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2026 봄. 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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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무기 2026

2021년 이후, 북한의 핵무기 개발 5개년개획 총결

임필수 | 정책교육실장

* 홈페이지상의 제약으로 게시하지 못한 사진들이 있습니다. 이는 pdf 파일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해, 올해 우리는 북한 핵무기 개발 관련 다양한 뉴스를 불쑥불쑥 접했다.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새로 공개했다, 극초음속 활강체 실험을 했다, ‘핵추진’이라고 밝힌 잠수함을 건조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열병식에 선보였다, 신형 구축함에서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등등.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북한 핵무기 관련 뉴스를 볼 때, 북한의 핵무기 전반에 관한 전체적인 이해가 없다면 흘려보내기 쉬울 것이다. 이 글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목표하는 바는 무엇인지, 실제로 어느 수준에 도달한 것인지 독자들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울 것이다.

 

필자가 지난 기관지에 쓴 글 「중국의 2027년 대만 침공설과 핵무력 증강, 분석과 평가」는 “9개 핵보유국 중 가장 빠르게 핵무기를 증강하고 있는 국가”이자 “핵무기비확산조약(NPT) 당사국 중 유일하게 핵무기 보유량을 상당히 늘리고 있는 국가”인 중국의 핵무기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또 미국의 핵전력 현황도 함께 검토했다. 하지만 동북아 핵무기 문제에서 매우 중요한 한 축인 북한 핵무기 문제는 언급하지 못했는데, 이번 글에서 가능한 한 상세히 다루겠다.

 

그러다보니 글 분량도 상당하다. 사회운동 활동가나 일반 독자가 북한 핵무기에 관해 이렇게나 역사적으로 깊이 접근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수도 있겠다. 최근의 상황에 관해서는 글의 결론 격인 ‘2021년 이후 북한 핵무기 개발 5개년계획 총결’에서 다뤘으니 이를 보아주길 바란다.

 

북한의 핵무기 ‘정책’에 관해서는 필자가 《계간 사회진보연대》 2024년 여름호에 쓴 「북한의 전술핵 개발과 통일안 폐기,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이미 자세히 다루어서 본문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래도 기억을 환기할 필요가 있어서, 글의 말미에 박스기사 형식으로 핵심만 다시 실었다. 이 글 전체의 핵심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은 2024년 현재 핵탄두를 50여 개에서 최대 90개 제조하여 (연간 6개씩 추가 제조 가능하다), 미국 본토를 목표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한국-일본-괌을 목표물로 하는 단거리~중거리 미사일에 탑재하여 운영 중으로 보인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정밀도가 떨어져 미국의 군사시설을 목표물로 설정하기 어렵고 대도시 인구, 즉 민간인의 대량살상을 의도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기술적 수준이 미흡하여 사전 정찰이나 요격 가능성이 상당하다. 그에 비하면 한국-일본-괌을 목표물로 한 단거리~중거리 핵 미사일을 이용한 공격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이다. 즉 한국-일본-괌이 더 손쉬운 목표물이 된다는 말이다. 북한이 “한국을 동족에서 영구적으로 배제한다”는 식으로 자극적이고 위협적인 언사를 반복하는 것이 북한의 핵무기 정책과 아무런 관련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용 가능한 전술핵무기는 이를 방패로 삼아 먼저 군사적 분쟁을 개시할 유인을 키운다. 또 사용 가능한 전술핵무기는 야전사령관이 핵무기를 자신의 판단에 따라 사용할 권한 또는 능력을 보유할 수 있게 되므로, 우발적인 핵전쟁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 한국의 사회운동은 세계적인 핵무기 확산이라는 측면에서나, 동북아와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위험이라는 측면에서나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핵정책의 진화와 그 함의를 항상 주시해야 한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1. 북한의 핵물질 생산, 어떻게 추정하나

 

현재 북한은 얼마나 많은 핵탄두와 이를 운반하는 수단(대표적으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까. 인류에 닥친 핵위협을 경고하는 ‘운명의 날 시계’(둠스데이 클락)로 유명한 《핵과학자회보》는 정기적으로 핵무기 보유국의 핵무기 변동을 정리해서 발표하는데, 이들이 2024년에 북한에 관해 발표한 보고서, 「북한의 핵무기, 2024」를 토대로 북한의 현재 상황을 추정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핵과학자회보》는 “북한이 최대 90개의 핵무기를 제조하기에 충분한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주로 (한국과 일본 전역, 괌을 사정권 안에 두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1000∼3000km)에 적합한 약 50개의 핵탄두를 조립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한다.”

 

1) 플루토늄과 우라늄: 북한의 핵분열 물질 생산량 추정

먼저,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어떻게 추정할 수 있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992년 북한과 안전조치 협정을 체결한 후 북한 핵시설에 처음으로 방문할 수 있었다. 안전조치 협정은 국제원자력기구가 감독하는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의 일부로서, 핵물질 사용에 관한 검사, 검증 시스템이다. 그 후 IAEA는 2009년 사찰단이 최종적으로 추방될 때까지, 정기적으로 북한을 방문해 안전조치 협정과 1994년에 체결된 북미 제네바기본합의의 준수 여부를 검증했다. 또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이따금 비공식 전문가 대표단이 북한 핵시설을 시찰할 수 있었다. 다른 한편 북한은 국영매체를 통해 열병식, 미사일 시험발사, 무기 개발·전시와 관련된 이미지와 성명을 공개해, 종종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물론 국영매체의 선전에는 과장과 왜곡이 섞일 수 있다. 그렇지만 마지막 공식, 비공식 현장 사찰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나면서 북한의 핵능력 추정치에 관한 신뢰도는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비공식자료와 위성사진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

 

먼저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의 플루토늄 생산량은 상업 위성사진과 열적외선 영상을 분석하여, 과거 원자로 운영기록을 근거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추정할 수 있다. 이전에 영변 핵시설을 사찰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능력에 관한 한 분석가들이 상당히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그에 비해, 우라늄 농축량을 추정하는 일은 훨씬 어렵다. 현재 공개된 정보의 대부분은 2010년에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을 방문한 비공식 대표단의 보고서에 기반하고 있다. 플루토늄 생산량 추정과 비슷하게, 알려진 북한 우라늄 광산과 제련소, 농축시설에 관한 위성사진 분석이나 지질학적 분석을 통해 생산능력을 추정한다. 비공식 대표단이 2010년에 방문했던 농축시설은 당시 2,000대의 원심분리기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위성사진 분석 결과, 2013년과 2014년 사이에 규모가 거의 두 배로 커져서, 현재는 약 4,000대의 원심분리기를 보유한다고 추정한다. 또한, 과거에 북한은 공식적으로 영변 한 군데에만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 외에도 최소 한 곳 이상, 비밀 원심분리기 시설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북한이 2024년과 2025년에 의도적으로 두 곳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함으로써 한 곳이 아니라는 믿음은 이제 기정사실이 되었다.

 

[사진] 북한이 2024년(위)과 2025년(아래) 각각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

2024년 9월 13일 북한이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은 강선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매체는 이를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 핵물질 생산시설”이라고 보도했다. 2025년 1월 19일 북한이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은 영변(혹은 제3의 지역)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매체는 이를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라고 보도했다.

《핵과학자회보》는 2024년 7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가정에 따라 북한의 핵분열 물질 생산을 추정했다.

 

- 2003년 이후 방사화학연구소에서 다섯 번의 완전한 플루토늄 재처리활동을 진행했다. 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다섯 번의 활동은 2003년, 2005년, 2009년, 2016년, 2021년에 실행되었고, 각각 4-5개월 지속되었다.

- 북한은 최대 8,000대의 P2형 우라늄농축 원심분리기를 가동할 수 있다.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에는 최대 4,000대의 P2형 원심분리기가 있으며, 처음 2,000대는 2003년부터, 2015년 이후 추가로 2,000대가 가동되고 있다. 위치를 확인할 수 없는 두 번째 비밀 시설에 추가로 약 4,000대의 P2형 원심분리기가 있고, 2006년에서 2010년 사이에 가동된 것으로 보인다.

- 북한은 (농축우라늄을 필요로 하는) 5MW(메가와트)급 원자로에서 매우 적은 양의 삼중수소를 생산하지만, 그 생산 능력은 제한적이다. 삼중수소는 수소폭탄, 증폭 핵분열무기의 연료다.

 

이러한 가정에 따라 《핵과학자회보》는 2024년 7월 기준, 북한이 최대 81kg의 플루토늄과 1,800kg의 고농축 우라늄(HEU)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2) 2024년 이후 북한의 핵분열 물질 생산

2026년 3월 2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IAEA 이사회 모두발언에서 2025년 1월과 9월 사이 방사화학연구소의 가동이 관측되었고, 사용후핵연료가 재처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럴 경우, 영변 방사화학연구소의 플루토늄 재처리활동은 총 6회로 늘어난다. 또 영변과 평양 인근 강선 지역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이 계속 가동 중으로 보인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영변의 5MW(메가와트)급 원자로도 계속 가동 중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그림]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추정 위치 (자료출처: 《동아일보》)

 

한편, 2026년 3월 6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영변과 구성, 강선에 있다”며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 지역으로 평안북도 구성시를 새롭게 지목했다. 정부 고위 인사가 공개석상에서 구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구성 지역은 과거 미 싱크탱크 보고서 등 공개 정보에서 핵시설로 거론됐던 곳이나 정부가 공식 확인해 줄 수 없는 정보 사안”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가 공식화한 핵시설 지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북한이 지난해 영변 5MWe 원자로에서 연료봉을 꺼내 16kg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사회 모두발언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2. 북한은 얼마나 많은, 어떤 수준의 핵탄두를 제조했나

 

1) 북한은 얼마나 많은 핵탄두를 제조했나?

이러한 가정에 따라 핵물질 총생산량을 추정하더라도, 이로부터 핵무기를 얼마나 제조했는가 추정하는 일은 또 다른 문제다. 북한이 어떤 설계의 무기를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느냐, 또는 어떤 종류의 핵무기 운반수단(예컨대 미사일)을 개발하고 배치하는 데 집중하고 있느냐에 따라 추정치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북한이 위력이 강한 열핵무기(핵융합무기, 수소폭탄) 개발을 우선시하는지, 그보다는 위력이 덜한 핵분열무기나 증폭 핵분열무기를 우선시하는지, 또는 이를 혼합하려 하는지에 따라 생산된 핵물질의 분배가 달라진다. 열핵무기는 위력이 수백 킬로톤(kt)에서 수 메가톤(Mt)에 이르며, 열핵무기와 핵분열무기의 중간단계라 불리는 증폭 핵분열무기는 위력이 40~150킬로톤 정도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핵과학자회보》는 2024년 7월 현재, 북한이 최대 81kg의 플루토늄과 1,800kg의 고농축 우라늄(HEU)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플루토늄은 핵분열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핵무기의 위력을 증대하고 핵무기를 작고 가볍게 만들려고 할 때 우라늄과 함께 사용된다. 북한의 보유량이라면 최대 90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라늄만 사용하는 핵무기 제조에 한 개당 25kg의 HEU를,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함께 사용하는 복합 핵무기 제조에 한 개당 2kg의 플루토늄과 15kg의 HEU를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우라늄 핵무기 48개와 우라늄-플라토늄 복합 핵무기 40개를 제조할 수 있다. 만약 북한의 핵분열 물질 보유량 추정치를 플루토늄 66kg, HEU 1,000kg으로 낮춘다면,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는 우라늄 핵무기 20개와 복합 핵무기 33개, 따라서 최대 53개라고 잡아볼 수 있다.

 

북한의 실제 핵탄두 설계와 비축량 구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은 2013년부터 2016년 사이에 실시된 1~5차 핵실험에서 보여준 것과 흡사한 위력, 즉 TNT로 환산할 때 10~20킬로톤급의 단일 단계 핵분열 핵무기일 가능성이 높다. 그보다 더 적은 수가 더 높은 위력의 복합코어 단일단계 핵무기(고농축 우라늄 안에 플루토늄을 넣는 방식)일 것이다. (2017년 6차이자 마지막이었던 6차 핵실험은 100kt이 넘는 위력이 나왔다. 북한은 수소폭탄이라고 주장했으나, 외부에서는 증폭 핵분열무기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의 삼중수소 공급능력이 매우 제한적인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추정은 북한의 플루토늄 공급량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나, 북한이 현재 장거리 전략핵무기보다는 사정거리가 짧은 전술핵무기의 개발과 배치를 우선한다는 사실과 부합한다.

 

덧붙여 위의 가정에 따라 미래를 내다보면, 북한은 매년 추가로 6개 정도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북한이 2020년대 말까지 총 13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2) 북한의 핵탄두 개발, 어느 수준에 도달했나?

북한의 여섯 차례 핵실험에는 두 차례의 중급 위력 실험과 한 차례의 고급 위력 실험이 포함되어 있어서, 북한이 다양한 위력의 강력한 핵폭발 장치를 개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특히 2017년 9월에 실시된 (마지막) 핵실험은 100킬로톤을 훨씬 넘는 위력을 보였으며, 북한이 열핵무기, 또는 적어도 혼합연료를 사용하는 (복합)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주었다. 직후 공개한 사진([사진] 가운데)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땅콩 모양의 핵탄두 옆에 서 있었다. 북한은 이 사진으로 2단계 열핵무기를 암시하고자 했고, 탄두는 외형상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벼워 보였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 핵탄두인지, 실물크기 모형인지 알 수 없다. 북한이 말하는 ‘수소폭탄’이 2단계 열핵무기가 아니라, 삼중수소를 사용하여 단일 핵분열 장치의 효율을 높이는 무기일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삼중수소의 반감기가 상대적으로 짧고, 북한의 삼중수소 생산속도가 낮아서 북한의 증폭 핵무기 또는 열핵무기 생산 능력은 제한적일 것이다.

 

한편, 2021년 5월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이 “신형 전술 로켓을 포함한 전술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2023년 3월 김정은 위원장이 ‘화산-31’이라는 새로운 소형 핵탄두를 시찰하는 사진([사진] 아래)을 공개했다. 사진 속 포스터는 이 신형 핵탄두를 여덟 가지 종류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에 장착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포스터는 북한이 다양한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도록 경량탄두 설계를 표준화하려는 시도를 시사하지만,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다.

 

[사진] 북한이 공개한 핵탄두 설계

북한은 2016년 3월 9일 단일 단계 내파 설계로 추정되는 장치(위)를 공개했고, 그 장치가 “탄도미사일에 맞게 규격화되었다”고 주장했다. 사진 배경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화성-13이 배치되었다. 또 6차 핵실험 직후인 2017년 9월 3일에는 어쩌면 열핵무기일 수도 있는 장치(가운데)를 공개했는데, 사진 배경에는 그 장치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에 장착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포스터가 걸려 있다. 2023년 3월 28일, 북한은 화산-31이라고 명명한 탄두를 시찰하는 사진(아래)을 공개했는데, 벽에 걸린 포스터는 그 설계가 최소한 8개의 상이한 유형의 운반수단(예컨대 단거리 탄도미사일, 지상발사 순항미사일,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에 장착하려는 의도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기술적으로 결코 쉽지 않다.

 

북한이 미사일 능력을 상당히 개선했고, 점점 더 위력이 강한 핵실험을 실시했지만, 미국과 한국의 일부 관리들은 핵탄두가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될 때 기능하고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북한이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지 의심을 품고 있다. 2021년 김정은 위원장은 ‘다탄두 독립 재진입체’(MIRVs, 상호독립적 다수 목표설정이 가능한 다수의 재진입비행체) 개발을 위한 “연구사업을 마감 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2022년 위성발사체 실험이 MIRVs 기술개발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한다.

 

단거리 핵탄두의 사용은 장거리 탄두에 비하면 용이할 것이다. 2023년 3월 북한은 탄도미사일에 모의 핵탄두를 장착해 동해 상공 800m에서 공중 폭발시키는 훈련을 진행했다.

 

3) 2024년 이후 북한의 핵탄두 개발 현황

2024년 6월 26일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다음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개별 기동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에 성공했다”, 즉 MIRVs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미사일이 공중폭발해 시험이 실패했다고 발표했으며, 뉴스에 공개된 영상을 보더라도 ‘추진체’와 ‘가속단계 후 비행체’(PBV)가 분리하지 못한 채 시험이 실패한 게 분명해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 대행이었던 밴 디펜은 2026년 1월 30일 《38 노스》에 기고한 글, 「열세 가지 새로운 핵·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북한의 5년간에 걸친 노력에 대한 평가」에서 북한의 MIRVs 현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2024년 시험을 볼 때, “북한이 다탄두 미사일 개발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지만, MIRVs를 실전 배치하려면 최소한 몇 년에 걸쳐 여러 차례의 성공적인 시험비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 북한 주장 다탄두 미사일 시험발사 개요 (출처: 《경향신문》) [pdf 참고]

 

[사진] 한국 합참이 공개한 북한 미사일의 폭발 장면 [pdf 참고]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전방 부대에서 운영하는 열상 감시장비로 촬영된 영상에서는 상승 단계부터 동체가 비정상적으로 회전하는 현상을 보이다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모습까지 식별된 바 있다”며, “비행 불안정성이 미사일의 폭발을 야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한겨레》)

 

 

3. 운반수단1: 지상 기반 핵탄두 탑재 가능 탄도미사일

 

이제 핵무기(핵탄두) 운반수단으로 넘어가, 먼저 지상 기반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을 살펴보자. 지난 10여 년간 북한은 매우 다양한 사정거리 범주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는데, 단거리-준중거리-중거리-대륙간을 망라한다.

 

그렇지만, 북한의 핵탄두를 둘러싼 불확실성처럼, 북한이 작전운용 중인 미사일을 얼마나 보유했는지, 그중에 어느 정도나 핵무기 임무에 투입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특히나 북한의 다종다양한 미사일 시스템 중 어느 것이 실제로 배치되었는지, 그 운용상태는 어떤지 판단을 내리는 일은 쉽지 않다.

 

북한의 국영매체는 특정 미사일 시스템이 운용 중이라고 암시하는 보도를 종종 내보내지만,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대부분 산악지대에 숨어 있기 때문에 이를 검증하기 어렵다. 또 북한이 시험비행을 행했거나, 열병식을 통해 선보인 미사일 유형은 현재 실전배치 중인 미사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은 연구 프로젝트이거나, 상대국에 개발 의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로 내보인 것일 수 있다.

 

《핵과학자회보》는 북한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모든 미사일 중에서 핵무기 탑재 가능성이 높고 실전배치되었을 공산이 큰 미사일이 무엇인가 가설을 제시한다.

 

 

 

[표] 잠재적으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지상 기반 북한 미사일 (2024년 기준)

(* 실전배치 중으로 평가되는 미사일은 굵은 글씨로 표기)

 


 

① 분류와 사거리: 단거리 1000km 미만

* SRBM: 단거리탄도미사일, TEL: 미사일 이동-기립-발사 차량, NASIC: 미국 공군 국가항공우주정보센터, MRLS: 다연장 로켓시스템 (다수 로켓 연합장착, 동시발사 시스템)

 

북한 명칭 '화성-5' (미국 명칭: Scud-B, 유형: SRBM, 최초 공개 연도: 1984년)

4축 바퀴차량 TEL에서 발사하는 액체연료 Scud 미사일을 역설계했다. 2020년 NASIC은 화성-5, 화성-6 발사대가 100대 미만이라고 추정했다.

 

북한 명칭 '화성-6' (미국 명칭: Scud-C, 유형: SRBM, 최초 공개 연도: 1990년)

화성-5를 개량하여 사거리가 늘었으며, 4축 바퀴형 TEL에서 발사한다. 2020년 NASIC은 화성-5, 화성-6 발사대가 100대 미만이라고 추정했다.

 

북한 명칭 알 수 없음 (미국 명칭: KN21, 유형: SRBM, 최초 공개 연도: 2017년)

화성-6에서 업그레이드된 변형으로, 추진체에서 분리되며 기동 가능한 탄두를 탑재 한다. 배치 상태는 알 수 없다. 신형 고체엔진 SRBM으로 대체되었을 수도 있다.

 

북한 명칭 알 수 없음 (미국 명칭: KN18, 유형: SRBM, 최초 공개 연도: 2017년)

화성-5에서 업그레이드된 변형으로, 최종 단계에서 기동성을 보유했다. 배치상태는 알 수 없다. 신형 고체엔진 SRBM으로 대체되었을 수도 있다.

 

북한 명칭 알 수 없음 (미국 명칭: KN25, 유형: SRBM, 최초 공개 연도: 2019년)

고체추진연료 초대형 600mm 방사포 (MRLS)

 

북한 명칭 '화성-11A/가' (미국 명칭: KN23, 유형: SRBM, 최초 공개 연도: 2018년)

차세대 고체연료 SRBM으로, 미국의 에 이태큼스(ATACMS) 시스템과 유사하다. 바퀴차량, 궤도차량, 철도기반, 수중, 사일로 기반 발사대에서 실시한 수십 차례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북한 명칭 '화성-11B/나' (미국 명칭: KN24, 유형: SRBM, 최초 공개 연도: 2019년)

차세대 고체연료 SRBM으로,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 한국의 현무-2B와 유사하다.

 

북한 명칭 '화성-11D/라' (미국 명칭: ?, 유형: SRBM, 최초 공개 연도: 2022년)

화성-11A보다 크기가 작은 변형으로, 사거리가 더 짧은 듯하다.


 

② 분류와 사거리: 준중거리 1000~3000km

* MRBM: 준중거리탄도미사일, HGV: 극초음속 활공체, LACM: 지상공격순항미사일

 

북한 명칭 '화성-7' (미국 명칭: 로동, 유형: MRBM, 최초 공개 연도: 1993년)

5축 바퀴차량 TEL에서 발사하는 단일 단계, 액체연료 MRBM. 2020년 NASIC은 화성-7 발사대가 100대 미만이라고 추정했다.

 

북한 명칭 '화성-9' (미국 명칭: KN04/Scud-ER, 유형: MRBM, 최초 공개 연도: 2016년)

4축 바퀴차량 TEL에서 발사하는 단일 단계, 액체연로 미사일로, 사거리가 연장된 스커드 변형체다.

 

북한 명칭 '북극성-2' (미국 명칭: KN15, 유형: MRBM, 최초 공개 연도: 2017년)

궤도차량 TEL에서 발사되는 2단계, 고체연료 MRBM. 북극성-1 SLBM의 지상 발사 형태다.

 

북한 명칭 '화성12A/가' (미국 명칭: ?, 유형: MRBM, 최초 공개 연도: 2021년)

화성-12의 추진체를 축소하여 개량했고, 원뿔형의 기동 가능한 재진입체를 탑재한다.

 

북한 명칭 '화성12B/나' (미국 명칭: ?, 유형: MRBM, 최초 공개 연도: 2021년)

화성-12의 추진체를 축소하여 개량했고, 쐐기형 극초음속활공체(HGV)를 탑재한다.

 

북한 명칭 '화살-1' (미국 명칭: ?, 유형: LACM, 최초 공개 연도: 2021년)

북한이 처음으로 작전운용하는 순항미사일. 바퀴차량에서 시험발사가 실시되었다. 한 변형체는 “라-3”이라고 표시되었다.

 

북한 명칭 '화살-2' (미국 명칭: ?, 유형: LACM, 최초 공개 연도: 2021년)

화살-1과 유사한 디자인의 지상공격순항미사일. 그러나 추진체계와 사거리를 개량했다.


 

③ 분류와 사거리: 중거리 3000~5500km

* IRBM: 중거리탄도미사일

 

북한 명칭 '화성-12' (미국 명칭: KN17, 유형: IRBM, 최초 공개 연도: 2017년)

단일 단계, 액체연료 IRBM. 6축 바퀴차량 TEL에서 발사한다.

 

북한 명칭 '화성-16A/가' (미국 명칭: ?, 유형: IRBM, 최초 공개 연도: 2024년)

고체추진체 IRBM. 원뿔형 기동가능 재진입체. (화성-12A와 동일한 활공체일 수도 있다)

 

북한 명칭 '화성-16B/나' (미국 명칭: ?, 유형: IRBM, 최초 공개 연도: 2024년)

고체추진체 IRBM. 쐐기형 재진입체. (화성-12B와 동일한 활공체일 수도 있다)


 

④ 분류와 사거리: 대륙간 5500km 초과

*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MIRVs: 다탄두 독립 재진입체(상호독립적 다수 목표설정이 가능한 다수의 재진입비행체)

 

북한 명칭 '화성-14' (미국 명칭: KN20, 유형: ICBM, 최초 공개 연도: 2017년)

북한이 처음으로 작전운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2단계, 액체연료이며, 8축 바퀴차량 TEL에서 발사한다.

 

북한 명칭 '화성-15' (미국 명칭: KN22, 유형: ICBM, 최초 공개 연도: 2017년)

2단계, 액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9축 바퀴차량 TEL에서 발사한다.

 

북한 명칭 '화성-17' (미국 명칭: KN28, 유형: ICBM, 최초 공개 연도: 2020년)

2단계, 액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11축 바퀴차량 TEL에서 발사한다. 현재까지 가장 크기가 큰 ICBM이며, 언젠가는 MIRVs와 침투보조장치[가짜 탄두나 레이더 방해장치 등]를 탑재할 수 있다.

 

북한 명칭 '화성-18' (미국 명칭: ?, 유형: ICBM, 최초 공개 연도: 2023년)

3단계,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9축 바퀴차량 TEL에서 발사한다. (화성-15와 동일한 발사대)


 

1) 단거리 미사일

수십 년간 북한의 미사일 전력은 소련 시대의 R-17 스커드(미국 분류명 스커드-B)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에서 유래하는 구형의 액체연료 변형 기종으로 구성되었다. 북한은 1970년대에 이집트로부터 이 미사일을 도입한 후 역설계했다. 북한 버전은 화성-5(스커드-B)와 화성-6(스커드-C)라고 불린다. 2020년 시점에 미 공군 국가항공우주정보센터(NASIC)는 북한이 화성-5와 화성-6을 합쳐 100기 미만의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렇지만, 북한의 구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정밀도가 떨어지기로 악명이 높았고, 액체연료 사용 때문에 준비태세에 한계가 있었다. 북한은 2017년경부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정밀도와 준비태세를 높이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2017년은 북한이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한 해다.)

 

[그림] 미사일 정밀도와 미사일 필요량의 상관관계 [pdf 참고]

원형공산오차(CEP)는 미사일이나 포탄이 목표지점에 탄착할 때, 발사탄의 50%가 명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의 반경이다. 미사일 탄두의 특정 목표물에 대한 살상반경이 원형공산오차와 같다면 목표물의 파괴 확률은 50%다. (원형공산오차는 미사일의 ‘절반’이 명중하는 원의 반경이기 때문이다.) ‘살상반경/원형공산오차’의 값이 1보다 작다는 것은 원형공산오차가 살상반경보다 크다는 뜻이고, 1보다 크다는 것은 그 반대의 뜻이다. 그래프를 보면 원형공산오차가 살상반경의 2배인 경우, 즉 ‘살상반경/원형공산오차’ 값이 0.5인 경우 대략 13발의 미사일을 발사해야 90%의 신뢰도로 목표물의 파괴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의 구형 스커드-B(화성-5)는 정밀도가 매우 떨어져서, 특정 목표물을 90%의 신뢰도로 파괴하려면 1000기가 넘는 미사일이 필요하다. (자료출처: 《38 노스》)

 

먼저, 2017년 북한은 기동 가능한 재진입체를 탑재한 미사일의 시험비행을 실시했는데, 이는 미국이 한국에 배치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와 같은 지역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회피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었다. 이는 화성-5, 6의 현대화된 업그레이드 변형이었는데, 미국은 KN21, KN18로 명명했다.

 

다음으로, 북한은 차세대 고체연료 (핵/재래식) 이중용도 미사일 개발에 주력했다. 액체연료는 효율성이 높고, 필요에 따라 연료와 산화제의 화학반응 속도를 늦춰 추진력을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고체연료는 그에 비해 여러 가지 뚜렷한 군사적 이점이 있다. 고체 추진제는 액체 추진제보다 안전하고 부식성이 낮기 때문에 유지·보수에 투입되는 노력이 더 적고, 비포장도로에서도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다. 또 고체연료 미사일은 발사 전 장시간의 연료 주입과정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전시에 은닉처에서 곧바로 몇 분 안에 발사할 수 있다. 반면, 액체연료 미사일은 장시간의 연료 주입 동안 선제공격을 받을 수 있다. 고체연료 미사일과 달리, 액체연료 미사일은 지원차량이나 연료트럭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정찰기나 위성에 발각될 위험이 더 커진다.

 

2019년 이후 북한은 화성-5, 화성-6과 그 개량형(KN21, KN18)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 신형 고체연료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잇달아 공개했고, 2019년 초부터 시험 발사가 약 70회 실시되었다. 이 미사일들은 미국의 에이태킴스(ATACMS), 한국의 현무-2B, 러시아의 이스칸데르와 같은 기존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

 

북한은 이 중에서 화성-11가(KN23), 화성-11나(KN24), 제식불명 방사포(KN25), 화성-11라 미사일이 핵탑재가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또 화성-11가(KN23), 화성-11나를 포함해 일부 단거리탄도미사일은 비행 말기 단계에서 ‘풀업’(활강과 기수상승) 기동을 할 수 있어 추적·요격이 어렵다. 이들은 바퀴차량, 궤도차량, 철도, 수중, 사일로 발사대 등 여러 유형의 플랫폼에서 발사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2017년 이후 등장한 북한의 ‘핵탄두 탑재 가능’ 단거리 탄도미사일

(실전배치 중일 가능성이 높음)

위에서부터 1) 화성-11가(2018년 2월 열병식), 2) 화성-11나(2020년 10월 열병식), 3) ‘초대형 방사포’(제식불명, KN25, 2020년 10월 열병식), 4) 화성-11라(2022년 4월 열병식)

2) 준중거리, 중거리 미사일

북한은 수십 년 동안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떨어지는 준중거리미사일(액체연료) 화성-7(로동)과 화성-9(KN04)를 운용했다. 이들은 단거리미사일 화성-7과 화성-9를 개량한 것이다. 일부 분석가는 화성-7이 실전배치되었을 핵미사일 후보로 가장 유력하다고 보았다.

 

그러다가 북한은 (역시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했던) 2017년,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2(KN15)와,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KN17)라는 두 가지 신형 모델을 공개했다. 이들이 현재 실전배치 중일 가능성이 높다.

 

[사진] 2017년 이후 등장한 북한의 ‘핵탄두 탑재 가능’ 준중거리, 중거리 탄도미사일

(실전배치 중일 가능성이 높음)

위에서부터 1) 북극성-2(2017년 4월 열병식) , 2) 화성-12(2017년 4월 열병식)

먼저 북극성-2는 2단 고체연료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궤도차량 TEL에 탑재되며, 2017년에 실시된 시험발사에서 최대 사거리가 1,200k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12는 바퀴차량 TEL에 탑재되는 단일단계 액체연료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다. 2022년, 5년 만에 재개된 시험에서는 사거리가 최대 4,500km로 추정됐다.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마찬가지로, 준중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의 개량을 꾀하고 있다. 먼저 화성-12를 두 종으로 개량하여, 하나는(화성-12가) 원뿔형의 기동가능한 재진입체를, 다른 하나(화성-12나)는 쐐기형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탑재한다. (이 두 가지 변형체는 원래 화성-12 중거리 탄도 미사일보다 사거리가 짧을 것으로 추정되어 준중거리 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 북한의 극초음속활공체(HGV): 화성-8(위)과 화성-12나(아래)

2021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완성 직전 단계라고 발표했고, 2021년 9월 화성-8의 시험발사가 있었다. 그렇지만 한국 국방부는 화성-8의 HGV가 극초음속의 기준으로는 매우 미흡하며 기초 연구단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화성-12나는 시험발사가 없었다.

또 북한은 ‘화성-12나’가 최초로 연료앰플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발사속도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온도조절이 가능한 밀폐용기에 액체연료를 미리 주입해두는 방식을 뜻한다. 북한은 모든 액체연료 미사일의 연로를 앰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분석가들은 북한이 신형 고체연료 미사일을 양산할 재원이 부족하고, 중거리급 이상의 고체연료 기술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진단했다.

 

2024년, 북한은 새로운 고체연료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6가, 화성-16나를 공개했다. 이 미사일들은 화성-12가/나에 탑재된 것과 동일한 활공체를 탑재한 것으로 보인다. 각각 2024년 1월과 4월에 처음으로 시험발사가 실시되었다. 북극성-2, 화성-12 이후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들은 작전운용 중이라 보기 어렵다.

 

3) 대륙간 탄도미사일

최근 북한의 가장 극적인 행보는 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공개와 시험발사였다. 북한은 ‘핵무력의 완성’을 선포한 2017년 이래로 여러 종류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는데, 그중에서 화성-15, 화성-17, 화성-18, 세 종류의 미사일이 실전배치 중이리라 추정된다.

 

[사진] 2017년 이후 등장한 북한의 ‘핵탄두 탑재 가능’ 대륙간 탄도미사일

(실전배치 중일 가능성이 높음)

위에서부터 1) 화성-15(2017년 11월 29일), 2) 화성-15(2018년 2월 열병식), 3) 화성-17(2020년 10월 열병식), 4) 화성-18(2023년 7월 열병식), 5) 화성-18(2023년 12월 3차 발사훈련)

 

사실 미국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은 북한이 오랫동안 추구한 전략적 목표였다. 북한이 1998년과 2006년에 시험발사한 대포동-1(TD01)과 대포동-2(TD02)는 첫 번째 ICBM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미사일들은 우주발사체에 더 적합했고, 핵탄두를 탑재하는 ICBM으로서 기능을 수행하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북한이 이 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그 후로 북한은 2012년 4월 열병식에서 3단 액체연료 미사일 화성-13(KN08)을 선보이며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의지를 다시금 천명했고, 2015년 10월 열병식에는 2단 형태의 화성-13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두 가지 버전 모두 시험 발사가 없었다.

 

분기점이 된 때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력 완성’을 선포한 2017년이었다. 2017년 7월, 핵탄두를 미 대륙으로 날려보내는 게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화성-14의 시험발사가 두 차례 있었다. 미 국가항공우주정보센터와 여러 독립 분석가들에 따르면, 2차 시험발사는 1만 킬로미터 이상의 사거리를 입증했다. 그러나 이때 재진입체의 정상적인 작동은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은 2018년 이후 화성-14를 열병식에서 제외하고, 2020년과 2023년 열병식에 다른 새로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선보였기 때문에 화성-14도 실전 운용은 하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2017년 11월 29일 북한은 사거리가 더 늘어난 신형 화성-15를 발사했다. 바로 이날 북한이 발표한 공식성명은 이렇게 말했다. “김정은 동지는 오늘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케트 강국 위업이 실현되였다고 긍지 높이 선포하였다.” 2단 액체연료 미사일인 화성-15는 가벼운 물체를 탑재한다면 최대 사거리가 13,000km에 달하여 미국의 대부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 하지만, 핵탄두처럼 무거운 물체를 탑재하면 사거리가 크게 줄어든다.

 

이로부터 약 3년의 시간이 지난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북한은 화성-17를 공개했다. 또 약 2년 반이 지난 2022년 3월, 북한은 화성-17 미사일 첫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는데 사실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다. 어쨌든, 실제로 화성-17의 첫 번째 성공적인 시험비행은 2022년 11월 18일에 이뤄졌다. 2023년 미사일 열병식에서 북한은 11축 바퀴형 TEL에 탑재된 화성-17을 최소 11기 공개했다.

 

2023년 열병식에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할 수 있는 고체연료 미사일도 등장했다. 바로 화성-18이다. 북한은 2022년 12월 고체연료 엔진의 지상 고정 테스트를 통해 상당한 기술 진전을 입증했다. 북한은 2023년에 화성-18 미사일 시험 발사를 총 세 차례 실시했는데, 세 번째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부대 발사훈련”이라고 언급해, 실전배치 과정에 있다고 시사했다.

 

4) 미사일 발사대

한편,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함해 대량의 장거리 중형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은 중형 발사대를 조달하거나 자체 생산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과거 북한은 러시아, 벨라루스, 중국 기업으로부터 발사대를 조달하여 민간용으로 위장해 수입했다. 특히 중국산 목재 운반 트럭(WS51200)은 북한의 ‘미사일 이동-기립-발사 차량’(TEL)의 기반이었다.

 

최근 북한은 장거리미사일용 중형 발사대를 자체 생산하는 데 꽤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0월, 북한은 화성-17용 11축 TEL을 공개했다. 유엔 전문가패널은 이 발사대가 자체 제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023년 2월 열병식에서도 발사대 최소 11대가 목격되어 상당한 생산 능력을 시사했다. 북한이 ICBM용 중형 발사대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면, 운용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 수에도 제약이 크게 줄어든다.

 

[사진] 북한 미사일 발사대의 자체 생산

2023년 김정은 위원장이 군수공장을 연달아 시찰하면서 각종 TEL의 대량 생산이 확인되었다. 위에서부터 화성-18 TEL, 화성-11라 TEL, 화성-11나 TEL, 화성-17 TEL.

 

하지만 이런 무거운 바퀴형 TEL은 고등급 포장도로에서만 이동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또 액체연료 ICBM의 경우, 발사대는 연료트럭, 지원 차량, 그리고 때에 따라 적재 크레인과 함께 호송대를 구성해 이동해야 하는데, 발사되기 훨씬 전에 정찰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5) 지상공격 순항 미사일

북한은 화살-1과 화살-2 등 일련의 지상공격 순항미사일(LACM)을 개발 중이며, 2024년 중반까지 최소 12차례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북한은 이들을 ‘전략무기’라고 설명하면서도, 전술 핵 공격임무를 맡은 부대에 배치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또 이 미사일들은 재래식 공격 용도로도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김정은 위원장은 2021년 1월, 이 순항 미사일의 재래식 탄두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언급했다.

 

특히, 초기라 할 수 있는 2021년 9월 시험발사 당시, 한국과 미국 모두 북한 언론의 발표 이후에야 발사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중앙일보》의 기사, 「北미사일 사전·사후탐지 다 실패…韓·美 정보 참사」(2021년 9월 13일)을 보라.) 순항미사일 시스템은 기동성이 뛰어난 저고도 비행 궤적을 통해 레이더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회피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북한에 새로운 핵능력을 제공할 수 있다.

 

[사진] 국방발전-2024에 전시된 ‘화살-1’, ‘화살-2’, ‘불화살-3-31’(위)

불화살-3-31(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의 2차 시험 발사(아래) [pdf 참고]


6) 2024년 이후, 북한의 지상기반 미사일

먼저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경우, 2024년 10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9의 시험발사가 있었다. 2025년으로 넘어와서, 9월 8일 《노동신문》은 신형 화성-20 개발용 고체연료 엔진 지상분출 시험이 실시됐다고 보도했고, 이어 10월 10일 평양 열병식에서 화성-20이 등장했다.

 

미 국방정보국(DIA)이 2025년 5월 13일 발표한 보고서, 「미국을 위한 골든 돔: 미국 본토를 향한 현재와 미래의 미사일 위협」은 북한이 2025년 현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10기 또는 그 이하 보유하고 있으며, 2035년에 50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제시했다. (홈페이지에 공개한 내용은 한 장짜리 그림뿐이라 추정 근거를 자세히 알 수는 없다.)

 

[그림] 「미국을 위한 골든 돔: 미국 본토를 향한 현재와 미래의 미사일 위협」

보고서는 국가별 대륙간 탄도미사일 보유 수를 2025년 현재 중국 400, 러시아 350, 북한 10 또는 미만으로, 20235년에 중국 700, 러시아 400, 북한 50, 이란 60으로 제시했다. (출처: 미 국방정보국)

 

또 북한은 2025년 12월 28일 바퀴형 TEL에서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는데, 지상발사 플랫폼을 이용한 순항미사일 시스템이 운용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이 나왔다.

 

한편 북한은 단거리에서 중거리 미사일에까지 사용될 수 있는 극초음속 활공체 시험을 이어갔다. 2025년 1월 6차 시험(중거리 화성-16나) 후로도 10월(단거리 화성-11라)과 2026년 1월(정체 미상) 두 차례 시험이 이어졌다.

 

 

4. 운반수단2: 해상 기반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

 

지난 10년간 북한은 점점 더 정교한 해상 기반 핵전력을 개발하고자 했다. 2015년, 초기 단계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후, 북한은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무인 잠수정을 포함해 핵 탑재가 가능한 거의 열 가지 시스템을 공개했다.

 


 

[표] 잠재적으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해상 기반 북한 미사일 (2024년 기준)


* S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CM: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 UUV: 무인잠수정 MIRVs: 다탄두 재진입체 (상호독립적 다수 목표설정이 가능한 다수의 재진입비행체)

 

북한 명칭 '북극성-1' (미국 명칭: KN11, 유형: SLBM, 최초 공개 연도: 2014년)

북한의 최초 SLBM. 2단계, 고체연료. 상대적으로 짧은 사거리 (약 1,250km)

 

북한 명칭 '북극성-3' (미국 명칭: KN26, 유형: SLBM, 최초 공개 연도: 2017년)

북극성-1 설계를 개량. 사거리 연장, 새로운 덮개.

 

북한 명칭 '북극성-4/ㅅ' (미국 명칭: ?, 유형: SLBM, 최초 공개 연도: 2020년)

유사한 설계. 지름이 넓어지고 길이가 짧아졌다.

 

북한 명칭 '북극성-5/ㅅ' (미국 명칭: ?, 유형: SLBM, 최초 공개 연도: 2021년)

북극성-3과 비슷한 길이. 그러나 새롭게 오지브(고딕형 아치) 형태를 취한 머리부분 보호덮개는 언젠가는 MIRVs와 침투보조장치를 탑재할 수 있다.

 

북한 명칭 '알 수 없음 (아마도 북극성-6)' (미국 명칭: ?, 유형: SLBM, 최초 공개 연도: 2022년)

명칭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북극성 계열의 SLBM으로 보인다. 그 이전의 북극성 미사일보다 길이가 길지만, 보호덮개는 유사하다.

 

북한 명칭 '화성-11/ㅅ' (미국 명칭: ?, 유형: SLBM, 최초 공개 연도: 2021년)

전통적인 북극성 SLBM 설계로부터 벗어났으며, 대신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과 유사해 보인다.

 

북한 명칭 '불화살-3-31' (미국 명칭: ?, 유형: SLCM, 최초 공개 연도: 2024년)

“전략”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로, 2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북한 명칭 '해일(-1,-2, 5,-23)' (미국 명칭: ?, 유형: UUV, 최초 공개 연도: 2023년/2024년)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중국격 드론”이라고 설명한 세 가지 변형체로, 방사성 쓰나미를 일으키는 게 목적이다. 북한은 2021년과 2023년 사이에 50회를 넘는 시운전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1)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북한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은 대부분 북극성 계열에 속한다. 2024년 중반 기준으로 북극성 미사일은 최소 5가지 버전, 즉 북극성-1, 북극성-3, 북극성-4, 북극성-5, 제식불명(북극성-6 추정)이 개발되었다. 

 

[그림] 북한 SLBM 북극성 5형·4형·3형·1형 비교 (위)

북한 신형 SLBM (북극성-6 추정)과 북극성-5 비교 (아래) (출처: 연합뉴스)

 

그렇지만, 이들 북극성 변형 기종 대부분은 실전 배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되풀이되는 설계, (2019년 3월 북극성-3의 수중발사시험 이후) 최근 시험 부재, 그리고 발사 플랫폼(즉 잠수함)의 부족을 고려할 때, 이들은 더 정교한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검증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었을 것이다. (시험발사가 실시된 북극성-3의 최대 사정거리는 1900-2500km로 추정된다.)

 

북극성 계열의 기체 길이와 직경, 엔진 크기, 그리고 탄두 형상을 살펴보면, 북한은 여러 측면에서 설계를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북극성 계열 미사일을 여러 종류 배치하기보다는 궁극적으로 하나의 표준화된 설계를 채택할 듯하다.

 

또한 북한은 지상발사 단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1가(KN23)와 유사한 특성을 지닌 것으로 보이는 소형 SLBM, ‘화성-11ㅅ(시옷)’을 개발했다. 이는 2021년 10월 시험비행에서 약 600km의 사거리를 보였다. 북한은 미사일이 “측면 기동성과 활공 기동성”을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즉 비행 마지막 단계에서 회피기동을 통해 요격을 피할 능력이 있다는 뜻이다.

 

2) 잠수함

북한의 잠수함 발사 미사일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발전했지만, 발사 플랫폼, 즉 잠수함은 아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3년 말까지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단 한 척만 보유하고 있었다. 바로 하나의 발사관만을 지닌 고래급(또는 신포급) 실험 잠수함, 일명 8.24 용궁함이었다.

 

그러다가 2023년 9월, 북한은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을 재설계한 841호 김군옥 영웅함을 취역했다. 이 잠수함은 최대 10발의 수직발사 탄도미사일(대구경 4발과 소구경 6발)을 탑재할 수 있다. 북한은 이를 “전술핵공격잠수함”이라고 부른다. 이는 핵추진 잠수함이라는 뜻이 아니라(디젤-전기 추진이다),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진수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앞으로 해군의 핵무장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아직 핵무기 배치가 실행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연설에서 “기존의 모든 중형 잠수함을 전술 핵무기를 탑재한 공격 잠수함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김군옥함은 로미오급 잠수함에 무리하게 수직발사관(VLS)을 10기나 집어넣다보니, 이 때문에 성능에 한계가 많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국 합참도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사진] ‘841호 김군옥 영웅함’

수직발사 시스템(VLS)은 세일 뒤 선체에 탑재하는 일반적인 설계 경향을 따랐으며, 대형 VLS 2x2개, 소형 VLS 3x2개가 탑재되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웹사이트 ‘비욘드 패럴렐’은 2025년 7월 17일, 몇 주 전 입수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김군옥 영웅함이 아직 완전히 가동되지 않았으며, 상당 기간 출항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즉 진수식 후 2년째 실전 운용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2024년 상반기, 위성사진을 통해 추가 잠수함 건조를 위한 사업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여러 척의 해상 운반시스템을 보유하게 되면 북한의 핵 발사대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일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3) 잠수함 발사 순항 미사일

북한은 불화살-3-31로 알려진 신형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이 미사일은 ‘전략 순항미사일’로 분류되는데, 이는 핵무기 탑재 가능성을 시사하며, 북한 매체도 2024년 1월 시험발사를 두고 “해군 핵무장화”의 맥락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4) 기타 해상 기반 무기

북한은 ‘해일’이라는 이름의 수중 무기체계를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매체는 해일의 임무가 “작전해역에 은밀히 침투하여 수중 폭발을 통해 초대형 방사능 쓰나미를 일으켜 적의 해군 공격함대와 주요 항구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설명은 러시아의 무인잠수정(UUV) 포세이돈과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 무기체계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핵추진 방식이 아니며, 고속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사거리도 훨씬 짧을 것으로 예상되어, 활용도가 제한적일 것이며 특히 선제공격보다는 보복용 무기로서 기능할 듯하다.

 

[사진] 2023년 7월 열병식에 등장한 ‘해일’ [pdf 참고]

북한은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 50회 이상의 시험 가동을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해일 잠수정은 ‘화산-31’로 불리는 탄두를 홍보하는 포스터에 포함된 여덟 가지 운반 시스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여러 기술적 요소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상호 운용 가능한 탄두 개발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5) 2024년 이후

북한 매체는 2025년 3월 8일 김정은 위원장이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지도했다며, 최초로 사진을 공개했다. (동시에 한국의 이지스 구축함과 유사한 외형의 수상 전투함 건조 사진도 공개했다.) 12월 25일에는 잠수함의 전체 사진도 공개하면서, 8,700톤급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진] 북한이 2025년 12월 25일 공개한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북한이 공개한 핵동력잠수함은 김군옥함과 유사하게 함교(잠수함 상단에 돌출된 구조물)에 10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관을 장착해, 함교가 너무 큰 가분수형이라, 항행 안정성과 수중 기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진만 살펴보면, 이미 소형 원자로를 비롯해 핵심 장비가 장착된 뒤 외피를 결합한 상태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단계는 계통 연결 시험, 진동·소음 시험, 핵연료 장전, 시운전 및 실출력 운전이라, 빠르게 전력화될 수 있다. 원자로가 이미 탑재된 것이라면 러시아가 퇴역한 핵잠에서 소형 원자로를 넘겨줬거나 기술을 이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렇지만 공개된 외형 빼고는 아직 어느 것도 사실로 확인된 바가 없다.

 

또 북한은 2025~2026년 해상기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이어갔다. 2025년 1월 ‘해상(수중) 대 지상’, 10월 ‘해상 대 지상(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가 있었다. 또 2026년 3월 초(3~4일과 10일)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에서 함대지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를 두고 “국가핵무력이 다각적인 운용단계로 이행했다”고 말했다.

 

 

5. 결론: 2021년 이후 북한 핵무기 개발 5개년계획 총결

 

앞에서 언급한 밴 디펜의 글, 「열세 가지 새로운 핵·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북한의 5년간에 걸친 노력에 대한 평가」는 2021년 1월 북한 노동당 8차 당대회 보고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제시했던 야심찬 목표, 즉 이전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13개의 핵·미사일 무기체계를 개발하겠다는 목표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다룬다. 결론 격으로 이 글을 소개하겠다. 13개 핵무기체계의 현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실전 배치 (4개)

 

1.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첫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8이 2023년 시험비행을 했고, 2023년 12월경 실전배치되었을 것이다. 화성-19는 2024년 10월 처음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시험비행을 했다. 2025년 10월 열병식에서 화성-20이 공개되었다.

 

2. 전술핵무기

2023년 3월, 북한은 전술 핵탄두 ‘화산-31’을 공개했다. 국제안보연구소(IIIS)는 그 위력을 약 10킬로톤으로 추정했다. 화산-31이 실제 실험을 거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이미 실시한 핵실험을 고려할 때 이러한 핵탄두를 개발하는 것은 가능하고, 일정 수의 “전술핵무기”를 생산, 배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3. 지상공격 순항미사일

화살-1은 2021년 1월에, 화살-2는 2023년 2월에 처음으로 시험발사가 이뤄졌다. 잠수함 발사형 불화살-3-31이 2024년 1월에 공개되었다. 또 2023년 8월에 압록급 호위함에서, 2025년 4월에 신형 최현급 구축함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4. 정찰위성

2023년 5월과 8월,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리려는 두 번의 시도는 실패했으나, 11월 세 번째 시도가 마침내 성공해 만리경-1이 궤도에 진입했다. 2024년 5월의 네 번째 시도도 실패했고, 그 후 알려진 추가 시도는 없었다. 현재 북한의 기술 수준으로는 정보 기여도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 실전 배치 가능성이 있음 (2개)

 

5. 핵무장 무인잠수정

북한이 해일을 실전 배치할 계획인지, 몇 대가 배치되었는지, 어디에서 발사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해일은 목표물 도달 시간, 정확도, 살상력 면에서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에 비해 여전히 상당히 열등하다. 사거리는 한국과 일본 동남부 연안 목표물에 국한되며, 대잠수함전 공격에 취약할 것이다. 이는 군사적 효용성보다는 정치적 효용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6. 준중거리 정찰드론

2023년 7월, 북한은 무기박람회와 열병식에서 미국의 MQ-9 리퍼와 유사한 다목적 공격 드론 ‘샛별-9’와 미국의 RQ-4 글로벌 호크와 유사한 전략 정찰 드론 ‘샛별-4’를 공개했다. 이러한 UAV가 얼마나 생산되었는지, 특히 정찰센서와 재래식무기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 시험 중 (3개)

 

7. 중형(中刑) 잠수함

신포-C급 김군옥영웅함은 2023년 진수식이 열렸음에도, 아직까지 해상시험에 착수하지 않았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이 보유한 모든 로미오급 재래식 잠수함을 (핵무장이 가능한) 신포-C급으로 개조할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이런 작업이 진행 중인지도 불분명하다.

 

8. 극초음속 활공체

북한은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한 단거리∼중거리 미사일을 정기적으로 전시하거나 열병식에 내보내고 있으나, 실제로 비행에 성공했다는 증거를 명확히 공개한 적은 없다. 극초음속 활공체는 고온·고압을 견뎌야 하고, 기동 능력까지 갖춰야 하므로 매우 까다로운 기술이다. 북한은 아직도 개발단계에 머물러 있더라도, 정치적 선전을 위한 목적이나 적국을 교란할 목적으로 이미 배치되었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9. 다탄두 미사일

2024년 6월, 북한은 3개의 재진입체(RV)와 기만체를 탑재한 추진체를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이 공개한 영상은 ‘가속단계 후 비행체’가 분리되기 전에 폭발했음을 보여준다. 다탄두 미사일을 실전배치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최소 몇 년에 걸쳐 여러 번 성공적인 비행을 해내야 한다.


 

상태를 알 수 없음 (4개)

 

10. 핵추진 잠수함

2025년 12월, 북한 언론은 김정은 위원장이 8,700톤급 핵추진 전략미사일잠수함 건조 현장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잠수함용 원자로를 건조하거나 시험했다는 공개된 정보는 없으며, 현재로서는 잠수함 선체에 가동할 수 있는 원자로가 탑재되어 있다는 주장은 매우 회의적으로 봐야 하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러시아가 북한에 원자로나 기술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11. 대륙간 탄도미사일급/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북한은 2019년 10월 이후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실행한 적이 없다. 2022년 공개된 제식불명(북극성-6) 미사일이 후보 중 하나이지만,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12. 대륙간 탄도미사일 정확도

북한의 ICBM이 보통 “정밀타격”이라고 간주되는 정밀도를 갖췄다는 증거는 없다. 북한은 실전과 같은 궤적으로 발사한 적이 없어 정밀도에 관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 북한의 ICBM은 아마도 끝이 뭉툭하고 견고한 재진입체를 사용하고 있을 텐데, 이는 (끝이 뾰족한 재진입체에 비해)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탄두의 생존성을 높이지만 정밀도를 상당히 떨어뜨린다. 어쨌든 북한이 미국의 ICBM 격납고나 강화된 군사목표물을 파괴하기 위해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는 ‘대(對)핵전력’(counterforce) 전략을 추구할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그리 대단한 정밀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전략, 즉 미국 도시를 겨냥한 ‘도시 인구 공격’(countervalue) 전략을 추구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말한 정밀도는 진지한 목표라기보다는 정치적 선전을 위한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13. 수소폭탄

2021년 이후로 북한 언론은 초대형 수소폭탄 프로젝트에 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초대형 수소폭탄은 도시를 파괴하는 데 매우 효과적일 수 있지만,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분열 탄두만으로도 미국, 일본, 한국의 도시를 충분히 파괴할 수 있다.


 

요약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5개년 계획으로 제시한 13개의 핵·미사일 체계 중에서,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 전술핵무기, 지상공격 순항미사일(LACM)은 실전배치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또 상당 규모가 배치된다면 북한 핵전력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

 

만약 북한이 앞으로 영상 정찰위성의 해상도를 높이고 충분한 수의 위성을 궤도에 올린다면 상황 인식과 전시 표적 설정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시험 중인 시스템 중에서는 다탄두 재진입체(MIRVs)가 북한의 핵 타격능력을 가장 크게 늘릴 잠재력이 있다.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핵추진잠수함(SSBN)을 포함한) 다른 대부분의 시스템은 아직 배치되지 않았거나, 북한이 지난 30년간 주력한 도로 이동식 탄도미사일과 핵분열 핵탄두 전력에 어느 정도 추가적인 기여를 할 뿐이다.

 

[사진] 정찰위성을 탑재한 북한의 우주발사체 ‘천리마-1’

2023년 5월 31일 한국 군이 ‘천리마-1’의 잔해를 수거해 6월 16일 언론에 공개한 모습. 평북 동창리에서 발사된 천리마-1은 전북 어청도 서쪽 200여 km 해상에 추락해,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했다. 한국군은 7월, 인양한 북한 장비를 조사한 결과를 브리핑하며 위성 만리경-1호가 매우 조악한 수준으로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군사정찰위성으로서 성능을 발휘하는 최소 조건인 서브미터급(가로세로 1m 미만의 물체 식별)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보았다. 북한은 같은 해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 정찰위성의 이미지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출처: 《동아일보》)

 

[사진] 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

2025년 9월 1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를 방문한 장면. 미국 스팀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은 《38 노스》에 공개한 보고서 「북한 드론 프로그램의 현황」(2025.9.25.)에서 북한이 현재 전략무인정찰기 ‘샛별-4형’ 최소 2기, 공격형무인기 ‘샛별-9형’ 최소 6기, 전술무인공격기 ‘금성’ 최소 6기 등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탈 인바르 전 이스라엘 피셔 항공우주전략연구소 소장은 “북한이 미국의 무인기를 빠르게 복제할 수 있었던 것은 이란이 미국 무인기 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구체적으로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6년 이란은 한 전시장에서 자신들이 격추시킨 미국의 무인 항공기와 이란의 복제품 등을 진열했다”며 “이란이 북한에 쉽게 이전할 수 있는 미국 기술의 일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北이 전승절 열병식에서 선보인 최신 무인기는 이란이 격추한 미국 글로벌 호크를 복제한 것”, ‘손 맞잡은 무기 동맹 형제’ 북-이란 커넥션」, 《통일과 미래》, 2023년 9월 16일.

 

다시 정리하면, 북한은 2024년 현재 핵탄두를 50여 개에서 최대 90개 제조하여(연간 6개씩 추가 제조 가능하다), 미국 본토를 목표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한국-일본-괌을 목표물로 하는 단거리~중거리 미사일에 탑재하여 운영 중으로 보인다.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정밀도가 떨어져 미국의 군사시설을 목표물로 설정하기 어렵고 대도시 인구, 즉 민간인의 대량살상을 의도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기술적 수준이 미흡하여 사전 정찰이나 요격 가능성이 상당하다. 그에 비하면 한국-일본-괌을 목표물로 한 단거리~중거리 핵 미사일을 이용한 공격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이다. 즉 한국-일본-괌이 더 손쉬운 목표물이 된다는 말이다. 북한이 “한국을 동족에서 영구적으로 배제한다”는 식으로 자극적이고 위협적인 언사를 반복하는 것이 북한의 핵무기 정책과 아무런 관련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2026년 1월 28일, 《핵과학자회보》는 인류의 멸망까지 남은 시간을 비유적으로 보여주는 ‘운명의 날 시계’를 지난 해보다 4초 더 자정에 가깝게 당긴 85초 전으로 조정했다. 함께 발표한 성명은 “2025년은 안심할 만한 핵 관련 진전 없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오히려 기존의 부정적인 추세와 새로운 추세들이 더욱 굳어졌습니다.”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인도와 파키스탄 간 분쟁,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이나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의 불투명한 미래 등등에 관한 논평과 우려 가운데, 당연히 북한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

 

“북한은 2025년에도 핵무기 3축 체계를 완성하기 위한 새로운 운반시스템 시험을 지속했습니다. 북한은 극초음속 운반체를 탑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발표했으며, 핵추진 잠수함도 공개했습니다. 북한의 전략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 개발을 위해 러시아가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대를 보낸 대가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은 일부 미국 동맹국[한국, 일본]이 자체 핵무기 개발을 모색하도록 부추기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북한이 21세기 세계 핵무기 확산의 중요한 한 축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2026년 2월 19일 개막한 조선노동당 9차 당대회를 하루 앞둔 18일, 평양에서는 “군수노동계급이 조선노동당에 600mm 방사포 50문을 증정”하는 행사가 열렸다. 앞에서 이 600mm 방사포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하고 또 탑재할 가능성이 유력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했다. 이 무기는 사거리가 400km로, 남부 지역을 제외한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두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대남용 핵무기라고 규정할 수 있다. 이를 5년 만에 열리는 당 대회 전날, 무대의 전면에 올린 정치적 의도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 그 의미를 분명히 설명하기도 했다. “[이 무기는] 특수한 공격, 즉 전략적인 사명 수행에도 적합화되어 있다.” 즉 핵공격용 무기라는 뜻이다. 또 3월 14일에는 방사포 12문의 타격훈련을 참관한 뒤 “420km 사정권 안에 있는 적들에게는 불안을 줄 것이며, 전술핵무기의 파괴적인 위력상에 대한 깊은 파악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600mm 대구경 방사포 증정식(위)과 타격훈련(아래)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군수노동계급이 조선노동당 제9차대회에 드리는 600mm 대구경 방사포 증정식이 2026년 2월 18일 평양에서 성대히 거행”됐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3월 14일 600mm 초정밀다연장방사포 12문의 타격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출처: 조선중앙TV)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9차 당대회에서 핵무기 분야를 다루며 ‘개발에서 실전운용으로’ 초점을 이동시켰다, 즉 이미 개발된 신형 핵무기를 실전배치하고 즉각 사용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방사포 ‘증정식’이 전달하는 뜻은 이것이었을 것이다.

 

실전배치된, 즉 사용 가능한 (전술)핵무기는 이를 방패로 삼아 먼저 군사적 분쟁을 개시할 유인을 키운다. 또 사용 가능한 (전술)핵무기는 야전사령관이 핵무기를 자신의 판단에 따라 사용할 권한 또는 능력을 보유할 수 있게 하므로, 우발적인 핵전쟁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 (이에 관해서는 박스기사와 필자의 지난 글을 보라.) 한국의 사회운동은 세계적인 핵무기 확산이라는 측면에서나, 동북아와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위험이라는 측면에서나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핵정책의 진화와 그 함의를 항상 주시해야 한다. ●

 

 

[박스기사] 북한의 핵정책과 전술핵 개발, 어떻게 볼 것인가?

 

첫째, 북한의 현재 핵무기 전략·태세는 과거와 다르다. 지금은 남한을 목표물로 삼는 전술핵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1980~90년대 북한의 초보적 핵프로그램은 아직 핵물질(플루토늄) 추출에 머물렀기 때문에 외부의 지원이나 외교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촉매형)으로 볼 여지가 있었더라고 하더라도, 그 후 북한의 행보는 차원을 달리 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를 가장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확증보복형)에 나선 데다가, 2010년대 후반 이래 전술핵무기 개발(비대칭적 확전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 북한은 핵무기를 방패로 삼아 먼저 남한에 저강도전쟁을 도발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북한은 각종 무력시위와 공식적인 매체를 통해서 남한이 전술핵무기의 타겟이라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표] 핵전력, 핵태세 비교

(출처: Vipin Narang, Nuclear Strategies of Emerging Nuclear Powers: North Korea and Iran, The Washington Quarterly, Spring 2015.)

 

둘째, 북한의 핵개발은 외부적 압력(즉 예컨대 ‘미국의 적대시정책’)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가 아니다. 북한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치중했고, 문재인 정부 시기에 전술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제네바합의, 햇볕정책, 6자회담 프로세스를 돌이켜볼 때, 북한이 핵개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할 정도로 한국과 미국이 군사적 위협을 가했고, 그래서 평화 프로세스가 중단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규모 재래식 전쟁 위협을 가해서, 북한이 전술핵무기 개발에 나섰다고 말할 수도 없다. 북한의 핵개발은 북한 정권의 내적인 필요에 따라 북한이 선택한 것이다. 다시 말해 외부적 압력을 핑계로 삼는 북한 핵 옹호론은 사실에 입각한 게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자가발전한 허구적 스토리일 따름이다.

 

셋째,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한 평화로운 한반도 평화공존 체제는 성립할 수 없다. 사회운동은 한반도비핵화 원칙을 옹호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북한이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던 ‘조선반도 비핵화’, 즉 북한의 일정한 핵동결·핵감축과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하노이 노딜’을 통해 입증되었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한, 남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으며까지 북한과 관계 개선을 추진할 현실성도 제로에 가깝다. 역으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향해 입장을 전환할 경우,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프로세스는 재개될 수 있다. 그러한 길이 현재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 국제사회로부터의 제재와 고립에 비해 나쁜 길이 될 수 없다. 그러한 길이 나쁜 길이라면 통일운동은 과거 6·15공동선언과 햇볕정책을 지지했던 노선이 과오였다고 반성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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