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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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4.1-2.42호

삼성해복투 원직복직투쟁은 해고자만의 외로운 투쟁이 아니다.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이자, 여성노동자 인권향상을 위한 투쟁이다.

이지혜 | 삼성해복투 교육선전국장
98년 IMF 경제위기 당시 삼성생명은 3조4천억 원의 적자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여, 부도가 예상된다며 정확한 근거도 없이 1723명(여사원 1200명)을 부당하게 해고했다. 이렇게 해고된 노동자들은 유동성 위기로 곧 망할 것 같이 말하던 삼성생명이 99년 3월 결산에서 1000억 원에 이르는 흑자를 냈다는 신문광고를 지켜봐야 했다.
수조 원의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는 기업이 강제로 노동자를 해고한 이후 몇 개월만에 창사 이래 최고의 흑자를 냈다는 것을 해고노동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또한 삼성생명은 해고노동자들의 자리를 이건희 회장의 경영실패작인 삼성자동차와 계열사 직원들로 채웠고, 신규 직원까지 채용했다. 98년, 삼성생명은 유동성의 문제 때문에, 강제해고를 한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의 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을 악용한 것이다. 삼성재벌은 노동자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구조조정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신규채용을 하여 기업의 역할을 다한 양 선전하였다. 또한 이러한 구조조정은 삼성재벌 이건희 회장의 삼성자동차 경영 실패를 숨기기 위한 방편이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 특히 장기 근속한 여사원이 희생양이 된 것이다. 이것이 삼성재벌이 말하는 진정한 구조조정이란 말인가?

6년이 넘는 끈질긴 투쟁은 원직복직을 바라는 열망의 표현이다.

6년 넘게 끈질기게 이어진 삼성해복투 노동자들의 원직복직투쟁은 자본에 의한 구조조정 과 정리해고를 분쇄하는 투쟁임과 동시에 여성노동자의 기본권, 인권 보장을 위한 싸움이다.
삼성해복투의 투쟁은 삼성생명해고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라, 우리사회 보편적인 노동기본권 쟁취와 여성노동자 인권향상을 위한 투쟁이다. 노동자의 단결은 이 땅의 노동자들이 올바르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다시 한번 투쟁의 정당성을 깨닫고 빼앗긴 노동권을 되찾고자 하는 열망의 표현이다.
삼성재벌은 여전히 반노동자적 무노조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노동자인권 탄압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삼성재벌의 전환사채 불법세습, 불법 대선비자금 사건은 삼성노동자의 피와 땀이다.
삼성생명해고자들은 99년7월에 삼성해복투를 결성해 거대기업인 삼성재벌을 상대로 6년 동안 힘겨운 투쟁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집회 때마다 발언을 녹취하고, 비디오를 촬영하는 방법으로 집회를 방해하였다. 또 유인물 내용을 트집잡아 해고노동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다. 그 결과 여러 해고노동자들이 손배가압류로 현재 고통받고 있다. 이에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삼성생명 해고노동자들은 2003년 10월8일에 목숨을 건 결사투쟁을 결의하고, 10월13일부터 해고노동자 탄압에 맞서 손배가압류 철회! 원직복직 쟁취! 를 내걸고 상공회의소 앞, 노상에서 비닐천막에 의존한 채 단식노숙투쟁을 전개하였다. 단식노숙투쟁 11일차에 삼성해복투 노동자들은 경찰의 무자비한 침탈로 연행되었고, 석방된 후에는 서울역 민주노총시국농성단 천막투쟁, 국가인권위원회, 열린우리당 점거농성과 같은 극한투쟁을 전개했다.
삼성생명해고노동자들은 대부분 40대 이상의 주부이고, 건강이 좋지 못한 동지가 많다. 단식투쟁 중에 많은 동지가 실신,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에 후송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여, 30일간 진행된 단식투쟁을 중단했다. 그러나 윤진열 위원장은 단식투쟁을 43일 동안 전개했다. 삼성생명해고자들이 이런 목숨을 건 극한 투쟁을 벌이고 있음에도, 삼성생명은 해고자의 정당한 요구에 일체 응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해고노동자들을 감시, 미행하면서 협박하고 위협하는 것에만 골몰하고 있다.
또한 삼성생명은 삼성생명 앞의 집회를 막기 위해 허위로 집회를 신고하는 방법으로, 해고노동자들의 집회를 원천봉쇄 하고 있다. 이에 해고노동자들은 1인 시위를 전개했다. 그러나 삼성재벌은 1인 시위를 하는 여성해고자에게 폭언을 쏟아 붓고, 여성해고자에게 집단적인 폭력을 행사하였다.
이에 삼성해복투 동지들은 또다시 목숨을 건 단식에 돌입하였고, 서울역 천막농성단은 장기투쟁사업장과 연대하여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했다. 삼성해복투 윤진열 위원장은 단식투쟁 43일차인, 2003년 11월24일에 삼성본관 앞 연좌철야 1인 시위 농성 중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긴급후송 되었고, 이후 함께 단식 중이던 동지가 연좌철야단식농성 3일째 긴급후송 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삼성해복투 동지들의 릴레이 연좌철야 1인 시위는 겨울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30일 동안 지속되었다.

결코 짧지 않은 6년에 걸친 투쟁은 삼성재벌의 무노조 정책을 분쇄하고
민주노조건설을 위해 투쟁하는 밑거름으로 되고자 한다.

삼성해복투 투쟁은 해고노동자들의 원직복직 요구를 훨씬 뛰어넘은 투쟁이다.
해고노동자들이 원직복직투쟁을 포기했다면, 그 누가 삼성재벌의 무자비한 노동탄압에 오랜 기간 강고한 투쟁으로 맞설 수 있었겠는가?
멈출 수도 멈춰서도 안 되는 투쟁이기에 해고노동자들에게 2004년은 2003년의 연장이다. 해고노동자들에게 의미 있는 것은 오직 원직복직되어 강제로 빼앗긴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삼성해복투는 현재까지 진행되어왔고 지금도 끝나지 않은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재벌은 법으로 보장된 1인 시위조차 “영업방해가처분” 이라는 말도 안 되는 명목으로 탄압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해복투는 이런 위협에 굴하지 않고 삼성본관 앞 연좌철야 1인 시위를 강추위 속 설연휴에도 거르지 않고 진행하였다.
삼성해복투는 대부분 주부인 여성해고자이다. 그래서 넉 달의 집중상경투쟁은 뼈를 깍는 투쟁이었다. 한 가정을 책임지고 아이들을 양육해야하는 여건으로 부득이 함께 하지 못하고 있는 삼성해복투 동지들이 발생하고 있는바, 앞으로 쉼 없는 삼성재벌과의 힘찬 투쟁을 위해 조직의 재충전, 강화의 필요와 3월부터 더욱 힘찬 투쟁을 전개하고자 집중상경투쟁 116일을 기점으로 농성을 일시 해제키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삼성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수원삼성전자단지의 현장 투쟁을 계속 해오고 있는바, 주 2일에 걸쳐 1인 시위와 선전전은 계속 전개키로 하였습니다.
우리는 무노조 정책으로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인 노조설립의 권리를 탄압하는 삼성재벌에게 경고한다. 또한 우리는 삼성계열사 모든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민주노조건설의 밑거름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 해고노동자들의 목숨 건 결사투쟁 중심에 삼성재벌 이건희 회장의 욕심과 노동탄압이 있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 PSSP
주제어
노동 민중생존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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