는 “유엔의 보편적인 핵심 가치, 원칙에 속한다.” 즉, “법치주의를 존중하고 권력분립과 사법부의 독립성을 증진하는 것은 인권과 민주주의 보호를 위한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또한 보고서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정치인들은 사법 기관이 ‘국민의 의지’를 훼손한다고 주장하며 정치권력에 독립적인 사법적 견제의 중요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민주적 통치의 근간을 이루는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사법체계의 능력에 위협이 되는 추세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한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를 ‘독재정치화’(autocratization)라고 부른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보고서는 정치권력이 사법부에 가하는 위협, 더 포괄적으로 말하면 “법의 지배, 기본 인권을 수호하는 과정에서 최근 판사, 검사, 변호사, 지역사회 법률실무자들이 직면하는 장애, 위험, 도전”을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자세한 내용은 표를 참조하라.)
첫째, 사법제도를 장악하거나 그 권한을 제한하기 위해 제도를 변경하는 행위. 먼저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해서 ① 사법부를 임명할 때 행정부·입법부의 영향력이 커지도록 규칙을 변경하거나, 특정 사건을 심리할 판사를 선정할 때 행정부·입법부가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를 도입하거나, ② 법원의 규모나 수를 늘리거나, 기존 판사를 해임함으로써 공석을 창출하여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는 인원을 밀어 넣는다.
또 사법부의 권한을 제한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 입법부, 행정부 행위에 대한 심사권을 제한, 제거하거나 △ 행정부, 입법부에 법원 판결을 무효화하는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또는 △ 사법부에 제공하는 자원을 대폭 삭감하여 사실상 업무를 마비시켜 실질적 활동을 제한할 수도 있다.
둘째,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통제를 가하기 위해 사법체계를 오남용한다. ① 정치적 동기에 따라 판사, 검사를 기소하거나, ② 징계, 해임, 자격박탈을 도구화하고, 종종 새로운 징계제도를 도입하거나 기존 징계제도의 적용범위를 확대한다. ③ 판사, 검사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의 철회, 전출, 사건 배정 배제 등 근무조건을 인위적으로 변경하거나 악화시킨다.
셋째, 사법 행위자를 표적으로 삼는 공격과 방해가 있다. ① 정치인과 정부관리의 비난과 해를 끼치는 낙인, ② 괴롭힘과 위협, ③ 자의적 구금, 고문, 강제 실종, 물리적 공격, 암살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치인이나 정부관리들’이 사법 행위자를 대상으로 인신공격을 하거나, 개인의 특성이나 정체성을 폄하하거나, 사법 종사자들을 모욕적이거나 굴욕적인 용어로 묘사하거나, 그들을 ‘적’이라고 부르는 경우다. 보고서는 “일반 대중이 판결의 논리를 강하게 비판하거나, 그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실망감을 표하는 것은 민주적 통치에 내재된 것이므로 보통은 적절”하다고 썼지만, “정치인과 정부관리의 반복적인 비난과 낙인은 선을 넘은 것이며, 노골적인 사법부 개입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닐 수 없다”고 간주한다. 게다가 이러한 비난과 낙인은 괴롭힘과 위협, 물리적 공격으로 이어질 위험을 내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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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법제도를 장악하거나 그 권한을 제한하기 위해 제도를 변경하는 행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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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법부 장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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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법부를 임명할 때 행정부·입법부의 영향력이 커지도록 규칙 변경 - 사법위원회가 판사 임명을 담당할 경우, 행정부·입법부가 위원 임명, 해임에 관한 통제력 강화. - 특정 사건을 심리할 판사를 선정할 때 행정부·입법부가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
- 튀니지: 2022년, 최고사법위원회 해체, 대통령에게 판사를 약식 해임할 수 있는 권한 부여. 총 57명의 판사와 검사 해임. - 미얀마: 군사통치기구인 ‘국가행정위원회’가 대법관들을 해임하고 군 관련 인사를 임명. - 홍콩: 행정장관이 국가안보 사건을 심리할 판사 명단을 지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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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법원의 규모나 종류를 늘리거나, 기존 판사를 해임함으로써 공석을 창출 - 현직 판사의 해임, 탄핵. 행정부·입법부가 판사를 더 쉽게 해임할 수 있게 하는 법률. 판사의 퇴직연령을 낮추는 법률. - 새로운 법원, 재판부를 설립하거나, 테러방지나 국가안보와 같이 민감한 사안에 관한 관할권을 지닌 판사에 관한 임명절차에 특정한 방식을 채택. |
- 헝가리: 판사의 정년퇴직 연령을 70세에서 62세로 낮춰, 판사 200여 명 조기퇴직 - 시리아: 이집트의 ‘안보 법원’ 판사는 행정부가 임명하며, 유죄 판결률이 100%에 달함. - 폴란드: 2017년, 대법원에 특별재판부 설립. 선거 결과 검증, 기존 최종판결을 재심사. 유럽인권재판소는 이 부서가 유럽법이 요구하는 독립적이고 공정한 재판소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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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법부 권한 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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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법부, 행정부 행위에 대한 심사권 제한, 제거. - 테러공격, 이민·망명 신청 등 특정 사안에 관한 사법부의 감독, 심사를 제한. - 행정부, 입법부가 법원 판결을 무효화하는 권한 부여. - 법원의 심사 기준 완화. - 일반 법률을 헌법 심사에서 제외하는 법률을 제정. - 사법부 자원의 대폭 삭감, 업무량 증가. 법원 판결 공개를 막거나 지연. |
- 영국: 2022년 ‘사법심사 및 법원법’은 하급법원의 난민·이민 불허 처분을 고등법원이 다시 심사하던 제도를 사실상 폐지. 2023년 ‘불법이민법’에 따라 불법 경로로 유입된 이민자는 행정부의 추방결정에 대해 사법심사를 제기하더라도 집행정지 효력이 발생하지 않음. - 헝가리: 2012년, 일반법률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광범위한 위헌심사 권한이 대폭 축소됨. 특히 예산과 재정 관련 법률은 심사대상에서 전면 제외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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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변호사협회 장악, 억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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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협회의 지도부를 장악하거나 임명. - 다른 기관에 변호사협회를 조사할 권한을 부여. - 회원의 자격을 임의로 심사. - 회원을 옹호하거나 정부를 비판하는 능력을 제한. - 경쟁 변호사협회의 설립을 허용하고 장려. |
- 러시아: 변호사협회 설립법 개정안, 변호사 징계를 요청하고 자격시험을 관리하는 권한을 법무부로 이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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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통제를 가하기 위해 사법체계를 오남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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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판사, 검사, 변호사, 실무자에 대한 정치적 동기에 따른 기소 |
- 튀르키예: 정부가 2016년 쿠데타 미수 사건 후, 쿠데타 세력과 연계되었다는 혐의로 수천 명의 판사와 검사를 체포, 해임. 유엔 인권최고사무소는 ‘자의적’ 행위로 규정. - 중국: 인권변호사는 ‘지정장소 주거감시’ 대상. (이는 수사기관이 법원 영장 없이도, 피의자를 공식 구금시설이 아닌 비밀장소에 최대 6개월간 독방 감금할 수 있도록 허용한 법적 제도. 따라서 ‘강제실종’ 상태에 빠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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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징계, 해임, 자격박탈의 도구화 - 새로운 징계제도의 창출. 기존 제도의 적용범위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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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근무조건의 인위적 악화 - 판사, 검사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의 철회, 전출, 사건 배정 배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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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법 행위자를 표적으로 삼는 공격과 방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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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부의 비난과 해를 끼치는 낙인 - 정부 관리들이 인신공격을 하거나, 개인의 특성이나 정체성을 폄하하거나, 사법 종사자들을 모욕적이거나 굴욕적인 용어로 묘사하거나, 그들을 ‘적’이라고 부르는 경우. |
- 폴란드: 집권당과 국영기업이 설립한 재단이 주도한 2017년 “공정한 재판” 캠페인, 판사를 ‘국민의 적’이자 ‘사회악’으로 묘사 -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리, 정부에 반대하는 피고인들을 석방하기로 한 판사를 공개적으로 ‘내부의 적’으로 낙인 - 멕시코: 대통령이 매일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의견이 다른 판사들을 “부패했다”고 지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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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괴롭힘과 위협 |
- 에콰도르: 판사와 검사가 폭력적인 공격과 협박의 피해자가 됨. - 과테말라: 부패와 인권 사건을 담당하는 판사와 검사를 대상으로 반복적인 협박, 공격, 보복 행위가 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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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의적 구금, 고문, 강제 실종, 물리적 공격, 암살 |
- 필리핀: 인권 변호사 후안 마카바바드가 살해당했고, 안젤로 카를로 길렌은 암살 시도에서 살아 남음. 에스와티니, 변호사 툴라니 마세코가 암살 당함. |
[표] 법의 지배, 기본 인권을 수호하는 과정에서 최근 판사, 검사, 변호사, 지역사회 법률실무자들이 직면하는 장애, 위험, 도전: 유형과 사례
이런 틀로 볼 때 이재명 정부의 사법개혁, 검찰개혁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법왜곡죄는 ‘정치적 동기에 따라 판사, 검사를 기소’하기 쉬운 길을 여는 방식으로 평가할 수 있다. (둘째, 사법체계 오남용.) 재판소원 도입은 대법원의 권한을 제한함으로써, 즉 권위의 분할을 통한 권위의 약화를 노린다는 점에서 사법부 권한 제한의 한 유형으로 간주할 수 있다. (첫째, 사법체계 장악, 권한 제한.) 대법관 증원은 전형적인 사법부 장악 시도다. (첫째, 사법체계 장악, 권한 제한.)
한편 민주당 측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처음 주장할 때는 법원 외부인사를 포함한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을 제시했다. 이 역시 ‘특정 사건을 심리할 판사를 선정할 때 행정부·입법부가 관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을 통해 정치권이 사법부를 장악하는 한 가지 방식이다. (첫째, 사법체계 장악, 권한 제한.)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신설로 요약할 수 있는 검찰개혁은 기존 검찰권한의 ‘완전 박탈’이므로 권한의 극적인 제한이다. (첫째, 사법체계 장악, 권한 제한.) 2025년 통과된 검사징계법이나 새로 발의된 징계법안은 ‘징계, 해임, 자격박탈의 도구화’다. (둘째, 사법체계 오남용.)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반복적인 사법부 비난, 조롱은 ‘정부의 비난과 해를 끼치는 낙인’이다. 최혁진 의원이 ‘조요토미 희대요시’ 합성사진을 꺼내든 장면이 이를 극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사회적경제비서관을 지낸 경력이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반대 집회 각각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던 「격화하는 광장의 충돌, 극단주의의 부상: 탄핵 찬성·반대 집회 분석」(《계간 사회진보연대》, 2025년 봄호)이 분명히 지적했듯, 양 극단 진영의 사법부 비난은 이미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이를 적극적으로 부채질하거나 방조한 정치권의 책임이 분명히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지난 1년간의 사법개혁, 검찰개혁은 유엔 보고서를 기준으로 볼 때, ‘총체적인 사법부 독립성 공격’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4. 총리실 소속 기획예산처: 대통령의 예산권 장악 아닌가
2025년 9월 7일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확정된 정부조직개편안은 기획예산처를 대통령 직속 대신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신설하기로 했다. 기획예산처는 2026년 1월 2일 공식출범했다.
이를 두고 《문화일보》는 “예산권이 정권의 주변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갔다”, ”정권의 입김을 더 강하게 반영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에 재정관료의 전문성이 반영될 여지는 더 적어졌다”고 보도했다. (“총리실 아래로 간 예산처… 확장재정 견제장치 사라지나”, 2025년 9월 8일.)
실제로 기획예산처 체제였던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청와대 정책실·경제수석실·국정기획수석실이 예산편성을 조정했다는 지적이 있다. 기획예산처가 분리되어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가게되면, 대통령실이 정부의 예산편성 준비 과정부터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조선일보》, “대통령실이 사실상 예산권 회수… 나랏빚 치솟아도 견제장치 없어”, 2025년 9월 8일.) 새로 출범한 기획예산처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예산편성을 진행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의 지난 2026년 예산안을 보더라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4%로, 재정준칙 3%를 초과한다. 문재인 정부 때도 존재했던 재정준칙을 사실상 폐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총리실 소속 기획예산처 출범과 재정준칙 폐기가 동시에 벌어진 셈이다.
이에 더해, 2026년도 1회 추가경정예산도 4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최종확정된 규모는 정부안인 26.2조 원을 유지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4.8조 원이 배정됐는데, 소득 하위 70%에 해당하는 약 3,256만 명에게 1인당 10만~6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벌써 두 번째 추경으로, 2025년 전 국민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경기진작과 민생회복을 근거로 31.8조를 편성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동전쟁 위기극복, 유가급등을 이유로 들었다. 두 차례 모두 그 정도 액수가 투입되어야 할 상황이냐, 또 반드시 현금살포를 끼워 넣어야만 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림] 역대 정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사례 (2006년 10월 국가재정법 제정 이후)
이명박 정부가 2회, 박근혜 정부가 3회, 문재인 정부가 10회, 윤석열 정부가 1회, 이재명 정부가 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2026년 3월, 중동전쟁 위기 극복, 유가급등을 명분으로 26.2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출처: 《연합뉴스》)
5. 이재명 정부 1년, 최대 승자는 주식투자자인가:
한국 주식시장의 근원적 불안정성과 자산격차 확대
이재명 정부 1년, 최대 승자는 주식투자자라는 말이 있다. 이재명 정부가 공식 출범한 6월 5일 2770를 시작으로 1년만에 코스피 지수가 세 배 가까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수를 따라갔다면, 주식에 투자한 돈이 세 배가 되었다는 뜻이다. “평생 모을 돈을 벌었다”는 무용담이 나오고, ‘뒤처지는 두려움’(FOMO, fear-of-missing-out)이라는 말이 사람들의 뇌리를 사로잡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코스피 5000시대”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선 후 9월 18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장(국내 주식시장) 복귀는 지능순이라는 말이 생기도록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뜻이다.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란 말이 2024년경부터 유행했다. 2024년 한국증시가 우울했기 때문이다. 그해 코스피지수는 9.6%, 코스닥지수는 21.7% 하락해 세계 93개 주요 지수 중 수익률 순위가 각각 88위, 92위였다.)
먼저, 현재 상황을 살펴보자. 2026년 5월 1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코스피·코스닥·코넥스를 조사한 결과, 지난 5월 11일 현재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7088.3조 원이었다. 지난해 6월 2일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2594.4조 원에서 무려 2배 이상(172.0%) 늘었다.
[그림]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코스피 지수 변화
이 대통령 취임일인 2025년 6월 4일 코스피 종가는 2,770.84였다. 2026년 5월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55% 오른 8,476.15에 장을 마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재명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주주권익 보호’를 내세우며 상법 개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주요 내용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감사위원 선임 시 ‘합산 3% 룰 강화’(1차), △집중 투표제 의무화,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2차), △자사주 소각 의무화(3차)였다. 한편 이른바 ‘빚투’, 즉 신용거래융자도 급증하여, 2026년 4월 28일 현재 37.6조에 달한다. 또 주식으로 거둔 시세차익이 부동산 가격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국토교통부 ‘서울 아파트 매수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개인이 올해 4월 서울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활용한 주식·채권 매각대금은 총 5932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0.4%, 전월 대비 62.3% 증가한 수치다. (출처: 《아시아경제》)
시총 상승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특수를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했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1개월 만에 336.2조 원에서 1669.1조 원으로 396.4% 늘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시기 151.6조 원에서 1339.8조 원으로 787.0% 증가했다. 11개월간 두 종목의 시총 증가액은 전체 증가액의 56.2%이며, 두 종목이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2.4%다.
5월 20일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은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경제 분야 핵심성과’를 발표했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6%, 전기 대비 1.7%이며, 특히 전기 대비 성장률은 현재까지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1위라고 말했다. 세수 여건도 개선되어, 올해는 37.4조 원, 내년에는 41.5조 원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성장률 회복과 기업실적 개선, 내수회복이 세수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에서 언급한 2026년 1차 추경 편성에도 반도체 기업실적 호조가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2026년 3월 시점에 KB증권 보고서는 법인세와 증권거래세 초과 세수만 최소 10조 원으로 추정했다.
그렇지만 이재명 정부가 그리는 낙관적 전망과 달리, 한국 주식시장에는 근원적 불안정성이 존재한다. 첫째, 한국증시가 글로벌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이라고 불린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즉 글로벌 시장에 악재가 발생하거나 자금이 필요할 때 유동성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현금화가 용이한 한국 주식을 대거 팔아 본국으로 현금을 빼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대형주는 거래량이 매우 많기 때문에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이는 이 기업의 실적이 좋냐, 나쁘냐는 사실과 무관하다.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비교해 볼 때 야간 선물, 위클리 옵션과 같은 파생시장도 잘 발달해 있고, 환전 시스템도 매우 간편하다. 또 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게 설계된 글로벌 ‘패시브 펀드’는 한국의 원화가치가 하락하면, 역시 기업실적과 무관하게 한국기업의 주식을 자동적으로 매도할 수 있다.
둘째, 한국은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아 증시의 불안정성을 높인다. 2026년 3월 18일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2025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 현황’에 따르면 상장법인 2,727개사 기준 소유자는 (중복 소유자를 제외하면) 1,456만 명이고, 이 중에서 개인이 1442만 명(99.1%), 법인은 5.9개(0.4%), 외국인은 3.2만 명(0.2%)이었다. 소유 주식수 기준으로는 개인 48.0%, 법인 38.9%, 외국인 12.6% 순이었다.
그런데 거래량을 기준으로 보면, 개인의 비중이 이보다 더 크다. 예를 들어 급격한 주가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크던 2월 초 《중앙일보》의 기사 「하루 5% 오르내리는 코스피…널뛰기 증시에 불장에도 ‘단타’ 과열」(2026년 2월 5일)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들어 이날까지) 약 67%, 코스닥은 약 78%였다.
개인투자자, 그중에서도 연령이 낮고, 투자액수가 적고, 투자경험이 적을수록 △ 자신의 능력이나 자신이 지닌 정보를 과대하게 평가하는 과잉확신에 따라 거래하고(그래서 거래빈도가 잦다), △ 수익을 본 주식은 서둘러 팔고, 손실이 난 주식은 매도를 미루려 하고, △ 복권형 주식을 선호하고, △ 시장분위기나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여 팔거나 사는 군집행동을 보인다. 이러한 편향은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셋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4%라고 했는데, 주식시장도 메모리반도체 산업 그 자체의 주기적 급등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파운드리(위탁생산)에 비해 메모리 반도체는 경기사이클의 진폭이 훨씬 크고 주기적으로 매출이 널뛰기를 보였다. 호황 때마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결과적으로는 사이클을 벗어나지 못했다. 예를 들어 2021년 12월에 나온 “메모리 반도체, 이젠 ‘사이클’ 따라 안 움직인다?”라는 제목의 《경향신문》 기사를 보면, “업계에선 2018년 ‘역대급’ 호황 뒤에 2019년 D램 매출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줄었던 식의 큰 사이클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가는 제품의 다변화다”라는 언급이 있다. 그렇지만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2022-2023년 삼성전자 반도체,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은 곤두박질쳤다. (앞에서 언급한 2024년 한국 주식시장의 침체와 ‘국장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유행어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다.) AI 데이더센터가 주도하는 이번 초호황을 두고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라는 말이 나오지만, 과연 그럴까.
[그래프] 삼성전자 반도체,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 합산 추이
반도체 수퍼사이클이란 공급 부족과 수요 폭발이 맞물려 2~3년간 가격상승과 실적호황이 이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2016~2018년은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성장이 반도체 호황을 이끌었다. 2020~2021년에는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원격근무, 온라인교육에 필요한 기기 수요가 급증했다. 2023년부터 이어지는 현재 호황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이 이끌고 있다. 그런데 빅테크 기업들이 지금은 ‘군비경쟁’을 하듯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있지만 정작 인공지능 도입이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데이터센터 구축 속도를 늦출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러한 투자 흐름이 1차로 꺾일 2029년 전후가 분기점이 되리라는 분석도 있다. (출처: 《경향신문》)
이러한 한국 주식시장의 근원적 불안정성 문제 말고도 검토해야 할 중대한 문제가 또 있다. 주식시장 초호황의 과실은 누가 가져갔냐는 것이다. 올해 2월 시점에 《서울신문》에 실린 기획기사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시리즈 중 “자산가 37% vs 개미 1%… 수익률 양극화… 돈이 돈을 벌었다”(2026년 2월 24일)를 보자.
서울신문이 2월 23일 국내 대형 증권사에 의뢰해 고객 100만 명의 지난 한 해 연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이 증권사 계좌에 10억 원 이상을 보유(잔고 기준·2024년 말 대비)하고 있는 고객의 수익률은 평균 37.4%였다. 전체 분석 대상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100만 원 이상 1000만원 미만 투자자의 수익률은 1.5%에 그쳤다. (그 외 투자자 수익률은 구간별로 △ 1,000만~5,000만 원 미만 29.1%, △ 5,000만~1억 원 미만 31.4%, △ 1억~3억 원 33.2% △ 3억~ 5억 원 미만 32.0%였다. 즉 계좌에 1,000만 원 이상 보유한 경우 수익률이 30%에 근접하거나 초과한다.) 주식거래 횟수를 보면 자산 10억 원 이상 고객의 회전율은 421%로, 약 네 번 거래했다는 뜻이다. 반면 100만 원 이상 1000만 원 미만 투자자의 회전율은 1만 6,634%로, 160번 넘게 사고판 셈이다. 수익률이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절대적인 자산 규모의 격차는 벌어질 텐데, 자산이 더 많은 사람이 수익률이 더 높다고 한다면 그 격차는 훨씬 더 급속하게 멀어질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은 ‘투기’고 주식은 ‘투자’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시세차익을 노린다는 점에서 양자를 구분할 방법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는 시세차익이라는 투기를 위해 근원적인 불안정성을 노정한 한국 주식시장에 국민이 너도나도 뛰어들게 끌어들이고, 그 결과 불안정성은 다시 높아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그리고 그 시세차익으로 인해 자산격차는 도리어 더 커지고 있다. 지금 당장은 코스피 신기록 달성으로 연일 축포를 쏘고 있으나, 주식시장의 근원적 불안정성에 자산격차 확대라는 이중의 후과를 이재명 정부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6. 민주당: 권위주의 독재로 간다는 경고를 무시하는 극단주의
민주당은 2~3월 사법개혁, 검찰개혁을 이렇다 할 정치적·사회적 저항 없이 매듭지었고, 1월과 2월 코스피 5천, 6천 돌파를 자축했다.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기습타격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으로 세계경제가 크게 출렁이자 가파르게 늘어난 법인세와 증권거래세를 내세우며 26.2조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지지율도 큰 기복 없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민주당은 더 이상 누구 눈치 볼 필요 없다는 식의 행보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돈 봉투 사건으로 징역형을 받았던 송영길 전 대표와 윤관석 전 의원이 2월 말, 3월 초 복당했다. 둘 다 1심은 징역형이 나왔으나, 2심에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며 무죄로 뒤집혔다. 그러자 검찰이 상고를 포기했다. 무죄 이유가 증거수집 방법이기 때문에 돈 봉투라는 실체적 진실은 남아 있는 것이고, 이들의 ‘정치적 복권’은 별도로 판단할 문제다. 그러나 민주당의 태도는 무죄면 아무 문제 없다는 식이다.
나아가 4월 27일에는 민주당 이건태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6월 보궐선거 출마를 보장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현재 김용 부원장의 공천을 지지하는 민주당 국회의원은 전체 160명의 절반 가까운 72명으로 집계되었다. 김용 부원장은 2021년 4~8월 유동규 등과 공모해 대장동 민간업자인 남욱에게 민주당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 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다.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공사 설립과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유동규에게 총 1억 9,000여만 원을 수수한 혐의(뇌물)도 있다. 그는 올해 2월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보석이 취소되어 다시 수감됐다.
하지만 이건태 의원은 “김용은 검찰권 남용의 상징적 인물이다”, “김용의 출마는 검찰개혁 완수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대북송금 사건을 변론한 김현철 변호사는 “2023년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의 수가 30명에 달했다”며 “이 같은 상황이 김용 부원장의 공천배제와 너무도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용 부원장의 공천을 반대하는 자들은 2023년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자들과 마찬가지라는 극악한 논리를 서슴없이 펼쳤다. 김용 부원장의 출마는 결국 실현되지는 않았지만, 이런 흐름이 향하는 곳은 결국 어디일까.
2월 말 법왜곡죄를 포함해 사법3법을 통과시킨 후,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3월 6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두고 “수사가 아니라 조작이고 범죄”라며 “범죄행위에 가담한 검사들은 모두 감방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에 얘기한다. 조작이 명백히 드러난 사건은 빨리빨리 공소 취소하라”고 아주 당당하게 ‘요구’(사실은 ‘협박’)했다.
그에 앞서 2월 12일에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이 출범했다. 이 모임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은 무려 87명이다. 그들은 대장동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비롯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이 조작 기소였기 때문에 검찰이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국정조사를 실시해 진상을 규명하고 정치검찰을 처벌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들의 요구대로 ‘조작 기소 의혹 사건 국정조사’가 3~4월 진행되었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은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했으나 조사에서 다루는 7개 사건(대장동 사건, 위례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통계조작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윤석열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 사건) 모두 재판 중이다. 앞에서 언급한 국회의원 모임 이름에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이 들어가므로, 국정조사의 목적이 소추에 관여하는 것이라고 대놓고 공표한 셈이다. 즉 국정조사의 목적이 위법임을 스스로 광고했다. 왜 법률은 국정조사가 소추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했는지, 포괄적으로 말하면 입법부가 사법부에 관여하면 안 된다고 했는지, 사법부의 독립성, 법치주의 등등의 말들은 민주당은 잊은 지 이미 오래다.
진행된 국정조사를 보면, 대장동 사건의 남욱 씨가 나와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 기소를 목표로 수사를 몰아갔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대장동 일당은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다가 작년부터 “협박으로 검찰 프레임에 맞춰 진술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말을 바꾸고 있다. 그들은 항소포기로 막대한 수익을 거뒀고, 또 앞으로 이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들의 말은 곧 진실인 것처럼 부풀렸고, 또 다른 대장동 키맨 유동규 본부장의 증인 채택은 거부했으며, 검사들 상대로는 조롱과 윽박으로 일관했다.
국정조사를 통해 조작기소의 증거라고 할 만한 것이 밝혀진 바가 없는데, 민주당은 곧바로 4월 30일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했다. 만약 검찰이 조작기소를 했다면 검사의 직무 관련 범죄를 전담하는 기관인 공수처가 사건을 맡아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이 공수처가 아니라 특검을 발의한 이유는 공수처에는 공소취소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은 ‘공소취소 특검법’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민주당 안대로라면 특검은 교섭단체인 민주당과 국민의힘, 비교섭단체 중 의원 수가 가장 많은 조국혁신당이 한 명씩 추천하고, 이 가운데 한 명을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본인 사건의 공소를 유지할지 취소할지 결정할 권한을 지닌 특검을 본인이 직접 임명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본인 사건의 재판관을 본인이 임명하는 것과 같다. 현대 법치주의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공소취소 특검법’에 대해서는 2026년 5월 12일에 발표한 《사회운동포커스》, “헌정사 초유의 ‘재판 지우기’, 공소 취소 특검법에 반대한다”에서 자세히 다뤘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역풍을 의식하여 공소취소 특검법 일정을 선거 뒤로 미뤘으나, 선거 결과 민주당이 무난하게 승리를 거둔다면 틀림없이 강행할 것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미 3월에 “민주당이 국회 하반기 상임위 구성과 운영을 100% 맡아 책임지겠다”고 선포한 상태이기도 하다. 현재 국회 상임위 17개 중 민주당은 10개, 국민의힘이 7개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17개를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겠다는 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이 상임위원장이라 아무 것도 못하는 것이 진짜 문제”라고 말한 게 발단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소취소 특검이나, 국회 상임위 독식 선언은 견제자가 없는 권력은 어디를 향하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행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유행했던 ‘내로남불’이라는 말로는 담아낼 수 없다. 앞에서 언급한 유엔 사법독립 특별보고관의 보고서는 “적어도 처음에는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라고 하더라도 “민주적 제도와 권리를 약화시키거나 제거하기 위해 권력을 행사”한다면, 특히 “사법부 구성원들이 법치주의와 민주적 절차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심지어 사법기구를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탄압 수단으로 이용한다”면, 이는 ‘권위주의’, ‘독재정치화’라고 규정했다. 올 3월에는 (1970년대 신민당부터 최근 더불어민주당까지 오랜 정치경력을 지닌) 정대철 헌정회장이 “집권 여당이 행정부에 이어 사법 3법으로 사법부까지 장악했는데, 유일하게 야당이 할 수 있는 국회 상임위까지도 다 가져가 장악하려 한다”면서 “이러면 권위주의 독재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유엔 특별보고관이나 원로 정치인이 하는 말이 상식이겠다. 그러나 점점 더 극단주의로 치닫는 민주당은 이런 상식에 귀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