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욱 기자 2010.11.08 22:13

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서울국제민중회의에선 다양한 워크샵이 열렸다. 이날 오후엔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 주최로 ‘초국적 기업에 맞선 노동운동의 전략’ 워크샵이열렸다. 이 워크샵에선 브라질 룰라 대통령을 배출했던 브라질 노총의 Quintino Marques Severo 사무총장이 발제자로 참가해 브라질 노동자 운동의 투쟁 경험을 소개했다.


첫 발제에 나온 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은 초국적기업에 맞선 한국노동자들의 투쟁을 소개했다. 한지원 연구실장은 “경제위기에 따른 초국적 기업의 구조조정은 향후 세계 노동운동에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며 “국제적 투기에 따른 부가가치의 이전, 국제적 생산 조정에 따른 고용 문제, 자본 철수를 무기로 한 노조 탄압, 구조조정이 공급사슬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 노동운동이 다루어야 할 과제는 이들 문제가 민족국가 수준에서 다루기 어려운 문제라 만만치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지원 연구실장은 이어 각국 노조 관계자들에게 한국에 진출한 초국적 기업의 구조조정을 설명하고 이에 맞서는 국제적인 노동운동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한지원 실장에 따르면 초국적 기업에 속한 한국 노동자의 대응은 자본이 유출됐을 때 제도적 형태로 막을 방법이 없고, 파업으로도 제한적인 대응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지원 실장은 “발레오전장은 철저한 계획으로 중국과 프랑스 공장에서 부품을 역수입해 현대차에 어떤 식으로든 납품을 한다는 약속으로 사실상 파업을 유도하고 노동자들을 협박해 반노조 조직을 만들어 노조를 깨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청산으로 발레오공조 노조는 프랑스로 4차례 원정투쟁을 갔지만 사측은 한국노동자와 일체의 대화를 안 했다. 프랑스 정부가 국외공장을 먼저 청산하라고 해 원정투쟁을 가서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 됐다. 구조조정에 대한 국제적인 정보가 없어 힘든 싸움이 전개되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한지원 실장은 “국제적으로 국제기본협약이나 OECD가이드라인 등에 강제조항이 없어 그 자체로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노동조합의 국제적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며 “초국적기업의 노동조합 대응은 구조조정 발생이전부터 해야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초국적 구조조정은 국제적 차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국제적 교류로 사전정보를 알고 사전조치를 취해야 제약을 넘을 수 있다”며 “국내에서 파업을 해도 국외 생산공장에서 역수입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국제적인 연대로 함께하는 사회적 압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Severo 브라질 노총 사무총장도 “브라질도 초국적 기업에 대항하기 위해서 노조연합을 이루고 독일, 프랑스, 스페인의 노조들과 함께 한다”며 “연합노조 결성은 초국적 기업의 공격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2013년까지 확대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거대한 힘과 기업에 대항하기 위해 국제노조활동은 필수로 해야 한다”며 “노동조합 간 상호연계로 초국적기업에서 발생하는 많은 노동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워크샵에 참석한 콜롬비아 노총의 탈시시오 모라 고도이 위원장은 “콜롬비아의 초국적 기업에서 활동하는 노동자들은 거의 죽는다. 이미 3천명이 우익 민병대에 살해당했다”며 초국적 기업과의 목숨건 투쟁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