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간 전격 방문의 정치적 의도는?
- 아프간 무인폭격기 전쟁의 실상

오바마 대통령은 오사마 빈 라덴 사살 1주년을 맞아 5월 1일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바그람 공군기지 연설은 현지 시각 새벽 4시에 시작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었는데, 이는 미국 동부시간(오후 7시30분)에 맞춘 것이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은 미국 국내 정치를 위해 정교히 계획된 이벤트였다. 그는 “우리는 전쟁의 먹구름 아래서 10년 이상 지내왔지만, 어둠 속에서 새날의 빛이 지평선 위로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지만,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은 전혀 낙관적이지 않다. 4월 15-16일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수도 카불에 도달하여 서방 대사관들과 나토 본부에 대한 탈레반의 공격이 벌어졌다. 미국은 헬리콥터 공격을 통해 진압에 나서야 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히 실패했다는 사실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고 있는 글은 아프간의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평화주의자’인 것처럼 행세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가를 다룬다. 그 핵심적 요인 중 하나는 오바마의 아프팍 전쟁이 무인정찰기와 특수부대를 전면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 있다. 이는 미국인의 생명 손실을 최소화하여 마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불필요한 희생이 없는 ‘깨끗한 전쟁’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인폭격기 전쟁은 아프간 민중의 시각에서는 가혹하기 그지없는 전쟁이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접경 지역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지휘하는 무인폭격기 부대는 파괴적인 인명살상을 가하고 있다. (CIA가 군대보다 교천규칙 제한이 적기 때문에 CIA가 부대를 지휘한다.) CIA는 1,400명의 알카에다, 탈레반 부대원을 제거했다고 주장하지만 파키스탄 소식통은 수백 명의 민간인도 폭격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군인을 대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인폭격기로 인한 사상자에 대한 신원확인과 기록발표가 이루어지는 것이 무인폭격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첫 출발점이지만 나토와 서방국가는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에 대해 어떤 자료도 발표하지 않는다. 2009년 유엔인권특별보고관 필립 올스턴은 무인기의 공격 목표를 설정하는 법적 기준을 미국 정부가 공개하지 않는다면, 이는 국제법을 위반한 무차별적인 학살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 번역: 사회진보연대 반전팀

* 원문 출처
http://www.opendemocracy.net/paul-rogers/americas-global-shift-drone-wars-base-politics

* 폴 로저스는 브래드포드 대학 평화연구과 교수이며 저서로는 <왜 우리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는가>(2007), <통제력의 상실: 21세기 국제안보>(201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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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전쟁이 야기한 세계적 변화: 무인정찰기 전쟁, 군사기지의 정치학

폴 로저스

5월 1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짧은 시간 동안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다. 이는 예기치 못한 것이었지만 방문 기간 동안 대대적으로 홍보되었다. 그 방문의 핵심은 바그람 공군기의 연설이었다. 연설은 두 가지 주제가 균형을 맞추었다. 첫째는 미국 군대의 철수다. 전쟁이 미국에서 인기 없는 만큼 미군 철수는 인기 있는 주제다. 둘째는 단계적 철수 국면 동안 미국 정책을 책임성 있게 수행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뺑소니”가 아니라 의식적인 이행이라고 강조하는 듯하다.) 그 연설은 현재 가속화되고 있는 대통령선거 주기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그가 염두에 둔 청중들에게 가장 중요한 국내의 요구에 응답하며 동시에 권위 있는 정치가로서 메시지를 제시할 수 있게 했다.
탈레반이 통제하고 있는 많은 농촌지역을 포함해 아프가니스탄 현지의 현실은 버락 오바마가 현재 벌이고 있는 정치-군사적 과정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카불에서 발생한 일련의 폭탄 공격 중에 대통령의 연설이 있었던 바로 그날에 벌어진 공격은 이러한 사실을 강화한다. 그러나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미국 내의 분위기를 상당히 바꾸는 것이다.
2008년 11월 선거에 뛰어들 당시에 대선 후보 오바마가 이라크 전쟁은 나쁜 전쟁이고 (따라서 조기 철군이 필요하고 정당하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좋은 전쟁이라고 (왜냐하면 아프가니스탄이 9/11 공격과 연관되어 있고 따라서 더욱 적극적으로 전쟁을 벌인 후 퇴각하는 게 필요하다고) 묘사하는 것은 그럴 듯해 보였다.
하지만 그의 첫 번째 임기 후반부는, 특히 2011년 5월 2일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바꾸지 못했다. 비록 오바마는 알카에다 지도자 사살이 알카에다 운동의 최종적 쇠퇴의 일부이며 전쟁의 종결을 위한 일종의 전주곡을 의미한다고 주장할 수 있었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지속되는 폭력과 불안전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역시 나쁜 전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알카에다에 대한 이러한 주장이 아마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겠지만 단지 그 뿐이다. 빈틈없는 구조를 가진 조직체로서의 알카에다는 은닉에 들어갈 수 있지만 이념으로서는 계속 존재하고 심지어 더 번성할 수도 있다. 저널리스트 가이스 압둘-아흐드가 추적한 바에 따르면 남부 예멘의 상당부분은 알카에다 관련 집단이 통제한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보코 하람이 부상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수니 근본주의가 재부상하고 있다. 열성적인 이슬람주의자들이 시리아로 유입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자극, 고무 능력을 지닌 이데올로기적 경향이 현존하고 있다는 증거다.

삼중 전략

전반적인 맥락에서 볼 때, 정치 지도자로서 버락 오바마의 놀라운 점은 그가 자신을 “반전” 대통령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그의 기록이 점점 더 이러한 묘사와 상충되지만 그렇다. 오바마 행정부가 (리비아에 대해 취한 태도와 마찬가지로) 시리아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고, 이란과 대적하는 이스라엘 네타냐후를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의 44번째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나이지리아를 포함해) 언제나 군사력을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군사용 무인비행기와 특수부대와 같은 새로운 기술과 기관을 채택함으로써 “평화주의적”이라는 인식을 더욱 촉진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러한 기술과 기관은 대중의 주목을 훨씬 덜 받은 채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군사작전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더욱 극적인 정권 파괴를 대체할 수 있었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막대한 희생은 대중의 눈에서 벗어났다.
반군진압 전략에서 강조점의 변화는 대부분 무인비행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세 가지 요소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무인정찰기는 잠재적 표적에 대해 훨씬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둘째, 상당한 체공시간을 지닌 리퍼(Reaper)와 같이 매우 강력한 화력을 지닌 무인폭격기가 배치되었다. 셋째, 무인비행기가 활용되는 경우가 확대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특히 중앙정보국(CIA)은 “개인 폭격”(personality strike)에서 “징후 폭격”(signature strike)으로 이동하고 있다. 개인 폭격이 [오바마 정부의 살해 대상 명단에 포함된 개인을 목표로] 단순히 명확한 특정 목표를 폭격하는 것이며 작전 과정에서 고위급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면, 징후 폭격은 [의심스러운 차량, 건물, 통신기기, 집단원 수, 행동 패턴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는 패턴분석을 통해] “의심스럽다고 여겨지는 방식으로 행동하며 전투원으로 추정되는 집단들에 대한 공격”을 포함한 광범위한 공격이다.
중앙정보국은 이러한 행위가 미국의 직간접적 위협으로 인식되는 위험한 근본주의자들을 다루기 위한 적법한 방법으로 간주할 것이다. 그러나 파키스탄을 비롯해 다른 표적 국가들에서 다수 사람들에게 그것은 단순히 군사적 살인일 뿐이다.

무인비행기의 영향

미국 국방부가 점점 더 무인비행기와 관련 장비들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앞서 여러 글에서 밝혔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무인비행기 기술에서 상당히 앞서 가고 있더라도, 일부 기술이 규격화된 형태로 실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기술이 빠르게 확산 중이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적들도 점점 더 활용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인비행기 확산을 보여준 7년 전 사례는 오바마 행정부가 현재 보이는 열광 속에서 조용히 잊힌 것처럼 보인다. 그 사례는 2005년 벌어진 사건으로 레바논의 헤즈볼라 운동은 두 대의 무인기를 이스라엘 북부에 날려서 무인기 능력을 증명했다. 그것이 화력을 갖추지 않았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국경 지역 군사배치 상태를 정탐하기 위해 많이 활용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헤즈볼라가 이처럼 대담한 행동을 수행할 능력을 지녔다는 단순한 상징성이 결정적 문제다.
헤즈볼라의 계획은 무인비행기 활용의 네 번째 요소, 즉 “비행” 작전의 중심위치와 관련된다. 미국의 핵심 센터는 네바다주 라스베가스 북쪽으로 80 킬로미터 떨어진 95번 고속도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인디언스프링의 크리치 공군기지다. 영국도 미군 기지를 활용했으나 현재는 잉글랜드 동부 링컨 남부의 RAF 웨딩턴에서 작전을 실행하고 있다.
이 기지들은 방어가 잘 되어 있는 안전한 위치이며, 무인비행기 폭격이 벌어지는 지역으로부터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을 다시 강조할 필요가 있다.
“입장을 바꾸어 볼 때, 근본주의 집단들과 동조자들에게 무인비행기가 날아다니는 지역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군사기지는 전쟁에서 중요한 전선의 일부다. 앞으로 몇 달 후 또는 몇 년 후, 어떤 단계에서 보복이 발생할 것이다. 아마도 충분한 방어를 갖추고 있는 군사기지가 아니라 지역의 볼링장이나 패스트푸드점과 같이 ‘부드러운’ 목표물을 향해 보복이 이뤄질 가능성이 더 높다.”
헤즈볼라처럼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준군사 집단으로 무인비행기 기술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분석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미국 또는 영국의 열성 집단이 무인비행기를 획득하거나 조립하여 크리치 기지나 웨딩턴 기지를 공격한다는 것이 정말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크리치 기지 주변에는 24시간 개장 카지노도 있다.)
폭발력이 그리 크지 않으리라 가정할 때 공격의 물리적 효과는 핀에 찔린 정도겠지만 그 상징성은 막대할 것이다. 그것은 무인비행기 전쟁을 열정적으로 끌어안고 있는 다수의 국가들이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한 중단을 초래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현재 그 국가들이 무인비행기에 보이는 열정은 1980년대 소련과의 냉전 기간 동안 핵 순항미사일에 품었던 열정과 닮았고 어쩌면 그것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