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진보연대
검색
×
처음으로
사회운동포커스
전체 보기
정세초점
민중건강과 사회
국제동향
노동보다
인터뷰
지상중계
현장스케치
한국정치
민주당 포퓰리즘 비판
계간 사회진보연대
유튜브
전체 보기
자본론으로 21세기 경제를 해설하다
너에겐 페미니즘이 필요해
이재명 대통령이 위험한 이유
사회진보연대
자료실
공지·성명
보고서
소책자 및 도서
자료실
사회진보연대는
소개
회원 활동
후원하기
찾아오시는 길
노동자운동연구소
인천지부
광주전남지부
English
로그인
故김선일 1주기추모 반전평화 주간 및 반전행동
김선일을 기억하라! 자이툰부대 철수하라! 파병연장 반대한다! 미군은 이라크를 떠나라!
기사인쇄
사회진보연대
김선일씨의 죽음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
베트남 전쟁터에 갔던 사람들이나 지금 이라크에 총을 들고 간 사람들이나 모두 가난한 사람들의 자식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베트남과 이라크에 가서 죽이는 사람들도 모두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배부르고 돈에 눈먼 사람들의 꾐에 빠져 싸움터에 가서 서로 죽고 죽인다.
김선일이 차디찬 몸이 된 지 1년이 지났다. 나는 파랗고 맑은 하늘을 보면 살아 있는 것이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다. 살고 싶다고 살려 달라고 울부짖던 고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가슴이 미어진다. 그의 죽음이 나와 어떤 관계가 있기에 이토록 나를 슬프게 하나.
지금 미국은 힘없는 나라들을 차례로 쳐들어가 총칼로 그 나라 백성들을 못살게 하고 있다. 한반도 남녘은 이런 미국의 뒤치다꺼리를 말없이 해주고 있다. 그들은 힘없는 나라 백성들에게 평화를 주겠다고 하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그 나라 아이들의 파란 꿈을 짓밟는 것뿐이다. 아무튼 한반도 남녘은 국가 이익을 들먹이며 이라크에 3600여명의 군인을 보냈고 김선일을 죽게 만들었다. 나는 사람 목숨보다 국가 이익을 더 앞세우는 나라의 백성이 되었다. 그러니 나도 고인의 죽음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반도 남녘은 40여년 전에도 국가 이익과 경제성장을 부르짖으며 베트남에 군대를 보내 한반도 남녘의 군인들이 많이 죽었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베트남 백성들이 죽었다. 그런데 이런 싸움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진정 이런 싸움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김선일이 이라크에 간 것은 이라크의 민주주의를 앞당기기 위해서였을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단지 배고픈 생활을 벗어나 돈을 벌기 위해서였을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가 가난한 삶을 살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베트남 전쟁터에 갔던 사람들이나 지금 이라크에 총을 들고 간 사람들이나 모두 가난한 사람들의 자식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베트남과 이라크에 가서 죽이는 사람들도 모두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배부르고 돈에 눈먼 사람들의 꾐에 빠져 싸움터에 가서 서로 죽고 죽인다.
이 세상에서 살아 있는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어디 있겠나. 하지만 세상은 지금 돈에 눈먼 어른들이 자신의 배를 더 불리고 더러운 욕심을 채우기 위한 싸움 속에서 밝게 자라야 할 아이들 목숨이 하나둘씩 꺼져가고 있다. 갈수록 세상 모든 곳에서 돈을 숭배하는 마음이 전염병처럼 퍼져 힘있는 사람들이 힘없는 사람들을 죽이는 일에 끝이 없다.
어떻게 하면 이런 생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나는 이 세상이 진정으로 해방되는 날이란 세상 모든 아이들이 활짝 웃는 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날은 언제쯤 올 수 있을까. 내가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행복에 빠져 있을 때 어둡고 그늘진 곳에서 아파하며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미국은 작은 나라들을 총칼로 쳐들어가 괴롭히고 자신들이 만든 대량살상무기를 강제로 팔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것을 본떠 우리보다 더 작은 나라들을 괴롭힌다. 이주노동자들을 노예처럼 부린다. 한반도 남녘은 또다른 꼬마 제국주의가 되었다. 이렇게 국가 이익을 앞세우며 살아 있는 것을 다 죽이는 제국주의 논리에 계속 빠진다면 우리 앞에는 더 많은 김선일이 주검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아! 나는 정말 이런 지옥불에서 벗어나고 싶다. 온갖 국가 이익을 앞세우며 살아 있는 것을 마구 죽이는 땅에서 살 수가 없다. 숨을 쉴 수가 없다. 이라크에 갔던 군인들은 하루빨리 돌아와야 한다. 그것이 죽어 가면서 외쳤던 고인의 뜻이요, 이라크와 한반도, 아니 세계가 진정으로 평화로 가는 길이다. 오는 26일 일요일 낮 3시, 서울 대학로에서 하는 ‘고 김선일씨 1주기 반전행동’에 함께 하자.
은종복/인문사회과학 책방 풀무질 대표
2005년06월17일 0:34:21