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2026 가을. 1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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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새 대표의 민주당과 한국사회

임필수 | 편집장

2026년 8월 17일 민주당 전국당원대회에서 김민석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그는 8월 19일 첫 최고위원회에서 “전당대회에서는 제가 주장한 민생, 실용, 확장 노선이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에 의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며 “당원이 선택해 준 노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인사는 투명하게 능력주의로 하겠고 계파는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민석 새 대표의 공개 행보는 ‘통합’과 ‘협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 보였다.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묘를 방문한 데 이어, 19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를 찾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현 대통령을 만났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묘도 찾았다. 네 명의 전현직 대통령 지지층을 한데 모으자는 것은 경쟁자였던 정청래 전 대표의 슬로건이었는데, 김민석 새 대표 측은 이러한 행보가 정청래 전 대표 지지층을 달래고 당내 갈등을 치유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라고 자평했다. 또 김민석 대표는 8월 24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 김종훈 진보당 대표, 문미정 기본소득당 대표 권한대행을 잇달아 예방했다. (개혁신당의 요청에 따라 이준석 대표와의 만남은 취소됐다.)

 

김 대표가 보여준 말과 행동, 즉 ‘실용’과 ‘능력주의’, ‘통합’과 ‘협치’가 새 대표의 당 운영에 고스란히 반영될까. 취임 후 며칠 지나지 않아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뉴스가 있었다.

 

첫째, 지명직 최고위원 두 명(전용기, 권미경)을 임명하는 과정이 일방적이었다는 반발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주요 당직자도 친명·친석계로 채우고 있다는 평이 나왔다. 8월 21일 임명된 문진석 수석사무부총장(이른바 ‘원조 친명’ 7인회 출신), 안태준 조직사무부총장, 김원이 전략기획위원장은 모두 친명계다.

 

또 김민석 대표 스스로 당 혁신을 좌우할 10대 특별기구인 “메가 텐 중에서도 우선순위로 거의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고 밝힌 대통합추진단의 핵심 인사들, 즉 단장 박범계 의원, 진성준 진보연대 분과위원장, 이해식 조국혁신당연대 분과위원장, 황명선 영입확장 분과공동위원장도 친명계 인사로 꼽힌다. (진보연대 분과는 진보세력과 선거·정치제도 개혁과 관련된 논의를 맡는다. 다른 분과는 그 명칭에서 역할을 바로 유추할 수 있다.)

 

총선 공천 실무와 외연 확장을 맡는 요직에 계파색이 매우 강한 인물이 전진 배치되면서 2028년 다시 ‘비명횡사’ 공천이 되풀이될 준비가 시작되었다는 당내 인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진다. 친청계 인사는 김민석 대표의 인선이 “친청계 말려 죽이기”라고 벌써부터 단언했다.

 

둘째, 김민석 대표는 앞으로 점점 더 격렬해질 갈등에 대비하는 듯, 다른 무엇보다 ‘스피커’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한 준비에 공을 들였다. 김 대표는 8월 20일 ‘민주당TV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고,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민주당TV로 확대·개편하라고 지시했는데, 특히 “당의 모든 뉴스가 민주당TV를 통해 새벽 방송으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TV가 오전 7시에 송출될 경우, 오전 7시 5분부터 시작하는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시간대가 겹친다. 이는 공공연하게 김어준 씨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차단하려는 의도를 공표한 것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김어준 씨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민주당TV 대신 뉴스공장에 출연한 의원들은 공천에서 배제될 것”이라거나 “땡석뉴스”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다른 한편, 8월 24일 김민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전당대회 여론조사와 관련해 일부 유튜버들의 행태에 대해 법적 검토를 시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즉 친청계 유튜버를 두고 업무방해죄나 정당법 위반을 걸어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한 셈이다. 이는 친청계 유튜브 방송에 나온 출연자가 한 말, “(권리당원이 아닌) 남편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는데 내가 응답했다. 사실상 80표(를 따냈다)”를 문제 삼은 것이다. (국민 여론조사 1표는 권리당원 투표 약 80표에 해당된다.)

 

셋째, 앞서 언급했듯이 김민석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다수의 특별기구를 설치하거나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중에는 ‘전당대회 평가 및 전당대회 제도 개선 TF’와 ‘당원정비 TF’도 있다. 8월 24일 김 대표는 ‘연설 없는 투표와 검증 없는 여론조사’와 같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외부 인사 중심의 전당대회 TF를 조속히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왜 김민석 대표는 여론조사를 문제로 삼았는가. 8월 25일 김용민TV에 출연한 김두일 작가는 임의전화걸기(RDD) 방식과 070 발신번호가 결합된 국민 여론조사에서 특정 지지층이 조사 시점이나 발신번호를 미리 인지하고 집중적으로 전화를 받을 경우, 표본의 자발적 응답 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종의 ‘부정선거론’이다. 그들이 이런 주장을 펼치는 이유는 친청계 후보가 전당대회 이전 여론조사에 비해 최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수치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위에 나온 유튜버에 관한 법적 검토도 이 자리에서 언급된 것이다. (하지만 일반 여론조사와 달리 경선 국민 여론조사는 2명을 선택하기 때문에 양자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부정선거론’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또 당내 신뢰성을 훼손하는 요인인 이중당적, 비자발적 입당 문제를 말끔히 정리한다는 명분으로 당원정비 TF도 가동하기로 하고 박선원 최고위원에게 단장을 맡겼다. 당원정비 TF는 선거운동 당시 김민석 후보가 제기했던 신천지 개입 의혹이나 조국혁신당과의 이중당적 문제를 조사할 것이다. 이 두 TF가 흐지부지 마무리될지, 아니면 친청계를 실제로 위협하는 칼날이 될지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TF까지 꾸린 마당에 실오라기라도 찾으려고 시도하지 않을까.

 

그럼 시야를 넓혀서, 김민석 대표 체제의 출범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를 구체적으로 전망하기에 앞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 행태를 돌아보면 중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몇 가지만 짚어보겠다.

 

첫째, 이번에도 경선 규칙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졌다. 한국 정당은 공직·당직자를 선출할 때마다 거의 어김없이 규칙을 두고 충돌을 벌이고, 규칙이 바뀐다. 즉 선수가 경기 규칙을 고르는 셈이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서도 결국 규칙을 고른 쪽이 승리했다는 사실을 가벼이 볼 수 없다. 김민석 대표 측이 주장한 선호투표제를 두고, 어차피 단순다수제가 아니라 결선투표가 있고 본선 후보자 수가 3인으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선호투표제와 결선투표제 사이에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고 말하기 어렵고, 별도의 결선투표에 들어가는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다고 옹호하는 논자도 있을 것이다. (단순다수제와 선호투표제 간에는 심대한 차이가 있고, 또 후보가 4인 이상이면 셈법이 훨씬 복잡해진다.) 그래도 1차 투표와 결선투표 사이의 시간, 달리 말해 재투표를 위한 선거운동의 유무가 완전히 무의미하지는 않다. 김민석 대표가 본인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규칙을 바꾸는 데 주저함이 없는 인물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정청래 전 대표 역시 권리당원 1인 1표 도입을 강행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지만 말이다.

 

둘째, 당 대표 경선은 권리당원의 33%가 집중된 호남에서 승패가 갈렸다는 평이 많다. 김민석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25.2%포인트, 전북에서 24.93%포인트 차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호남 반도체’가 상당히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실제로 김민석 후보는 “정청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호남 메가프로젝트가 흔들릴 것”이라고 주장했고, 친명 송영길 후보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는 당대표에 따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청래 후보는 “정청래가 당대표 되면 (호남 메가프로젝트가) 잘 안 될 거라는 마타도어에 속지 마시라”라고 항변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도 김민석 후보의 주장이 사실인 듯 움직였다. 호남권 투표를 하루 앞둔 8월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메가프로젝트 2차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열었다. 총리, 경제부총리, 삼성과 SK 사장, 합참의장과 공군총장을 모아 ‘속도전을 넘어 전격전’을 강조하고 광주 군공항을 2028년까지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그에 앞서 김민석 후보의 총리 사퇴 직전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을 발표하고, 김민석 후보가 대표 출마를 선언한 날에 1차 점검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반도체산업과 관련된 주요 정책이 특정 정당,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었다.

 

셋째, 7월 31일 국회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7월 24일 당론을 확정한 후 일주일 만에 강행했다. 국민 61%가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나 사회 각계의 우려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보완수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하더니 민주당 전당대회가 점점 다가오자 “국회에 맡긴다”고 입장을 바꿨다. 즉 강성 당원의 입장을 고려해 중대한 정책적 입장을 뒤집어 버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4일 국무회의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킨 후, 그다음 날 검경합동수사본부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개정된 형사소송법을 안 읽어봤다”면서 “검사는 수사하면 안 되냐”고 말해 다시 한번 충격을 주었다.)

 

요약하면, 김민석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은 호남과 강성 지지층 양측을 잡기 위해 한국 경제와 사법의 근간이 되는 핵심 정책을 졸속으로 밀어붙였다. 정치적 사익이 우선이고 정책적 공익은 그에 종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남김없이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김민석 대표가 말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실용과 능력주의나 통합과 협치가 작동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특정 개인, 정파의 정치적 사익 추구가 한국 사회에 남길 후과가 과연 되돌릴 수 있는 것이긴 한가를 따져야 하는 지경이 아닌가.

 

그렇다면 김민석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은 한국 사회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8월 25일 김민석 대표는 당의 미래성장전략을 이끌 10대 혁신특별기구 ‘메가텐’ 인선을 발표했다. 메가텐은 메가프로젝트 및 지방성장지원특별위원회, 정당개혁추진단, 개헌추진단, 미·중·일 정당외교추진단, 공천혁신추진단, 불금정치골목민생단, AI 전환형 금융증시경제제도개선추진단, 한류정치전국청년문화제추진단, 1030 청년정책단, 제2광화당사추진단이다. 경제·금융, 정치·외교, 청년·문화를 망라하여 무언가 대단한 변화를 이끌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김민석 대표 체제에는 근원적 위기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몇 가지만 짚어보자. 먼저 선거운동 기간인 8월 12일, 김민석 후보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조작된 기소는 취소하는 것이 원칙이다. 잘못된 기소가 이뤄졌는데도 재판을 통해 해결하란 것은 폭력이고 야만”이라고 주장했다. 즉 김민석 대표는 여론에 따라 숨 고르기를 하더라도 결국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찬성하고, 공소취소 특검이나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을 지지할 것이다.

 

다음으로, 역시 선거운동 기간 중 이재명 대통령 본인의 연임 또는 중임을 위한 개헌 문제가 정치적 화제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 14일 “대통령 4년 중임제 또는 연임제로 개헌하자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으나, 이번에도 본인 입으로 연임이나 중임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직접 남기지는 않았다. 그에 앞서 7월 28일 조정식 국회의장은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 연임을 위한 개헌에 대해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 문제”라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은 1987년 개헌 이래 집권세력 중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의 연임 또는 중임을 위한 개헌을 공공연하게 언급하는 장본인이다. 이는 실로 한국 사회에서 근 30년 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정치 현상으로, 그 정치적 함의에 관해 우리 모두 숙고해야 한다. 민주적인 절차를 위장한 독재와 권위주의의 위험 말이다.

 

한편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실제 현직 대통령의 연임·중임을 위한 개헌이 가능한지를 둘러싼 학계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집권 연장, 세 가지 경우의 수 있다... 이(李) 개헌론에 학계 시끌」, 《중앙일보》, 2026년 8월 18일.) 헌법 128조 2항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는 조항 때문에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또는 중임은 불가능하다고 하나, 10차 개헌으로 128조 2항을 폐지하고 11차 개헌으로 연임·중임을 도입하는 순차적 개헌이 그나마 유일한 방법이라는 의견도 있고, 128조 2항을 폐지하면서 부칙에서 이 효력이 현행 대통령에게도 미친다고 하면 한 번의 개헌으로 연임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같은 개헌 방식은 실제로 추진된다면 학계를 넘어 정치와 헌법과 관련된 개인과 집단, 나아가 국가기관 간에 심대한 의견 충돌을 낳을 수 있다. 또 궁극적으로는 과연 국민이 이를 받아들일 것이냐는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김민석 새 대표는 어떤 입장인가. 그는 총리 시절인 지난해 12월 20일 전남 무안에서 열린 ‘K-국정 설명회’에서 “지난 총선 전(윤석열 정부 때)에는 어떤 분들은 ‘5년이 너무 길다’고 했는데, 요새는 사람들이 ‘5년이 너무 짧다’고 한다. ‘더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해 논란을 낳았다. 그가 단지 일부 시민의 막연한 바람을 전한 것일까. 바로 며칠 뒤인 12월 24일 조원제 법제처장도 (그는 대장동 변호인 출신이다) 이재명 대통령 연임 적용에 대해 “국민이 결단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집권세력 핵심 인사들이 표현마저 비슷하게 ‘국민의 결단’이라는 명분을 걸고 이 대통령의 연임·중임을 위한 개헌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요약하면, 김민석 새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원하는 바, 최소치는 공소취소, 최대치는 이 대통령에게 적용되는 연임·중임 개헌을 달성해야 하는 과업을 안고 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도 역풍을 맞기 쉬운 이러한 정치적 임무를 과연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빠르게 하락하는 국면에서 달성할 수 있을까.

 

리얼미터가 2026년 7월 27~31일 조사해 8월 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50.5%로 나와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리얼미터는 “순방 외교 성과에도 증시 급락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파장, 부동산 세제 논란,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또 한국갤럽이 8월 11~13일 조사한 결과는 긍정 평가 44%, 부정 평가 46%였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71%)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30~40%대의 지지를 받았다. 연령별로는 40대(58%)와 50대(56%)를 제외한 전 연령층이 30~40%대 지지율을 보였다. 그런데 40대의 경우도 4월 1주차에서 8월 2주차 사이, 즉 4개월 만에 지지율이 85%에서 58%로, 50대 지지율도 같은 기간 84%에서 56%로 각각 27%포인트와 28%포인트 급락했다. 하락 폭만 보면 청년층보다 40~50대가 더 크다. 이를 두고 주식·부동산 시장 혼란과 같은 경제적 요인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8월 26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처음으로 30%대 지지율(긍정 평가 38.9%, 부정 평가 57.9%)이 나왔다.

 

그렇지만 김민석 새 대표의 민주당이 일단 지지율부터 끌어올리고 보자는 식으로 마구잡이 정책을 펼친다면, 앞으로 역효과를 더 크게 불러올 수도 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청년 지지율을 잡아보겠다고 여기저기서 나온 아이디어 중 민주당 황희 의원의 폐버스 임대주택이 매우 거센 반발에 부딪히자, 부랴부랴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에 청년임대주택을 짓자는 정부안이 나왔다. 그렇지만 이 역시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일회적인 선심성 정책이나 매수·매표로 뒤집을 수 있는 성질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후보가 당선된 직후 《한겨레》에 실린 시사평론가 김준일의 칼럼, 「김민석이 ‘필연적 성공’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주장한다. “조작 증거가 나오기 전까진 공소취소를 언급하는 것조차 민심에 역행하는 거다. 설령 이 대통령이 공소취소를 원하는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반대하는 것이 수평적 당·청 관계의 표상이 될 거다.” “조정식 국회의장과 이 대통령이 던진, 분권형 권력구조 개헌 역시 여당이 주도해 야당의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 (야당이 참여하려면 개헌이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대통령 본인의 분명한 선언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는 것은 정권의 성공도, 정권 재창출도, (김민석) 본인의 야망도 위태롭게 한다.”

 

유시민 작가가 예언한 “필연적 실패”와 다른 길을 가려면, 김민석 새 대표의 민주당이 공소취소도 포기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중임을 위한 개헌도 깨끗이 잊어야 한다는 말이다. 주장만 본다면 흠잡을 데 없이 타당하지만, 친명파의 수장으로서 갓 당선된 대표에게 이를 요구한다는 것은 마치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럴 거였으면 애초 김민석 후보가 유시민 작가와 손잡고 그를 찬조연사로 불렀어야 했다. 오히려 김민석 새 대표의 민주당이 공소취소와 이 대통령의 연임·중임을 위한 개헌, 지지율 반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묘기를 부리겠다고 욕심을 낼수록 정치적 수렁에 빠질 공산이 커 보인다. 또 우리는 지금의 정치적 국면이, 이런 과정에서 돌출적으로 튀어나올 마구잡이 정책이 우리 사회의 근간을 위협하는 매우 우려스러운 때라는 사실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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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상반기 한국 주식시장은 단연 세간의 관심을 모으는 초점이었다. 이번 호 첫 번째 글로 싣는 정성진의 「극심한 주식시장 변동성과 주가 부양 정치의 위험성」은 한국 주식시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특히 극단적 변동성의 원인과 경제적·사회적 효과를 분석하고, 이재명 정부의 주가 부양 정치를 비판적으로 평가한다. 우선 주가가 단기적으로는 기업 실적과 같은 경제적 펀더멘털이 아니라 사람들의 주관적 기대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경제적 요인만으로는 올해 한국 주식시장의 ‘발작’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음을 논증한다. 특히 한국 주식시장은 거래량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단기 매매 중심의 투기적 행태가 지배하며,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FOMO)이 올해 사회 전반을 극단적으로 지배했다는 특수성에 주목한다. 이런 구조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국민연금 리밸런싱 유예,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유예 등 이재명 정부의 일련의 정책은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외국인 자금의 역대 최대 유출을 초래했다. 이는 자본시장의 정상화라는 겉으로 내세운 목표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정책이었다. 아울러 필자는 주식시장의 과열과 폭락이 가계금융·환율·부동산시장 등을 매개로 실물경제 전반에 파급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마지막으로 글은 올해 주식시장이 자산 격차를 해소하는 통로가 아니라 오히려 심화시키는 통로로 작동했음을 확인한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주가 부양 정치가 주식시장의 극심한 변동성과 자산 격차의 심화라는 이중의 위험을 낳았을 뿐이라고 결론을 맺는다.

 

쟁점분석으로 이진호의 「삼성전자노조 성과급 투쟁 평가: 민주노조운동이 스스로 비추어 볼 거울」을 싣는다. 삼성전자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는 올해 4~5월 뜨거운 이슈였다. 삼성 노사가 합의에 도달하기는 했으나, 다른 노조가 그와 유사한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를 내걸기도 했다. 또 노동부는 9월 3일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해 “기업이익과 일정비율로 연동하는 방식의 경영성과급은 노동조합법에 따른 의무적 교섭대상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노동부 시행지침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나, 이재명 정부가 무리해서라도 이 사안에 개입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성과급 투쟁의 여파가 한국 노동자운동에 두고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다각적이고 엄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먼저 필자는 회사가 제도화하고 노조가 추가적으로 요구한 성과급(OPI, 초과이익성과급, 직역하면 ‘종합실적 포상금’)은 마르크스가 『자본』에서 분석한 임금률의 한 형태인 성과급(piece-wage, 개수임금)과 질적으로 다른 것이고, 기업 초과이윤의 내부 분배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필자는 문제를 크게 두 축으로 짚는데, 먼저 들쑥날쑥한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로 성과급을 고정한 합의는 기업의 미래 투자 여력을 소진하는, 한마디로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는” 우를 범한 것일 수 있다. 둘째, 사회적 생산구조에 상응하는 분배 의제 없이 오로지 7만 명의 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에 몰두했고, 심지어 사업장 내부의 부문별 격차를 확대했다. 가정해 본다면, 만약 총연맹·산별노조 수준의 시야에서 접근했다면 분배 의제도 이렇게 협소하게 다루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전 사회적 맥락에서 투자와 고용 확대에 대한 요구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삼성전자노조의 성과급 투쟁은 민주노조운동이 스스로 비추어 볼 거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민주노조운동 진영에 속한다고 자부하는 노조라면 자신의 투쟁이 이와 얼마나 질적으로 다른가를 끊임없이 자문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언으로 지은의 「공공운수노조 산별전환 운동의 평가와 조직 쇄신을 위한 과제: 관성적 동원을 넘어 현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산별완성 전략이 필요하다」를 담았다. 2023년 공공운수노조가 3기 산별운동 발전전략으로서 채택한 4개년 계획에 따르면 2026년까지 산별 미전환 조직은 전환을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상당수의 단위조직이 미전환 상태로 남아 있고, 전환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필자는 1999년 공공연맹이 출범한 이래 산별 전환을 위한 주요 결정이 완전히 실행되지 못하고 번번이 유예된 역사를 살펴보며, 이는 근본적으로 공공운수노조가 쟁취하고자 하는 산별교섭과 그에 조응하는 조직구조, 운영방식이 무엇인지 모호하여 현장의 동의를 충분히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당위적인 일정 중심의 투쟁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초기업교섭과 산별교섭에 조직 역량을 집중 투자하며, 토론 방식이나 의견수렴 절차를 개선함으로써 하향식 조직 운영을 지양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영진의 「해외 사법개혁으로 살펴본 사법부 독립의 중요성」은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후퇴하는 흐름에 주목하며, 사법부의 독립이 왜 중요한지를 해외 사법개혁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필자는 ‘사법후퇴’라는 개념을 소개하는데, 이는 정치권력이 사법 인사·행정을 개편하는 방식으로 독립성을 침해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글은 먼저 헝가리와 멕시코를 사법부 독립이 약화된 사례로 드는데, 두 나라 모두 의회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헌법과 법률을 개정해 법원의 인사·행정 체계를 변화시키면서 사법부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했다. 그러나 사법부를 개혁하겠다는 명분과 달리 정부에 비판적인 법관이 공격받거나 사임하고 법관의 전문성까지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반면 벨기에는 1998년 개혁을 통해 사법부 인사에 대한 정당의 영향력을 줄이고 독립적인 최고사법회의를 설치해 성과를 보였다. 필자는 세 사례를 통해 현존 사법제도의 여러 문제를 해결한다는 과제와 사법부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과제가 서로 대립하지 않으며, 오히려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사법부가 정치권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한국 사회에서도 사법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사법부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지 않도록 사회운동이 지속적으로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시론으로 싣는 이소형의 「인구 변화, 노동자운동은 무엇을 할 것인가: 노동시장, 고용복지제도의 구조적 조건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는 사회진보연대의 여러 회원이 함께 공부하고 토론한 내용을 정리한 글이다. 다룬 주제는 다음과 같다. ▲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인구 문제를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 주류경제학, 인구학의 진단과 해법에는 어떤 문제가 있나, ▲ 유독 한국에서 저출산·고령화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인가, ▲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고용구조와 사회보장제도 변화에 사회운동은 어떠한 입장과 대응 방향을 가져야 하는가, ▲ 저출산 정책에 대한 페미니즘적 비판과 대안은 무엇인가. 우리 사회의 미래를 대비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주제인 만큼 의미 있는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이번 호 책소개로 두 편의 글을 담았다. 이아림의 「포스트모더니즘의 상대주의는 왜 정치적 올바름의 절대주의가 되었는가」는 헬렌 플럭로즈와 제임스 린지의 『냉소적 이론들: 포스트모더니즘 대문자 이론 비판』를 소개한다. 우리는 2024년 봄호 특집으로 ‘정치적 올바름 비판’을 다뤘는데, 이때 실린 같은 필자의 「정치적 올바름, 분석과 비판」도 함께 읽기를 권한다. 이혜인의 「국제법은 전쟁에 맞설 수 있는가」는 모가미 도시키의 『처음 하는 평화 공부』와 후지타 히사카즈의 『전쟁범죄란 무엇인가』를 전한다. 국제정치 독서모임 ‘책으로 여는 세계’에서 올 여름 국제법과 평화를 주제로 읽은 책이다. 마지막 회원칼럼은 서세영의 「흉터가 꽃이 되기까지: 2026 합천비핵·평화대회 참가기」다. 이번 호도 독자 여러분이 현 정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2026년 9월 14일

임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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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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