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자프 -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아니라 부시가 이 반란에 불을 붙였다 밀란 라이 (2004. 8. 13) (원문은 http://www.zmag.org/CrisesCurEvts/Iraq/IraqCrisis.cfm) 참조
"주권이양" 이후 이라크와 중동 이라크 "주권이양" 이후 진실이 드러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철저히 친미적이며 이라크 내부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에도 철저히 무기력한 임시정부의 현실. 미국은 자신이 "임명"한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보호하고자 저항세력 제거를 위한 총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임시정부를 더욱 궁지로 몰고 있다. 설사 앞으로의 정치일정이 어떻게든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저항게릴라 활동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임시정부를 이끄는 시아-수니의 엘리트들은 과거의 "영화"를 회복하자는 민족주의적 색채를 내세우지만, 억압적인 국가기구를 통해 시민적 권리를 제약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을 모르는 듯하다. 한국군 파병지인 북부 쿠르드 지역은 장차 이라크의 미래가 걸린 그야말로 "화약고"와 같다. 쿠르드가 장차 민족적 반역을 추구한다면 한국정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 노무현 정부는 아무런 답도 없는 듯하다. "미국의 입장이 곧 정답"이라고 믿을 뿐이다. 이라크에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으나, 미국은 그것의 해결방향도 해결능력도 없다. 결국 미국에 의한 "민주주의의 이식"은 잠시 말하기 좋은 단지 허울이었다. 미군, 나자프 저항세력 제거를 위해 총공세에 나서다 8월 12일 오전 7시 미국은 시아파 지도자 알 사드르를 제거하기 위해 남부 나자프와 쿠트 지역에서 총공세를 개시했다. 이번 작전에 미군은 수천명의 병사와 헬기와 탱크, 장갑차를 총동원했다. 현재 나자프 공습작전에 따른 인명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쿠트에서만 최소 7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이야드 알라위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 임시정부는 "주권이양" 이후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다. 미군 지휘부는 공격이 다국적군과 이라크군의 합동작전임을 강조했고, 저항 게릴라의 근거지인 이맘 알리 공동묘소 진입작전은 "미군이 아니라 이라크 국경수비대가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6월 8일 통과된 UN결의안에 따르면, 미군은 군사작전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이라크 임시정부는 민감한 공격 작전에 대해 거부권이 아닌 미군 지휘부와 "합의"할 수 있는 권한만을 가진다. 이번 작전에서도 알라위 총리는 미군의 공세작전을 승인하면서 저항세력의 부당성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했다. 현재 이라크 현지 분위기를 전하는 소식은 "미국이 임명한 정부는 바드다드 지역만을 통제한다, 그리고 거기서도 장관들과 공무원들은 차량폭탄과 암살로 죽는다. 바쿠바, 사마라, 쿠트, 마흐무디야, 힐라, 팔루자, 라마디 등 모든 곳이 정부 통치 밖이다. 총리 알라위는 바그다드 시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한다. 이는 임시정부의 통치력 특히 내부의 갈등을 조정할 능력이 극히 취약함을 뜻한다. 임시정부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미군의 군사지원 없이 정치일정을 밟아나갈 수 없지만, 미군에 의존하는 태도는 그들의 입지를 더욱 축소시킨다. 저항게릴라 활동의 "초장기화"의 가능성? 주권이양 이후 저항세력의 활동이 줄 것이리라 기대했던 관측자도 애초부터 없었지만, 실제로도 그러하지 않다. 현재 미군 지휘부는 반미 저항세력이 집권 바트당의 잔존세력, 시아파 저항세력, 무자헤딘(이라크 외부 아랍전사) 등 크게 세 갈래며, 올 봄부터 이들이 느슨한 연합을 이뤄 미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군 중부군사령부 지휘관들은 바트당 잔존세력을 중심으로 '수니 삼각지대'(바그다드-팔루자-라마디-티크리트)에서 조직적 저항을 벌이는 세력을 가장 위협적으로 보고 있다. 주축세력이 군인 출신이어서 게릴라 전술에도 능숙하고, 개인화기를 보유한 채 무장세력으로 변신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시아파 저항세력의 주력은 위에서 언급한 알-사드르를 따르는 5천 명 규모의 마흐디군이다. 알-사드르는 이슬람 신성국가 수립을 목표로 삼으면서, 임시정부가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정당화해주는 도구"라고 주장한다. 이들 세력은 바그다드 인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동부 빈민지역 사드르 시티를 본거지로 하고 있지만, 바스라-나자프-카르발라에 이르는 중남부에서도 무장활동을 펴왔다. 미군은 올해 4월부터 두 달간 나자프에서 공세를 펼쳤지만 이들을 완전히 제압하지 못하고 "휴전"을 맺어야 했다. (현재 알-사드르 지지세력 가운데 일부는 정당을 결성해 2005년 1월로 예정된 제헌의원 선거에 입후보자를 낼 움직임이다. 그럴 경우 사드르 시티가 이들의 근거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외부 출신 무자헤딘의 규모나 성격은 누구도 정확히 모른다. 올 초까지 미국은 이라크 저항세력이 모두 합쳐 수천 명에 불과하고 주축은 외국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봄부터 저항세력의 활동이 활발해지자 그 규모가 수만명 이상이고, 절대 다수가 이라크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또한 임시행정처가 미국에 보낸 비밀문서에서는 많은 이라크인들이 저항게릴라 활동에 동조한다는 사실을 증언했다. 하지만 문제는 저항세력의 활동이 향후 정치일정의 진행과정에서 점차 감소될 것인가에 있다. 미국은 모든 군사력을 총동원해서라도 정치일정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물리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세력들을 사전에 차단하리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선거나 주요계기에서 무력충돌의 강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설사 선거가 치러지더라도 이들 저항세력이 배제될 게 명백하므로 이후로도 게릴라방식의 저항은 지속될 가능성이 더 크다. 따라서 게릴라활동의 "초장기화"는 매우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인다. 이라크 임시정부의 정통성의 결여와 사회경제적 조건의 악화는 게릴라를 충원하는 원천을 제공할 것이다. 한편, 매우 다양한 저항세력들 중에서 무차별 폭탄테러, 외국인 피랍 등을 감행하는 저항방식을 두고 갈등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인 듯하다. 외국인 저항세력을 이끄는 요르단 출신 테러리스트 알 자르카위를 살해하겠다는 이라크 토착 저항세력의 성명이 7월 첫 주 2개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에 알라위 총리는 토착 저항세력에게 외국인 세력과 연합하지 말 것을 촉구하면서 일부 저항세력에게 회유의 제스처를 취하고, 외국인 저항세력과의 불화설을 조장하고 있다. 이라크 임시정부, 미국 우산 아래의 "민족주의" 단지 이라크 저항세력의 활동이 이라크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유일한 요소가 아니다. 현재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세력의 정치 이념과 목표가 과연 이라크 인민에게 더 나은 미래를 그려내고 있는가? 현재 시아, 수니 성직자와 세속군대가 서로 동의할 수 있는 것은 통일국가를 재확립하여 경제적 파워를 재획득하고 아랍세계에 군림하는 강국의 위치를 다시금 선언하는 것이다. 그들은 보편적인 시민권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며 오히려 강력한 "국가"를 원한다. 이는 이라크 민족주의가 정치의 전면에 재부상하는 것을 의미하며, 새로운 형태의 "바트" 국가의 재출현으로 귀결될 수 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시아와 수니 엘리트의 공동지배가 작동하며, 세속적인 바트와 달리 이슬람 요소가 정치체제에 강하게 포함될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후세인이 재판을 통해 신속히 처리되면서, 이야드 알라위같은 인물이 후세인의 역할을 대체가게 될지도 모른다. 이는 현재 임시정부가 자신을 위협하는 내부의 "적"들 - 당장은 저항 게릴라세력, 결코 머지 않은 미래의 쿠르드 세력, 궁극적으로는 이라크의 구성원 모두 - 에게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를 시사한다. (임시정부의 주요구성원들은 처음부터 이라크 내부의 다른 경쟁자를 제거하고 독점적, 배타적 지위를 유지하고자 미국과 협상했다.) 또한 이는 이라크가 주변지역에서 장차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로 확대된다. 즉 민족주의와 종종 동반되는 강력한 억압적 국가, 시민적 권리에 대한 억압, 호전적 패권주의/팽창주의의 위험이 현재 이라크 정치체제에 내재해 있는가? 키르쿠크, 이라크의 화약고? 현재 이라크의 문제는 미국과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다양한 저항세력의 투쟁이 주축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게 1라운드라면, 쿠르드 연방건설 문제는 이라크를 넘어 주변지역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폭발력을 지녔다. 이라크 내 쿠르드의 주요 정당인 쿠르드애국연합(PUK)와 쿠르드민주당(KDP)은 이라크를 연방으로 재구성하고 쿠르드 연방을 건설해 중앙정부로부터 자치권을 대폭 확보하는 게 핵심요구다. (한편 터기에 기반한 쿠르드노동당(PKK)은 쿠르드족 전체의 독립 외에는 다른 해결책은 없다는 노선을 지키고 있다.) 두 정당은 1991년 10월부터 2003년 3월까지 에르빌, 도후크, 술래마니에 3개주와 다른 주의 약간의 지역을 준-독립적으로 지배하였다. 그러나 쿠르드가 역사적인 거점으로 여기며 석유가 풍부한 알-타밈 주와 수도 키르쿠크는 과거 정부에 의해 "아랍화"(특히 아랍인 이주정책)가 실행되었고, 쿠르드의 지배는 거부당했다. 쿠르드는 타밈 지역을 포함해 4개주에 걸쳐 통일된 연방구조를 건설하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자체 군대인 7만 5천명의 페슈메르가("결사대")와 민병대를 합해 13만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하지만 쿠르드의 정치적 열망과 시아-수니 엘리트의 지향은 이미 큰 갈등을 겪었다. 지난 3월 결정된 과도행정법(TLA)은 쿠르드의 요구를 반영하여, 앞으로 제정될 새 헌법이 이라크 전체 18개 주중에 3개 주에서 주민 2/3 의견으로 거부될 경우 채택될 수 없도록 했다. 이는 쿠르드에게 헌법 거부권을 부여한 셈이었다. 그러나 주권이양을 앞두고 미국은 UN안보리결의안에서 TLA를 언급해선 안 된다는 시아파 최고지도자 알-시스타니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들마저 반미로 돌아설 경우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라크 임시정부는 연방에 대한 쿠르드의 요구에 아무런 동정도 없는 듯하다. 쿠르드도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어떤 정부에 대해서도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쿠르드는 일차대전 이후로 여러 번에 걸친 강대국들의 약속 위반과 터키, 시리아, 이라크, 이란 정부의 탄압이라는 받은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그들은 종교적 경향이 약한 만큼 전통적인 민족주의 운동의 외양을 지녔다. 쿠르드는 독립을 위해 강력한 동맹자를 원했지만, 지난 30년 동안 어떤 행운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그들은 "미국"이라는 카드를 얻으려고 노력했고, 이라크에서 미국의 가장 충성스러운 동맹자로서 행동했다. 미국이 1991년 그들의 요구를 배신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어쨌든 쿠르드는 2003년 다시 한번 미국의 동맹자로서 행동했다. 과연 미국은 그들의 전략적 동맹자로 믿을 수 있는 세력인가? 물론 부시정부는 쿠르드를 "지원"하는 제스처를 지속하고 있으며, 어떤 타협책을 찾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쿠르드가 알-시스타니보다 덜 중요하고, 만약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면 알-시스타니를 선택할 것이다. 여기에 어떤 여지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쿠르드는 민족적 반역의 길을 추구할 것인가? 쿠르드, 이스라엘, 이란 쿠르드는 1990년대 미국이 북부지역 "비행금지"로 후세인으로부터 쿠르드를 보호했던 것과 같은 방식을 지속하지 않을 것임을 깨닫고 있다. 이제 쿠르드는 중동에서 아무런 친구가 없는 그룹인 이스라엘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이에 기꺼이 응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뉴요커>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북부 이라크에서 쿠르드족 특수부대를 훈련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보도에 따르면, 특수부대의 임무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계획을 제지하고, 요인암살과 같은 비밀활동을 벌이며, 이란이 이라크 시아파를 지원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다. 즉 이스라엘은 미국의 점령 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라크 북부에 이란 공격을 위한 전진기지를 만들 구상을 세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이란은 이스라엘의 의도가 쿠르드 지역에 활주로를 만들어 이란 핵시설 공격을 위한 전폭기 발진기지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의심한다. 왜냐하면 미국과 대결하고 있는 이란이 처한 위험은 미국의 직접적인 침공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이란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중폭격이기 때문이다 (이는 1981년 6월 7일 이스라엘의 이라크 폭격과 같은 것이다). 이 보도가 얼마나 사실이며 진척 여부가 어떤지 간에 이는 중동의 매우 복합적인 갈등 관계를 드러내준다. 다만 이스라엘이 어디까지 지원을 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기술적 지원과 정치적 관계를 제공할 수 있지만, 쿠르드가 원하는 군대를 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 내부 문제는 이미 너무나 심각하다.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감소하지 않을 것이며, 샤론의 반-아라파트 정책으로 저항은 더욱 이슬람 분위기 속에서, 더욱 비타협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지난 30년 간 이스라엘은 미국의 무제한적인 외교, 경제, 군사적 지원에 의존했다. 미국 정치에서 친-이스라엘 정책은 아무도 손댈 수 없는 금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것이 지속될 수 있는가? 반면 세계는 이스라엘의 무법자 행각을 더 이상 인내할 수 있는가? 이라크의 미래는? 미국의 대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국 내에서는 이라크 문제에 관한 관심이 점차 뒤로 밀리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민주당의 케리가 당선되면 부도덕한 전쟁과 점령이 막을 내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현실과 전혀 다르다는 점도 아주 명백히 드러났다. 민주당은 이라크 전쟁의 문제는 "전쟁이 서투르게 수행되고 있다"는 데 있으며, 미국은 핵확산이 의심되는 나라에서 자유로운 사찰을 계속할 수 있어야 하고, 이라크에서 미군철수가 아니라 군사력 증강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세력과 언론이 어떻게 문제를 가리려 하건 간에, 이라크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듯 더욱 심각한 위기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침략 이후 "민주주의 이식"을 내세웠다 하지만 미국의 개입은 친미-엘리트 세력을 육성하며, 계급적-종족적 갈등과 시민적 권리를 첨예하고 악화시키고, 주변국을 포함한 중동지역 전반을 편의대로 들쑤셔 놓음으로써 오히려 문제의 해결 능력과 해결 방향을 오리무중에 빠뜨렸다 - 미국의 개입이 초래하는 아주 전형적인 결과다. 미국이 이라크를 뒤집어엎어 혼돈에 빠뜨릴 때는 아주 짧은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라크 민중들의 매우 장기간에 걸친 지난한 운동이 투여되어야만 한다. 이는 우리에게 가장 명백하면서도 뼈아픈 교훈이다.
폭발하는 이라크 부시와 블레어는 이 나라가 폭발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가? - 로버트 피스크 (인디펜던트 誌, 2004. 8. 3)
얼마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작성된 칼럼인 듯합니다.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어떤게 쟁점인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한 대목이 많을 듯하여 발췌해보았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논평 142] 2004년 8월 1일 미국 대선 입문 이매뉴엘 월러스틴 최소한 지난 100년 전 이후로 미국 대선은 항상 중요했고, 세계에 영향을 끼쳤다. 2004년 대선은 몇 가지 이유로 유별나게 팽팽하다. 무엇이 쟁점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와는 다른 미국 대통령 선 거의 구조적 특징을 보아야 한다. 첫 번째는 미국이 진정으로 대통령 중 심 체계라는 점이다. 미국은 총리를 선택하는 의회를 선출하는 게 아니 다. 미국은 프랑스처럼 대통령이 의회를 통제할 수 없을 때 대통령의 통치 능력이 심각하게 억제되는 준-대통령제도 아니다. 그리고 선거는 단 1차전 만 치른다 (이 역시 프랑스와 다르다). 작은 정당은 그들의 지지자들을 2 차전으로 끌고 갈 수 없다. 이러한 단일한 특징은 왜 미국이 양당체계인지 를 설명한다. 4년 간격으로 고정된 선거는 "전부 아니면 전무"를 걸게 한 다. 따라서 폭넓은 동맹을 구성하지 못하면 선거에서 패배한다. 제 3당은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다면 선거에서 소수가 될 수 있는 하나의 정당에게 표를 던질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양당체계를 보증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더라도, 미국은 18세 기의 진기한 유물인 선거인단체계를 지니고 있다 (50개주의 투표자는 대통 령을 선출할 선거인단을 선출한다). 각 주의 선거인단 수는 하원의원 수(이는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인구에 비 례한다)에 2를 더한 수와 같다. 여기서 더하기 2는 작은 주의 비중을 큰 주보다 조금 더 높이는 효과가 있다. 각 주의 인구는 도시와 그 근교에 얼 마나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가와 관련되기 때문에, 이 체계에서는 농촌이 나 소도시의 투표자에게 더 높은 비중이 부여된다. 이 결과 중 하나는 상 대방보다 총득표가 적더라도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여러 번 발생했는데, 최근에는 2000년 대선 때도 그러했다. 세 번째 특징은 각 주의 법이 투표자의 다수가 모든 선거인단을 독식하도 록 규정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의 선거인단 수가 30명이 면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30명의 선거인단 후보를 출마시키고 캘리포니 아 주민은 투표로 공화당이나 민주당을 투표해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공화 당의 30명 선거인단이 공화당 대통령후보에게 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이 는 경합하는 주에서의 선거만이 실제로 중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미 국선거에서는 50개 주 중에서 많아봐야 19개 주 정도에서 경쟁이 치열하 고, 정말로 치열한 곳은 약 7개 주 정도다. 7개 주의 투표자의 작은 변화 가 미국의 다음 대통령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왜 미국이 거대 양당체계며, 각 정당이 기본적으로는 서로 다른 집단 들의 동맹인지를 설명한다. 역사적으로 민주당은 중도좌파였고, 공화당은 중도우파였다. 이러한 분할은 일차적으로 경제적 쟁점을 반영했다. 즉 노 동자의 권리, 복지국가, 조세정책 등등. 1936년 수많은 공화당원은 프랭클 린 로저벨트 대통령을 "[로저벨트가 속한] 자신의 계급의 배신자"라고 불 렀다. 로저벨트는 부유한 상층계급 가문 출신이지만, 뉴딜을 시작하고 노 동조합을 조직할 권리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경제 문제에 관한 분할은 현 실적으로 남아있지만, 지난 20년 간 두 정당의 분할에 있어서는 다소 2차 적인 쟁점으로 바뀌었다. 얼마전 민주당은 존 케리를 대선후보로 지명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했 다. 모든 논평자들은 이번 전당대회가 예외적으로 통일적이었다는 데 모 두 동의한다. 어떤 불평의 목소리도 거의 들을 수 없었다. 케리에 대한 지 지를 유보했던 대의원들은 부시를 내쫓자는 데 열렬한 지지를 보였다. 전 당대회의 어조는 선거 결과를 결정할 몇몇 핵심적인 주들의 "부동층" 투표 자에게 호소하기 위해 신중하게 통제되었다. 무엇이 민주당이 이러한 통일성을 과시하도록 만들었나? 외교정책은 아니 다. 대의원과 민주당 투표자의 다수는 이라크 전쟁이 도덕적으로도 정치적 으로도 틀렸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케리와 측근들의 입장이 아니며 민주당 의 공식 입장은 더더구나 아니다. 오히려 케리는 전쟁이 서투르게 수행되 었다고 주장한다. 케리의 지금까지의 약속은 미국이 사찰을 계속할 수 있 어야 하며, 동맹국들과 더욱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고 것이다. 그는 이라크 에서의 철수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미국이 군사력을 증강해야 한다고 주장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민주당을 단결하게 만들고 있다? 왜 모든 반전 활동가들 은 케리에게 투표를 하려고 하나? 워싱턴 포스트처럼 중도파 신문조차 "빗 나간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경제적 쟁점 때문인가? 물론 이 영 역에서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화당은 이러한 차이의 범위를 최 소화하려 하고 있으며, 1996년과는 달리 그 차이가 선명하지 않다. 클린 턴 시기 동안 복지 문제에서 어떤 중요한 진보가 있지도 않았다. 오히려 클린턴은 이른바 "복지 개혁"을 수행했고, 이는 오랜 기간 동안 공화당의 강령이었다. 외교정책이나 경제정책에서 노선의 차이가 흐릿하다면, 오늘날 양당의 노 선이 매우 분명히 다른 하나의 영역이 있다. 이는 사회적 영역으로 세 요 소로 구성되어 있다. 즉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 사회자유주의 (social liberalism), 환경과 관련된 쟁점이다. 이 영역에서 95%의 민주당 원과 공화당원의 다수가 대립하고 있다. 왜 90% 이상의 흑인과 70-80%의 라틴아메리카 출신 사람들이 민주당에 투 표하는지 상당한 이유가 있다. 그들은 민주당이 그들의 권리를 충분히 개 선하지 못한다는 모든 좌절감을 겪고 있지만, 공화당은 그들의 권리를 위 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 공화당은 그들의 선 거권을 박탈하는 법을 지지하며, 차별철폐조치(affirmative action)를 반 대하고, "영어 유일" 정책을 추구하며, 비-백인 세계로부터의 이민 흐름 을 좁히려 (심지어 차단하려) 하고 있다. 사회자유주의에 관해 지난 20년 동안 미국인을 분할한 두 개의 주요 쟁점 이 있다. 하나는 낙태고 (왜 남성보다 여성이 더 곧잘 민주당에 투표하는 지 설명하는 단일한 쟁점이다) 또 하나는 동성애자의 권리다. 이 쟁점에 관해 역시 민주당과 공화당 각각의 다수가 대립하고 있다. 세 번째는 최 근 떠오르는 것으로 줄기세포 연구다. 이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로날드 레이건 주니어의 연설로 극적으로 떠올랐는데, 그는 줄기세포 연구를 위 해 민주당에 투표하라고 호소했다 (부시와 공화당은 적극적으로 반대한 다). 사회자유주의에 관한 쟁점은 "시민적 자유"(civil liberty)에 대한 요구와 결합되어 있으며, 오늘날 법무장관 애쉬크로포드[공화당 상원위원 출신으로 사형찬성, 낙태반대 운동을 펼치다가 부시에 의해 법무장관으로 임명되었다]의 정책과 애국자법(Patriot Act)으로 인해 특히 위협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 문제가 있다. 이는 20세기 초반 공화당에 의해 창안된 정 치적 이슈지만, 공화당은 오래 전에 이 이슈를 포기했고, 부시 정부는 클 린턴 정부 시절 이뤄진 개혁을 해체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투표자들에게 사법기관의 법관들, 특히 연방대법원과 9개의 항소법 원의 법관들을 누가 임명할 것인가의 문제가 중요한 것은 외교나 경제 정 책 때문이 아니라, 이들 사회적 쟁점 때문이다 [미국 연방대법관은 종신제 로 상원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화당은 이러한 영역에서 권 리를 확대하는 어떤 것에도 적대적인 판사를 지명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만약 민주당이 2004년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이는 대부분 이러한 사회적 영역의 이슈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열정적인, 심지어 필사적인 지지가 있 기 때문이다. 물론, 민주당은 경제 쟁점에 관한 입장이나 부시의 해외 정 책에 질린 다른 사람들을 획득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민주당의 통일은 거 기에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케리 정부가 가져올 외교정책이나 경제 쟁점 에 관한 변화는 사회 분야에 비해 덜 두드러질 것이다. 출처: http://fbc.binghamton.edu/commentr.htm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Commentary No. 142, Aug. 1, 2004 "A Primer on U.S. Presidential Elections" U.S. presidential elections are always important, at least for the last 100 years or so. And they affect everyone throughout the world. The election of 2004 is an unusually tense one for several reasons. A larger percentage of the U.S. and the world's population believe it matters. The predictions are for an extremely close election. The sense of each side that they cannot afford to lose is quite evident. To understand what's at issue, one must start by observing some structural features of U.S. presidential elections that make them different from the principal elections in just about every other country that has meaningful elections. The first thing is that the U.S. is a genuinely presidential system. That is, the U.S. does not elect a parliament which chooses a prime minister. It is not even semi-presidential, like France, where the ability of the president to govern is severely constrained if he does not also control the parliament. And the election has only one round of voting (again unlike France). Smaller parties cannot transfer their votes on a second round. This single feature explains why the U.S. has and must have a two-party system. The election of the president for a fixed term of four years is an all-or-nothing proposition. Therefore, if one doesn't construct a wide coalition to win it, one loses it. Third parties can throw an election to a party which otherwise would have a minority of the votes. And, if this weren't enough to ensure that it was a two-party system, the U.S. has this curious relic of the eighteenth century, an electoral college system, where voters of each of the fifty states elect electors who in turn elect the president. The number of electors each state is equal to the number of members of the House of Representatives (more or less proportional to the population) plus two. The "plus two" provision ensures that smaller states have a slightly greater weight than larger states. And since the population of states is related to the concentration of persons in cities and their suburbs, the system gives greater weight to voters from rural areas and small towns. One consequence of this is that someone can be elected president with less overall votes than his opponent. This has happened several times, and most recently in 2000. And there is a third structural feature. The laws of each state provide that a majority of the voters in that state choose all the electors of that state. This means that elections are only really important in those states in which the voting is close. In the current U.S. election, the contest is thought to be close in at most 19 of the 50 states, and really close in about seven. A small shift of voters in seven states can determine who will be the next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All this explains why the U.S. has two large parties, each of which is basically a coalition of different groups. Historically, the Democratic party was the party left of center and the Republican party the party right of center. This division reflected primarily economic issues: workers' rights, the welfare state, taxation policies. In 1936, President Franklin Roosevelt was called by many Republicans "a traitor to his class" because, although he personally was from a wealthy, upper class family, he enacted the New Deal and supported the rights of unions to organize. This division over economic questions remains real, but has become somewhat secondary in the division of the two parties in the last twenty years. The Democratic party has just held its convention to nominate John Kerry. All commentators agree that it was an exceptionally unified convention. There was hardly a dissenting voice about anything. Those delegates who had reservations about Kerry kept them to themselves in a fervor to oust George W. Bush from the presidency. The tone of the convention was carefully monitored to utilize only themes that might appeal to the "undecided" voters in those key states which will decide the election. One has to ask oneself what it is that made the Democrats show such unity. What is it that holds them together? It is not foreign policy. While the majority of the delegates and of Democratic voters think the war in Iraq was morally and politically wrong, this is not the position of Kerry or his close advisors, nor is this the official position of the Democratic party. Rather, Kerry argues that the war was conducted ineptly. The U.S. should have allowed the inspections to continue. The U.S. should have worked more closely with its traditional allies. And Kerry promises to do this now. He proposes to increase U.S. military strength, not withdraw from Iraq. So what unifies the Democrats? Why are all the antiwar activists going to vote for Kerry, despite his position on Iraq, which even the Washington Post, a centrist newspaper, calls a "missed opportunity"? Is it economic issues? There are differences, no doubt, in this domain. But the Republicans seek to minimize the extent of the differences. And, unlike in 1936, the lines are not that strongly etched. In the Clinton years, there were no major advances in the welfare state. Rather, Clinton enacted so- called "welfare reform," which had long been a Republican program. If the lines are blurred in foreign policy and economic policies, there is one domain in which the lines between the Democratic party and the Republican party today are indeed quite clear. This is the social domain, which has three components: multiculturalism, social liberalism, and the environment. In this domain, 95% of the Democrats are on one side and a large majority of the Republicans on the other side. There is good reason why 90% of the Blacks and 70-80% of the Latinos vote Democratic. For all their frustration that the Democrats don't do enough to advance their rights still further, they know that the Republicans are working to undo the rights they have - supporting laws that disenfranchise them, opposing affirmative action, seeking to enact "English only" laws, and tightening (even closing) immigration flows from the non-White world. As for social liberalism, the two principal issues that have divided Americans in the last twenty years or so - abortion (the single issue that accounts for the fact that women are more likely to vote Democratic than men) and the rights of homosexuals - once again place an overwhelming majority of Democrats on one side and a majority of the Republicans on the other. A third issue has now arisen, that of stem cell research. And this was dramatically raised by the speech of Ronald Reagan, Jr. at the convention, in which he called on the country to vote for stem-cell research (actively opposed by Bush and the Republican party). These issues of social liberalism are tied to the demand for "civil liberties" - today markedly threatened by the policies of Attorney-General Ashcroft and the Patriot Act. And finally, the environment. This was a political issue invented by Republicans at the turn of the twentieth century. But most Republicans have long since abandoned this issue, and the Bush administration has spent its energy dismantling every advance the Clinton administration made in this arena. And it is these social issues, not the foreign policy ones or the economic ones, that explain the importance to the voters of judicial appointments, and in particular those to the Supreme Court and the nine Courts of Appeals. The Republican party is committed to naming judges who will be hostile to any extension of rights in these domains. If the Democratic party wins the elections of 2004, it will be in large part because it has the enthusiastic, even the desperate, support of those who stand for these issues in the social domain. No doubt, it hopes to pick up some undecided voters by its positions on economic issues and another segment who are dismayed at Bush's foreign policies. But the unity of the Democratic party does not lie there. And the changes a Kerry administration would bring will be less notable in foreign policy or economic issues than in this social domain. Immanuel Wallerstein
[인권하루소식] 2004년 8월 5일 내전으로 얼룩진 수단 … 집단학살, 강간, 피난 국제사회, 전쟁범죄 조사 및 인도적 지원 절실 "전쟁도 부자나라와 해야 관심의 대상이 되는 세상입니다" 세상의 시선이 온통 이라크전에 쏠려, 내전과 기아로 인해 끔찍한 고통을 겪고 있는 아 프리카 여러 나라들의 현실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상황에 대해 탤런 트 김혜자 씨가 자조적으로 한 말이다. 지난해 2월 시작되어 지금까지 3만 명 이상 '인간'의 생명과 120만 명 이 상 사람들의 소중한 거주지를 앗아간 수단 내전은 이제야 비로소 세상 사 람들의 눈앞에 '존재하기 시작' 했다. 지난달 30일 통과된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은 수단 정부가 다르푸르 지역에서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아랍 민병 대 잔자위드를 한달 안에 무장해제 시키지 않을 경우, 외교·경제적 제재 를 가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단 내전의 복잡한 정치경제학은 영국 식민지 시절에 그 기원을 둔다. 수단 지역을 식민화할 무렵 영국은 역사·문화적으로 매우 이질적인 북부 의 아랍부족과 남부의 기독교·토착신앙 부족을 하나의 통치령으로 통합 해 분쟁의 싹을 심어 놓았으며, 이후에도 계속된 제국주의적 분리통치를 통해 이 두 집단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심화시켰다. 195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후 정권을 잡은 북부의 이슬람 정부는 남서 부 흑인들을 차별하여 이들이 사는 지역을 계속 낙후한 상태로 유지시켰 고, 이 지역에서 발견된 석유와 우라늄 등의 풍부한 지하자원은 뿌리깊 은 갈등의 화약고에 던져진 불꽃의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2003년 2월 다르푸르 지역의 반군인 수단해방군(SLA)은 중앙정부의 차별 정책에 반발하여 독립을 주장하며 봉기를 일으켰고, 정부측은 아랍 민병대 잔자위드에게 막강한 화력을 지원해 수단해방군 등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국제앰네스티 등의 보고에 따르면, 정부의 후원을 받은 잔자위드가 다르푸 르 지역에서 저지르고 있는 전쟁범죄는 참혹하기 이를 데 없다. 이들은 수단 공군의 도움을 받아 이 지역 곳곳의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지역주민들 을 한번에 수십, 수백 명씩 집단으로 학살하고 있으며, 강간을 전쟁무기화 해 여성들을 사회적으로 낙인찍고 비인간화함으로써 마을 공동체를 무너뜨 리고 있다. 또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5월부터 우기가 시작되면서 만연한 콜레라와 이 질로 인해 수천 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재난 을 피하기 위해 이웃나라인 차드로 피난 중인 주민들 또한 매일 공격의 위협 속에서 살고 있으며, 부족한 지원 물품으로 인해 하루하루 살아남 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을 통한 국제적인 노력이 시작되었다 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에서는 이에 대해 신중론을 펴기도 한 다.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계 신문 <알 쿠즈 알 아라비>는 "한달 안에 잔자위드를 무장해제 하지 않으면 수단 정부에 경제·외교적 제재를 가하 겠다는 유엔의 결의는 아랍 국가들을 노리고 있는 미국과 서구의 또 다른 노력일 뿐이며, 미국은 이라크를 다뤘던 방식으로 수단을 다루고 있 다"고 주장,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조심볜?접근이 필요하다고 보도했 다. 주변 아랍국가들은 아프리카연합(AU) 등의 지역기구를 통한 문제해결 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국제앰네스티의 경우 유엔 결의안을 환영하면서 도 그것이 지금의 끔찍한 인권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긴급하고 본질적 인 조치들을 실현하는데는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제앰네 스티는 전쟁범죄에 대한 공정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위한 위원회 설립 등 의 추가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계의 여러 인권단체들은 수단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일컬 어 '이 시대 최대의 인도주의 위기'라고 말한다. 이 위기의 해결을 위해 이제 '국민'이 아닌 '인간'으로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때이다. [김 유진]
이른바 '세계적인 지배 엘리트들의 배타적인 사교모임'이라고 일컬어지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 대항하는 민중들의 힘은, 빈곤과 폭력을 세계화하는 신자유주의를 넘어 민중들 스스로 삶의 대안을 모색하는 세계사회포럼(World Social Forum)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지난 6월 세계의 지배 엘리트들은 아시아를 초국적 자본의 놀이터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로 모여들었고, 이에 맞서 전쟁과 신자유주의가 파괴하는 민중의 권리를 옹호하고 희망을 세계화하기 위한 아시아 민중들의 투쟁이 벌어졌다.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6월 13일, 14일 양일 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정상회의(이하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에 모인 아시아 각 국의 경제 관료와 초국적 기업의 총수들은 지난해 9월 WTO 5차 각료회의 무산으로 난항에 빠진 도하개발의제(Doha Development Agenda) 협상을 가속화하고, 한·일 FTA, 한·싱가포르 FTA, 혹은 ASEAN+3 등의 다양한 수준의 양자간, 지역별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그런가 하면 9.11 이후 본격화된 미국 주도의 대태러전쟁, 특히 이라크 점령에 대한 각 국의 협력방안을 모색하였으며, 특히 '한반도 긴장완화'라는 명분 하에 동아시아에서의 미국의 군사적 지배를 공고화할 것을 목표로 각 국의 공조 방안을 논의하였다. 또한 아웃소싱, 천연자원, 아시아의 초국적 기업 육성, 사유화, 금융화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초국적 자본의 지배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처들을 의제로 삼았다. 이들은 초국적 자본이 기업활동을 하는데 장애가 되는 모든 규제를 철폐하고 자본 친화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한국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길이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는 아시아 민중들에게 살인적인 구조조정과 해고, 실업, 빈곤, 노동조건 악화를 의미하는 것이기에, 민중의 권리를 보편적인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맞서 싸워야할 대상이 되었다. 아시아 민중들은 1997년 아시아 각 국을 휩쓴 금융위기를 틈타 도입된 신자유주의 정책이 각 국을 초국적 금융자본의 신흥시장으로 탈바꿈시켰으며, 이로 인해 민중의 삶이 더욱 파탄에 이르렀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이는 토지와 종자, 전통적 지식에 대한 민중의 통제권을 박탈하고 초국적 농기업의 농업 지배를 강화하는 자유무역 질서에 대항하는 투쟁, 노동 유연화에 따른 고용불안과 실업에 맞서 노동권을 지키고자 하는 투쟁, 사유화에 맞서 삶에 필수적인 공공서비스, 물, 생태를 지키고자 하는 투쟁, 빈곤의 여성화와 여성에 대한 폭력 강화에 맞선 투쟁 등 민중들의 삶의 위기에 대한 처방을 스스로 모색하는 투쟁을 촉발시켰다.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아시아의 민중들은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정상회의'를 계기로 서로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공동의 행동 계획을 모색하기 위해 결집한 것이다. 국내 50여 개 단체 조직위원회 결성, 아시아 각 국 170여명 참가, 100여 개 단체 지지 서명 올해 초 [전국민중연대]와 [자유무역협정 WTO 반대 국민행동] 등 주요 연대조직이 1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에 대한 대응은 주요 사업계획으로 논의되었다. 여러 단체들 사이에서 이에 대항하는 투쟁을 광범위하게 조직함으로써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에 동참하는 세력들의 연대를 강화하고 이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자는 의견이 오고갔다. 이후 몇 차례의 논의를 통해 반세계화, 반전평화 WTO·쌀개방·자유무역협정 등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미국의 이라크점령 중단과 한국군 파병반대, 한반도 전쟁위협반대를 기치로 하는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정상회의 반대 공동행동(이하 6월 공동행동)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원회)'가 결성되었다. 무엇을 기조로 삼을 것이며 어떤 사업을 6월 공동행동에 포함시킬 것인가를 정하는 논의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지난하게 진행되었는데, 이 때문에 본격적인 준비는 한 달도 채 안되는 기간동안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국제적으로는 지난 1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4회 세계사회포럼 기간 중에 개최된 각종 워크샵 및 회의에서 서울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를 아시아 각 국의 사회운동들이 결집하는 계기로 삼자는 의견이 제시되었고, 뒤이은 몇 차례의 국제회의를 통해 이러한 의견이 더욱 구체화되었다. 특히 지난 4월 말 방콕에서 열린 '무역에 관한 동아시아 전략회의'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한국 사회운동들의 6월 공동행동 계획을 지지하며 각 국의 여러 사회운동들이 이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조직하겠다는 결의를 천명하였다. 한국에서는 조직위원회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6월 공동행동 계획에 대한 국제적인 참여를 호소하는 '국제투쟁호소문'을 각종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배포했으며, 일본, 필리핀,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 홍콩, 네팔 등지에서 100여 개의 단체들이 지지의 뜻을 표명해왔다. 이렇게 해서 민주노총, 전농을 비롯한 국내의 50여 개 단체들과 아시아 각 국의 노동조합, 농민운동, 여성운동 등을 대표하는 170여명의 활동가들이 6월 공동행동에 동참하게 되었다. 특히 일본에서는 약 100여명이 참여했는데, 미국이 주도하는 대 태러전쟁을 계기로 일본정부의 군사대국화 계획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으며, 일본의 기업들이 각종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노동조건을 악화하며 자본 친화적인 노사관계를 아시아 전역에 확산시키려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민중들과의 연대 강화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제기되었기에 많은 인원이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13일 회의장 앞 항의 시위, 14~15일 아시아 민중사회운동회의 6월 12일 동국대에서 열린 전야제를 시작으로 공동행동은 본격화되었다. 무대 위에 오른 해외 참가자들을 '인터내셔널가'로 환영하는 가운데, 전력 민영화에 반대하여 파업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태국 전력노조 활동가의 연대사로 전야제의 막이 올랐다. 일본 참가단의 전쟁 반대 퍼포먼스 등 문화공연과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야제에 참석한 3000여명은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가 열릴 신라호텔의 네온사인을 바라보며, 다음 날 이어질 투쟁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13일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오전부터 민주노총 등 각 참가단체들의 사전 결의대회가 진행되었다. 자유무역협정 WTO 반대 국민행동은 일본 참가단과 함께 현재 진행중인 한일 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협상이 노동자들의 권리 '자유로운 무역을 가로막는 비관세 장벽'으로 취급하며 이를 파괴한다는 점과 여러 분야에서 WTO 도하개발의제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추구한다는 점을 폭로했으며, 이 협정이 체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일 양국 민중의 연대를 더욱 강화할 것을 다짐했다. 이어 진행된 본 대회에는 15,000명이 모였고,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가 열리는 신라호텔 앞으로 행진했다. 신라호텔 앞에서도 항의시위는 계속 되었고, 가진 자들의 잔치를 향한 규탄의 목소리는 계속되었다. 이어 14일, 15일 양일 간 고려대학교에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전쟁에 저항하는 아시아 민중'이라는 부제로 '아시아 민중·사회운동회의(Asia People's & Social Movement Assembly)가 열렸다. 3부로 나뉘어 진행된 전체토론에서는 전쟁과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선 아시아 사회운동의 과제를 확인하고, 연대 강화 방안과 공동 행동 계획을 논의했다. 니콜라 블라드(남반구 포커스)는 1부에서 " 95년 WTO 출범은 신자유주의자들이 세계로 뻗어나가게 된 계기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반세계화 투쟁의 시발이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반세계화 투쟁은 신자유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인드라 루비스(비아캄페시나)는 "WTO 농업개방이 전세계 농민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으며, 특히 전세계 농민의 대부분이 아시아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회의에서 농업문제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량 주권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후쿠야마 신고(일본평화포럼)는 "한반도의 냉전체제는 끝나지 않았고, 부시의 악의 축 발언과 북한 핵의혹 사태로 인해 북미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며 동아시아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야 벨란카르(인도 여성단체 전국 네트워크)는 "생산과정의 변화가 여성의 지위를 하락시키고 있으며, 많은 개도국에서 이루어지는 사유화 과정에서 성차별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여성문제가 모든 이슈와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빈곤반대에 있어서 여성의 빈곤은 더욱 깊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대 강화 방안과 공동 행동 계획에 대한 토론 결과는 '투쟁 호소문'으로 발표되었다. 참가자들은 ①6월 26∼30 이라크 점령 중단 국제 반전 공동행동 주간 ②7월 19일∼24일 WTO 일반이사회 규탄 공동행동 ③9월 10일 이경해 열사 1주기 국제 공동행동의 날 ④2005년 홍콩 각료회의 저지투쟁에 함께 하기로 결의를 모았다.{{ 자세한 내용은 별첨한 호소문 참조. 이 호소문은 국제사회운동네트워크 메일링리스트를 통해 전 세계로 배포되었다. }} 이와 별도로 각 참가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조직한 주제별 워크샵{{ 각 워크샵에서 토론된 구체적인 내용은 사회진보연대 홈페이지(http://pssp.org) 자료실-국제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진행되었다. 각 워크샵에서는 50∼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량주권 국제토론 공공서비스 사유화 21세기의 사회주의 빈곤과 홈리스 비정규·비공식 노동자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여성 물사유화와 노동조합의 대응, 자본주의 이후의 삶, 부시와 네오콘에 대응하는 아시아 민중의 전략 국립대 민영화 무엇이 문제인가 아시아 학생운동포럼 아시아 반전평화운동의 현황과 전망 이주노동자 유입국과 송출국 간의 연대 방안, 양자간 협상과 민중의 전략 등을 주제로 한 논의를 진행했다. 각 워크샵에서는 '국제 식량주권 선언운동', '양자간 협상에 대한 정보 교류 체계 구축' 등 공동의 과제가 도출되기도 했고,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에 있어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치는 무엇인가?' 등의 첨예한 쟁점이 제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워크샵은 기층 조직들간의 직접적인 교류를 이루어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남겨진 과제 6월 공동행동은 국내의 민중운동이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전쟁에 맞서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식량주권과 물·에너지·의료·교육에 대한 민중들의 통제권, 이주노동자 노동권 등 전쟁과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아시아 민중·사회운동들에 놓인 공동의 이슈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소중한 경험은 당장 앞에 놓인 WTO, DDA 협상 반대투쟁, 한일 FTA 반대투쟁, 그리고 9월 10일 이경해 열사 1주기 투쟁 등을 더욱 광범위하게 조직하는 것으로 그 성과를 이어야 할 것이다. 이번 아시아 민중·사회운동회의는 매년 세계사회포럼을 계기로 진행되는 '세계사회운동총회'{{ 세계여성행진, 비아캄페시나 등이 그 핵심을 이루고 있는 세계사회운동네트워크(International Social Movement Network)의 주최로 매년 세계사회포럼과 WTO 각료회의 저지투쟁과 같은 대규모 국제시위를 계기로 열리며, 논의의 성과를 모아 '사회운동들의 호소문'을 발표한다. }}의 형식을 빌어, 당면 정세에 관한 공동의 인식과 굵직한 주요 공동 행동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과제로 삼았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공동 행동 계획을 실제로 추진하고 조율하기 위한 각 사회운동들 간의 보다 안정적인 연계망이 필요하다는 점이 제기되었다.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등의 의견이 제출되었으나, 공동의 경험을 쌓아가면서 각 운동들 간의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과정을 통해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이번 아시아 민중·사회운동회의가 그 출발점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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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보다 이틀 앞당겨 진행된 6월 28일 주권이양식에서 알 야와르 대통령은 “오늘이 이라크에 역사적이고 행복한 날이며, 모든 이라크인들이 갈망하던 날이고 우리가 국제사회 일원으로 다시 돌아간 날”이라고 말하였다. 과연 그 발언처럼 이라크는 완전한 주권이양을 이루었는가. 주권이양 이후 이라크의 상황은 어떠한가. 미국의 이라크 점령정책의 연장선상에 놓인 기만적인 주권 이양은 쉽사리 이라크에 정치적 안정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기만적인 주권이양 이라크인들의 저항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여전히 미국에 의한 이라크 점령과 지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임시정부는 미국 점령구상을 그대로 승인해준 유엔 결의안에 따라 매우 제한된 ‘주권’을 갖고 있다. UN 결의안은 미국의 이라크 점령은 ‘2004년 6월 30일자로 끝날 것이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이 이라크를 지속적으로 지배할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 합법성을 부여한 것에 다름 아니다. UN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결의안은 138,000명의 미군과 20,000명 이상의 연합군이 이라크를 점령하고 미국이 이라크의 정치,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현실을 전혀 변화시키지 못했다. 결의안 분석에 따르면 “독립적인 이라크 임시정부는 2004년 6월 30일로 완전한 책임과 권한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6월 8일 통과된 유엔 결의안에 따르면 과도정부는 “이라크의 선출된 임시정부가 통치할 때까지, 제한된 기간을 넘어 이라크의 운명에 영향을 줄 어떠한 조치도” 삼가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어 임시정부 역할의 제약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군사작전에 관해서는 미국이 이끄는 다국적군이 군사작전 상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다만 민감한 공격 작전에 대해 ‘거부권’이 아닌 이라크 지도부와 미군 지휘부의 ‘합의’ 조항을 남겨두었다. 결의안은 이미 진행 중인 이라크 국유 기업의 사유화나 이라크 국내 기업에 재건 사업의 우선권을 줄 수 없게 한 미 점령군의 명령에 대한 거부권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라크 임시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석유 통제권을 이양 받은 이후에 체결하는 계약에 대해서는 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반면, 이전에 미국이 부여한 특권은 계속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결의안에 따라 2005년 1월 의회 선거를 거쳐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헌법을 작성하게 되면 2005년 12월 31일까지 헌법에 의해 정부를 선출하게 된다. 이라크의 상황은 이러한 이행의 실행여부에 달려있을 것이다. 헌법 제정에 있어 어떠한 형태의 국가가 될 것인지, 다수인 시아파와 수니파에 권력 분배가 어떻게 될 것인지, 쿠르드족의 자치권 부여 여부에 따라 종교적, 종족적 갈등 해결 양상에 따라 이라크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저항세력 동향 주권이양이 앞당겨질 만큼 이라크 저항세력들은 주권이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저항세력은 이라크 임시정부를 미군 점령의 연장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라크 저항세력은 14일 바그다드 중심부 그린 존에서 차량 폭탄테러를 감행해 최소한 50여명이 사상하고 북부 모술에서 주지사를 암살하는 등 지난 달 28일 주권이양 이후 최대 공세를 펼쳤다. 이라크 남부 지역에서 미점령군과 전투를 벌인 강경 시아파 알 사드르가 6월 16일 메흐디 민병대에게 해산명령을 내린 후, 2004년 1월로 예정되어 있는 선거에 출마할 합법적인 정치 단체로 전화하고 있다고 알려졌으나 최근 남부 나자프에서 다시 무장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알 사드르는 7월 25일 주권이양안에 따라 18개의 각 주에서 입법부 역할을 할 국민위원회 위원을 선출하는 기구인 국민회의의 구성원을 뽑는 국민회의 선거에도 불참하였다. 주권이양 이후에도 알 사드르는 ‘정통성 없는’ 임시정부와 미국의 ‘억압과 점령’에 대한 지속적인 저항을 표명하고 있다. 시아파 최대 정당중 하나인 ‘이라크 이슬람 혁명최고평의회’도 “이 선거 절차가 이라크의 진정한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시아파와 함께 수니파도 알라위 총리의 임시정부를 미국의 꼭두각시 정권으로 보고 자신들의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미군은 이라크 저항세력이 5천명이라는 애초 추정치의 4배나 되는 2만 명의 규모로, 저항세력의 대다수는 부시정부가 주장했던 외국 테러리스트들이 대부분이 아닌 이라크 수니파들로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 시인하였다. 그리고 이 저항세력들은 점점 더 확대 조직화되고 있으며 전문화되고 있다고 한다. 알카에다와의 연계 및 테러와의 전쟁 명분을 살리기 위해 부시 행정부는 미국에 반대하는 저항세력이 일부 외국 테러리스트들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라고 호도해왔다. 그러나 이라크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저항세력들과 무차별한 폭탄테러, 외국인 피랍 등을 감행하는 테러리스트들 사이에 미국 점령 반대를 위한 저항방식에 갈등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인 듯 하다. 외국인 저항세력을 이끄는 요르단 출신 테러리스트 알 자르카위를 살해하겠다는 이라크 토착 저항세력의 성명이 7월 첫째 주 2개나 발표되었다. 이에 알라위 총리는 취임 이후 수니파인 전 바트당원과 부족장 등의 토착 저항세력에게 외국인 세력과는 이해관계가 다르니 연합하지 말 것을 촉구하면서 일부 저항세력에게 회유의 제스처를 취하는 한편, 외국인 저항세력과의 불화설을 조장하기도 했다. 언론에서는 잇따른 외국인 납치와 폭탄테러 등을 보도하며 저항세력을 사회 혼란과 불안을 조성하는 자들로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일상화되어버린 테러와 폭력들은 미국의 점령과 이로 인한 오랜 전쟁이 진정한 원인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쿠르드 자치지역의 갈등 악화 주권이양 이전부터 자치와 독립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쿠르드족 문제 또한 이라크 내전으로 갈 수 있는 도화선이다. 이라크 임시정부를 인정하는 유엔 결의안에 쿠르드족의 자치를 인정했던 이라크 임시헌법에 대한 언급이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 3월초 제정된 임시헌법에서는 2005년 영구헌법 제정 시 3개 주 이상이 찬성하면 헌법 제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규정을 두어 3개 주에 걸쳐 살고 있는 쿠르드족에 권한을 부여했었다. 이라크 인구의 15% 가량인 5백만 명 가량의 쿠르드족은 사실 이 조항을 얻기 위해 미국의 대 이라크전에서 미국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다. 하지만 새 유엔 이라크 결의안에는 임시헌법 조항이 언급되지 않은 채 연방주의만이 언급되어 있다. 시아파 측은 최고 지도자인 그랜드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가 결의안에 임시헌법을 언급하지 말라고 경고할 정도로 쿠르드족 자치권에 반대해왔는데, 결국 결의안에는 이라크 국민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시아파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또한 이라크 새 정부의 주요 직책들도 아랍계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이에 쿠르드민주당(KDP), 쿠드드애국동맹(PUK)의 지도자들은 “임시헌법에 주요 요구사항이 명시되지 않을 경우 내년 1월 총선에 불참할 것이라는” 항의 서한을 부시 대통령에 보냈고, 미국에서는 이 요구를 배려하겠다고 입장을 밝혀 현재는 갈등이 봉합된 상태이다. 그러나 주권이양 이후 쿠르드족과 아랍계의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세계적인 유전 도시인 키르쿠크에는 후세인 정권 시절 아랍화 정책에 따라 키르쿠크에서 추방되어 에르빌 등에서 살아온 수만 명의 쿠르드인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에 키르쿠크에서 살고 있던 아랍인들이 추방되고 있다. 1991년 이래 미국의 보호 아래 자체 의회까지 두고 자치를 누려온 쿠르드인들은 엄청난 석유 자원을 가진 키르쿠크를 차지하여 독립하려 하고 있다. 에르빌을 장악하고 있는 쿠르드민주당(KDP) 지도자 마수드 바르자니는 “이라크가 민주적이고 다원적인 연방제 국가가 된다면 그 안에 머물 수 있지만 이점이 헌법에 보장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7만 명 정도의 쿠르드 민병대 페슈메르가는 현재 경찰서와 방위대에 분산 배치되어 지역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데 언제고 쿠르드족의 독립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있다. 2005년 영구헌법 제정 시기가 다가올수록 잠복돼 있던 쿠르드족과 아랍계의 갈등이 첨예화될 것이다. 미국의 점령과 개입으로 인해 이렇듯 종족 간 갈등이 파생되면서 분리주의가 조장되고 있다. 임시정부의 지체되는 사회재건과 불안정한 치안문제 미국의회 산하 ‘일반회계청(GAO)’ 에서 내놓은 미정부 차원의 최초의 이라크 현황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라크 18개 주 가운데 13개 주의 전력사정이 전쟁 전보다 좋지 않아, 2600만 인구 중 약 2천만 명이 전력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원유 수출도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줄어든 상태이고, 실업률은 2004년 60%를 상회한다. 미국 점령당국이 당초 약속했던 2300개 건설사업 가운데 실제 진행되는 건수는 140개 밖에 안된다. 이라크 재건비용으로 마련된 580억 달러 가운데 현재까지 사용된 금액은 137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 비용의 대부분도 군사작전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속되는 치안 불안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원도 부실하고, 경제재건도 지체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는 가장 시급한 현안인 치안 정상화를 위한 고육책을 쓰고 있다. 7월 7일 이라크 임시정부는 저항세력 공격 억제와 치안확립대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가안전법을 발표했다. 국가안전법은 특정한 상황에서 60일간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는 권한이 총리에게 부여되며 이에 따르면 외국인 이동 제한, 시위와 집회 금지, 우편물 열람, 통신 감청, 통행금지 등도 가능하다. 이에 이슬람 성직자들은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국가안전법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안전법을 발동하고 저항세력에 대한 사면조치 등 회유책에도 저항세력의 공격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자, 알라위 총리는 저항세력 근절을 위한 새로운 정보기관인 총보안국(GSD)을 설립키로 하고 방글라데시, 모로코, 이집트, 인도 등에도 다국적군을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다. 알라위 총리는 또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들이 지난달 말 약속한 이라크 보안군 훈련 및 군장비 지원 등을 빠른 시일내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그리고 이라크 임시정부가 무장세력을 지원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이란과 시리아 등을 상대로 공세적 자세를 취하고 나섰다. 이라크 국방장관은 26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테러리즘을 지원하고 이라크에 적들을 들여보내고 있다"며 이란을 비난했다. 알라위 총리는 외국 테러조직과 이라크 토착 저항세력간의 저항방식에 있어서의 갈등을 이용하여 토착 저항세력의 애국심을 호소하기도 하고, 미군 점령 후 군대가 해체되면서 실업자가 된 전직 바트당 간부들을 재기용하면서 저항세력으로부터 `환심'을 사려하고 있다. 그리고 이야드 알라위 총리는 언론 자유 보장을 명분으로 정간조치 당했던 알사드르의 주간지 ‘알-하우자’의 복간을 허용하는 등 회유책까지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임시정부는 자체적으로 치안을 유지할만한 능력을 결여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4월의 폭력 사태 동안에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이라크 경찰과 민간 방위 부대(미국이 훈련시킨 이라크 치안 병력)가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지 않고 도망가 버렸을 정도다. 신생 이라크 경찰과 민방위군 등 치안병력은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무장능력이 떨어진다. 주권이양 이후 현재 해산된 연합군임시행정처(CPA)는 지난 6월 5일 명령 91을 선포하였는데, 내용은 이라크 내의 9대 주요 정치 당파 계열에 있는 10만 명에 이르는 무장 민병대는 국가 군대, 경찰대, 혹은 정부가 통제하는 민간안보회사로 통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적 무장력을 통제하고자 하는 임시정부의 지속된 노력이 성공할런지는 미지수다. 많은 민병대들이 이름을 바꿀 수는 있지만 똑같은 지휘체계 아래서 존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례로 시아파 이라크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와 연관된 민병대 바드르 여단은 여전히 무장한 채로 현재는 바드르 재건부대로 활동하고 있다. 사적인 무장세력들은 언제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총과 박격포를 들고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 불안정한 이라크의 미래 주권 이양 이후 이라크의 이행 과정에 따라 이라크는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시아파, 수니파와 쿠르드족 간의 종교적, 종족적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될 경우 새로운 권력구조 아래서 정치적 안정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분열과 혼돈의 상태가 지속되어 종교적 극단주의와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예전의 이라크로 돌아가려는 독재 체제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명확한 것은 미국의 점령이 지속될수록 이라크는 안정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라크인들의 자주적인 정치체제 형성을 거세한 채 종교적 종족적 구도를 적절히 활용하여 이라크에 꼭두각시 정부를 세우고 미국의 점령을 지속하고자 하는 미국의 계획은 이미 실패하였음이 드러났다. 미국의 점령에 의해 불거진 종교간, 종족간 갈등은 이후 종교적 근본주의나 인종 우월주의 강화, 이로 인한 배타성을 확대하며 폭력을 증대하는 결과를 가져올 위험을 안고 있다. 석유산업의 사유화와 같은 경제 재건사업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조장하여 사회의 양극화를 넘어 사회의 분리나 해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치안 안정화를 명분으로 미국과 임시정부의 군사공격이 더욱 확대될수록 이라크 주변 국가의 지역을 포함한 저항이 더욱 격렬해져 미국이 오히려 장기 주둔할 수밖에 없는 사태로 확산될 수도 있다. 연합군임시행정처(CPA)가 2004년 5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이라크인의 80%가 ‘미국 문민 당국도 연합군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대답했고, 55%가 ‘미군을 비롯한 외국부대가 곧 철수하면 보다 안전할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주권이양이 되었다고해서 이러한 인식이 바뀐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미국의 점령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금 이라크의 미래는 불안정하기만 하다. PS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