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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진보연대 계간지


2009.3-4.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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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 사회주의에 대한 전망

세계 자본주의 경기침체/불황기 사회주의에 대한 전망

제임스 페트라스 | 번역: 류미경, 정책위원
현재의 경기침체/불황의 특이성

현재 자본주의는 계속 진행될 마이너스 성장의 초기시점이므로 우리는 현재의 위기를 ‘경기침체/불황’이라고 부른다. 현재의 침체는 여전히 확산되고 있으며 심화되어 2009년 중반부터 죽 불황기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경기침체/불황은 불균등한 정도와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데 미국, 유럽, 일본에서 위기가 인도, 중국보다 더 많이 진행되었다.
현재의 침체/불황을 진지하게 분석하려면 지난 50년에 걸쳐 발생한 자본 구성의 대대적인 변화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러한 변화로 인하여 자본주의적 순환의 ‘장기파동’에 관해 이론화하는 것이나, 1929-1939년의 침체/불황과 그 이후에 진행된 침체/불황을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길이, 기간, 자본주의 붕괴가능성과 새롭게 떠오르는 반자본주의 세력에 관해 이론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본주의의 새로운 경제 형태와 그 결과 나타나는 새로운 계급 구성을 인식해야 한다.

현대 ‘새로운 자본주의’의 고유성

현대 세계 자본주의의 침체/불황을 규정하는 고유한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현재 세계 전체가 세계 자본주의 시장에 통합되어 있는데, 이 시장은 생산과 유통의 핵심적인 수단을 통제하고 임노동을 고용하는 사적 자본 소유주의 지배하에 놓여있다. 국가 소유와 계획을 기반으로 하여 운영되는 공산주의 경제는 더 이상 없다. 소련, 중국, 그리고 동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내 소련과 중국의 동맹국 및 전-종속국(client)은 자본주의 시장에 종속된 자본주의 국가로 전환해 왔다. 그 결과 현재 전체 세계 경제가 현대 사상 처음으로 세계 침체/불황의 효과에 종속되고 있다.
2. ‘민족적’ 자본주의 경제간 통합의 수준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깊고 넓으며 경기침체가 한 나라/지역에서 다음 나라/지역으로 이전되는 속도는 증가하고 있다.
3. 자본 및 이와 연동된 부문, 특히 금융 부문의 집적과 집중은 유례없는 수준에 도달했고, 따라서 팽창기에는 신용, 금융권력, 금융자산 등과 페이퍼 경제(증권, 외환시장)의 성장을 촉진하고, 붕괴시에는 모든 경제 부문(제조업, 농업, 공공재정)에서 복합적인 위기를 촉진한다.
4. 오늘날 임금노동자와 사무직노동자의 규모와 그 확장속도는 세계 자본주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다양한 노동자계급(고용된 노동자, 실업노동자, 계절노동자, 계약직노동자, 하청노동자, 공식노동자, 비공식노동자)은 자본주의 수입과 소득의 중요한 원천이다(직접적으로 이윤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자, 세금, 인세, 임대료를 통해).
5. 자본주의의 구성은 이전과 비교할 때 매우 현격한 차이가 나타난다. 특히 금융자본과 생산자본의 관계면에서 그러하다. 미국과 영국에서 금융자본은 자본 집중의 중추다. 모든 경제 중심으로부터 이전된 자본은 전 세계 경제 전역에서 투기적인 경제활동에 투자된다. 금융자본의 집중성은 이에 수반하는 상품 투기 과열과 부동산과 주택거품의 원인이며, 미국경제가 수출-제조업 중심에서 금융, 보험, 부동산과 수입-소비 중심의 경제로 전환되었음을 나타낸다. 미국과 영국, 그리고 정도가 덜하지만 유럽에서의 금융-소비자 자본주의의 부상은 새로운 세계적 분업을 형성한다. 아시아, 특히 중국, 남한, 대만은 전 세계 제조업의 수출 공장이 되고 있으며 남미는 농산물, 광물, 석유 수출국이 되었으며, 중동은 석유금융의 하부 중심이며 아프리카는 아시아의 새로운 제국적 권력과 유럽-아메리카의 오래된 제국적 권력에 의해 자원을 착취당하는 농업-광업 식민지화의 타깃이 되고 있다.
6. 라틴아메리카의 ‘구조조정된’ 자본주의 경제는 1990년대 침체 및 금융위기 시기에 농업-광업 수출을 성장축으로 삼아 출현했다. 2003년~2008년 라틴아메리카의 모든 나라는 중도좌파건 우파건 상관없이 경제의 ‘1차 산업으로의 회귀’를 전략으로 삼았다. 자본주의 성장의 원동력은 농식품 산업과 광업 수출에 중심을 두었다. 이러한 수출 자본주의로 인해 계급구성이 재규정되었고 해외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으며 아시아 내 무역 상대국이 다양화되었다.
7. 라틴아메리카가 1차 산업으로 회귀하면서 신자유주의는 강화되었고 국가 정책은 농업-광업 수출업자들을 우대하고 광범한 종속적 ‘빈곤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빈곤한 부문을 지원하는 것으로 재구성되었다. 사회운동과 노동조합 지도부는 포섭되었다. 잉여노동은 ‘수출’되었고(해외 이민) 막대한 양의 해외송금이 유입되었다.
8. 이 ‘새로운 세계 질서’의 중심은 세계경제를 관통하는 세계적 연계망을 갖춘 미국의 금융시스템이었다. 미국의 금융지배는 1) 제조업에서 자본철수, 2) 부동산 투기의 대대적인 확대, 3) 채권금융 소비자 기반 성장, 4) 아시아 제조업의 성장과 수출 촉진, 5) 라틴아메리카 1차 생산물의 생산과 수출 증대,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미국 금융자본의 부상, 아시아 수출 산업의 성장, 라틴아메리카 1차 생산물 호황 사이의 연관관계는 2007년까지의 고성장기와 뒤이어 2008년에 시작된 붕괴와 심각한 침체의 원인이다.

미국의 경기침체/불황: 국내적 영향

미국 경제는 급속하게 침체에서 불황으로 악화되었다. 매달 수십만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노동자 다섯 명당 한 명이 실업상태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주택소유자 열 명당 한 명이 주택담보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여 강제압류에 직면해 있다. 2009년 국민총생산은 -2%에서 -5%사이를 기록할 것이다. 도산 비율은 불황기 수준이고 신용은 고갈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수조 원의 정부 구제금융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상태다. 실업, 파산, 신용경색, 기업 손실, 부채, 다시 말해 전반적 불황이 미국 국내 경제를 황폐화시켰고, ‘실물 경제’와 주식시장은 심각하게 손상되었다. 대량의 정부지출과 보조금은 금융 시스템을 부양하고 생산 부문에 대한 대부를 촉진하고 가계소비를 지원하는데 실패했다. 미국 재무성 채권은 물가상승률에 훨씬 못 미치는 마이너스 금리(1%)를 지불하고 있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월스트리트 사기는 은행과 투자자,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신뢰를 파괴했다. 자본주의 체계는 무너졌다. 경제 체계로서 자본주의는 생산, 대부, 고용, 소비, 무역, 주택공급 등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최소수준으로도 수행하지 못한다.
미국의 경기침체/불황은 전 세계 경제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유럽 각국이 자율성을 획득했다는 ‘탈동조화론’과는 반대로 미국의 침체는 유럽,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대미수출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졌다. 미국의 금융 붕괴는 유럽,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은행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는데, 신용은 고갈되었고 투자자와 투기꾼들이 미국 내에서의 손실을 해결하기 위해 자본을 철수함에 따라 대대적인 자본유출이 발생했다. 미국-유럽-아시아의 침체는 급속도로 불황으로 옮겨갔고 대대적인 도산, 실업, 연금손실, 주택압류, 빈곤, 국가의 재정지원을 받은 소수의 사적 은행으로의 자본 집중을 동반했다. 전통적인 중앙은행의 ‘통화부양’, 금리인하는 분명히 실패했다. 미국의 금리가 (거의 제로에 가까운) 0.25%로 감소되었지만 중앙은행은 이 조치가 하락의 속도를 줄이는 것조차 하지 못했다고 인정한다. 자본주의 국가 미국은 2009 회계연도에 2조 달러라는 막대한 적자를 메우고 연방, 주, 지방 정부의 기본적인 역할이 붕괴하는 것이 막기 위해 전례 없이 발권에 의지했다. 사회서비스가 삭감되는 동안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해고와 사회서비스 시설의 폐쇄가 급증했다.
경기침체가 점차 심화되는 동안 미국 정치경제에 관해 주목할 것은 주식시장과 실물경제 사이의 실적 차이다. 즉, 민간 경제에 대한 정부지출은 감소했고 군비지출은 증가했으며 민간부문의 고용은 감소했고 전장으로 내보낸 군대는 늘어났다. 다시 말해 경기침체가 심화되어 민간기업들은 파산 직전에 이르고 국내생산은 붕괴하고 있는데도 미국은 제국을 재건하고 여러 전쟁에 개입하는 데 희소한 자원을 투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자본주의 위기의 이러한 특이성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가설을 낳는다.
1. 군사 주도 제국 건설은 국내(그리고 심지어 국외의) 생산 경제보다 훨씬 우위를 차지한다. 군대의 예산과 인력은 증가하고 있지만 생산부문에서의 사적 투자자금과 고용은 축소된다.
2. 군사-제국 복합체는 상대적으로 또한 일시적으로 국내 생산 경제로부터 독립적이거나 ‘자율적’이다. 사실 이는 역의 관계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 위기가 심화되면 군사-제국 복합체는 확장된다. 경기침체가 군사-주도 제국 건설과 전쟁의 토대를 침식하여 미국 정부가 승복하고 철군하거나 전쟁 상대국들과 ‘교섭’을 하거나 다자간 협의에 따른 결정을 승인하도록 강제할 것이라는 견해는 틀린 것으로 판명 났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어 실업과 기아가 대대적으로 발생하면 결국 정부는 군사 제국 건설을 축소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지 않고 관료화된 노동조합의 조직률이 전체 노동력의 5% 미만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이러한 예측은 불확실하다. 자동차, 철강, 그리고 여타 산업부문의 조직된 노동자들조차도 대량 해고에 직면하여 아무런 시위를 벌이지 않고 있다.
국내 민간경제에 우선하는 군사 제국의 지배를 역전하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정치적 압력이 발생할 만한 지점은 보이지 않는다. 국내의 경기침체/불황에 맞서기 위한 정치적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실업/반실업 노동자들이 얼마만큼 발생하면 얼마만큼의 제국주의 전쟁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할 것인가? 실업/반실업 노동자가 20~30%에 이르면 2~3개의 전쟁이 필요할 것인가? 확실한 것은 오바마 임기 내에, 또는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국내 경제에 대한 제국 건설의 우위를 역전시키기 위한 압력이 전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제국주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며 국내 경제는 계속해서 쇠퇴할 것이다.
국내 경제의 붕괴와 장기화되어 패배로 치닫고 있는 중동에서의 제국주의 전쟁으로 인한 재정유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군사-제국과 금융부문에 선차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태도가 한두 명의 선출된 관료들로는 바꾸거나 역전시킬 수 없는 심층구조적인 것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심층구조는 현재의 맥락에서는 뿌리 뽑을 수 없다. 새로운 ‘경기부양책’은 단기적 사업만을 활성화할 뿐인데, 그 이유는 제국주의 전쟁의 탐욕적 요구와 역기능적인 금융 시스템이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현재 정치 조건 하에서 경기침체의 심화, 지속적인 제국적 군대의 손실과 경제 불황으로의 이행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미국이 정치적(군사적)으로 민족주의, 반시온주의, 인민주의, 사회주의 정부 및 운동과 대결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대결은 필요한 곳에서는 일방적으로 작동할 것이고 가능한 곳에서는 동맹/협력국과 함께 추진될 것이다.

세계적 경기침체와 미국의 제국주의적 대결주의의 효과

라틴아메리카 경제는 세계적 경기침체에 정면으로 공격받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내 모든 나라가 예외 없이 무역, 국내 생산, 투자, 고용, 정부수입 및 소득에서 대대적인 감소를 겪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2009년 GDP 성장률은 2008년 9월 3.6%에서 2008년 12월 1.4%로 감소했다(파이낸셜 타임즈, 2009년 1월 9일자). 라틴아메리카 1인당 GDP 수치는 2% 하락했다. 그 결과 도산이 확산될 것이고 사회서비스에 대한 국가 지출은 감소할 것이다. 대형은행과 대기업에 대한 국가 신용과 보조금은 증가할 것이다. 실업은 확대될 것이고, 특히 농업-광업 및 운수(자동차) 수출 부문이 심각할 것이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해고되거나 감봉을 겪게 될 것이다. 해외 체류 노동자들로부터 송금이 감소함에 따라 현금 유입이 수십억 달러/유로가량 줄어들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철수해갈 것이다. ‘신규 외국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기존의 투자가 철수하면서 대규모 ‘합자’를 위한 자금의 주요 원천이 사라지게 된다. 갑작스러운 세계적 수요 감소로 인한 1차 생산물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수출세에 의존하는 정부의 세입을 급감시키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의 외환 보유고는 수출세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정도로 ‘충격 흡수판’의 역할만 할 뿐이다.
경기침체는 라틴아메리카의 ‘성장모델’의 토대인 전반적인 사회-경제적 계급 구성의 장기적이고 대규모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선거 과정을 지배하는 정당의 전반적인 스펙트럼은 농산물/광물 수출 모델과 관련이 있는데, 이는 역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다. 1차 생산물 수출 모델 내에서 임금 인상과 개혁, 사회 지출의 확대를 추구해온 노동조합과 사회운동은 직접행동을 취하도록 강제받거나 중요성을 잃게 될 것이다.
심화되는 경기침체/불황에 대한 ‘중도-좌파’ 정권의 초기 대응은 다음에 초점을 두었다. 첫째, 은행 부문을 위한 재정지원(룰라). 둘째, 농업-광업 수출 엘리트에 대한 세금 감면(키르츠네르/룰라). 셋째, 자동차 구매를 자극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저리 신용 지급(키르츠네르), 넷째, 폐쇄된 중소규모 광산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을 위한 일시적 실업수당 지급(모랄레스). 2009년 초반까지 라틴아메리카 각국 정부는 자국은 세계적 위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착각했다. 따라서 이들은 경기침체가 심각하지 않으며 ‘2009년 하반기’에는 급속히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위기를 축소하려고 시도했다. 그들은 현재의 외환보유고가 더욱 심각한 경기하락을 막아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IMF에 따르면 2008년 라틴아메리카는 주식시장과 자산 시장의 후퇴와 통화 평가절하로 인해 금융자산(22억 달러)의 40%가 손실되었다. 이러한 손실은 2009년 국내 지출을 5% 감소시킬 것이다. 1차 생산물 가격이 급속히 하락함에 따라 라틴아메리카의 교역조건은 악화될 것이다. 수입품 가격은 높아질 것이고 무역적자는 증가할 것이다(파이낸셜 타임즈, 2009년 1월 9일자 7면).
2008년 1월 브라질 제조업의 산출이 6.2% 하락하여 더욱 악화되는 추세임을 볼 때 라틴아메리카가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파이낸셜 타임즈, 2009년 1월 1일 5면). 그 결과 라틴아메리카는 심각한 수준의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진입했으며, 그 파괴적인 효과에 대응하기 위한 어떠한 계획이나 프로그램도 없다.

경기침체/불황이 계급구성 변화에 미치는 영향

경기침체는 라틴아메리카 계급구성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층에서 하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급의 규모와 영향력에 강한 영향을 준다. 우선 1차 생산물의 가격과 수요 급감은 농산물-광물 수출업자들의 소득, 지불능력, 권력의 급격한 감소를 낳는다. ‘호황기’ 동안 그들이 사업을 확대한 것은 부채에 기초한 것이었으며, 몇몇 경우 달러화나 유로화 위주의 대부에 의존하기도 했다(파이낸셜 타임즈, 2009년 1월 9일자 7면). 큰 채무에 시달리는 ‘수출 엘리트’ 중 다수는 도산에 직면하여 정부에 외채 상환 의무를 경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경기침체/불황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중대 규모의 광산과 농장이 압류되거나 강제 매각됨에 따라 농업-광업 자본의 집적과 집중이 발생할 것이다. 농업-광업 부문의 GDP 및 국가 세입에 대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감소하면 정부 및 경제적 의사결정에 대한 농산물-광물 수출업자들의 영향력도 축소될 것이다. 경기침체기에 해외 시장이 붕괴하고 부채 상환을 위한 국가보조금과 정부의 시장 개입에 의존하게 되면서 ‘신자유주의적’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는 힘을 잃는다. 농업-광업 엘리트들은 경제적인 힘을 잃게 되어 생존, 회복, 자금 보충을 위해 확대되는 국가의 역할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신 국가주의’는 전혀 ‘사회주의’가 아님은 말할 것도 없고 전혀 ‘진보적’이지도 않다. 1차 산업 부문 엘리트들의 영향력 하의 국가는 경기침체에 대한 부담을 전적으로 노동자, 소농, 중소상공인에게 전가하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하면 국가는 다수 민중에게 빚을 져 주력 수출부문 엘리트들의 부채를 보조하고 자본에 무이자 대부를 제공한다. 국가 재정 부족으로 사회서비스(건강보험, 연금, 교육)와 급여의 대대적인 삭감이 발생한다. 국가 역할의 확대는 주로 지배 계급에 대한 부채 보조에서 일어난다.
농업 수출 엘리트는 경제적 영향력의 감소로 인해 정치적으로 취약해진다. 왜냐하면 이들은 더 이상 ‘성장 동력’의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국가주의’라는 조건에서 계급투쟁의 축 중 하나는 누가 국가, 국가예산, 지출, ‘개입’을 통제할 것이냐를 둘러싼 대결로 변화한다. 경기침체/불황 동안 경제에서 국가의 중심적인 역할 때문에 모든 계급관계와 계급투쟁은 국가가 생산수단에 대한 자본주의적 소유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국가가 그것을 영유할 것인가를 두고 국가와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것이 된다.
금융 부문, 그리고 해외 시장과 금융부문과 연결된 산업 부문은 시장 점유, 자본 동원, 신용의 심각한 악화에 직면한다. 경기침체/불황에 따른 심각한 ‘투자철수’는 북미, 유럽, 중남미에서 심화된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부문은 ‘세계 시장에 가장 많이 통합된’ 부문이다. 세계화가 심화될수록 은행, 자동차 제조업, 통신 산업의 금융위기는 더욱 빠르게 확산된다. 주로 국내 경제에 국한된 금융ㆍ제조업 분야는 위기의 초기 국면에 쇠퇴를 벗어났다.
라틴아메리카가 이미 위기를 겪었기 때문에(1998~2002년) 현재의 경기침체/불황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설득력이 없다. 라틴아메리카가 경기침체의 첫 번째 물결(2008년)의 폭발을 제때 감지하지 못한다면 2009년에 두 번째 물결이 강타했을 때 다국적 기업이 자회사의 문을 닫고 그와 관련된 모든 산업이 도산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산업 노동자의 대량 해고와 임금 삭감이 동반될 것이다. 도심에 밀집된 산업 노동자들의 사회-정치적 중요성과 산업 부문에 대한 서비스 노동자들의 의존성 때문에 국가는 생계임금을 지급하는 공공근로로 실업자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노조가 단체협상 틀을 넘어서지 못하는 한 새로운 형태의 반실업, 실업 노동자들의 대중 조직이 출현하게 될 것이다. 이들은 2000~2003년 아르헨티나에서 나타난 것처럼 도로, 교통망 봉쇄, 폐쇄된 공장 및 공공기관 건물 점거 등의 직접행동 전술을 사용할 것이다.
수백만 명의 실업자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축소되는 노동시장에서 격렬하게 경쟁하게 됨에 따라 비공식부문이 현저하게 늘어날 것이다. 경기침체/불황과 국경 통제에 직면하여 탈출구로서 해외 이주를 시도하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국내 또는 나라간 이주가 상황을 개선하지는 못할 것이다. 저축, 실업수당의 부족, 해외 송금 감소와 ‘정치적 지원’으로 사용되는 공공근로 사업의 취약성이 결합되어 도심과 수도 주변의 슬럼가에서는 ‘정치적 기운’이 고조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적인 급진화’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기아’의 유령은 좌파 주도의 실업/비공식 노동자조직과 반자본주의적 공장점거 뿐 아니라 당연하게도 우익의 인민주의적 선동에 대한 관심, 심지어 도시 갱단의 증가와 지하 경제의 성장 역시 부추기게 될 것이다. 최근 특히 아르헨티나에서 활발한 실업노동자 조직의 사례가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는 단지 과거의 경험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기 다른 역사적 맥락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투쟁을 개발하고 이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 경기침체의 가파름, 깊이, 정도는 대부분의 선거기관과 의회기관의 중요성을 떨어뜨린다. 실업, 도산, 세수손실의 광범위한 확산은 의회 내에서의 기나긴 협상과 소모적인 논쟁을 통해 해결할 수 없다. 대신 의회를 초월한 직접행동이 대세가 된다.

경기침체가 좌파에 미치는 영향

자본주의 경기침체/불황이 대중적 불만의 고조에 따른 으뜸가는 수혜자가 좌파가 된다고 보장하지는 않는다. 여러 우연적 요소들이 정치적 성격을 결정하는 데, 경기침체가 전개되면서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에콰도르, 우루과이, 파라과이, 칠레, 브라질 등 자칭 ‘중도좌파’가 집권한 곳과, 베네수엘라처럼 민족주의 좌파가 집권한 곳, 그리고 국가가 재정을 투여한 ‘경기부양책’이 경기침체-불황을 막지 못하는 곳에서 정치적 조건은 우파의 부활에 유리하다. 우파는 금융자본의 회복을 위해, 그리고 대중적 시위를 철저하게 억압하기 위해 국가 개입에 의존할 것이다.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등 신자유주의적 우파가 집권한 곳에서 대중운동은 좌파 정치조직을 통해 정치적 의사표현을 할 것이다.
전국적으로 조직된 강력한 혁명 세력이 없다면 경기침체/불황은 그 자체로는 사회변혁을 이끌지는 못할 것이며, 대중투쟁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소한 2009년 위기의 초기국면에는 대부분의 ‘대중적 압력과 투쟁’이 일자리를 보호하고, 대량해고를 막고 ‘방어적’으로 공장/기업을 점거하는 데 방향이 맞춰질 것이다. 더불어 도산 기업에 대한 보조 또는 선택적 국유화를 통한 국가 개입 확대를 요구할 것이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완전한 종말은 불가피하지만 이것을 대체할 것은 초기에는 ‘국가 자본주의’의 형태를 띨 것이다. 가장 급진적인 대안과 대중적인 요구는 1차 생산물 수출과 세계적 수요에 가장 많이 의존하는 나라와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 가장 많이 통합된 나라에서 형성될 것이다. 이런 나라들로는 멕시코, 중미, 에콰도르, 페루, 베네수엘라, 볼리비아가 있다.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등의 수출국과 더 큰 내수 시장을 지닌 나라들 역시 세계적 또는 지역적 경기침체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지만 그렇게 심각하거나 급작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경기침체의 초기 국면은 막대한 외환 보유고에 의해 완충될 것이다. 2009년 중반까지 경기침체는 자본 유출, 신용, 투자시장, 송금의 손실이 강화됨에 따라 가속화될 것이고 지역 생산자들과 자본 시장은 강력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리고 2010년 초 라틴아메리카는 깊은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다.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공공근로 프로그램이 실패하고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장기화되면 좌익적 급진화가 진행될 것이다. 혁명적 운동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열쇠는 명확한 반-제국주의적, 사회주의적 강령의 안내를 받고 지역적 저항을 전국적 투쟁계획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조직화된 핵심세력과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를 지닌 위기의 사회경제적 중심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위치에 달려있다. 현재 조건에서 경기침체/불황은 대중운동의 재출현을 위한 기회의 문을 열 것이며 이는 사회주의 운동의 부활과 혁신을 위한 능동적 지지자들을 탄생시킬 것이다. 사회주의 대중운동의 혁신은 ‘좌파 실용주의’와 ‘자생주의’, 그리고 공장과 지역 내에 뿌리내리지 못한 한계 등을 반성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는 신자유주의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적 계급 구성 전체의 정당성을 침식한다. 경제 붕괴는 공적으로 통제되는 경제의 전주로서 ‘국가주의적 민족주의’의 유령을 부상시킨다.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작동할 수 없게 된 자본주의, 도산과 약화된 수출전략과 보호주의 증가라는 맥락에서 미국-라틴아메리카 관계의 심각한 경색으로 사회주의 프로젝트의 성공이 분명해진다.

어떻게 될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혁명적 정치를 위한 전망의 토론은 반자본주의적 사회-정치 세력을 현재 상태, 그리고 그들의 성장 잠재력을 현실적으로 분석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현실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전과 현격히 다르게 유리한 ‘객관적 조건’(세계 자본주의 경기침체/불황의 장기화와 심화)와 ‘주체적 조건’(조직된 반자본주의 대중운동 또는 당)의 취약함과 불균등한 발전 사이의 현격한 대조를 고려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현재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양자가 취약한 불안정한 시대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느 편이 자신의 세력을 재조직하고 재구성하여 다른 편을 이용하느냐다. 이를 위해서는 각각의 편이 지닌 ‘강점’(그리고 약점), 자원과 여력의 목록을 작성하고, 세계 경기침체 시기에 벌어질 갈등과 대결의 결과를 예상해야 한다.

경기침체에 연루되는 좌파

넓은 의미에서 ‘좌파’는 차베스 정부, 콜롬비아의 게릴라운동과 라틴아메리카 전역에 분포해 있는 도시와 농촌의 독립적인 계급적 사회적 조직, 소농 및 토착민 운동, 전투적 독립노조, 민족주의적ㆍ마르크스주의적 정당을 포함한다. 지난 20여 년 동안 좌파는 여러 차례 전술적 패배를 겪었다. 그 동안 좌파는 후퇴했고, 몇몇 조직은 쇠락하거나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는 브라질(1964), 볼리비아(1971), 우루과이(1972), 칠레(1973), 아르헨티나(1976)에서 군부가 정권을 장악했던 시기처럼 대중조직이 파괴되고 핵심 세력과 지도부가 제거되고 기층 조직원들이 산산이 흩어지는 역사적인 전략적 패배를 겪지는 않았다. 좌파는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경험을 축적하고 지지자들을 교육시키고 조직을 재건하고, 최소한 지지자들의 즉각적인 이익을 방어해왔다.
라틴아메리카 좌파의 중추를 이루는 베네수엘라에서 좌파는 1999년 정권을 장악한 후 쿠데타, 미국을 등에 업은 세력의 공격, 자본가들의 공장폐쇄와 사보타주를 극복했다. 차베스 정부는 역동적인 혼합 경제를 실시하기 위해 재정을 투여하고, 복지프로그램을 진척시키고 대중적 사회주의 정당(PSUV)을 창당했다. 좌파운동은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에서 수많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 대규모의 지지층을 효과적으로 동원하여 친제국주의적 대통령을 몰아내고, 좌파 및 중도좌파 대통령을 방어하고 거리 시위에 참여하며, 조직되지 않은 대중을 장기 가두투쟁에 조직할 역량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조직되지 않은 투쟁으로는 아르헨티나 실업노동자 운동(1999~2003년), 브라질 무토지농업노동자운동(MST)(1985~2002년까지 활발하게 일어났다가 2003~2008년 룰라정권 하에서 다소 쇠퇴), 볼리비아 노동자-농민/토착민 도시 반란(2000, 2003, 2005)등이 있다.
그러나 대중 운동의 궤적은 항상 상승세를 그리는 것은 아닌데, 대부분의 성공적인 대중 시위는 2000년~2005년에 발생했고, 세계 경기침체에 앞서 그 뒤 3년간은 상대적인 하락세를 그렸다. 1차 생산물 호황 시 좌파는 약화되었다. 2004년~2008년 (9월까지) 단기간의 강력한 회복기에는 코레아(에콰도르), 모랄레스(볼리비아), 키르츠네르와 페르난데스(아르헨티나), 바스케스(우루과이), 룰라(브라질) 등의 개혁주의 및 중도좌파 정권과 우파정권이 득세했다. 세계 경기침체에 휩쓸리면서 나타날 좌파의 ‘취약점’은 라틴아메리카 좌파 정당 사이의 파편화, 분산, 내부 갈등으로 인해 국가 권력과 싸울 능력이 제한되는 것이다.
대중운동과 노동조합은 약화/분할되었고 지도부는 중도좌파 정권에 흡수되었다. 중도좌파 정권은 대중적 동원을 중립화하고 탈정치화하는 데 운동 조직을 활용해왔다. 경기침체가 심화하고 실업이 증가함에 따라 중도좌파의 통제력은 약화된다. 룰라는 브라질노총의 다수파 지도부를 포섭했고(사무총장을 노동부장관으로 임명), 재정지원을 제한하고, 약속을 파기하고, 탄압함으로써, 그리고 무엇보다도 농기업 수출 엘리트들에게 수십억 헤알을 쏟아 부어 MST를 약화시켰다. 경기침체로 룰라의 통제력은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실업이 증가하고 농업 수출이 감소함에 따라 대중적 불만은 강화될 것이다.
콜롬비아의 우리베 정권, 페루의 가르시아 정권, 칠레의 바첼렛 정권, 그리고 중미 카리브해 지역의 여러 정권 등 우파 및 중도우파 정권 하에서 좌파운동은 사회적, 정치적 공간을 재획득했다. 선거투쟁과 의회를 초월한 투쟁은 신자유주의 헤게모니에 도전했다. 특히 콜롬비아와 페루의 농촌과 도시에서 지역적인 대중운동이 탄생했다. 이러한 운동은 공공자원의 재분배와 다국적 기업에 의한 지역 거주지와 지역 경제의 파괴를 놓고 중앙 정부에 도전했다. 1차 생산물 가격의 붕괴와 실업 증가는 지역 권력 블록을 바탕으로 한 ‘이중 권력 상태’를 형성할지도 모른다.
경기침체기 직전(2007년~2008년) 시기 대중 동원은 앞선 10년과는 다른 나라와 계급에 의해 발생했다. 예를 들어 콜롬비아, 페루, 코스타리카에서의 전투적 대중투쟁은 2005년~2008년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에서 벌어진 투쟁을 능가했다. 콜롬비아 내에서 게릴라는 자신을 재조직화하면서 전술적 후퇴를 했지만, 토착민, 학생, 노동조합 등이 살인적인 우리베 정권 맞선 투쟁의 최전선에 섰다.
사회운동의 가장 큰 취약성은 이들의 지도력이 한 부문에 국한되며 전국적인 구조를 갖추지 못한 상태라는 점이다. 이들이 사회전반에 걸친 프로그램을 포괄하더라도 그들의 지도력은 전국적인 핵심 구조를 지탱하기에 필요한 독립적인 재정적 물질적 자원이 부족하다. 무엇보다도 정치권력-국가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실천과 프로그램이 부족하다. 이들이 영향력과 대중적 지지력을 획득하더라도 이들은 ‘중도 좌파’ 정치 지도자들과 동맹을 형성하려 할 것이다. 이들은 반복적으로 ‘권력을 장악하지 못하면 좌파와 협력하고 권력을 장악하면 우파와 협력’해왔다.

무엇을 할 것인가?

1차 생산물 호황이 종결되면 광산노동자, 석유노동자, 농업 프롤레타리아 사이에 실업이 증가할 것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계급투쟁, 조직, ‘의식’을 지닌 채 균질적인 공동체에 모여 있었다. 고립되고 지역화된 투쟁은 불가피하며 사실 이미 2008년 말에 발생했다. 수출과 국내 소비 시장의 급격한 감소는 산업노동자, 특히 자동차 및 관련 제조업 분야에서 실업을 증가시킬 것이며 이는 직접행동을 위해 실업 노동자들의 조직을 혁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농업-광업 수출세에 의존해온 국가 세입의 감소는 공무원들의 해고 및 신규 채용 동결로 귀결될 것이다. 이는 수만 명의 젊은 대학, 사범대학, 전문대학 졸업자들이 취업을 못하여 아무런 미래도, 조직화 가능성도 없는 상태로 방치된다는 뜻이다.
경기침체/불황(일반적 위기)은 국제 이주를 감소시킬 것이며 이주자의 귀국을 야기할 것이다. 해외 거주 노동자들로부터 거두어들이는 막대한 양의 해외송금도 사라져 고난과 긴장, ‘고향’에서의 투쟁의 필요성이 강화될 것이다. 경기침체의 ‘세계적’ 성격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탈출구’로서 작동해온 이주의 기능을 제거할 것이다. 과거에 이주해 나간 사람들은 고국에 머물러 계급투쟁을 조직해온 이들과 같은 나이와 같은 야망을 가지고 있다. 해외 이주가 가로막히면 이 젊은 노동자들은 실업/반실업 노동자들의 운동을 급진화하고 강화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압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청년층, 마을 주민들, 주요 거점 내 직업훈련생, ‘비공식 노동자’로 ‘고용’된 노점상들 사이에 뿌리내린 투쟁의 강력한 조직이 없다면 분노와 불만은 탈정치화, 반동화될 가능성이 많다. 범죄 특히 밀수, 마약, 성매매, 강간, 납치가 크게 증가할 것이다. 실업자들이나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이 우익적 준군사조직과 ‘보안업체’에 새로 채용될 가능성도 있다. 천년왕국 신봉자, 협잡꾼, 영성주의자들이 가장 탈정치화된 사람들과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집안에만 갖혀있는 이들을 신비주의에 빠뜨릴 가능성도 있다. 달리 말하면 경제 불황이라는 동일한 객관적 조건과 동일한 주체적 좌절이 사회적, 정치적 대응을 낳을 수도 있고 탈정치적인 반응을 낳을 수도 있다. 반자본주의적 의식의 출현은 사회주의자 조직이 일상적인 투쟁에 활발히 참여하고 긴밀히 연결되어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덧붙이는 말

※ 이 글은 제임프 페트라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Latin America: Perspectives for Socialism in a Time of a World Capitalist Recession/Depression’를 부분 번역한 것이다. 원문은 다음의 링크를 참조하시오. (http://petras.lahaine.org/articulo.php?p=1772&more=1&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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